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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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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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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447,698

작성
21.10.3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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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4화. 과거의 인연(1)

DUMMY

“웁...!”


“참아! 여기서 토하면 안 돼!!”


제주도에 막 도착한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었다. 속이 안 좋은지 한진성은 어두운 표정으로 거대한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망할···내가 경공으로 달리는 것보다도 느린 걸 타고서 멀미라니···”


“신성력을 좀 받으면 조금은 괜찮아지실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은 마리아는 한진성을 향해 신성력을 보내기 시작했다. 동시에, 멀리서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계승자 협회에서 나온 안내 담당 진상혁이라고 합니다. 홍연화님의 소개로 오신 분들이 맞으십니까?”


“맞습니다”


“게이트는 내일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숙소로 이동하도록 하시죠”


안내인을 따라 공항을 나온 우리는 곧장 준비된 차에 탑승했다. 안내인은 차가 출발하기 직전, 나에게 서류들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며 말했다.


“이건 게이트에 대한 자료입니다. 큰 정보는 아닌 터라 대단한 도움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이 게이트와 비슷한 수치를 가졌던 다른 게이트들의 몬스터들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으니 한번 읽어봐 주십시오”


“나 한번 볼래!”


“나도 보겠다”


한버들과 스노우는 내가 들고 있던 서류를 가져가더니, 곧장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차가 출발했고, 몇 분이 흐르자 창문 밖 제주도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던 한진성이 말했다.


“근데 숙소는 어디로 가는 거야?”


그렇게 한진성이 말하자, 서류를 보고 있던 한버들이 별거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툭 말을 내뱉었다.


“내 별장으로 갈 거야”


“별장?”


“여기에는 얼굴이 유명한 사람이 많잖아. 히아신스나 마리아, 우현이도 꽤 유명한 편이고, 나나 스노우까지 포함하면 내일 아침에 바로 뉴스에 나올 수도 있을걸? 그래도 제주도에 왔는데, 기자들이 따라다니는 것도 싫고 말이지”


“버들의 말대로 유명하다는 건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죠. 제가 이 안경을 쓰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니까요”


“웬일로 안경을 쓰고 있다 했더니, 마도구였냐?”


“제가 허락하지 않는 사람은 제 얼굴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게 해주는 마도구예요. 카인에게 부탁한 건데, 마침 신ㄴ······아니, 우현님께서 가져다주셔서 잘 쓰고 있죠·········”


말하던 중 마리아가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잠시 뒤, 마리아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양손으로 자신의 두 눈을 가리면서 말했다.


“죄송해요. 아직은 신님을 이름으로 부르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이번만큼은 나도 이해한다. 나도 형님을 편하게 대하는 건 어색해 죽겠거든”


마리아를 보고 한진성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것을 들은 스노우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


“애초에 너희는 우현을 친구로서 대하는 걸, 왜 그렇게 어려워하는 건가? 그저 자연스러우면서 편하게 대하면 될 텐데······”


“그게 가능했다면, 저희가 이렇게 어려워할 일도 없었을 거예요”


“크크···너희도 언젠가 우리가 왜 이 지랄을 하는지 이해하게 될 거다”


“너희가 그토록 말하는 과거에 도대체 우현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난 도무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군”


스노우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조용히 서류를 읽고 있던 한버들이 다시 서류를 봉투에 집어넣으면서 말했다.


“뭐,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언젠가 우현이한테 들을 수 있지 않겠어?”


한버들이 그렇게 말하고 서류를 넣은 봉투를 내려놓자, 한진성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어이없어하면서 말했다.


“내가 그냥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준다니까? 왜 굳이 형님한테 듣고 싶어 하는 거야?”


“나랑 스노우는 너한테 듣고 싶은 게 아니거든? 언젠가 우현이가 먼저 말해줄 생각이 들 때까지 기다릴 거야”


“아···난 이해 못 하겠다. 그냥 궁금하면 물어보면 되는 거 아니야? 형님이 물어봤을 때 대답 해주지 않을 리도 없잖아”


“전 오히려 이해가 가네요. 당신의 말대로 우현님은 아무리 말해주기 싫은 내용이라도, 솔직하게 그냥 물어보면 그냥 대답해 주실 분이잖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더욱 물어볼 수 없는 거죠. 그건 이미 우현님의 의지로 말해주시는 게 아니니까요”


마리아의 말을 들은 한진성은 납득이 가지 않는지 고개를 저었고, 반대로 한버들과 스노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히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나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본인 앞에서 잘도 이야기한다”


내가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갑자기 차가 자리에 멈춰 섰다. 히아신스는 차가 멈추는 것을 보더니, 창문 바깥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도착했군”


히아신스의 말을 들은 것처럼, 정말로 운전사가 문을 열면서 도착을 알렸고, 우리는 차에서 내려 우리가 머물 숙소를 확인했다.


“집 한번 더럽게 크구만!”


“나 혼자서 쓰기에는 너무 커서 애물단지에 불과했는데, 이걸 쓰게 되는 날이 오네”


“바로 앞에 바닷가도 있군”


한진성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어린아이처럼 집 안으로 뛰쳐들어갔고, 그 뒤를 우리들은 쫓아 걸어 들어갔다.


“풍경이 정말 아름답네요”


“그러네”


비행기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지만, 벌써 해가 지는 시간이 되어있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노을을 나는 잠시동안 홀린 듯이 지켜보았다.


“뭔가 있는 건가 당신?”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노을을 바라보는 것도 잠시였다. 히아신스의 말을 들은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                *                  *                 *





“쿨···쿠······으으······아직 더 마실 수 있······”


“아버지·········”


숙소에 도착한 뒤로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지나고 있었다. 나는 잠을 자지 않고, 내 양옆에서 자고 있는 한진성과 한버들의 잠꼬대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둘 다 잘 자고 있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한진성이 가지고 온 독한 술을 마셔서 그런 것인지, 둘은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곤히 자고 있었다.


“자는 걸 방해할 수는 없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곧장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 1층에 있는 테라스를 향했고, 그곳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


나는 의자에 누웠고,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보았다. 칠흑 같은 하늘 사이로 고고하게 빛나는 달은 마치 히아신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조금은······낫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감각을 예리하게 만들고 있었다. 밤바람을 맞으며 나뭇잎들이 사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벌레들의 생명력 넘치는 노랫소리도 들려왔다.


“······”


그렇게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주변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갑자기 눈을 떴고, 고개를 돌려 테라스의 입구를 바라보며 말했다.


“왔구나”


테라스의 입구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히아신스였다. 히아신스는 어딘가 슬퍼 보이는 표정으로 나를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잠깐, 산책이라도 하지 않겠나?”


“······그래, 가자”


나는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났고, 잠옷 같은 얇은 옷을 입고 있는 히아신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입고 있던 외투를 히아신스에게 둘러주었다.


“나는 괜찮다. 차라리 당신이······”


“거부하지마. 나는 너에게 줄 수 있는 게 이런 거 밖에 없는걸”


“당신······”


히아신스는 그런 내 말을 듣더니, 더 이상은 거부하기를 포기한 듯 그대로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가지”


그렇게 숙소를 빠져나온 나와 히아신스는 밤거리를 걸었다. 손을 꽉 붙잡은 채로, 사람이라고는 없는 길을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아무말없이 걷던 중, 히아신스가 정적을 깨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이렇게 밤길을 걷다 보면 당신을 기약 없이 기다리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 당신이 곁에 없기에 정말로 고독하고 외로웠지만, 그럼에도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는 생각을 하던 그때가······”


“널 혼자 두려는 생각이 아니었어. 난 언제나 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때는······”


“나도 알고 있다, 당신에게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 정도는. 난 오히려 당신의 곁에 있어 주지 못한 나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분명······”


파도가 치는 소리를 배경삼아,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우리는 어느샌가 길의 끝에 도착해 있었다.


“벌써 여기까지 왔군”


우리 약속이라도 한 듯이 길 끝에 있는 거대한 정자에 앉았고,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안다. 태초의 존재로서 망가지지 않는 정신을 가진 우리만이 견딜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고통이겠지”


“······”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당신은 그저 기다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당신은 인간의 몸으로 수많은 상처를 받아야 했고, 악화되어가는 정신을 붙잡으며 셀 수 없는 이별마저도 겪어야 했지”


히아신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뺨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나는 히아신스의 따뜻한 손길이 내 뺨을 쓰다듬는 것을 느끼며, 슬픔이 일렁거리는 히아신스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게 얼마나 힘들었을지···그리고 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나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은 고통을 느낀다”


“하지만······결국은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야”


“당신의 말이 맞다, 그저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지. 하지만 지금의 당신을 옥죄고, 괴롭게 만드는 것들 또한 다름 아닌 그 ‘과거’들이다”


“아니···나는 그 기억들이 괴롭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과거 때문에 인간의 육체에 집착하고 있고, 그 결과 당신의 정신은 조금씩 망가져 가고 있지 않나. 그저 모두 포기하고 나와 함께 허무의 공간으로 돌아가면 될 것을······어째서 당신은 그렇게까지 과거의 인연들에 집착하는 거지······?”


“그건······나 또한 그들에게······너무 많은 것들을······받았으니까······”


나는 점점 더 히아신스의 말에 대답하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너무 많은 말들을 했군”


내가 고개를 숙이면서 천천히 눈꺼풀을 닫는 것을 본 히아신스는 그대로 조심스럽게 나를 당겼다. 그렇게 당겨진 나는 힘없이 쓰러지며 히아신스의 무릎 위에 누웠고, 히아신스는 그런 나를 정성스럽게 쓰다듬으면서 말을 이었다.


“······내가 말한 것들은 그냥 한 귀로 흘려도 좋다. 결국, 나는 당신의 바람을 존중할 것이고, 당신이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도울 테니”


“······히아······신스······”


“그러니 지금은 일단 편히 잠들면 된다. 당신에게 불면증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반쯤은 망가진 육체를 불안정하게 이용하고 있는 만큼, 실제 인간처럼 수면을 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던 히아신스는, 반대쪽 손을 뻗어 내 손을 조심스럽게 움켜쥐며 말을 이었다.


“내가 당신의 옆에 있겠다. 당신이 자고 일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함께할 것이다. 그러니 안심하고 이대로 자도록 하여라”


그런 말을 들으며 히아신스의 체온을 느끼자, 신기하게도 정말로 나는 마치 기절을 하는 것처럼 빠르게 자신이 잠에 빠져들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푹 쉬어라”


나는 히아신스와 시선을 마주한 채로 그렇게 서서히 깊은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뒷일은 내가 맡을 테니”





*                *                  *                 *





망가져 가는 인간의 육신을 억지로 유지하는 것은, 그의 모든 것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항상 숨 쉬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격통을 느꼈고, 매 순간 몸이 부서지지 않도록 정신을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단 한 번도 편하게 잠을 자본 적이 없었다.


“도대체 어디까지 버틸 셈인 건가······”


잠을 자는 것은 육체의 안정화를 위해서, 그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들이었다. 하지만 그가 잠에 들 때마다 그의 불안정한 육체의 제어도 함께 풀리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으윽···!”


지금도 그가 잠이 들자, 순식간에 몸의 곳곳에서 커다란 균열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런 균열들의 크기가 커질수록 격한 통증을 느끼는 것인지, 그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당신을 지킬 것이다”


나는 그런 그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의 육체가 더는 망가지지 않도록 그의 육체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균열들의 기세는 빠른 속도로 잠잠해져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편히 잠에 들지 못하고 있었다.


“윽···! 으으···!”


균열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그의 전신에서는 계속해서 높은 열이 나고 있었다. 게다가 불안정한 정신 때문인지, 그는 잠을 잘 때마다 수없이 많은 죽음을 반복하는 생생한 악몽까지 꾸고 있었다.


“역시, 오늘도 그 악몽을 꾸고 있는 건가······”


그가 일어날 때까지 앞으로 6시간, 그때까지 그가 최대한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나는 최선을 다해야 했다. 하지만 그건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원래부터 잠을 자지 않았고, 6시간 정도야 내게는 긴 시간이 아니었으니까.


“난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까지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저 인간의 몸을 포기하면 될 것을······나와 함께 허무의 공간으로 가서 영원한 안식을 찾으면 될 것을······”


매일 밤 이런 고통을 느끼면서까지도, 그가 인간의 몸을 고집하는 이유를 난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음에도 최선을 다해 그를 돕고 있었지만, 그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왜 당신의 마음만은 항상 망가져 있어야 하나. 불면증까지 생길 정도로 두려워하고 있으면서도 왜 그렇게 참아야 하냔 말이다. 그래, 당신은 특별하다······남들보다 유달리 강한 정신을 가졌고 ······힘을 가졌으며······고통에도 익숙하지···”


그의 불덩이 같은 몸에서 나오는 열을 느끼면서, 나는 눈물을 흘렸다. 곁에 내가 없으면 제대로 쉴 수도 없고, 설사 쉰다고 하더라도 큰 괴로움을 느껴야하는 그의 모습은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이 괴로워하는 것을 정당화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모두 집어 던지고 도망쳐도 당신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왜 자기 자신을 그렇게 몰아세우는 건지······”


차가운 밤바람이 그의 열을 조금이라도 내려주기를 바랐다. 달에서 내려오는 빛이 그의 모든 것을 다정하게 감싸 안기를 바랐다.


“······당신은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에게 당신이 가진 많은 것을 나누어 주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어도, 당신을 나무랄 이가 없다는 것은 오히려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나”


나는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그의 손을 잡았다. 반대쪽 손으로 그의 식은땀을 닦아준 뒤, 나는 천천히 그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당신의 행복과 평화를 바란다······셀 수 없는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온 당신에게, 지금이라는 순간이 조금의 안식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내가 입술을 맞추며 그렇게 말하자, 악몽에 시달리는 것처럼 괴로워하던 그의 표정이 조금은 편해진 듯 밝아졌다.


“남들의 앞에서는 강한 척 허세를 부리는 지금의 당신이 내 앞에서만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게 당신 나름대로, 나에게 진심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증거라는 것도······”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밝게 빛나고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별이 달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나는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역시······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내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은 그대로 떨어져 그의 뺨에 부딪혔다.


“오늘도 당신은 수많은 죽음을 반복할 테고, 나는 그것을 하염없이 지켜봐야만 하니까······당신은 한없이 위태로운 길을 걸어갈 테지만, 그럼에도 절대로 쓰러지지 않을 만큼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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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1화. 습격(2) 21.12.16 34 0 21쪽
34 30화. 습격(1) 21.12.11 40 0 19쪽
33 29화. 과거의 인연(6) 21.12.11 31 0 25쪽
32 28화. 과거의 인연(5) 21.11.26 37 0 20쪽
31 27화. 과거의 인연(4) 21.11.16 36 0 20쪽
30 26화. 과거의 인연(3) 21.11.16 32 0 21쪽
29 25화. 과거의 인연(2) 21.11.04 43 0 19쪽
» 24화. 과거의 인연(1) 21.10.31 28 0 17쪽
27 23화. 새로운 동료 21.10.18 36 0 23쪽
26 두번째 이야기 - 히아신스의 과거 21.10.09 31 0 25쪽
25 22화. 토너먼트(5) 21.10.03 29 0 16쪽
24 21화. 토너먼트(4) 21.09.21 35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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