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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열연 님의 서재입니다.

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최근연재일 :
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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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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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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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서막(지도자들의 회의)

전쟁,판타지




DUMMY

xxxx년 9월 9일


숲의 동쪽에, 위치한 장벽 너머의 대륙 아이자. 벽 안쪽에는 건물들이 복잡하면서도 도로를 기준으로 나름의 규칙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상가와 주민들이 각자 길을 지나가면서 나름의 생기도 있어 보였다. 그리고 도로를 기준으로 깔끔하게 늘어서 나름의 규칙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와~~”


가족들과 드라이브하던 아이가 하늘에 닿을 것 같은 건물을 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를 본 아이의 엄마는 흐뭇하게 웃으며 이들의 차는 호수에 둘러싸인 바벨의 주변을 지나쳤다.



으아아아악!!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잔혹한 사육장. 그곳에서 인간 이하의 것들이 서로를 죽이는 배틀로얄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벨에는 수많은 군사기지와 연구소가 배치되어 있다. 지금의 연구는 전쟁시 병사들의 전투력을 높이면서 전쟁의 공포를 잊게 해주는 약물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실험 시작 20분 경과, 수용소에 입장했던 인원 30명이 어느새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다. 그리고 얼마 안 남은 만큼 서로를 견제하기를 1분, 그 균형이 깨지고 다시 10분경과 드디어 최후의 1인만이 남았다.


“3번 수용소, 실험 종료.”


매드-“아직 안 끝났어.”


한 연구원이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하긴, 일단 눈앞의 상황은 종료됐으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 실험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곧 반응을 보일 때가 됐는데


콰앙!!!!


강화유리 앞에 실험체가 달라붙었다. 5미터 높이의 유리를 향해 뛰어올랐다는 것인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실험체의 모습은 굉장히 섬뜩했다. 피로 샤워를 해서인지 온몸이 검붉게 물들었고 숨을 거칠게 내뱉으면서 연구원들은 바라보는 눈빛은 잠깐이었지만 모두의 시선을 내리깔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다음 반응을 보여주길 기대하게 만들었다. 아, 얼른 다음을······


“야········· 이 개새끼들아!!!!”


그렇지!! 드디어 이 지겨운 실험이 끝났다. 그동안 심야 근무까지 하거나 일출과 동시에 출근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 노력들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매드-“오늘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침대에 누워서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 음악을 들으면서 잠들 수 있겠어.”


콰앙!! 쾅!!


이번 약물의 모든 실험체는 사회에서 매장당해도 싼 범죄자들로 구성되었다. 덕분에 연구원들의 모집도 쉬웠고 죄책감도 덜하면서 이상적인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실험 내용은 이렇다. 실험체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유대감을 형성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여러 실험을 진행. 이때는 근력과 체력, 공포와 흥분 정도를 체크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막바지 단계에서는 배틀로얄을 실시. 피아식별 없이 공격하는 가이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약물의 부작용이 더해져 9할 이상이 이성을 상실해 버렸다. 하지만 눈앞의 실험체는 이성을 유지, 어쩔 수 없는 살육을 저질렀고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맨주먹으로 강화유리를 부수려 하고 있다.


매드-“하하하하!!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구나!!”


“그럼 이 난리를 먼저 수습하는 게 어때?”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만사가 귀찮은 듯하면서도 오만한 말투, 바벨의 최고전력인 테라노스의 3각 중 한 명인 어비스가 나타나 줬다.


와장창하는 소리와 함께 실험체는 매드에게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보좌관 그리즐리가 나서 실험체를 제압했다. 실험체는 쉽게 단념하지 못했는지 계속 발버둥 쳤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내 힘이 빠졌는지 더 이상의 저항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악을 쓰며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저기 쓰러져 있는 녀석들, 얼마 전까지 살아서 나가자면서 다짐하고 맹세했던 녀석들이다. 너희들이!! 지킬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속아 지금까지 버텨온 애들이!! 너희 때문에 죽었어. 도대체 우리한테 왜 이런 건데?!! 너희가 정말 인간······!!”


어비스는 앞으로 성큼 나서더니 실험체의 이마를 짓밟았다.


어비스-“조 단위의 증권 사기, 학교 및 정부기관 테러, 마약·성·장기 밀거래, 살인과 간음은 기본인 너희 범죄자들을 우리 나름대로 유용하게 써주겠다는데 뭐가 불만인 거지? 너도 똑같을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어비스-“너희 말대로 관점을 조금 바꾸면 비인도적이지, 그런데 이런 실험에 이 많은 연구원들이 자원할 생각을 했을까?”


연구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이곳의 모두가 자신들에게 저지른 행위에 죄책감은커녕 희열을 느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절망에 빠져버린 것 같았다. 뒤이어 어비스는 그 자의 턱을 꼬집어 얼굴을 찬찬히 살피더니


어비스-“생긴 건 괜찮네. 그리즐리 확실하게 교육시켜.”


그리즐리-“알겠습니다.”


결국 맘에 들어버렸는지 그리즐리가 주먹으로 내려쳐 기절시킨 후 먼저 데려가 나가버렸다. 어비스도 같이 나가려 하자 매드는 재빨리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매드-“이봐, 결과를 내야 하는데 데려가면······”


어비스-“그러니까 제가 조언해 드렸잖아요. 결과도 내가 말한 대로 나왔고. 혹시 그것 외에도 다른 변수가 나왔나?”


매드-“·········그게 아니라······”


어비스-“그리고 앞으로 상관을 보면 존댓말 하는 거 잊지 마. 한 번만 더 그러면 테라노스의 권한으로 영구 제명할 거니까. 바벨에서도 사회에서도. 아 보고서는 그쪽 이름으로 올려놔”


그녀는 그러고 실험실을 나가 버렸다. 그리고 연구원 한 명이 매드에게 다가가 물었다.


“위에는 뭐라 보고할까요?”


매드-“대충 써. 어차피 저 여자한테 보고하는 건데.”



어비스는 실험실을 나와 곧바로 회의실로 향했다. 왕이 거주하고 있는 꼭대기의 바로 아래층, 테라노스의 거주 공간 사이에 있는 공간 하나. 어비스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미 다른 테라노스 레그릿과 프라이드가 벌써 착석해 있었다.


그곳에는 원형 테이블 하나에 의자 세 개밖에 없었다. 서기도 진행자도 회의의 어떤 부속 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그들이 알아서 기억하고 필요 없으면 듣지 않는다. 어비스는 자리에 앉으면서 회의가 시작되었다.



테라노스는 아이자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와 신체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목숨을 담보로 증명해 낸 이들의 집단이다. 특히 한 분야의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의 다른 분야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이들이 하나의 주제를 위해 모였다.


테라노스인 프라이드가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프라이드-“뭐, 다 안 왔지만 과반수가 넘었으니 시작하도록 하지. 안 온 사람들한테는 알아서 전파하도록 하고, 오늘 여기로 모이자고 한 건 하나야. 곧 애버램과 전쟁을 벌인다.”


나름 폭탄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두 사람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 시큰둥했다. 병기제작 총괄인 레그릿 루덴스가 턱을 괴며 말했다.


레그릿-“애초에 우리 연구 주제가 전쟁 중심이잖아. 그렇게 분위기 잡으며 말할 필요 있어?”


저 산만한 덩치가 책상에 기대 보기에도 답답한데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니 짜증 나다 못해 그냥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비스는 프라이드의 의도를 파악했는지 길고 엷은 미소를 띄웠다.


프라이드-“한 명은 깨달아 줘서 고마운데 그 소름 끼치는 미소는 숨길 수 없는 거야?”


어비스-“아, 미안. 조~~금 흥분했지 뭐야? 그런데 기억하고 있는 거지? 16년 전에 그런 꼴을 당했는데·········”


레그릿-“심지어 그 대항마는 아직 미완성이라고. 동력원이 출력해낼 에너지가 부족해.”


레그릿은 턱을 받친 손을 풀었다. 아무래도 처음부터 들을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프라이드는 거의 말에 답했다.


프라이드-“알아. 그걸 보완해내지 못하면 그냥 장식밖에 더 되겠어? 그래서 이번에 선제공격과 동시에 부족한 에너지를 채굴하러 간다.”


레그릿-“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어. 소재도 파악했으니 빨리 가져오는 건 찬성이지만······”


프라이드-“알긴 무슨. 하나도 이해 못 했구만. 이번에 내가 선제공격하는 건 페토미아야.”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그런 아픈 꼴을 당해놓고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레그릿은 어비스에게로 눈길을 돌렸지만, 그 이상의 반박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녀의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소름 끼치는 미소를 보면 공감할 것이다.


레그릿-“뭔가 확신이 있으니까 자신 있게 말하는 거지? 애초에······”


프라이드-“일단 그 녀석은 아직도 그 숲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새 가정을 꾸렸다는 것”


콰드득


어비스의 악력에 책상이 조금 뜯겨 나가버렸다. 두 사람은 질려버린 듯한 눈빛으로 어비스를 쳐다봤지만, 점점 얼굴에 혈관이 도드라지는 그녀를 보자 프라이드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프라이드-“뭐, 가족이라 해봤자 불쌍한 고아들을 입양해서 그 집에 같이 살고 있을 뿐이야.”


그 말을 듣자 어비스는 손아귀에 힘을 풀고 침착한 표정을 얼굴에 드러냈고 레그릿은 프라이드에게 자신의 의문점을 물었다.


레그릿-“애초에 그런 정보들은 어떻게 얻은 거지? 시간이 흘렀다고는 하지만 그 녀석 관련된 의뢰는 안 받으려 할 텐데.”


프라이드-“비싸게 치뤘지. 5년 치 의뢰비를 받고서는 1년만 하겠다더군. 덕분에 이런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


이번에는 어비스가 물었다.


어비스-“작전은 대충 알겠어. 하지만 본인이 최우선 제거 대상이란 걸 자각하고 있을 텐데······”


프라이드-“그것도 해결했어. 승낙한 인간이 정말 돈에 눈이 멀었더라고. 본인이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그걸 못 본다는 게 진짜 안타까워. 내 인생에 몇 안 될 후회가 되겠어.”


레그릿-‘방금 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역시 저 녀석은 누구 위에 서면······’


프라이드-“어쩌면 이번 작전만 성공하면 묵시록도 완성 시킬 수 있을 거야.”


순간 전율을 느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연료로 치환시켰지만, 턱없이 모자랐다. 그토록 완성하고 싶었던 역작이, 이제야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레그릿-“·········그거 진짜냐?”


레그릿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이윽고 그 흥분이 폭발해 버렸다.


레그릿-“이번 작전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공시켜야 해!! 필요한 게 있다면 말해! 얼마든지 지원할 테니까.”


프라이드가 마치 우습다는 듯한 눈빛으로 엷은 미소를 띄며 쳐다봤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희대의 역작에 소모되는 연료가 너무 막심해 일회용 쓰레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


이것을 완성 시킨다면 역사는 악마라며 테라노스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역사는 승자가 장식하는 거니까. 오히려 그 많은 시간 속에서 수많은 아픔을 겪고 해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어비스-“그런데 정말 작동시킬 수 있겠어?”


레그릿-“명색의 테라노스가 우문이라니. 프라이드가 실패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 이겨야 하는지 고민하게 될 거야.”


프라이드-“우와~. 너무 부담 주는 거 아니야? 너무 떨려서 머리 굳어지면 어떻게 책임질래?”


레그릿-“전장에서 대신 죽어주지. 아, 그러고 보니 약은 어떻게 됐어? 그때 확실히 느낌은 있었는데······”


어비스-“일단 와서 맞아봐. 실험실을 부수는 건 곤란하지만 투약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으니까.”


회의실의 분위기는 상당히 들떠 있었다. 모두의 선망의 대상인 테라노스가 마치 대규모 퍼레이드의 전야제를 즐기는 기획자들처럼 긴장과 흥분을 전혀 숨기지 못했다.

바깥은 벌써 어두워 져 있었고 초승달이 아주 선명하게 떠 있었지만 구름이 이를 가려 풍류를 방해했다.




전쟁,판타지


작가의말

공모전 시작!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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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상봉(3) 22.11.30 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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