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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열연 님의 서재입니다.

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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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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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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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9)

전쟁,판타지




DUMMY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캘러웨이는 곧바로 당주가 되었다. 로스웨스트의 모든 사업을 이어받게 되었지만 튼튼한 재무재표를 바탕으로 사업성을 선별하여 투자한 기업들에게서 받은 배당금들 덕분에 가문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가만히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였다.


한 가지 귀찮은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투자를 받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에이전트들이었다. 그들은 밤이고 낮이고 계속해서 연락했다. 낮 동안 몇 명, 밤 동안 몇 명. 한사람이 감당하기엔 24시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모자랐다.


여기서 캘러웨이는 한 가지 묘수를 냈다. 로스웨스트를 이어받아 금세 해더가 되었고 그런 자신의 근무지를 폴 아일랜드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폴 아일랜드까지 쫓아온 이들이 있었지만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확신, 간절함을 보여 종종 계약을 맺었다.(이런 기업들이 정말 어떻게든 목표를 실현하려 해 후에 엄청난 수익을 얻게 되었다.)


지켈 아저씨와 다마트 아저씨는 종종 찾아오셨다. 지켈 아저씨의 경우 예정도 없이 자식들을 두고 떠나는 부모의 심정에 대해 얘기해 주셨다.


다마트 아저씨는 아버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과거 아버지를 데리고 저택을 빠져나와 여기저기 쏘다녔던 일들. 현금이 아닌 수표를 들고 다녀 가난했던 자신이 모두 지불했던 일들. 아들이 태어나서 울고 자랄수록 자신을 빼다 박아 자랑스럽게 말한 일들까지.


두 사람의 격려로 캘러웨이는 조금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잠시 뜸한 사이가 됐던 클라인, 시나트라와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고 휘튼과의 만남도 다시 이어갔다. 그리고


뚜르르르


캘러웨이-“네~.”


안토니-“찾았습니다.”


목표를 더욱 명확하게 가지게 되었다. 오늘 또 하나의 조직이 사라질 것이다.



쩌억 푸화아악 끼이익


·········보스가 죽었다. 아니, 내가 알고 있던 보스가 따르던 진짜 보스에 의해 살해당했다. 눈앞의 남자가 배후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흑막은 태연하게 이마에 찍힌 도끼를 다시 뽑아냈다.


나도 죽게 되는 걸까? 죽기 전에 발버둥이라도······아니, 도저히 못 이긴다. 상대는 해더에 기프터즈.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지켈-“이봐.”


“ㄴ···네!”


지켈-“하아~, 이번엔 몇 개가 털렸다고?”


“······ㅈ···그게”


휘이익 쩌억



지켈-“왜 이렇게 대답이 굼떠?”


지켈은 다시 상대의 이마에 꽂힌 도끼를 뽑았다. 어제 새벽, 또다시 공장 하나가 털렸다.


지금까지 생존자들의 공통된 증언, 자유롭게 헤엄치는 듯한 검. 범인은 분명 로스웨스트일 것이다. 다행히 산맥 근처의 양귀비, 대마초 농장은 발각되지 않았지만, 화학 약물 공장은 계속해서 털려 나갔다. 이러다 다른 사업장에 닿게 된다면 큰일이다.


30년. 휴스턴이 로스웨스트의 계략으로 멸문 직전까지 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올라오는 데 30년이 걸렸다. 동시에 로스웨스트를 향한 복수의 서막이 이제 올라갔다.


이렇게 된다면 더욱 궁지로 몰아넣어야 한다.



폴 아일랜드


지켈-“너, 혹시 밤에 무슨 일 있어? 눈이 퀭~한데?”


어? 그렇게 티 났나? 나름 화장으로 얼굴을 감췄는데?


지켈-“화장을 했단 것 자체가 이상하단 생각은 못 했나 보네. 그 심정 모르는 거 아니다. 네 아빠도 너랑 똑같았으니까.”


캘러웨이-“그냥, 잠이 안 와서 그래요.”


지켈-“어차피 폴 아일랜드에서 할 거 없잖아? 잠시 자.”


캘러웨이-“해더가 할 게 없다고요? 난방 대책만으로도 지금 난항인데?”


지켈-“기존에 하던 일에서 크게 벗어난 게 아니잖아. 지금 무슨 일을······이렇게 물어봐도 안 가르쳐 줄거지?”


캘러웨이-“······죄송해요.”


지켈-“됐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훤하니까. 이런 말하기 그렇지만 만일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길 경우는 미리 대비해놔. 예를 들어······그 여동생이라는 애라던가.”


그 말을 들은 순간 캘러웨이는 생각이 많아졌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다. 나름 능력이 있고, 지위가 있다. 하지만 클라인은?


캘러웨이-“······알았어요? 이제 일해야 하니까 아저씨도 빨리 자리로 돌아가요.”


지켈-“그래? 그럼 알았다. 집주인이 돌아가라면 손님은 돌아가야지. 그 대신 한가지.칼 한번 휘둘러서 그대로 기어가는 놈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안 되겠다는 걸 판단하고 전혀 다른 사람한테 칼을 겨누는 인간이 있어. 확실하게 박멸하던가, 아님 휴전선을 만들어. 알았어?”


캘러웨이-“알았어요.”



오랜만에 캘러웨이 오빠에게서 연락이 왔다. 직접 대면해서 해야 할 얘기가 있다며 말이다. 나른한 봄. 오늘은 가볍게 익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장소는 예전에 네 명이 자주 모이던 다방. 클라인은 봄이라는 코드에 맞게 가볍게 하늘거리는 옷을 입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 여전히 친절하고 여전히 좋아하는 오빠를.


집을 나오고 바로 다방으로 갔다. 이제는 바뀐 것들이 많아졌지만 이전의 흔적들이 드문드문 남아있다. 아픔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극복했다면 좋았을 텐데.


이제 도로를 건너 좀 걷다가 모퉁이를 꺾으면 다방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오빠가 건너편에서 손을 흔든다. 벌써 온 건가? 클라인도 그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다.


빨리 건너고 싶어 신호등을 재촉하고 싶다. 드디어 신호등 색이 바뀌었다. 길을 건너니 오빠는 험악하게···변하지?


부아아앙!!


캘러웨이-“조심해!!”


뻐억


묵직한 뭔가가 부딪친듯한 느낌이 들었다. 클라인의 의식의 전등은 갑자기 끊어지면서 힘없이 쓰러졌다.



캘러웨이의 전화에 시나트라는 허겁지겁 일을 마무리하고 병원 중환자실로 달려갔다. 그 앞에서 캘러웨이는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낸 채 앉아있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지나가면서 벽돌로 머리를 치는 바람에 현재 무의식 상태였다.


콰앙


시나트라는 캘러웨이의 멱살을 잡고는 그대로 벽으로 내쳤다. 가슴이 답답하고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시나트라는 그대로 캘러웨이를 추궁했다.


시나트라-“대체 어떤 상황이었는지, 뭣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말해.”


시나트라는 캘러웨이를 놓아줬다. 그리고 모든 정황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원인은 역시 캘러웨이였다. 정확히는 놈에게 당한 조직이 수하를 보내 그의 주변을 습격한 것이었다. 이놈에게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다.


클라인을 노린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캘러웨이의 지인은 하나같이 거물뿐이니 쉽사리 접근을 못 한 것이다.


캘러웨이-“내가 범죄 조직 사냥을 시작하고 나서 클라인의 안전을 우선순위로 뒀었어. 불개미의 유망주를 그 애 옆집으로 이사 보냈는데, 습격범들은 딱 하나 빼고 살려 보냈는데······확실하게 경고의 의미로 손가락을 잘라서 보냈는데······.”


이번 일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 대낮에 그것도 본인의 눈앞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시나트라는 정말 무너지기 직전의 댐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캘러웨이를 보자 추궁을 그만뒀다.


그럼에도 시나트라는 기분이 전혀 풀리지 않았다. 모든 원인은 따지고 보면 그놈들이다. 애초에 그딴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예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식으로는 안돼. 확실하게 끝내야 해.


시나트라-“그럼 이제부터 나도 참여하겠어.”


캘러웨이-“뭐? 안돼. 위험해! 관리자가 자기 자리를······”


시나트라-“지금 꼴을 봐. 이게 수습한 거야?”


캘러웨이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잔인하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놈을 막을 방법이 없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너무 많은 불행이 짧은 순간에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이제 서 있기도 힘들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도움이 필요하다.


···············


시나트라는 병원 내의 공중 전화를 찾아다녔다. 여기저기 돌아다녀 전화를 발견하고 주머니 안의 동전을 확인했다. 우선 삐삐, 사무실에 전화했다. 둘 다 안 받자 누군가의 집 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받아라. 제발.


“네, 여보세요.”


받았다!


시나트라-“아저씨 저예요.”


“어, 무슨 일이냐?”


시나트라-“······아저씨 도움이 필요해요. 그것도 아주 많이.”



1년 뒤(현재 시점으로 20년 전 여름)


[시청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의 9시 뉴스입니다. 길거리에서 마약을 판매하던 일당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일당이 약대생이라는 건데······]


[최근 잔혹하게 난도질당한 집단의 시체가 다시 발견되었습니다. 마약 조직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일명‘칼잡이’의 소행이 아닌가 경찰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유흥주점의 폭력 조직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손님의 술에 약을 타고 약점이 될만한 사진을 찍어 이를 빌미로 협박을 일삼아 수 억원 상당의 금액을······]


[최근 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그것을 촬영하는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애틀랜타에 있는 이들의 아지트를 수색한 결과 무려 20편의 영상물을······]


[오늘 불법 도박 조직이 경찰에 적발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고객들 전원과 함께 경찰의 추적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건물 전체가 카지노 장에 비상 대피로까지 확보했던 건데요, 취재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오늘 마약 조직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수산물 도매업체인 척 위장해 마약을 운반했던 건데요, 자세한 상황은······]


[이번엔 ‘칼잡이’의 모방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공무원들이 그 피해자인데요······]


[오늘 유명 다방 락카페를 경찰이 급습해 이곳을 운영하던 마약 조직원들을 붙잡았습니다. 마약의 순환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VIP고객들에게 성접대까지 했다는데요······]


[저번 뉴스에서 소개해드린 ‘마약 락카페’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체인점까지 생길 정도로 유명한 카페가 사실은 마약 유통망이었다고 소개시켜 드렸는데요, 이곳의 일명‘용돈’을 받은 공무원들이 적발되었습니다. 경찰과 검찰을 비롯해 시장과 의원들의 이름이 리스트에 실려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휘리릭 짜악 짜악 짜아악


이제 하도 맞아서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며칠째지? 빛 한줌 들어올 수 없는 지하에 갇힌 뒤로 날짜 세는 것을 포기했다. 나간다면 채찍을 휘두르는 이 남자가 질릴 때쯤이 아닐까?


지켈-“딸아, 딸아, 사랑하는 내 딸아~. 분명 아빠가 말했었지? 너랑 하들 쓸모없는 네 오빠가 아주 중요하다고. 그런데 왜!!······”


지켈은 잠시 한숨을 내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켈-“왜, 로스웨스트가의 실권이 아직도 휴스턴 가에 들어오지 않은 거니? 왜 오히려 아빠 사업장이 점점 사라지는 걸까? 어? 아빠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딸이 협조를 안 하면 아빠가 좋아하겠냐고!!”


짜악 짜악


채찍이 살을 찢으며 고통을 줬다. 하지만 절대 그 사람만은 배신할 수 없다. 살이 찢어지고 아무리 무서워도 그 사람만은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만은 절대 안 된다.


하이든-“그만······해.······이제 동생을 풀어······”


지켈-“아아앙? 뭐라고 했지?”


아빠의 채찍질이 이번엔 오빠에게로 향했다.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내놓았다. 얼마나 흘렀을까. 훈육이라 칭하는 고문이 끝나고 두 사람은 풀려났다. 지하실에는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남자가 있다. 아빠의 강요로 만났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괴로운 일들이 잊혀지고 사랑받는다는 게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질 나쁜 악으로부터 지켜내고 싶지만 아빠 앞에서는 그저 한낱 가녀린 여자일 뿐이다. 휘튼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상처를 보며 소리없이 울었다.



이대로 있다간 아버지란 놈이 남매를 죽일 것이다. 쓸모없으면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게 그놈의 전매특허니까.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이게 뭐지? 엄마는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다. 이젠 내가 동생을 지켜야 한다. 나밖에 없다.


하이든은 자신의 상처를 보며 다짐했다.




전쟁,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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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사건의 내막(7) 23.02.09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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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사건의 내막(5) 23.01.31 20 0 12쪽
74 사건의 내막(4) 23.01.26 24 0 14쪽
73 사건의 내막(3) 23.01.22 29 0 13쪽
72 사건의 내막(2) 23.01.13 28 0 15쪽
71 사건의 내막(1) 23.01.04 35 0 14쪽
70 상봉(6) 22.12.29 35 0 15쪽
69 상봉(5) 22.12.13 43 0 15쪽
68 상봉(4) 22.12.07 39 0 13쪽
67 상봉(3) 22.11.30 40 0 14쪽
66 상봉(2) 22.11.19 48 0 13쪽
65 상봉(1) 22.11.02 38 0 12쪽
64 거짓 속의 진실 22.10.26 41 0 18쪽
63 Dream House(3) 22.10.14 46 0 13쪽
62 Dream House(2) 22.10.08 36 0 12쪽
61 Dream House(1) 22.09.25 4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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