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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최근연재일 :
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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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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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7)

전쟁,판타지




DUMMY

(현시점에서 21년 전)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힘없이 축 늘어지셨다. 자식인 캘러웨이의 시선으로도 아버지가 어머니를 사랑하신 것이 보였다. 이혼했을 당시 어머니를 원망했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시고 여전히 사랑하셨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흘러 세상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연회 자리에서든 신분을 숨겨 일반인 사이에 섞이든 로스웨스트는 어느 자리에서도 평범해질 수 없었다. 그저 편하게 대화를 하려 해도 상대는 자신을 정중하게 모시고 함께 하기를 꺼려했다. 정체가 탄로 나자 무례하게 굴던 인간들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심지어 자신의 자식을 당당하게 때렸다.


시나트라와 클라우드하고 친구가 되자 이것을 놓치고 싶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다. 평범하게 사랑했지만 엄마는 로스웨스트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붙잡고 싶었지만 더 상처받을 모습을 보기 싫어 아버지 나름대로 사랑을 표현하며 관계를 유지해 오셨다.


캘러웨이-“······아버지.”


캘러웨이는 아버지를 안아주었다. 칼리드는 그런 아들을 말없이 안아주었다.


············꽈악


아버지는 자신을 안아준 아들을 끌어안았다. 손이 떨렸다. 애써 내색하려 하지 않았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했다. 자신 역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으니까. 그런 자신을 가장 이해해주시고 위로해주신 것이 아버지였으니까.


하아아아······크흐으으······끄흡


아버지는 조용히 흐느끼셨다. 아들은 아버지를 말없이 토닥이며 같이 울어주었다.



며칠 후


불개미의 리더 안토니의 전화가 울렸다.


안토니-“여보세요?”


칼리드-“지금 당장 의뢰를 받아 줬으면 하는데?”


이 인간 목소리 왜 이리 다운됐어? 어둡고 불길함을 풍기는 목소리. 칼리드의 목소리는 그런 목소리였다.


안토니-“무슨 의뢰인지······”


칼리드-“경찰보다 빠르게, 다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내가 원하는 인간을 잡아 와줬으면 하는데?”


역시나.


안토니-“인원은 어느 정도로······!! 알겠습니다.”


안토니는 곧바로 간부들을 소집했다. 가능한 한 모든 인원, 맡은 업무는 빠르게 마무리하고 곧장 팜 아일랜드로 향할 것.



빠악


캘러웨이-“어으윽!······뭐야?”


칼리드-“자, 아들아 일어나라. 휴가도 곧 끝나잖아.”


캘러웨이-“아, 휴일에는 맘 놓고 잡시다, 제발~.”


칼리드는 아들인 칼리드의 엉덩이를 발바닥으로 내려찍으며 그를 깨웠다. 캘러웨이는 정신이 없는 와중 엉덩이를 쓸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아버지는 많이 나아진 모습을 보이셨다. 처음에는 다가가기 무서울 정도로 어두운 기운을 내뿜으셨는데 지금은 예전의 밝은 모습을 많이 되찾으셨다.



한 달 뒤, 어딘가의 폐창고


칼리드-“어때?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아니면, ‘이 새끼는 왜 나한테 지랄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어떤 남자가 묶여있는 채로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의 몸부림으로 사방으로 튄 물, 여기저기 놓여있는 쇠막대기들. 남자는 온몸이 젖고 멍들어 있었다.


“끄흐으흐읍···으프흐흐으읍”


묶여있는 남자는 발작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떨고 있었다. 칼리드는 그의 앞에 마주 앉았다. 이제야 떠올랐다. 이전에 아내 곁에서 알짱거리다 아내에게 모든 것을 잃고도 집착을 포기하지 않았던 남자였다.


칼리드-“네가 내 아내 근처에 알짱거린단 소릴 듣고 갈아버리고 싶었는데 아주 잘 됐어. 아들이 곤란해질까 봐 지금껏 참았거든.”


흐으우으으읍!!


그러자 남자는 거세게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저었다. 눌린 자국이 선명한 정강이는 아직 멀쩡한지 격렬하게 파닥거렸다.


칼리드-“그럼, 내 질문에 하나도 빠짐없이 대답할 준비 됐어?”


그 말에 남자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입에 물린 천을 풀자 남자는 참아왔던 눈물과 공포를 쏟아냈다.


짜악 짜악 짜아악


칼리드-“그만 울고. 그럼 내가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겠지?”


“크흡···ㄴ······네···네.”


칼리드-“······아직 준비 안 됐네.”


“네? 잠깐ㅁ···음으으으음!! 으브으으읍!!!!”


칼리드의 손짓으로 고문은 다시 진행되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는 짧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긴 하루가 될 것이다.



팜 아일랜드


일을 마친 캘러웨이는 곧바로 버터플라이로 향했다. 어머니는 없었지만, 여전했다. 엄마가 만든 가게였지만 엄마가 없음에도 잘 굴러갔다. 다행인 건가? 아님, 씁쓸한 건가?


캘러웨이는 무작정 걸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집으로 향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어디로 가는지, 왜 이 길로 향하는지는 몰랐다. 그저 정처 없이 걷고 싶어졌다. 길 위를 걸어가는 인파를 뚫고 걸었다.


클라인과 시나트라, 휴스턴 남매는 어머니 장례식 날 찾아와 자신을 위로해줬다. 기쁘면서도 씁쓸한 기분이었다.


클라우드의 원수를 찾는 것은 어느새 뒷전이 되었다.


망가져 버린 주변이 다시 회복되었다. 기쁘고 뿌듯했다.


사업은 잘돼가고 다른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즐거워졌다.


예전처럼.


아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이 차지했던 자리가 비워지고 다시 소중한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다.


그저 평범하게 남들처럼 웃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그렇게 노력해서 친구를 만들고 연인을 만났다. 그때만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소중한 이를 앗아간 놈들을 그냥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하다못해 얼굴만이라도 보고 싶었다.


굴곡이 심한 감정선을 도저히 조절할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인적이 드문 골목이었다.


언제 여기로············뭐지? 캘러웨이는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어떤 남자가 가만히 서 있었다. 잠시 후 다른 남자가 그에게로 헐레벌떡 뛰어가 뭔가 말을 전했다.


캘러웨이는 서둘러 몸을 숨겨 이를 지켜봤다. 아무래도 부하가 뭔가를 찾고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듯했다.


캘러웨이-“······내가 이걸 왜 보고 있는 거지?”


아아아아!!


상급자인 남자가 한이라도 맺힌 듯 소리쳤다. 캘러웨이는 조금이라도 더 들을 수 있도록 집 옥상으로 올라가 최대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위치로 향했다.


짜악


아주 선명하게 귀에 감기는 타격음. 이 상급자는 뭔가에 상당히 분노해 있었다. 그리고 점차 그 근처에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야, 이 새끼야. 그 알거지한테 약 팔아넘기고 뭐? 도저히 못 찾겠다고? 못 찾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죄송합니다, 형님.······진짜로 꽁짓돈이라도 있나 해서······”


“그 알거지, 마담한테 있는 거 없는 거 다 털리고 주변 노숙자들 삥 뜯어서 주점 들어갔었다.”


캘러웨이-“그러고 나서도 마담한테 미련을 놓지 못했고 이번 일을 벌인 거지.”


“그렇지···뭐?”


드디어 찾았다.


로스웨스트 소드


“관리자다! 쏴!”


글로브 쉴드


캉캉 캉 캉캉캉캉 캉캉


소음기 달린 총을 마구잡이로 쏴댔지만 그 어떤 총알도 캘러웨이에게 닿지 못했다. 상대는 점점 초조해질 것이다. 탄알의 개수는 제대로 생각하면서 쏘고 있는 건가?


찰칵 찰칵


조금씩 탄알을 모두 소모한 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재장전을 마치려는 순간


소드 스캐터링


캘러웨이는 공격의 틈이 비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검을 날렸다. 상대의 다리를, 팔을 베어냈다. 하나···둘······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상처를 감싸 쥔 채 쓰러지는 이들이 늘었고 짧은 순간에 상황은 종료되었다.


으아흐윽 끄으으윽 으아아아


캘러웨이-“그러게, 일을 왜 만들어? 어렸을 때 사랑 못 받았어? 아님, 관심이 필요했던 거야? 지금 당장 갈아버리고 싶은데 직책이 있어서 신사적으로 끝낸다. 그러니까······”


불릿


티잉


뒤에서 의문의 공격이 날아오자 캘러웨이는 이를 튕겨냈다. 조직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보내진 히트맨인가?


스톰 버스트


소드 어셈블


뒤이어 고압의 바람이 날아왔다. 칼을 최대한 모아 칼등 부분으로 이를 막아냈다. 실력은 딱히 대단하다 할 만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캘러웨이-“확실하게 날 죽일 생각이지?”


“미안~. 그런데 우리가 보안이 좀 철저해서.”



강하다. 캘러웨이 로스웨스트라고 했었나? 유하와 스피카는 그가 돈으로 관리자라는 직책을 산 것은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실감했다. 두 사람의 연계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바람과 물은 속성 시너지도 좋은 편인데 전혀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질 것 같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저놈의 공격에는 살기가 전혀 없다. 망설임이 느껴진다. 병원에서의 암살과 조직을 쫓아다니던 덩치의 뒤를 캐고 다닌 놈을 납치한 것에 비하면 시간은 걸리더라도 어려운 편은 아니다.


좀 더 거세게 몰아붙인다면 관리자의, 로스웨스트의 목숨을 마음껏 유린할 수 있다.



캘러웨이는 제자리에서 멈춰선 채 움직이지 않았다. 트랜센드나 이그니션을 사용할 정도로 강한 녀석들은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끝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답답하다.


왜지? 놈들이 피하는 건 잘하지만 못 죽일 건 아니다. 각도를 조금만 비틀어도 공격에 파고 들어오는 놈들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답답하다.


어째서지? 어렵게 잡은 단서를 쉽게 놓치고 싶지 않다. 지금 덤벼드는 놈들은 살인멸구(殺人滅口)하려는 놈들이다. 분명 조직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을 것이다. 가장 친한 친구의 원수이다. 어머니의 원수이다. 하지만 관리자로써···이놈들이 살아서 나간다면 다른 주변 사람들이···여기서 죽여버리면 돌이킬 수···


답답하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여러 번 상상했다. 원수를 찢어버리고 바닥에 엎드려 목숨을 구걸하게 만들어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괴롭히는 그런 상상.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서걱 샤샤사샥 푸화아악


끄아아아악!! 으아아악!!


저질렀다.


놈들의 팔이, 다리가 피를 폭죽처럼 내뿜으며 떨어져 나갔다. 괴로운 듯이 잘린 부위를 감싸며 울부짖고 있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끄윽······!!흐아아악”


“이, 이쪽으로 오지 마!”


스톰···


스르르릉


검들이 어느샌가 히트맨들 주위를 둘러쌌다. 그들은 이내 저항을 포기했다. 지금껏 죽여온 입장에서 파리목숨 신세오 전락한 것에 절망해 애절한 눈빛으로 캘러웨이를 바라봤다. 그러나


캘러웨이-“지금부터 칼을 하나씩 찔러넣을 테니까 못 참겠으면 말해. 내 기분이 풀렸는지 눈치껏 살피고.”


“ㅁ···뭐라고?”


캘러웨이-“그럼 시작.”


골목에는 비명이 울려퍼졌다. 잠시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용의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빌었다. 경찰이 빨리 오는 바람에 캘러웨이의 게임은 짧게 마무리되었고 히트맨 둘은 혼수상태로 인계, 캘러웨이는 연행되었다.




전쟁,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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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사건의 내막(5) 23.01.31 19 0 12쪽
74 사건의 내막(4) 23.01.26 24 0 14쪽
73 사건의 내막(3) 23.01.22 29 0 13쪽
72 사건의 내막(2) 23.01.13 2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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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상봉(3) 22.11.30 39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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