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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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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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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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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토너먼트(4)

DUMMY

“떨어져라”


하늘에서 거대한 얼음이 수십 개나 소환되어 일제히 바닥을 향해 떨어졌기 시작했지만, 그 모든 것들은 내 검에 베이며 산산조각 나버렸다.


《 스톤 스파이크(Stone spike) 》


그리고 그와 동시에, 땅에서는 나무보다도 거대한 돌의 가시가 수백 개는 될 정도로 솟아올랐지만, 그것조차도 검이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조각나버렸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돌과 얼음의 조각들이 추락하며 거대한 충격파와 짙은 흙 안개가 일었다.


“의식 없이도 이 정도 수준이라니 확실히 굉장하네”


나는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얼음 조각 위에 서 있는 스노우와 하늘을 날고 있는 한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오히려 의식이 없으니까 가능한 건가?”


아직도 스노우와 한버들은 의식을 되찾지 못한 듯 초점 없는 흐린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둘은 본능에 몸을 맡겨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봉인을 푼 내가 쉽게 제압할 수 없을 만큼 강했다.


“하지만 이제 슬슬 끝낼 시간이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내 손등을 바라보았다. 손등에는 아주 작았지만, 피부 위로 선명하게 검은 균열이 생겨나 있었다.


“이 이상 하다가는 내가 먼저 지칠 것 같거든”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스노우는 아스트라를 그대로 바닥에 꽂아넣었다. 그러자 엄청난 양의 마나가 스노우에게서 빠져나와 움직이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돌아오지 못하는 서리의 낙원, 영구동토(永久凍土)의 땅, 태초의 청염(靑炎)조차 얼어붙는 그곳.

나 지금 그곳으로 돌아가려 하니, 서리의 백성들이 나를 반기는구나.

얼어붙은 서리의 왕, 플루이나의 피를 이은 자들이여, 그대들의 왕이 돌아왔노라.

시간조차 얼어붙는 하늘이여, 생명마저 얼어붙는 대지여, 지금 이곳에 나타나 경배하고 찬양하라”


아스트라가 꽂힌 자리를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마법진이 땅 위로 나타났다. 마법진에서 나오는 푸른 빛이 일대를 뒤덮자, 스노우는 아스트라를 뽑아내며 마법을 발동했다.


그리고······


《 얼어붙은 서리의 낙원(A Paradise of Frozen Frost) 》


세상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하늘에서는 엄청난 양의 눈이 쏟아져 내렸고, 땅은 순식간에 얼음으로 뒤덮였다. 공기마저도 얼어붙는 것인지, 피부 곳곳을 차가운 얼음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 그게 네 주특기인 마법이었지”


서리의 왕이 즐겨 사용했던, 결계형 대마법이 사용되고 있었다. 백성의 힘은 배가 되고, 적의 능력은 약화시키며, 자신의 능력조차도 강화하는 사기적인 고유마법이었다.


“얼음이여, 꿰뚫어라”


스노우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발을 박찼다. 방금 전에 보여주었던 속도보다도 몇 배는 빠른 속도로 달려든 스노우는 나를 향해 아스트라를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날카로운 얼음도 사방에서 나를 꿰뚫을 듯한 속도로 솟아올랐다.


“그럼 나도 보여줘야겠지”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곧장 내 몸을 검은 기운이 감싸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를 얇게 감싸기 시작하는 그 모습은 마치 스노우의 검기를 보는 것만 같았다.


“네가 검기라고 부르는 그것을”


《 마나 운용술 ― 강화(强化) 》


전신에 마나를 두르는 것과 동시에, 스노우의 아스트라와 날카로운 얼음 가시가 내 몸과 충돌했다. 그리고 나와 스노우 중에 승리한 것은···


쾅!


당연하게도 내 쪽이었다. 얼음 가시들은 나를 꿰뚫지 못하고 그대로 모두 부러져 버렸고, 스노우의 아스트라 또한 내 몸을 두른 마나를 아주 조금 베었을 뿐 내 몸에 닿지는 못했다.


“잡았다”


“······!”


나는 마나를 두른 왼손으로 아스트라의 검날을 붙잡았다. 그걸 본 스노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고자 아스트라를 놓고 뒤로 몸을 날렸다.


“늦었어”


나는 그렇게 말하며, 손끝을 공중에 떠 있는 스노우의 배를 향해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그대로 앞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고, 동시에 스노우를 향해서 오른손을 강하게 내질렀다.


《 마나 운용술 ― 방출(放出) 》


내 손에서 마나가 일제히 방출되어 스노우의 배를 강하게 타격했다.


“크악!”


스노우가 내 공격을 맞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뒤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걸 본 나는 날아가고 있는 스노우의 앞으로 다시 한 번 더 이동해 손을 내지르며 말했다.


“끝이야”


《 마나 운용술 ― 방출(放出) 》


그렇게 내 손이 다시 스노우의 배에 닿기 직전···


《 배리어 (Barrier) 》


푸른 마나의 방어막이 다섯 겹이나 내 주먹을 막아섰다. 그럼에도 내 주먹은 그 방어막을 단번에 꿰뚫고 스노우에게 닿았지만, 위력이 약해졌기 때문인지 스노우를 완벽히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으윽···!”


내 주먹을 맞고 날아간 스노우가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곧장 고개를 돌려 마법을 사용해 나를 방해한 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너도 있었지”


스노우의 마법에 의해 내리는 눈을 맞으며 하늘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한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버들아”


의식이 없는 한버들은 아무 말 없이 카두케우스를 내밀며 마법을 사용했다.


“끝없이 타올라라”


《 인페르노(Inferno) 》


한버들의 경지로는 사용할 수 없는 마법이었지만, 의식이 없는 지금의 한버들은 어째선지 가볍게 인페르노를 발동시키고 있었다.


“스노우와 싸우는 그 잠깐 사이에 서클을 더 만들어낸 건가?”


내가 그렇게 말하는 사이, 한버들의 앞에 나타난 붉은 마법진에서 나를 향해 새파란 불꽃이 일자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윽!”


《 마나 운용술 ― 강화(强化) 》


나는 방금처럼 몸에 검은 마나를 두르고 한버들의 공격을 그대로 맞았다. 그렇게 몇 초의 시간이 흐르고, 한버들의 푸른 불꽃에 가려졌던 내 모습이 드러났다.


“전부 막지는 못했군. 히아신스가 만들어준 옷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다쳤을지도 모르겠어”


나는 살짝 타버린 옷 끝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내 마나를 뚫고 들어올 정도로 방금 전 한버들의 마법을 굉장한 것이었다.


“끝없이 타올라라”


《 인페르노(Inferno) 》


한버들은 자신의 마법이 먹힌다고 생각한 것인지, 똑같은 마법을 또다시 사용했다. 푸른 불꽃이 나를 향해 쏟아져 내렸고, 나는 그 불꽃을 향해 뛰어오르며 말했다


“그렇다고 똑같은 걸 또 쓰면 어떻게 하냐”


《 마나 운용술 ― 흡수(吸收) 》


그렇게 말하며 나는 날아오는 푸른 불꽃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내 손에서 검은 마나가 나오더니 곧장 한버들의 푸른 불꽃을 감싸기 시작했다.


“이미 다 파악한 건데”


한버들의 마법이 순식간에 내 기운에 둘러싸이더니 그대로 소멸해버렸다. 그렇게 푸른 불꽃을 뚫고 날아간 나는 한버들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


《 마나 운용술 ― 방출(放出) 》


나는 한버들이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빠르게 주먹을 휘둘렀다. 한버들에게 닿은 내 손에서는 검은 마나가 강하게 방출되었고, 한버들은 그대로 뒤를 향해 날아갔다.


“크학!”


고통스러운 신음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 한버들이 땅을 굴렀다. 그대로 떨어져 바닥에 착지한 나는 앞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이 정도로 제압하기에는 무리인가 보네”


스노우가 어느샌가 한버들의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버들도 크게 다친 기색은 아니어보였다. 금방 체력을 회복한 둘은 다시 나를 향해 달려들려는 듯이 적의를 보이고 있었다.


《 매직 애로우 (Magic Arrow) 》


한버들은 곧장 카두케우스를 들어 올리며 마법을 사용했고, 날개를 펼치며 다시 하늘로 떠올랐다. 엄청난 양의 마나 덩어리들이 나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번에 여러 마법을 흡수할 수 없다는 걸 눈치챈 건가”


나는 그렇게 말하며 한버들의 마법을 피해 뒤로 크게 도약하며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나와 거리가 생긴 것을 본 한버들과 스노우는 곧장 마법을 영창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든 것을 찢어발기는 무형의 검격일 지어니.

바람의 영랑(靈狼)이여·········”


“그것은 분노, 서리왕의 분노일지어니.

아아, 어찌 그리 분노하는가. 만물이 그대 앞에 무릎 꿇어 공포에 떠니······”


나는 엄청난 마나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영창 하는 것만으로 이 정도의 마나가 움직이는 대마법이라면, 둘이 가진 마나를 모두 쏟아 넣은 일격임이 분명했다.


“그래, 이제 정말로 끝을 내자”


지금까지는 스노우와 한버들을 다치게 하지 않고 제압하기 위해 검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정말 끝을 내야 하는 순간이었기에, 나는 검을 잡은 손에 힘을 불어넣었다.


《 마나 운용술 ― 강화(强化) 》


검을 들어 올림과 동시에, 오른팔을 타고 올라간 내 기운이 순식간에 검 전체를 완전히 뒤덮었다. 하지만 단순히 검에 마나를 두르는 것만으로는 스노우와 한버들을 이길 수 없었다.


《 마나 운용술 ― 응축(凝縮) 》


검을 뒤덮은 기운의 농도가 점점 짙어져 갔다. 반투명에 가까웠던 마나의 색깔도 어느 순간부터 완전히 검은색으로 변해있었고, 강한 마나는 점점 주위를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 마나 운용술 ― 회전(回轉) 》


주변을 강하게 압박할 만큼 모인 엄청난 양의 마나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검날의 표면을 따라 서서히 이동하는 마나는 아주 느리지만, 검의 주위를 회전하고 있었다.


《 마나 운용술 ― 발현(發現) 》


조용히 느린 속도로 움직이던 마나가 갑자기 검은 빛으로 변했다. 찬란하게 빛나는 그 검은 빛은 내 오른팔과 검을 완전히 집어삼켰고, 나는 빛으로 둘러싸인 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죽지 마라”


내가 검을 들어 올리며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영창을 마친 스노우와 한버들이 나를 향해 마법을 사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찢어발겨라”


《 찢어발기는 풍랑의 바람 (Tempest Wolf's Tearing Wind) 》


“···얼어붙어라”


《 서리왕의 사무치는 분노 (Frost King's Cold Wrath) 》


차원이 다른 규모의 마법이 발동되었다.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내렸고,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푸른 서리의 힘이 나를 향해 밀려들어 왔다. 그것은 그야말로 재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종류의 것들이었다.


“······”


나는 땅과 숲을 전부 박살 내며 날아오는 스노우와 한버들의 공격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들어 올렸던 검을 그대로 아래를 향해 그으면서 말했다.


“전부 집어삼켜라”


콰직!


그렇게 빠른 속도도 아니었음에도, 단 한 번 휘두르자 검은빛에 둘러싸여 있던 검은 완전히 산산이 조각나버렸다.


“검강이여”


동시에 내 검에 담겨있던 기운이 일제히 스노우와 한버들을 향해 방출되었다. 검은 기운은 일대를 전부 뒤덮으며 날아갔고, 순식간에 한버들과 스노우의 마법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충돌과 함께 마치 핵폭탄이라도 떨어진 것 같은 폭발이 일어났다. 땅이 진동할 정도로 강한 폭발의 여파로 주변 땅이 말 그대로 소멸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강한 에너지의 충돌이었던 것인지,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폭발은 잠잠해질 수 있었다. 주변이 완전히 잠잠해지고 흙 안개가 걷히자, 나는 폭발에 의해 깊게 패여버린 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난건가”


폭발에 의해 깊으면서도 둥글게 파여있는 땅의 중앙에는 한버들과 스노우가 기절해있었다. 둘은 마지막까지 충격을 버틴 것인지, 다행히 큰 상처 없이 기절만 한 듯 보였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한버들과 스노우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후우······집에 가면 당분간은 쉬어야겠어”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더욱 피곤하게 느껴지는 듯한 하루였다.





*                *                  *                 *





게이트의 남쪽에서는 내가 그렇게 접전을 벌이고 있던 한편, 게이트의 북쪽에서는 또 다른 싸움이 진행되려 하고 있었다.


“아우우우우!!!!!”


산처럼 거대한 늑대가 숲을 짓밟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몸은 반투명한 우주로 이루어진 것만 같이 생겼고, 머리에 난 거대한 한 쌍의 뿔은 별처럼 강한 빛을 내고 있었다.


“아우우우우!!”


그 늑대는 이성을 잃은 것처럼 미친 듯이 주변을 파괴하고 있었다. 땅 곳곳에는 거대한 발톱 자국이 새겨졌고, 도망치는 마수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리 가짜라고는 하지만, 꼴이 말이 아니군”


그리고 그런 늑대의 앞을 막아선 한 존재가 있었다.


“오랜만이다 천랑성(天狼星)···아니, 시리우스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는가?”


“그르르르르르······!”


히아신스는 하늘에 떠 있는 상태로 다가가 친근하게 말을 걸었지만, 시리우스라 불리는 그 늑대는 히아신스를 알아보지 못하는 듯 보였다. 아니, 알아보기는커녕 오히려 히아신스를 향해 강한 적대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크아아!!”


거대한 덩치가 무색하게도,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늑대는 히아신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건물마저 삼킬 만큼 거대한 그 입이 순식간에 히아신스가 있던 자리를 물어뜯었다.


“크으······?”


시리우스는 물어뜯었음에도 아무런 느낌이 없자, 살짝 당황한 듯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당황하는 시리우스의 머리 위, 그곳에서 히아신스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지성이 없으니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건가. 별의 힘도 거의 쓰지 못하는 것 같군”


“크아아아!!”


“크아아아!!”


천랑성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자마자 거세게 머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히아신스는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로 시리우스의 털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짐승에게는 벌을 줘야겠지”


히아신스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곧바로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떨어지거라”


히아신스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하늘에서 무언가가 반짝였다. 하늘에서 반짝이는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시리우스는 얼마 안 가 그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우우우우!!!!”


시리우스가 겁에 질린 듯 울부짖자, 검푸른 힘이 곧장 시리우스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렇게 모여든 검푸른 기운은 두꺼운 기운의 벽이 되었고,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떨어진 무언가가 검푸른 기운의 벽에 충돌했다.


콰아아아아!!


하늘에서 떨어진 그것은 거대한 유성이었다. 떨어진 유성과 시리우스의 방어막이 정면으로 격돌하자 엄청난 굉음과 돌풍이 일대에 휘몰아쳤다.


콰칭!


하지만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방어막이 단번에 부서져 버렸다. 그대로 날아온 유성은 시리우스의 옆구리를 정확하게 관통하며 지나갔다.


“깨갱!”


옆구리를 관통당한 시리우스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히아신스는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은 시리우스의 앞으로 다가갔고,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죽이고 싶지는 않구나. 여기서 조용히 쉬거라”


그런 히아신스의 말을 이해한 건지 시리우스는 적의를 감추고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히아신스는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나도 빨리 돌아가야······”


콰아아아아아앙!!!!!!!


히아신스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거대한 폭발 소리에 당황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숲의 남쪽에서 눈에 보일 정도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지금의 몸 상태로 저렇게 무리하면 안될 텐데······”


그렇게 말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던 히아신스는 곧바로 공간을 뛰어넘어 내가 있는 곳을 향했다. 그러자 히아신스는 단숨에 내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신···?”


“왔어?”


히아신스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스노우와 한버들 그리고 하오란을 보았다. 그리곤 곧장 그 옆에 주저앉아 쉬고 있던 내게로 다가오더니,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내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몸은 괜찮은 건가?!”


“괜찮아, 조금···아주 조금 무리한 것뿐이야”


“괜찮긴 뭐가 괜찮단 말인가···!”


히아신스는 잔뜩 균열이 가있는 내 손을 보더니 울상을 지었다. 손등에 생긴 작은 균열은 어느샌가 내 팔 전체를 뒤덮을 만큼 커져 있었고, 히아신스는 곧장 힘을 사용했다.


“일단,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고쳐보도록 하겠다”


하얀 빛이 일순간 내 몸 전체를 뒤덮었다. 그러자 균열이 점점 작아져 가기 시작했고, 양손에 생긴 균열을 제외하고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 이상은 오히려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다”


“아니야, 이 정도면 충분해. 오히려 힘이 넘쳐난다고 해도 될 정도야”


아직 손에 생긴 균열이 남아있었지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멀쩡하다는 듯 팔을 돌려 보였다. 하지만 히아신스는 그런 나를 아직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정말로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알았어, 앞으로는 정말 무리 안 할게”


그렇게 나와 히아신스가 대화하고 있던 그때, 어디선가 누군가의 기계음이 섞인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관리자에 의해 게이트의 통로가 강제로 개방됩니다. 게이트 내부에 남아 있는 분들은 신속히 출구로 이동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관리자에 의해······ ]


“바깥에서 게이트를 열어준 건가?”


그런 내 말을 기다린 것처럼 곧바로 히아신스와 내 앞 공간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렁임은 순식간에 게이트로 변해버렸다.


“돌아갈까?”


게이트를 보고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 어딘가에서 글레이프니르가 날아오더니 내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리고 히아신스는 허공을 향해 손을 가볍게 휘저으며 나를 향해 말했다.


“다른 이들은 내가 챙기겠다”


그러자 한버들과 스노우, 그리고 하오란이 허공으로 떠오르더니 그대로 차례차례 게이트를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히아신스는 곧장 내 곁으로 다가왔고, 내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가지”


히아신스는 그렇게 말하며 내 손을 잡아당겼다. 나는 히아신스의 인도를 따라 걸었고, 그렇게 우리는 함께 게이트를 넘어 바깥을 향했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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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5화. 변화(2) 22.05.18 20 0 18쪽
48 44화. 변화(1) 22.05.03 35 0 20쪽
47 43화. 기습(2) 22.04.25 30 0 20쪽
46 42화. 기습(1) 22.04.14 27 0 19쪽
45 41화. 사후처리(事後處理) 22.03.28 26 0 16쪽
44 40화. 서리의 의미(3) 22.03.07 26 0 23쪽
43 39화. 서리의 의미(2) 22.03.01 25 0 18쪽
42 38화. 서리의 의미(1) 22.02.17 27 0 18쪽
41 37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2) 22.02.07 27 0 19쪽
40 36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1) 22.01.31 30 0 22쪽
39 35화. 스노우(3) 22.01.17 58 0 16쪽
38 34화. 스노우(2) 22.01.09 27 0 21쪽
37 33화. 스노우(1) 21.12.30 47 0 18쪽
36 32화. 습격(3) 21.12.21 36 0 18쪽
35 31화. 습격(2) 21.12.16 34 0 21쪽
34 30화. 습격(1) 21.12.11 40 0 19쪽
33 29화. 과거의 인연(6) 21.12.11 32 0 25쪽
32 28화. 과거의 인연(5) 21.11.26 38 0 20쪽
31 27화. 과거의 인연(4) 21.11.16 37 0 20쪽
30 26화. 과거의 인연(3) 21.11.16 32 0 21쪽
29 25화. 과거의 인연(2) 21.11.04 43 0 19쪽
28 24화. 과거의 인연(1) 21.10.31 28 0 17쪽
27 23화. 새로운 동료 21.10.18 37 0 23쪽
26 두번째 이야기 - 히아신스의 과거 21.10.09 31 0 25쪽
25 22화. 토너먼트(5) 21.10.03 30 0 16쪽
» 21화. 토너먼트(4) 21.09.21 36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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