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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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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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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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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기습(1)

DUMMY

오늘은 스노우와 한버들의 기억을 되찾는 의식을 하기로 한 결전의 날이었기에, 우리들은 다 같이 허무의 공간으로 이동해 의식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 그럼 모두 준비는 됐겠지”


나는 준비해놓은 의자의 위에 누워있는 한버들과 스노우를 향해 물으며 둘의 옆으로 다가갔다.


“내가 힘을 사용하면, 너희들은 자신의 심상 세계로 들어갈 거야. 너희들의 전생을 직접 만나게 되겠지. 나쁜 녀석들은 아니니, 너희들의 몸을 일부러 빼앗으려 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우리들은 무엇을 하면 되는 건가?”


“전생이랑 싸우기라도 하는 거야?”


“아니, 그 녀석들과 싸울 필요는 없어. 그저 잠시동안 대화를 나누는 거면 충분해. 그럼 남은 건 카르히아이스와 플루이나가 알아서 할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둘의 눈 위로 천천히 손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곧장 니벨룽의 반지가 환한 빛을 내뿜었고, 내 옷소매 사이로는 글레이프니르가 풀려나오기 시작했다.


“글레이프니르, 두 번째 봉인까지 해제하겠다”


내가 작게 중얼거리자, 글레이프니르는 기쁨에 몸부림치는 듯 크게 떨었다. 곧바로 내 피부 위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양들이 생겨났고, 문양들은 내 몸에서 떨어져 글레이프니르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제발, 조심하시길······”


“좀 진정좀해라”


“우현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긴 하니 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무 일도 없기를 바라는 것뿐이지”


그 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마리아와 히아신스, 침착하게 나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한진성은 어딘가 불안하게 보였다.


“그럼 시작한다”


나는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거대한 힘을 사용해 한버들과 스노우의 몸에 있는 봉인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지난번 무량이 사용한 능력의 흔적을 이용해 복원시키며, 다시금 둘의 전생을 깨우자 한버들과 스노우는 마치 잠이 드는 것처럼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후우······”


둘이 정신을 잃자 나는 곧바로 숨을 가다듬으며 기운을 사용하였고, 두 사람의 정신이 전생의 기억에 휩쓸리지 않도록 보호하였다.


“오랜만에 형님이 제대로 힘을 쓰는 걸 보네”


“그야말로 창조주의 기적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풍경이로군요”


수천 수만 개가 넘는 문양의 마법 진이 스노우와 한버들의 주위로 일제히 떠오르는 것을 보며 마리아와 한진성은 추억에 잠기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앞으로 조금이다”


히아신스가 그렇게 말하자 계속해서 증식하던 수많은 마법 진들이 일제히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내게서는 엄청난 양의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스노우와 한버들을 향해 그대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으윽···!”


“당신!”


그걸 마지막으로 내가 갑자기 머리를 잡으며 무릎을 꿇자, 히아신스가 곧바로 나를 향해 달려왔다. 찬란하게 빛을 내던 니벨룽의 반지도 빛을 잃고 잠잠해졌고, 나는 힘없이 히아신스에게 몸을 기대며 말했다.


“아슬아슬했어. 더 무리했다면, 니벨룽의 반지가 버티지 못했을 거야. 그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니, 좋은 일이지만”


“잘 해결됐다니 정말 다행인 말이다······”


히아신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동시에, 허공에 떠있던 마법 진들이 힘을 잃고 사라졌고, 의식을 잃었던 스노우와 한버들은 천천히 눈을 떴다.


“······”


“·········”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킨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자신의 몸을 살핀 둘은 그대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고, 스노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일직선으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한버들이 그렇게 말했음에도 가볍게 무시한 스노우는 내 뺨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진짜로군”


스노우가 그러고 있는 와중에도, 한버들은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다리를 신기하다는 듯이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다리가 안 움직여. 이 현상은 마나의 기류에 따른 영혼의 소실인 건가? 아니면 전생이라는 불완전한 현상이 나에게 있어서·········”


한버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먼저 나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스노우를 향해 물었다.


“넌 누구지? 네 이름을 말해봐라”


내 질문을 들은 스노우는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침묵했다. 하지만 곧 실소를 터트리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걱정할 것 없다. 그대의 시술은 성공적이었어. 난 스노우 플레이크가 맞다. 이성적으로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고 말이지”


“하지만 느껴지는 분위긴 느낌이 달라요. 이건 스노우라기 보다는 마치 플루이나에 가까운 것 같은······”


“그래, 마리아 네 말이 맞다. 난 스노우이기도 하지만, 플루이나 드 엘리시온 쿠힐라이기도 해”


스노우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이 누워있던 곳에 다시금 몸을 기대앉았다. 습관처럼 입에 곰방대를 무는 자세를 취한 스노우는 곰방대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또다시 헛웃음을 내뱉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의식을 잃고 나서 나의 내면으로 들어가 플루이나를 만났다. 플루이나는 잠시 대화를 한 뒤에 아무런 저항도 없이 나에게 기꺼이 기억을 넘겨주었고,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우리 둘의 인격은 그 과정에서 하나가 되어버렸어”


“인격이 하나가 되다니....”


“난 스노우 이기도 하고, 플루이나 이기도 하다. 너희들의 곁에 있는 지금은 스노우로서의 성향이 더욱 강한 것 같지만 말이야”


“어쩌면 둘이 살아온 삶의 형태가 서로 닮아서 일지도 모르겠어. 너희 둘은 그만큼 닮았으니···”


스노우가 성공적으로 기억을 찾은 것을 깨달은 나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금 몸을 일으켰다. 히아신스가 그런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지만, 그런 히아신스를 뒤로 한 채 나는 곧바로 한버들을 향해 다가갔다.


“넌 어때? 스스로가 누구인지 알겠어?”


“걱정하지 마, 나도 멀쩡하거든. 난 그냥 원래 그대로의 한버들이야. 기억을 되찾았어도 나는 인격적으로 변한 건 없어. 다만······”


한버들은 그 말대로 정말 하나도 변한 거 없이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뒷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한버들의 모습을 보고,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왜? 뭔가 문제라도······”


내가 문제를 물으려고 하는 그 순간, 갑자기 미소를 짓던 한버들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한버들은 갑자기 내 손을 덥석 붙잡더니,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말했다.


“끌끌······! 그리도 행복해지겠다고 했으면서, 뭔 고생을 했길래 손이 이리도 다 상했어?”


“너 설마······”


갑자기 말투가 할아버지처럼 변해버린 한버들의 말투를 본 나는 한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눈치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인지 한버들은 갑자기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카르히아이스가 아주 오랜 시간을 넘어 스승님께 인사드리오. 지난번엔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던 게 아쉬웠는 데, 이제야 제대로 인사를 드리는군”


“너는 버들이와 인격이 공존하게 된 건가?”


“정확히 말하면, 한버들이 원할 때만 나올 수 있게 된 것이지. 스노우와 다르게 이 아해는 아직 그 많은 양의 기억을 받아들일 정도로 강하지 않으니, 내 모든 것을 넘겨주는 게 불가능했거든”


한버들의 몸을 움직이고 있는 카르히아이스는 그렇게 말하고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다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나는 눈이 보이지 않았거늘. 이 아이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건가. 참으로 기구한 이런 운명까지 이어져 버리다니······”


카르히아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한버들의 휠체어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한버들의 휠체어는 곧바로 빛으로 변하더니 황금빛의 지팡이로 변해 카르히아이스에게로 날아왔다.


“우선 나로 인해 생긴 이 모든 죄악을 바로잡아야지. 카두케우스,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 전에, 우선 나를 좀 도와야겠다”


그와 동시에 한버들의 등 뒤로는 거대한 날개가 솟아났다. 제대로 된 형체 없이 푸르게 일렁거리는 그 날개는 이전에 보았을 때보다, 더욱더 선명하게 변해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넌 이스테의 노래라고 하는 아이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도 알고 있지만, 네 주인을 위해 너도 좀 일하려무나”


카르히아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카두케우스를 허공에 놓았고, 카두케우스가 허공으로 떠오르자 자신의 오른손을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진리의 문을 열어라, 카두케우스”


카르히아이스가 그렇게 말하자 카두케우스를 휘감고 있는 2마리의 뱀의 두 눈이 환한 빛을 뿜어냈다. 이스테의 노래에는 새파란 균열이 생겨났고, 카르히아이스는 손을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래, 이스테의 노래야. 너는 그렇게 하면 된다. 진리의 문의 안에서 내가 원하는 진리를 찾아내면 돼”


카르히아이스의 손바닥 아래에 아주 작은 마법 진이 셀 수 없이 많이 섞여 있는 거대한 마법 진이 생겨났다. 동시에, 카두케우스의 뱀의 푸른 눈에서 한 장의 종이가 나타났고, 카르히아이스의 손 위로 떨어지며 마법 진에 녹아들 듯이 스며들었다.


“자, 부족했던 부분을 다른 부위를 모방해서 채워넣고·········단계적으로 이은 다음, 연동·········남은 걸 진리의 힘으로 적당히 보충하면·········완성이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을 떼던 카르히아이스는 갑자기 기겁하며 다시 자신의 다리를 붙잡았다. 아무래도, 그 순간에 카르히아이스에서 다시 한버들로 인격이 변한 것 같았다.


“에이···설마······그럴 리가······없···는 데······”


“제가 봐 드리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다리를 만지작거리는 한버들을 본 마리아가 곧장 옆으로 다가와 다리 위에 손을 올려다 놓으며 말했다.


“영혼의 결손으로 움직이지 않던 다리가 완벽히 고쳐져 있네요. 제 신성력으로도 불가능한 게 가능해졌다면, 이건 현실을 개변할 정도의 능력이겠죠. 진리의 영역에 도달한 마법사의 능력은 가히 창조주에 닿는 다던 말이 사실이었을 줄이야······”


“마리아, 그럼 정말로···?”


“네, 버들의 다리는 완벽히 나아있어요. 어디 한 번 일어나서 걸어 보시는 건 어때요?”


마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버들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고, 한버들은 마리아에게 지탱받으며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급할 거 없어요. 처음이니만큼 천천히······!”


“어떻게 천천히 하겠어!”


그렇게 의자에서 일어난 한버들은, 마리아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성급하게 한 걸음 한 걸음씩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움직여···! 내 다리가···! 내 다리가 움직인다니까! 애들아 이거 봐!!”


단 두 걸음 움직인 걸로 마치 아이처럼 좋아하는 한버들은 마리아의 손을 놓고 앞으로 계속해서 걸어갔다.


“남들처럼 걷고 뛰는 게 평생의 꿈이자 소원이었는 데!”


“버들아, 그렇게 갑자기 뛰다가 넘어진다···”


“어···!”


“에휴, 넘어진다니까”


우리들의 주변을 걷고 뛰다 다시 걷는 것을 반복하던 한버들은 바닥에 넘어졌지만, 그럼에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바닥에 누워있는 한버들을 향해 다가갔고, 한버들은 평소보다 가쁜 호흡을 하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좋아?”


“최고야! 최고라고, 우현아!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야!!”


한버들은 그렇게 말하더니 무언가가 생각난 듯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한진성에게로 달려가며 말했다.


“진성아!”


“갑자기 나한테? 왜, 뭐 필요해?”


“아니, 뭐가 필요한 게 아니라···”


한진성은 갑자기 자신에게 막을 거는 한버들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버들은 오히려 미소를 지은 채로 자신 있게 주먹을 내지르며 말했다.


“한 판 뜨자!”


“······내가 귀가 나갔나? 방금 이상한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아니야, 제대로 들은 거 맞아”


크게 당황하며 두 눈이 크게 확장된 한진성을 향해 한버들은 태연하게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내 한계를 체험해보고 싶어. 전생의 기억을 얻은 지금의 나는 아무리 상대가 너라고 하더라도 질 것 같지가 않거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 버들이가 많이 컸네? 나한테 싸움도 먼저 걸고 말이지”


“뭐, 카르히아이스의 삶까지 합치면 너한테 그런 말을 들을 정돈 아닌 것 같지만 말이야”


평범하게 대화하면서도 기운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둘의 모습을 본 스노우는 아스트라를 소환하면서 둘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싸움이라면 나도 끼고 싶군. 힘이 넘치는 건 나도 마찬가지라서 말이다”


스노우까지 끼어들며 금방이라도 서로를 향해 달려들 듯한 팽팽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마리아는 관심이 없는 듯 내 곁에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


“넌 안 하려고?”


“무의미한 싸움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은 우현님과 상처받은 약자를 구할 때뿐이니까요”


“그래, 상품이나 걸어볼까 했는 데······”


“상품이요···?”


“간단한 소원권 같은 거?”


“소원권이라면, 정말 아무거나 가능한 건가요, 우현님?”


“내가 할 수 있는 선이라면”


“············”


내가 소원권이라는 말을 하자 마리아는 아무 말 없이 가브리엘을 소환하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전부 죽여 드리죠”


4명이서 서로를 금방이라도 죽여버릴 것처럼 살기등등하게 바라보며 대치하는 모습을 본 히아신스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하아······내가 심판을 봐주도록 하지. 셋을 세도록 하겠다”


히아신스의 말을 들었음에도 4명 중 그 누구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서로를 노려볼 뿐이었다.


히아신스가 천천히 숫자를 세는 소리가 들려왔다.


3


2


1


그리고 모두가 동시에 외쳤다.


““““신성 해방””””





*                *                  *                 *





거대한 폭발 소리가 몇 번이고 들려왔다. 바닥 전체가 얼어붙기도 하고, 새하얀 빛이 폭풍처럼 쏟아지거나, 푸른 마나의 빛이 일대를 뒤덮기도 했다.


“왜 저렇게 진심으로 싸우는 거지?”


“지는 건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다는 거겠지”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만”


마리아의 보호막과 한버들의 마법이 충돌하며 생긴 거대한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었다. 히아신스는 날아오는 충격파를 한 손으로 가볍게 지워버리며 말했다.


“이대로는 승부가 나지 않을 텐데?”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다름 아닌 저 녀석들 일 거야”


“슬슬 승부수를 던진단 거군”


충격파에 의해 뒤로 크게 물러나자, 한버들과 스노우는 서로를 바라보았고, 마리아와 한진성 또한 서로를 동시에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생각이 통한 것인지 서로 동맹을 잡은 한버들과 스노우, 마리아와 한진성은 힘을 협력하기 시작했다.


“진리의 문을 열겠다. 얼음의 첫 번째 진리의 장을 여니······”


“서리의 주인의 이름으로 명한다”


“지금, 이 자리에서 천마의 이름으로 나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불사르겠다”


“당신의 종 마리아가 기원하나이다. 끝없이 거대하며, 만물을 근원으로 돌아가게 하는 당신의 작은 조각이 지금 이 몸에 깃들어······”


한버들과 스노우의 힘에 한곳으로 모여들며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창이 생겨났다. 또한, 마리아의 거대한 신성력은 한진성의 오른팔로 모여들었고, 한진성의 붉은 기운을 따라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 진리의 조각[ 속성:빙(氷) ] 》


《 서리왕의 조각만창 》


《 천추(千秋)의 권 : 천제화(天除火) 》


《 성선의 가호 》


한버들과 스노우의 힘이 모여지며 만들어진 거대한 창이 앞으로 나아가자, 마리아의 힘을 받은 한진성 또한 앞으로 달려들었다.


“누가 이긴 것 같나”


거대한 폭발과 함께 공간이 일그러지며, 나와 히아신스를 포함한 일행 전체가 검은 차원의 틈으로 추락했다. 히아신스를 무덤덤하게 나를 향해 물으며 힘을 사용했고, 다시 복구되어 가는 허무의 공간을 보며 나는 대답했다.


“한버들과 스노우는 이제 막 기억을 되찾았잖아. 아마도 스노우와 한진성의 승리이겠지”


“하긴 스노우의 서리의 힘이나, 버들의 진리를 다루는 힘도 약한 것은 아니지만, 완전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니······”


“뭐, 확인해보자”


히아신스의 힘에 의해서 차원이 완전히 복구되자, 나와 히아신스는 이 싸움의 승자가 누구 인지 알 수 있었다.


“크하! 내 승리다, 이 새끼들아!!!”


한쪽 팔이 폭발한 것인지 남은 한 쪽 팔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외치는 한진성, 그걸 보며 어이가 없어보였지만 더이상 싸울 생각은 없어 보이는 한버들과 스노우, 한숨을 내쉬며 피를 분수처럼 흘리는 한진성을 치료하는 마리아까지.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다해라. 카이제린과 아스트라의 능력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한 나의 패배다”


“아, 내가 이스테의 노래랑 카두케우스를 좀 더 잘 사용할 수 있었다면 이겼을 텐데!”


“응~내가 이겼어~”


“좀 유치하게 굴지 좀 마세요, 진성! 이제 막 힘을 되찾은 버들이랑 스노우를 상대로 이긴 게 뭐 그렇게 자랑이라고”


“뭐래, 지가 제일 열심히 싸웠으면서”


마리아는 아무런 말 없이 한진성의 옆구리를 신성력이 담긴 주먹으로 강하게 타격했다.


“야! 아프다고!”


“아프라고 한 겁니다!”


마리아와 한진성이 변함없이 티격태격하고 있는 걸 보면서 나와 히아신스는 곁으로 다가갔다.


“이제 그만 좀 싸워라”


“너희는 사이가 좋은 거냐, 아니면 나쁜 거냐”


히아신스는 곧바로 돌아갈 생각인지, 손을 앞으로 내밀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나는 그런 히아신스의 기운을 느끼며 한진성을 향해 말했다.


“아무튼 이긴 건 진성이 너니까. 나한테 뭘 부탁할지는 한번 생각해봐”


내가 한진성을 향해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히아신스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힘을 사용했다.


“그럼 이제 돌아가······”


하지만 그 순간, 모두가 마치 돌이 된 것처럼 멈춰 섰다.


“잠깐······”


“이 기운은······”


“설마······!”


고개를 돌린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한 곳을 향했다. 그러자 언제부턴지 몰라도 그곳에 서 있던 한 존재가 있었다.


“오랜만이야”


색을 잃은 것만 같은 탁한 백발을 가진 남자가 그곳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요즘 네가 나를 찾는다고 해서······”


갑자기 무량의 뒤로 차원을 넘어오는 인기척이 10개는 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다 같이 놀러 와봤어”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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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4화. 변화(1) 22.05.03 35 0 20쪽
47 43화. 기습(2) 22.04.25 29 0 20쪽
» 42화. 기습(1) 22.04.14 27 0 19쪽
45 41화. 사후처리(事後處理) 22.03.28 25 0 16쪽
44 40화. 서리의 의미(3) 22.03.07 26 0 23쪽
43 39화. 서리의 의미(2) 22.03.01 24 0 18쪽
42 38화. 서리의 의미(1) 22.02.17 26 0 18쪽
41 37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2) 22.02.07 27 0 19쪽
40 36화. 세번째 이야기 - 스노우의 과거(1) 22.01.31 29 0 22쪽
39 35화. 스노우(3) 22.01.17 58 0 16쪽
38 34화. 스노우(2) 22.01.09 27 0 21쪽
37 33화. 스노우(1) 21.12.30 46 0 18쪽
36 32화. 습격(3) 21.12.21 35 0 18쪽
35 31화. 습격(2) 21.12.16 33 0 21쪽
34 30화. 습격(1) 21.12.11 39 0 19쪽
33 29화. 과거의 인연(6) 21.12.11 31 0 25쪽
32 28화. 과거의 인연(5) 21.11.26 37 0 20쪽
31 27화. 과거의 인연(4) 21.11.16 36 0 20쪽
30 26화. 과거의 인연(3) 21.11.16 31 0 21쪽
29 25화. 과거의 인연(2) 21.11.04 43 0 19쪽
28 24화. 과거의 인연(1) 21.10.31 27 0 17쪽
27 23화. 새로운 동료 21.10.18 36 0 23쪽
26 두번째 이야기 - 히아신스의 과거 21.10.09 31 0 25쪽
25 22화. 토너먼트(5) 21.10.03 29 0 16쪽
24 21화. 토너먼트(4) 21.09.21 35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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