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nion : 과거의 인연

프롤로그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일상, 언제나처럼 평화롭게 흘러갈 것만 같던 그 날.

갑작스럽게도 창조주는 고했다.

『 푸른 별의 아이들아, 이미 너희의 세계를 제외한 모든 세계가 연결되었다. 그리고 이젠 너희의 세계를 다른 세계와 연결할 차례가 되었지. 하지만 다른 세계와는 다르게 연약한 너희의 세계를 이대로 연결할 수도 없는 일. 그러니 나는 너희에게만 특별히 3년이라는 시간을 더 주기로 하였다 』

동시에 세계 곳곳에는 하얀빛의 기둥이 솟아올랐다. 멀리서도 보일 만큼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그 빛의 기둥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존재의 특별함을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 훈련을 위한 세계로 가는 길을 한달 동안만 열어두겠다. 3년 동안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면서, 다른 세계의 존재에게 대항할 수 있을 만큼 강해지거라. 이것이 너희의 창조주로서 주는 나의 유일한 자비이니, 너희가 살아남기를 기대하고 있겠다 』

그 누구도 이 목소리의 주인이 창조주가 아니라고 부정하지 못했다. 아니, 그저 왠지 모르게 목소리의 주인이 얼마나 위대한 자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곧장 세계의 모든 정부는 곧장 한곳으로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단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회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 지금부터 그 입구를 통해 갈 수 있는 세계를 훈련장이라 명명하며, 희망자에 한해서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게 한다. 단, 훈련장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을 맞춘 신체 건강한 사람들이어야만 했지만, 각 정부는 창조주의 말을 받아들이기로 정했다. 그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창조주의 말이었기에 대부분은 정부의 발표에 수긍하는 듯했다.

각지에서 훈련장으로 들어가겠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                *                  *                 *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이것이 내가 원한 미래가 아니라고 몇번이고 생각했다.

“나를 떠나지 말거라”

창조주는 바닥에 주저앉은 나를 망설임 없이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내 위에 올라타면서 말을 이었다.

“원한다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창조주의 검은 드레스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빛을 받아 매끄럽게 빛나며 창조주의 나신이 드러났지만, 나는 초점 없는 눈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몸이든, 마음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당신에게 줄 수 있다···! 그저···그저 내 곁에만 있어 준다면···!”

창조주는 내 목을 감싸 안았고, 그대로 천천히 나를 당겼다.

“나에겐 당신이 전부이다”

나와 창조주의 입술이 맞닿았다.

---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