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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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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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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8
추천수 :
3
글자수 :
447,698

작성
22.01.3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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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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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쪽

36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1)

DUMMY

과거, 한 부부가 있었다.


거대한 가문의 후계자였던 남편인 로건과, 그런 로건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내인 리레인. 둘은 함께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그런 부부였다.


하지만 어느 날, 창조주라고 불리는 존재가 찾아왔고, 이 세계에는 빛의 기둥이 솟아났다.


『 푸른 별의 아이들아, 이미 너희의 세계를 제외한 모든 세계가 연결되었다. 그리고 이젠 너희의 세계를 다른 세계와 연결할 차례가 되었지. 하지만 다른 세계와는 다르게 연약한 너희의 세계를 이대로 연결할 수도 없는 일. 그러니 나는 너희에게만 특별히 3년이라는 시간을 더 주기로 하였다 』


그 말을 들은 순간부터 부부는 어딘가 이상해져 버렸다. 분명, 부부가 플루이나가의 내부에서 굉장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빛의 기둥과 같은 수상한 장소에 들어갈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해서 빛의 기둥을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그렇게 훈련장이라고 불리는 그 빛의 기둥에 들어간 그들이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새하얀 옷을 입고 안대로 눈을 가린 한 남자였다.


“아브락사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코스모스의 작은 세계인 지구에서 오신 8억 7,234만 9,128명의 인간분들이시여. 제 이름은 오토, 코스모스의 여덟 번째 의지이자 태초의 존재의 일각이신 창조님을 섬기는 사도입니다”


오토는 훈련장으로 찾아온 사람들을 향해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지만, 그렇게 조심스러우면서도 상당하게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여러분이 훈련장이라고 부르시는 이 세계, 아브락사스는 모든 차원의 존재들이 스스로의 한계를 넘도록 단련할 수 있게 태초의 존재이신 ‘창조’께서 만드신 세계입니다. 지구와 이곳의 시간 축은 4배가 조금 넘게 차이가 나니, 앞으로 여러분은 이곳에서 13년간 지내야 하겠죠. 저 앞에 있는 거대한 산이 보이십니까? 아, 너무 커서 잘 모르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분명히 산이랍니다”


훈련장의 내부에서 하는 훈련이라고는 그다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여러분은 앞으로 크라이시스라고 불리는 저 산을 오르시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크라이시스의 가장 낮은 곳에 있으니, 앞으로는 최대한 크라이시스의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무언가 막히시는 것이 있을 땐, 저를 찾아오시면 됩니다”


크라이시스라고 불리는 거대한 산을 오르는 것뿐. 오직 그것만이 훈련장에서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물론, 최면에 걸리고 거의 반강제로 이곳에 오셨으니, 여러분들께 이 모든 것을 강제할 생각은 없습니다. 돌아갈 수 있는 게이트를 계속해서 열어둘 테니, 돌아갈 분들은 언제든지 돌아가셔도 좋아요. 하지만 시간을 채우지 않고, 먼저 떠나시는 분들은 이곳에 왔던 사실을 포함하여 아브락사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힘과 기억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그 점을 부디 기억해 주시길 당부하죠”


리레인은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할 때면 오토에 대해서 항상 똑같이 말하고는 했다.


“게다가 여러분이 정말 살아남고 싶으시다면, 어차피 이대로 도망치지 말고 이곳에서 강해지시는 것이 더욱 올바른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재앙이 닥쳐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중간에 모든 힘을 포기하고 돌아간다면, 결국 재앙에 가장 먼저 죽는 희생자가 되어버리게 되겠죠”


눈 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말 한마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압도적인 기세를 풍기던 자라는 것.


“크라이시스를 오르십시오, 여러분. 아브락사스 곳곳에 있는 강자들을 만나서 무언가를 배우셔도 좋습니다. 동료를 배신하셔도 좋고, 마수들을 죽이셔도 좋습니다”


그런 압도적인 기세와 신비롭고 신성한 분위기를 품었음에도,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심을 담아 전하는 것이 항상 느껴질 정도로 정의롭고 올바른 자라는 것.


“여러분들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이들을 재앙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그리고······여러분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강해지십시오. 재앙에 맞서 싸워 고향을 지키기 위해서, 적어도 해발 10,000m 지점까지 10명 이상은 올라가셔야만 할 겁니다. 그리해야만 여러분들의 세계는 멸망의 위기와 맞서 싸우기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 그의 성격과 기세 그리고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훈련장이라 불리는 이 아브락사스에 남는 사람이 더욱더 적었을 거라는 것까지.


“저 또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여러분들의 명운을 빌도록 하죠”


지금도 리레인은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오토에게 감사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                *                  *                 *





“어쩌면 거기서 오토의 말을 통해 창조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였을 지도 모르지. 내가 히아신스와 우현의 정체를 알고도 쉽게 납득할 수 있었던 것은”


스노우가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히아신스는, 오토라는 이름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


“오토······그 아이인가. 12 사도 중에서도 가장 자애롭고 올바른 측면이 있는 아이지. 그렇기에 아브락사스에 오는 차원의 존재들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겼었다”


“12사도라니? 성경에 나오는 그 12사도 말이야?”


“코스모스에서 분할되어 나온 인격이자, 내 손과 발이 되어 이 세계의 여러 중대사에 관여하는 12명의 사도들이지. 나는 항상 에덴에 있었으니, 그 아이들의 지휘를 야훼에게 맡겨놓은 탓에 그렇게 와전된 것 같기는 하다만···”


“아! 나도 알아! 전에 만난 적 있어!”


조용히 술을 홀짝거리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진성이 갑자기 그렇게 말하자, 주변의 시선이 한진성을 향해 모여들었다.


“한참 여러 세계를 멸망시키고 다닐 때, 그 엔네아였나 하는 녀석이랑 싸운 적이 있었거든”


“호오···엔네아면 아홉 번째를 말하는 것이군. 그래서 어떻게 됐지?”


“몰라. 한참 싸우더니, 그냥 가버렸거든”


한진성이 그것을 마지막으로 말을 마치자, 스노우는 다시 이어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뭐, 아무튼 오토의 말을 듣고 그렇게 아브락사스에 남은 1억 명의 사람들이 크라이시스를 오르기 시작한 지도 어언 2년이 흘렀다······”





*                *                  *                 *





오토의 도움이 있었음에도, 그동안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강해지기 위해서 발악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언제든지 지구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유혹으로부터 견뎌야만 했다.


“여러분이 지금 상대하는 마수들을 언젠가 다시 상대하게 될 겁니다. 이곳에서의 모든 힘을 버리고 돌아간 여러분이, 그때 마수들을 이기리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그런 오토의 말을 들으면서 버틴 2년간 겨우 10%도 살아남지 못했지만, 남은 사람들은 마수들을 상대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강해져 있었다. 다행히 재능이 있던 부부 또한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고, 그 10% 사람들 사이에서 강자로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어느 날 그런 부부에게 한가지 시련이 닥쳐왔다.


“우욱···!”


“당신, 설마······”


“맞아요, 여보”


그건 바로 아내 리레인이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


“저 임신했어요”


리레인이 아이를 임신하고 큰 기쁨을 느낀 것과는 다르게, 로건은 리레인의 임신 사실을 순수하게 기뻐하지 못했다.


“여보? 표정이 왜 그래요? 설마, 기쁘지 않은 거예요?”


“아···아니야. 당연히 기쁘지!”


로건은 아이를 임신한 것 때문에, 강력한 마법사였던 리레인이 1년간 제대로 전력이 될 수 없을 것이라 여겼고. 오히려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손해를 봐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번 해발 1,000m까지의 원정은······”


“아무래도 빠져야 할 것 같아요”


“·········알았어”


물론, 로건 또한 처음에는 그런 내색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리레인이 빠진 것을 원인으로 원정이 실패하고 클랜이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하자, 그는 점점 숨겨놓았던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조금은 도와줄 수도 있는 거잖아! 마법 몇 번 써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마법 몇 번이라뇨? 원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알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이번 원정에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달려있었어! 당신이 참여한다는 말만 듣고 모인 사람들인데!”


“······당신······”


“이번 원정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참여했던 클랜들이 나를 죽이겠다고 난리야! 왜 당신을 억지로라도 끌고 오지 않았냐고 말이야! 우리 클랜도 이대로면 사라지게 될 거라고!”


“······그래도 난 도와줄 수 없어요. 마나를 쓰면 몸에 무리가 올 것이 당연한데, 제가 어떻게 아이를 밴 몸으로 그러겠나요. 당신과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니,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항상 리레인의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넘겨오던 로건은, 리레인이 더이상 도움을 줄 수 없게 된 것을 보고 생각했을 것이다.


『 아, 이 사람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나는 이곳에서 살아남기 힘들겠구나. 이대로 가면 내 클랜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게 될 거야 』


라고.


‘난······난 이대로 죽을 수 없어! 절대 죽지 않을 거라고!’


다음 날, 로건은 곧바로 자신의 측근들을 데리고 리레인의 곁을 떠나 지구를 향했다. 리레인이 로건이 사라진 것을 깨달았을 때, 이미 로건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구로 돌아가 버린 뒤였고······


“말도 안 돼···로건이···로건이 나를 버릴 리가······”


로건이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것을 안 리레인은 크나큰 절망감을 느끼며 좌절했다.


“로건···흐흑···왜 나를 버린 건가요······로건···흐흑·········”


몇 날 며칠을 식음을 전폐하고 술에 찌들어 살아가던 리레인은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이 또 흐르고, 어느날 리레인이 사는 그 곳으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검을 들고 찾아와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이 문 안 열어!!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네 남편 때문에 사람이 얼마나 죽었는지 알아!! 애초에 실패할 원정이었다고!!”


“죽여버리겠어!!!”


쾅! 쾅!


몇 번이고 문을 두드리며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리레인은 불현듯 크게 부풀어 있는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만삭의 배에서 들려오는 힘없는 아이의 요동침을 느낀 리레인은, 자신이 해온 행동에 당황하며 중얼거렸다.


“아아···내가···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리레인은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지 깨달을 수 있었다. 비록 로건은 자신을 버리고 떠났지만, 남아 있는 아이에게 죄는 없었다.


“도망쳐야 해···! 그 누구도 쫓아올 수 없는 곳으로!”


뛰어난 마법사였던 리레인은 곧바로 손을 뻗으며 마법을 사용하였다.


“얼어붙어라”


순식간에 쫓아오는 모든 추격자를 얼려버린 리레인은 그대로 집을 버리고 도망쳤다. 그리고 그렇게 도망친 리레인이 향한 곳은······


“지구로 갈 수는 없어···이곳에서 있던 모든 일이 없던 일이 된다는 것이 정말이라면, 이 아이가 가장 먼저 사라지고 말 테니까. 그렇다면······”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곳. 그렇기에 추격자 또한 함부로 다가올 수 없는 곳. 그럼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


바로 크라이시스였다.


“크라이시스를 올라가는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리레인은 크라이시스의 해발 1000m 지역에 있는,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다던 북해빙성을 찾아 걷고 또 걷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힘든 여정이었지만, 리레인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을 원동력으로 삼아 정말 필사적으로 계속해서 움직였다.


“······하아···하아·········으윽······!”


몬스터를 만나 도망치던 중 상처를 입기도 하고.


“흐음~~♪♫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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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47화. 무림(2) 22.06.01 28 0 21쪽
50 46화. 무림(1) 22.05.25 18 0 21쪽
49 45화. 변화(2) 22.05.18 20 0 18쪽
48 44화. 변화(1) 22.05.03 35 0 20쪽
47 43화. 기습(2) 22.04.25 30 0 20쪽
46 42화. 기습(1) 22.04.14 27 0 19쪽
45 41화. 사후처리(事後處理) 22.03.28 26 0 16쪽
44 40화. 서리의 의미(3) 22.03.07 26 0 23쪽
43 39화. 서리의 의미(2) 22.03.01 25 0 18쪽
42 38화. 서리의 의미(1) 22.02.17 27 0 18쪽
41 37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2) 22.02.07 27 0 19쪽
» 36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1) 22.01.31 30 0 22쪽
39 35화. 스노우(3) 22.01.17 58 0 16쪽
38 34화. 스노우(2) 22.01.09 27 0 21쪽
37 33화. 스노우(1) 21.12.30 47 0 18쪽
36 32화. 습격(3) 21.12.21 36 0 18쪽
35 31화. 습격(2) 21.12.16 34 0 21쪽
34 30화. 습격(1) 21.12.11 40 0 19쪽
33 29화. 과거의 인연(6) 21.12.11 32 0 25쪽
32 28화. 과거의 인연(5) 21.11.26 38 0 20쪽
31 27화. 과거의 인연(4) 21.11.16 37 0 20쪽
30 26화. 과거의 인연(3) 21.11.16 32 0 21쪽
29 25화. 과거의 인연(2) 21.11.04 43 0 19쪽
28 24화. 과거의 인연(1) 21.10.31 28 0 17쪽
27 23화. 새로운 동료 21.10.18 37 0 23쪽
26 두번째 이야기 - 히아신스의 과거 21.10.09 31 0 25쪽
25 22화. 토너먼트(5) 21.10.03 30 0 16쪽
24 21화. 토너먼트(4) 21.09.21 35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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