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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안 쓰러지는 건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에 실패한 용신이, 인간으로 환생한 건에 대하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건작가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9
최근연재일 :
2022.09.29 21:30
연재수 :
111 회
조회수 :
19,095
추천수 :
618
글자수 :
469,824

작성
22.06.05 21:30
조회
124
추천
5
글자
10쪽

25. 전생의 기억(2)

DUMMY



검은빛이 일렁이는 원숭이 신전 지하.

잔나비는 여의주의 힘을 빌려, 검은 책에 주술을 읊었고, 이윽고 의식이 끝나자.

가만히 서서 의식을 잃은 전생의 만희가 입을 벌린 채, 그 자리에 꽃꽂이 서 있다.


"보자. 보자. 상태를 한번 체크해 볼까?!"

"저기~ 잔나비님! 저는 또 뭘 하면 될까요?!"


반쯤 넋이 나간 우우가 잔나비에게 말을 걸자.


"너는 거슬리니, 저~기 구석으로 가. 바나나 든 뭐든 까먹고 있거라!"

"네! 잔나비님. 헤헤헤."


우우가 물러가고 다시, 전생에 만희의 몸을 체크하는 잔나비.


-우웅!!-


자신의 붉은 기운을 흘려보내며, 이리저리 체크하기 시작하는데...

"음... 좋군... 좋아... 실험을 계속해야겠어!"


-샤샥!-


어둠 속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

"잔나비님! 보고드립니다!"


적원이 잔나비를 만나기 위해 신전으로 찾아왔다.

"지금 원숭이 마을을 치려고, 계신. 지모가 병력을 모으고 있다고 하옵니다!"

"후훗! 상관없다! 닭 새끼들 들어오면, 목을 분질러 버리면 그만인 것을..."

"그리고..."


평소의 위풍당당하던 적원의 말투가 약간 위축되어 있자 잔나비는 짜증 섞인 말투로 그를 바라본다.

"또 무엇이냐?!!!"

"이미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용족에서도 지금 원숭이 마을을 멸망 시켜버리겠다며, 대규모 전쟁 준비가 한창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


하지만 잔나비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오히려 적원에게 기분 좋게 웃으며 말한다.

"저길 보거라 적원! 저 녀석 누군지 알겠지?"


의식을 잃은 원숭이는 분명 삿갓을 쓰고 소 마을에 쌀을 사러 가던, 전생의 만희.

"자! 너의 도술 수준이라면 알 수 있을 터! 저 천한 것을 한번 잘 보아라!"


그러자 적원은 자신에 눈에 도력을 집중해, 앞에 있는 원숭이를 바라보자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데...

"아니! 저 자식, 도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던 놈인데! 어찌 지금은 도력이 저리 커져 있사옵니까?!!"

"후후훗!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다! 도력을 부풀리긴 했지만... 불안정한 상태! 곧 쪼그라들겠지..."

"그렇다면 잔나비님 혹시 지금 실험하고 있으신 것이?..."

"나의 도력을 지금보다 수십, 수만 배 키울 것이다! 그리하면 나는 신도 무섭지 않아!!! 하하하."


웃고 있는 잔나비를 보며, 적원도 따라 웃는다.

"왕이시여! 제가 혹시 해드릴 것이 있겠습니까?!"


그때! 검은 책을 높이 들며, 잔나비는 소리친다.

"이 원숭이 금서를 제대로 쓰려면, 재물이 필요하지! 이제 적당히 방법도 익혔으니, 너는 지금 당장 원숭이 3마리만 잡아오너라!"


"네! 알겠습니다!"


...


잠시 후.

적원은 잔나비가 시키는 대로 밖을 나가, 손발을 묶고 눈을 가린, 어린 원숭이 2마리와 엄마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온다.

"가만히 있거라! 혹시 소리를 낸다면 목숨은 보장하지 못한다!!"

"..."


공포에 떨고 있는 원숭이들.

그때 들려오는 왕의 목소리.

"긴장하지 말거라! 이게 다 원숭이 마을을, 왕인 나를 위함이니라! 너희들에게 손 하나 대지 않을 테니, 잠시 앉아있기만 한다면 내 친히, 넉넉한 쌀도 챙겨 주겠느니라!"


-끄덕끄덕-


엄마 원숭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악하게 웃고 있는 잔나비가 원숭이 금서를 펼쳐 보인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원숭이들이 묶인 곳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고, 우우도 어느새 그 옆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저 멀리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있는 전생의 만희가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데...

"으윽!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응? 이 냄새는 분명..."


금서의 영향이었던지... 곧장 의식을 잃어버리는 만희.

그리고 시작된 의식은 잔나비가 원했던 대로 자신의 도력을 수만 배로 부풀리는데 성공했고, 새까맣게 타 버린 원숭이들 위로 쌀을 쏟아붓고 있다.


-쏴아악!!-


"크크크크크. 왕을 위하는 너희들의 마음이 아주 갸륵하구나! 자! 이건 왕이 내리는 하사품이다! 많이 가지고 가거라!!!"


고통당하던 그 순간에도 어린 원숭이들을 온몸으로 안고 있던 엄마 원숭이의 얼굴 위에, 그동안 배불리 먹어보지 못한 쌀이 한가득 쌓여간다.


...


다시 팔공산 정상. 갓바위.

신이 모든 걸 알게 되고, 만희의 머리에서 손을 떼려 그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그때 만희와 눈이 마주친 신은 처음으로 만희의 어깨를 두드려 준다.

그리고 말하진 않지만, 글썽이는 눈으로 신을 바라보는 만희.

"걱정하지 말거라~ 나만 알고 있을 테니, 넌 그저 너의 일을 하면 된단다."


-딱!-


신의 손짓에 세상 모든 것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신이 한우에게.

"아무래도 잔나비가 강제로 부풀린 도력이, 이 팔공산에 보관된 것 같군..."

"한데... 절대신님! 혼은 분명 신성한 물건에 담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툭툭!-


절대신이 땅으로 내려와 바닥을 발로 구르며.

"이 땅 자체에 자신의 도력을 넣어 신성하게 만들었겠지? 본래 나는 너희들을 창조할 때 신성하게 창조하였으니까."

"그렇다면 신 님!! 지금 잔나비는?..."

"환생은 했겠지만, 여기 있는 만희처럼 기억은 되찾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특별한 기운이 모조리 여기 있으니 우리에게 발각되지도 않아... 일반 원숭이 혼을 가진 영혼이 어디 한두 개여야 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일에 당황하고 있는데...

절대신이 활짝 웃으며, 만희와 한우를 부른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있어!"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 힘! 말이다! 잔나비가 운명을 거슬러 자기 맘대로 만든 이 힘 말이다!! 이건 내가 손을 대도 운명이 바뀌지 않아! 말하자면 돌연변이!"


절대신의 환하게 웃던 그 눈이 팔공산 갓바위에 손을 대자. 냉정하게 바뀌어 버린다.

그러고는 검붉은 색의 무언가를 뽑아내기 시작하는데... 어찌나 많은 양의 기운을 뽑아냈던지. 하늘을 뒤덮을 것 같다.


"아... 아니 신 님!!! 이... 이건?!!!"

"잔나비가 부풀린 도력의 일부다! 이걸 전부 잔나비가 되찾았다간, 인간계에 혼란이 올 거야. 이 정도는 신이 개입해도 아무 문제 없어!"


그 엄청나고 껄끄러운 기운은 절대신이 주먹을 움켜쥐자. 신의 손을 중심으로 쪼그라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소멸해 버린다.

"후훗! 다 됐다! 이제 잔나비의 도력이 남은 것이라고는 저기 저 갓바위에 들어있는 것이 전부다! 언젠가는 이곳에 운명처럼 나타나 저곳에 손을 대겠지?"

"절대신님! 그렇다면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하면 될는지요?"


한우의 말에 신은 무표정으로 돌아서며,

"한우는 본래 직장인 정육점으로 가면 되고, 만희는 사채업자니까 열심히 돈 벌러 가~!"

"네?에?!!! 따로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음... 필요하면 내가 직접 부를 테니 가봐! 수고했어! 하하하."


절대신의 명에 두 사람은 인사를 한 뒤 산을 내려간다.


...


한우와 만희가 돌아가고.

갓바위를 바라보던 절대신이, 갓바위의 뒤쪽으로 순식간에 이동한다.


-휘잉!-

-오싹!-


"안녕! 원숭이!"

절대신이 말을 건 상대는 다름 아닌 적원!!

"어... 어떻게..."

"아까도 봤겠지만, 난 신이 거든! 네가 보고 있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일부러 들으라고, 좀 큰 소리로 말해줬는데? 들렸나?"

"..."


절대신의 엄청난 위압감에 적원은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까 다 들었을 테고. 음... 경고 하나 하지!"


"박만희! 예전에 삿갓을 쓰고 쌀을 사러 다니던 원숭이의 환생이지. 너도 잘 알 거야! 건드려도 상관없지만, 혹여 목숨을 앗아간다면, 너는 특별히 내가 직접 영혼을 찢어 버리러 오겠다."


신에 나지막한 목소리는 적원의 몸속 전체에 퍼져 나가는 듯했고, 이후 고개를 돌렸을 때. 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털썩!-


"헉! 헉! 헉! 이것이 진정한 신이라는 자의 기운인가?..."

전생과 환생을 모두 합쳐 처음으로 느껴보는 떨림. 하지만 적원은 아직까지 잔나비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아까 분명 신도 말했었다! 운명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그렇다면 잔나비님과 만나 묘안을 생각한다면, 신이 개입하지 않는 선에서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어!!!"


전생에도 욕심이 흘러넘치던 적원. 절대신을 만나 그의 엄청난 힘을 느꼈음에도, 그의 욕심을 꺾을 수는 없는가 보다.


...


성당 주공아파트 주변. 상가.

방울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신당.


-짤랑짤랑 짤랑짤랑.-


예전 축복신과 부딪혀 짜증을 내던 남자가 방울을 열심히 흔들며, 땀을 흘리고 있다.


"이게 어찌 된 것이야! 왜?! 인간계에서 그토록 강한 신들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야!!"

한참을 안절부절못하던 남자는 자신의 신당에 앉아. 모시고 있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말씀을 듣는다.

"신령님! 어찌 된 것일까요?!!"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비는 남자.


하지만...


되려 모시는 신령님이 말씀하시길...

"그냥 모른척해~... 잘 못 걸리면, 소멸할 것이야... 우리가 어찌할 레벨이 아니다!"


라고 들려온다.


방울을 툭하고 놓은 남자.

"어찌 이럴 수가... 신령님도 감당하기 힘든 존재란 말인가?... 하지만... 궁금해... 신이 왜 이곳에 온 거지..."


궁금증이 폭발한 남자는 축복신을 한 번 더 보기 위해 자신의 신당을 나와 밖으로 향한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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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4. 저주는 계속된다(2) [용신의 흔적.] +4 22.06.15 105 5 9쪽
34 33. 저주는 계속된다. +2 22.06.14 113 5 10쪽
33 32. 이어지는 악연. (3) 22.06.13 10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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