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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츠 님의 서재입니다.

Reunion : 과거의 인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타라츠
작품등록일 :
2021.04.21 19:20
최근연재일 :
2022.06.1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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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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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서리의 의미(2)

DUMMY

“돌아왔습니다, 우현님”


정말로 5분의 시간이 흐르자, 새하얗던 성복에 살짝 피를 묻힌 상태로 마리아가 나타났다. 그대로 다가온 마리아는 곧장 내 앞에 무릎을 꿇었고, 나는 그런 마리아를 향해 물었다.


“그래서 누구에게 그 물건을 받았고, 날 죽이려고 했는지는 알아냈어?”


“제가 직접 확인한 결과, 우현님을 노리라 직접적으로 명령한 것은 조슈아 플레이크로 밝혀졌습니다. 마나가 깃든 탄환은 리암 플레이크가 가져다준 것이라 하였고요. 이 이상 그들이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역시 리암과 조슈아인가”


내가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한진성은, 곧바로 답답하다는 듯이 눈을 찡그리면서 내게 말했다.


“형님, 정말 이래도 참을 거요? 녀석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움직였으니, 우리도 이제 봐주지 말고 움직이자고. 내가 지금 당장 가서 내가 둘 다 잡아 올게”


“그래, 먼저 당했으니 원래라면 갚아주는 게 맞겠지. 하지만 그렇게 우리가 나선다면 스노우에게 경험을 주겠다는 당초의 목표가······”


“상관없다”


스노우가 갑자기 내가 하는 말을 끊으면서 앞으로 걸어나오자, 모두의 시선이 스노우를 향했다. 스노우는 아카데미에 있을 때 보았던, 그런 선명하고 굳센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 둘은 나 혼자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 나 자신을 옥죄는 모든 것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부터, 이 정도는 이미 각오했던 일이다”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한 번 한진성과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는지, 한진성은 양손으로 주먹을 쥐며 부딪혔고, 마리아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들었지? 어떤 방식으로든 좋으니 제대로 살려서만 데리고 와. 우리들은 바로 계승식이 열릴 장소를 향할 테니”


“오우! 맡겨달라고!”


“알겠습니다, 우현님. 제게 맡겨만 주십시요”


그렇게 고개를 숙인 둘은 엄청난 속도로 순식간에 어딘가를 향해 이동했다. 작은 바람이 이는 그 짧은 시간이 흐르는 사이에, 그곳에는 거짓말처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자, 그럼 둘은 이걸로 처리했고······”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뒤를 돌아보는 그 순간, 어디선가 차 한 대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버들은 다가오는 그 차를 향해 망설임 없이 다가가면서 말했다.


“다했어? 그럼 우리도 이제 가자”


“차는 또 언제 부른 거야?”


“왠지 필요할 것 같았거든”


우리 앞으로 다가와 멈춰서는 그 차를 향해, 망설임 없이 다가가는 나와 한버들 그리고 스노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는 히아신스를 이상하게 여긴 한예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히아신스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히아신스?”


“······너도 방금 전에 보았겠지”


“뭘 말이야?”


“그이를 향해 날라오는 총알을 막아내던 마리아의 모습을”


“응, 당연히 보긴 보았지? 우리 중에 그 누구보다도 빨리 움직여서 우현이를 지켰잖아”


스노우는 머릿속으로 자신만이 볼 수 있었던 한 가지 장면을 떠올렸다. 모두가 다른 곳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그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설우현을 바라보며 뺨을 붉히고 있는 그런 마리아의 모습을.


“그런 마리아에게서 나의 모습을 본다. 그이가 나를 사랑하여주지 않았다면, 나 또한 그의 곁을 저렇게 하염없이 맴돌아야만 했겠지”


“우현이가 너의 곁을 떠날까 봐 두려운 거야?”


“아니, 오히려 그렇지 않기에 두려운 것이다. 그이는 나만을 바라봐 주며, 성심성의를 다해서 나를 위해 움직여 주겠지”


“근데, 뭐가 문제라는······”


“가끔은······그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나 같은 자의 곁에 가두어 두는 게 정말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곁에 있기에 고통받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가 너무나 걱정이 돼”


“네가 뭐가 어때서? 왜 자신을 그렇게 낮추고 그래. 우현이가 사랑하는 건 너야. 우현이가 곁에 있고 싶어 하는 건 오직 너뿐이라고”


“······그래, 그렇겠지. 나 자신을 나 자신이 낮출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나 자신을 낮출 생각은 없고”


한예은은 말을 하고 있는 히아신스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차의 앞에서 한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설우현을 바라보는 히아신스의 그 애틋하고 따듯한 눈빛을 보며, 한예은은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내게는 너무 과분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말을 하는 히아신스는 표정이 너무나도 기쁘다는 듯이 보였기에.





*                *                  *                 *





반짝이는 네온사인의 화려한 빛, 귀가 터질듯한 큰 음악, 착상에 줄줄이 놓여있는 비싼 술들, 신나게 웃고 떠드는 젊은 남자와 여자들이 있다.


“오늘 한 번 죽을 때까지 마셔보자!!!”


리암이 자리에서 술잔을 들고 일어나 크게 소리치자,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술잔에 든 술을 단번에 들이켠 리암은 옆자리에 앉은 여자에게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너는 안 마시냐?”


“이미 잘 마시고 있거든. 그나저나, 오늘 네 동생도 정식으로 플레이크가의 가주 계승식에 참가한다고 하지 않았어?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야, 그걸 왜 가냐? 난 그딴 사생아가 나랑 같은 가주 후보라는 거나, 내 동생이라는 것도 전부 다 인정 못 하거든?”


“아, 사생아였다고 했었지. 그 얼음마녀의 딸이라고 했었나?”


“그래, 그 망할 년의 힘을 조금은 받았는지, 날 기습해서 쓰러뜨리고 한국이라는 쥐꼬리만 한 나라로 도망쳤었거든”


“기습해서 쓰러뜨려? 은근히 재능이 있나 봐? 어릴 때부터 아무런 교육도 못 받았다고 했었잖아”


“그러니까 기분이 더럽다는 거지. 그 쓰레기 같은 년이 재능 하나 믿고 나대······”


리암이 웃으면서 술을 마시던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누군가가 리암의 한 손을 붙잡았다.


“찾았다”


“뭐야, 네가 어떻게 여기에···!”


거대한 덩치를 보고 고개를 든 리암은, 한진성의 얼굴을 보더니 놀란 듯 잘게 몸을 떨었다. 한진성은 자신이 잡은 리암의 손을 그대로 반대 방향을 향해 꺾으면서 말했다.


“새끼, 눈동자 동그래진 거 보소”


으드득!


“으아아아악!!!!!”


“목소리도 우렁차니 듣기가 좋구만”


“내 손이!! 내 손이···!!!”


“아, 미안. 다시 돌려놓을게”


“자···잠깐만!!”


한진성은 꺾어버렸던 손을 다시 억지로 원래대로 돌려놓자, 뼈가 갈리고 부서지며 살이 짓이겨지는 소리가 작지만 선명하게 들려왔다.


“으아아아악!! 이 자식 좀 어떻게 해봐!!”


리암의 비명을 듣자 노래가 꺼지며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튀어나와 한진성을 둘러쌓다. 리암의 옆에 앉아 있던 여자는 그런 한진성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저씨, 그러다 큰일 나······이 녀석이 조금 멍청해 보일지 몰라도, 아저씨 같은 사람이 건들 사람은 아니란 말이야”


“그래?”


“지금이라도 도망···”


“괜찮으니까, 그냥 조용히나 있어라.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한진성은 그렇게 말하며 여자의 입을 막았고, 곧장 거대한 붉은 기운을 주변으로 뿜어내었다. 곧바로 주변에 서 있던 경호원들이 일제히 달려들었지만, 붉은 기운에 닿자 실이 끊긴 인형처럼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난 여자랑 아이는 안 건드리거든”


그렇게 말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리암을 자리에 내려놓은 한진성이 뒤돌자, 기다렸다는 듯이 멀리서 전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참격이 날아왔다.


“꺄악!”


“도망쳐!!!”


“뭐냐고 대체!”


참격에 의해 생기는 폭발을 피해 사람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진성은 참격이 날아온 곳을 바라보았고, 자신을 정확히 직시하고 있는 3명의 인물을 볼 수 있었다.


“역시 저런 A급 짜리 경호원들은 도움이 안 된다니까?”


“가주님께서 우리를 보내신 이유가 있었군”


“함께 덤비는 것이 좋겠어. 아무래도 상당한 실력자인 듯 보이니”


번개가 일렁거리는 검을 든 남자와 거대한 활을 들고 있는 여자, 그리고 도끼를 든 또 한 명의 남자가 한진성을 향해 여유롭게 다가오고 있었다.


“너흰 또 누···아니다, 그냥 말하지 마라. 너희 같은 놈들이 대사를 치게 두기에는 내가 너무 시간이 없어”


“뭐라는 거야? 넌 지금 S급 계승자 3명한테 둘러싸인 거······”


도끼를 든 남자가 말을 하던 도중 자리에서 없어진 한진성은 도끼를 든 그 남자의 앞에서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동시에, 말을 하고 있던 그 남자의 머리를 한진성의 주먹이 꿰뚫었다.


“시간 없다니까”


“미친···!!”


“말도 안 돼!”


그걸 본 다른 자들은 기겁하며 곧장 뒤로 물러나려 하였다. 하지만 한진성의 붉은 기운이 또다시 그렇게 물러나려는 그들을 붙잡았고, 그들은 마치 돌이 된 것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천마기라고 불리는 나만의 기운이다. 천마기에 닿은 일정 수준 이하의 모든 존재는,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지”


“윽···! 이게···대체···”


“가만히 있으면 너희 둘은 살려둘 테니까. 거기서 조용히 지켜보기나 해”


그렇게 말하고는 한진성은 다시 몸을 돌려 리암을 향해 다가갔다. 리암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한채로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오···오지 마! 오지 밀라고!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누군지 알고···!”


한진성은 공포에 질려 무언가에 홀린 듯이 말하고 있는 리암의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리암의 얼굴에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


“야,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


퍽!


“감히 형님을 건들여?”


“그···그만···!”


퍽! 퍽!


“너 같은 쓰레기가 감히 건드려도 되는 사람이 아니야”


퍽! 퍽! 퍽! 퍽!


“이제야 웃음을 되찾은 그 사람의 평화를 네가 망치게 둘 순 없다고”


적당히 힘을 조절하며 때렸음에도, 완전히 얼굴이 함몰되어 버린 리암은 기절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걸 본 한진성은 곧바로 리암의 몸 곳곳을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말했다.


“말이 안 나오지? 몸도 안 움직일 거야. 내가 방금 아혈(啞穴)과 마혈(痲穴)을 점혈(點穴)했거든”


“크아······악·········”


“걱정하지 마. 여기서 널 죽일 생각은 없으니까”


한진성은 다시 한 번 더 손가락을 리암의 이마 정중앙을 향해 가져다 댔다. 붉은 기운이 한진성의 손가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한진성은 그 상태로 강한 살기를 뿜어내면서 말했다.


“분근착골(分筋錯骨)”


“아아······아······”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느끼고 있는 건지, 리암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리암의 눈물을 본 한진성은 표정을 팍 찡그리면서 말했다.


“울지마. 너 같은 새끼가 우는 걸 보면 기분이 좆같단 말이야”


한진성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리암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몸이 간질거리지?”


“······아···”


“이제 시작이야. 근육과 뼈가 분리되고, 기혈과 온갖 내장들이 뒤틀리며, 사지가 비틀리게 될 거다”


그런 한진성의 말을 증명하듯 리암의 몸이 크게 요동쳤다. 팔과 다리가 기괴한 방향으로 꺾이기 시작했고,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는 죄다 피와 오물이 쏟아져나왔다.


“아···아아아······아······아······”


카드득! 으드득!!!


뼈가 갈리고, 근육이 뭉개지며 기괴하면서도 소름이 돋게 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울러 퍼졌다.


“아···아악······!”


“걱정하지 말라니까. 넌 여기서 안 죽어”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리암의 머리를 손으로 붙잡은 한진성은 순수한 자신의 기운을 리암의 몸 안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내 기운으로 네가 죽지 않도록 널 계속해서 회복시킬 거거든”





*                *                  *                 *




“절 기다리고 있었군요”


문을 열고 들어오는 마리아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조슈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암살에 실패했으니, 보복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


조슈아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책장에 올려져 있는 포도주들 중 하나와 2개의 잔을 꺼냈다. 터벅터벅 걸어와 책상 위에 잔을 올려놓은 조슈아는 포도주를 따르면서 넌지시 말했다.


“그래서 날 죽이려고? 억지로 끌고 오라기라도 했나?”


포도주를 가득 따른 잔을 두 손으로 든 조슈아는 마리아를 향해 걸어오더니, 잔 하나를 마리아를 향해 내밀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도대체 설우현이라는 녀석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내가 보낸 녀석들도 간단히 막아내는 너희 같은 강자들이 그렇게 따라다니는 거지? 내가 아무리 조사해보아도, 녀석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어낼 수 없었어”


“······”


“그래, 그럼 차라리 이렇게 하는 건 어때? 녀석을 벗어나서 내 편이 되는 거야. 너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부 해주지. 장차 플레이크가의 가주가 될 나는, 네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도 모두 다 해줄 수 있어”


마리아는 그런 조슈아의 말을 아무런 대답도 없이 가만히 듣고 있었다. 하지만 더는 듣지 못하겠다는 듯이 마리아는 무덤덤한 눈으로 조슈아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교회에 처음 들어온 이는 많은 가르침을 받게 됩니다. 타인을 상처 입히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을 것, 언제나 모든 것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사랑할 것, 신에 대한 경건한 마음을 기반으로 교리를 지키고 또한 실천할 것······어렸을 때의 저는 이 모든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했죠”


“갑자기 무슨 소리를······”


“나를 가두던 우물 밖으로 나와 진정한 세상을 보고 경험했을 때에도, 이러한 가르침이 올바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하지만 그날······내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모든 것이 모두 거짓임을 깨달았던 그날······내가 가장 사랑했던 이가 나를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고, 무참히 핍박받고 수없이 상처 입은 몸으로 내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던 그날······나의 어리석음 덕에 떠나는 그를 잡지 못했던 그날······”


그렇게 말하고 있는 마리아의 오른손으로 새하얀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새하얀 빛은 곧장 투박하면서도 예리한 강철의 십자가로 변해갔고, 마리아는 뼈가 갈리는 듯한 소리가 날 정도로 십자가를 꽉 쥐어 잡으면서 말을 이었다.


“저는 항상 모든 이를 헌신하여 돌보았던 나의 용사를, 이제 신으로서 몸바쳐 모실 것을 맹세했습니다. 거짓된 신과 그 추종자들을 죽이고, 그 시체로 이 십자가《 가브리엘 》을 만들었죠”


마리아는 가브리엘의 긴 부분을 손을 잡아 그대로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조슈아의 어깨를 가브리엘의 짧은 부분으로 그대로 내리찍었다.


“아아아아악!!!!!”


“당신 같은 이들은···자신들이 무시하는 존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길을 걸어왔는지 알아야 할 거예요. 나의 신님께서 이제야 얻으신 행복을 위협한다는 행위가 얼마나 나를 화나게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너···너 미쳤···!”


콱!!


“으아아아악!!!”


“자는 사이에 믿었던 이에게 곡괭이로 머리를 찍힌 적이 있으신가요?”


콰직!


“끝없이 불타는 지옥의 불 사이에서 죽지도 못하고 버틴 적은요?”


콰직!


“아니면, 친구라 생각했던 이에게 심장을 칼로 난도질당한 적은 있으신가요?”


콰직!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수천 수만 년을 보낸 적은···사지가 잘린 채로 극독을 가진 짐승들의 소굴에 버려진 적은···팔팔 끓는 물속에서 몇 날 며칠을 보낸 적은······”


콰직!


“있으신가요?”


마리아의 가브리엘로 몇 번이고 몸 곳곳을 찍히자, 조슈아는 피를 미친 듯이 흘리며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조슈아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왜······나오지······않는······”


“주변에 숨겨놓은 사람들은 당신을 도우러 오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1년 정도, 당신과 저 빼고 모두의 시간은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요”


“시간이라니······말도 안 돼······”


“신성력은 마력만큼이나 창조주에게 가까운 힘, 경지에 오를수록 그 수준은 전능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변해가거든요. 무한에 가까운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렇게 시간을 멈추는 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죠”


말을 마친 마리아는 다시 한 번 더 가브리엘을 높게 들어 올렸다. 그걸 본 조슈아는 공포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잠깐···! 잠깐만 멈춰봐!!”


“괜찮아요, 적어도 이번 일이 끝날 때까지 당신은 죽지 못할 테니까요. 일이 끝난 뒤에는 살아 있다면 지하실로 갈 테고, 죽었다면 그것 나름대로 처리되겠죠”


콰직!


“으아아악!! 싫어! 싫다고!!!”


“그래도 제발···제발, 일이 끝나도 죽지 말아주세요”


콰직!!


“신님을 모욕한 이들은 모두 그 죄에 대해 영원히 속죄해야만 하니. 그런 당신 같은 죄인을 심판하기 위해, 제가 히아신스님에게 직접 부탁하여 그 지하실을 만든 건데···이렇게 허무하게 죽으면 곤란하거든요”


콰직!


“우현님의 앞에서 그 힘을 자랑하던 천무문의 사람들도 모두 있을 테니, 지하실에서의 삶이 그렇게 외롭지는 않을 거예요”


“·········천무문이면···분명···문파 전체가···단체로 실종되었다고 하던······!!”


콰직!


“끄아아악!!!”


“맞아요, 전부 제가 한 일이랍니다. 감히, 신님을 건드리고도 살아있기를 바라면 안 되죠. 인제야 만들어진 그분의 이상향에, 당신 같은 이들이 발을 내디딜 자리는 없습니다”


마리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고, 가브리엘의 끝 부분을 그대로 조슈아의 눈을 찔러넣었다. 엄청난 양의 피가 흩날리며 마리아의 성복이 붉게 물들어 갔지만, 마리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일단, 가볍게 앞으로 1년 정도 저와 함께 그 죄를 속죄하도록 해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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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4화. 스노우(2) 22.01.09 27 0 21쪽
37 33화. 스노우(1) 21.12.30 46 0 18쪽
36 32화. 습격(3) 21.12.21 35 0 18쪽
35 31화. 습격(2) 21.12.16 33 0 21쪽
34 30화. 습격(1) 21.12.11 40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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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8화. 과거의 인연(5) 21.11.26 37 0 20쪽
31 27화. 과거의 인연(4) 21.11.16 36 0 20쪽
30 26화. 과거의 인연(3) 21.11.16 31 0 21쪽
29 25화. 과거의 인연(2) 21.11.04 43 0 19쪽
28 24화. 과거의 인연(1) 21.10.31 27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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