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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열연 님의 서재입니다.

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최근연재일 :
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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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533

작성
22.10.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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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Dream House(2)

전쟁,판타지




DUMMY

18:29


리키-“나이스였어. 용케 메시지를 읽었네?”


리키는 전등 스위치 앞에 서 있는 아크를 보며 말했다.


아크-“뜬금없이 누나가 말을 꺼내니까. 섬광탄 얘기 듣고 바로 눈치깠지. 형 누나들이 시선을 끌어줘서 오는데 쉬웠고.”


셰이디-“눈 감으라는 말을 듣고 타이밍이라는 걸 눈치챘지. 바람 속성은 주변의 움직임이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 박쥐의 초음파처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한 거야?” 리키-“큰 동작의 공격을 피했는데도 곧바로 카운터를 날리지 않아서. 전투 경험은 많지 않으면서 신중하게 움직이길래 이게 먹힐 거라 생각했지. 그럼 이제······이 사람들은 어떡하지?”


쓰러진 사람들을 보고 리키는 사슬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고 거들라는 눈짓을 보냈다.



19:08


코끝을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 마르코는 정신을 차렸다. 달그락거리는 식기 소리.


하일리-“정신이 좀 들어요? 어때요? 이제 저희랑 대화하실 마음이 드세요?”


아이들은 촛불 하나에 의지해 밥을 먹고 있었다. 카레인가? 마르코가 물었다.


마르코-“염치없지만 한 그릇 부탁해도 될까?”


하일리-“그 전에 저희랑 대화하실 마음은 있으신가요?”


마르코는 말없이 끄덕였고 이후 다른 동료들도 그들의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 협상이 체결된 기념으로 받은 카레 한 그릇은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맛있었다. 왠지 모르게 평범한 가정의 이미지가 떠올라 눈물이 앞을 가리는 맛이었다.



분명 서로 살기를 풍겼던 사이였을 텐데 밥 한 그릇을 먹고 나자 분위기가 어느새 차분해져 있었다.


“그래? 너흰 처음부터 여기서 살고 있었던 거구나. 우리가 너희의 평안을 깨버린 거고.”


“······명령이라고는 해도 그 사람들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지은 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야. 너희 같은 어린애들이······.”


마르코-“정말로 미안하다. 우리가 이런 말을 해봤자 아무런 도움도 위로도······보상도 안 되겠지만···정말로 미안하다.”


진심 어린 사과. 대체 뭘까? 분명 저 남자들은 밥 먹는 중간에도 리키에게 눈길로 추파를 던지던 남자들이었다. 셰이디가 그들에게 시선을 보내고 나서야 얌전해지던···자신들의 입장은 전혀 자각하지도 못했던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어째서일까? 셰이디가 그들에게 말했다.


셰이디-“저흰 아이자를 평생 용서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죽을 뻔했고 트래글러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은 걸 봤어요. 저희 은인도······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당신들만은 용서하겠습니다.”


어째서인지 용서의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의 고생과 원망이 그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셰이디의 용서에 리키도 그의 옆에 앉아 군인들에게 말했다.


리키-“용기를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니 부디 다음에 저희가 또 싸우게 될 상황이 된다면 여러분들은 되도록 빠져 주세요. 저흰 가족들을 지킬 거니까. 다른 사람들의 사정까지 헤아릴 정도로 여유롭지가 않거든요.”


그의 말을 듣자 마르코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마르코-“정말······미안하다.······용서해 줘서···정말 고맙다.”


아마 이 자리에서 모두가 겪었던 일을 말한다면 아마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당사자들도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됐는지 정확하게 파악을 못 하는데 듣는 사람이라고 오죽할까?


하지만 오늘만큼 이 집은 흑백을 나눠서 싸우는 원수지간도 포식자에게 쫓기는 가녀린 생물이 아닌, 똑같은 인간으로서 느낀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안정을 간절하게 바란 인간들이 모인 이상의 피난처가 되었다.



21:00


리키-“애들은?”


셰이디-“다들 잠들었어. 우리도 자자. 너무 지쳤어.”


확실히 오늘은 너무 많은 일이 벌어졌다. 트래글러 소식에 급하게 왔더니 도시는 쑥대밭, 자신들과는 다른 테라노스의 강함. 언니들은 괜찮은 걸까? 리키는 그녀들이 조금 걱정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키-“넌? 괜찮아?”


셰이디-“난 괜찮아. 조금 피곤해. 그리고 불안해. 놈들은 우리가 이쪽으로 향하는 걸 알고 있어. 어제 들이닥칠지······”


리키-“그거 말고. 오늘 아저씨 건. 정말로······”


셰이디-“그럼 그때 다른 수라도 있었어?”


그 말에 리키는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그때 셰이디가 나서지 않았다면 자신은 그저 시간만 끌렸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저 아저씨를 죽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혹시라도 되돌릴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니까.


셰이디-“혹시 이랬다면, 만약에 그랬다면···이미 지나가 버린 일의 대안은 아무 쓸모도 없어. 눈앞의 선택이 잠시 뒤의 길흉을 결정짓게 되는 게 지금 우리 처지야. 망설이지 마. 이미 몇 번 겪었잖아.······그런 우울한 표정 하지 마.”


리키-“알아.······그래도 의외였어. 네가 그 사람들을 먼저 용서하겠다는 말을 하고.”


셰이디-“왜? 난 누굴 용서하면 안 되는 거야?”


리키는 편안하게 웃으며 말했다.


리키-“아니,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셰이디-“그럼~당연하지. 그동안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도 요리는 물론이고 우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 그래도 식욕은 더 늘었네.”


리키-“아~ 진짜. 꼭 한마디를 쓸데없이 덧붙여.”


푸훕 아하하하하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났다. 별것도 아닌 일이었는데도 그의 몇 마디에 기분이 상해 대판 싸워 아버지에게 혼이 났다거나 괜히 아버지를 놀리다가 된통 당했던 때가.


셰이디-“이제 진짜 자자.”


리키-“그래. 잘자.”



같은 날 18:01, 폐허가 된 도심


행동불능. 마지막 시스템 행동화합니다.


행동불능. 마지막 시스템 행동화합니다.


행동불능. 마지막 시스템 행동화합니다.


캘러웨이-“오케이. 이제 진짜로 정리한 것 같네.”


또로롱


시나트라-“으웩! 이게 다 뭐야?! 이런 게 왜 이런데 들어있는 거야?”


불릿으로 로봇들의 머리를 전부 날려버렸다. 그러나 그들의 깨진 머리로 뇌가 흘러내리는 것을 본 시나트라는 자지러지듯이 놀랐다.


짝 짝 짝 짝 짝 짝


어디선가 들리는 박수 소리.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졸라-“브라보~. 로스웨스트. 역시 그 칼들의 군무는 볼 때마다 황홀해진다니까. 무리해서라도 이곳으로 온 게 정답이었어. 그래도 많이 늦었네?”


캘러웨이-“닥치고, 우리 애들은 어딨지?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이니까 빨리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졸라-“자, 잠깐만 일단 우리 차분하게 대화를 해 보는 게 어때요? 같은 지성인들끼리, 차분하게, 응?”


주도권을 쥐고 있음에도 여유는커녕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완전히 상대를 농락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뻔히 보였다. 지금 친구는 니트로글리세린보다 훨씬 예민한 상태이다. 시나트라가 대신 답했다.


시나트라-“설마 이런 곳에 테라노스가 올 줄은 아무도 예상 못 했습니다. 일단, 서둘러 자리를 안내해주시겠습니까? Mr.졸라.”


졸라-“당신이라도 있어서 다행이군요. 물론입니다. Mr.시나트라.”


시나트라와 캘러웨이는 일단 졸라를 따라갔다. 걸음을 옮기면서 시나트라는 캘러웨이에게 말했다.


시나트라-“걸으면서 생각해보자. 정말로 애들이 저놈들한테 있는지, 이쪽에서 주도권을 잡을 방법을 짜내자고. 그리고 전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캘러웨이-“······그래.”



18:03


회담의 장소에서 캘러웨이와 시나트라가 목격한 끔찍한 첫 장면은 조악하게 만든 십자가에 매달린 사람들이었다. 펜타곤의 산나리와 라이아, 세레스. 그리고 트래글러 대형 용병조직의 단장인 루터와 타카. 실력자들이 모조리 제압당해 있었다.


졸라-“그럼 이야기를 진행해······”


캘러웨이-“우선 저기 있는 사람들 전부 내려. 대화는 그 이후다.”


졸라-“아무리 그래도 그런 억지는······”


로스웨스트 소드


불릿


졸라-“알았어. 알았다고. 이봐! 서둘러 내려.”


시나트라의 주먹이 꽉 쥐어진 게 보였다.


캘러웨이-“너무 그렇게 자책하지마. 그리고 지금은 절대 감정을 드러내지 마. 이길 것도 다 지겠다.”


시나트라-“······미안하다. 여러 가지로.”


시나트라는 죄악감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캘러웨이를 진정시켰다. 펜타곤의 실력은 캘러웨이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자신도 한때 해더였던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단장급들도 같이 합세했을 텐데도 저렇게 험한 꼴을 당하다니. 테라노스의 강함은 그들에게 있어 상당했다는 건가?


캘러웨이-“그럼 일단 애들부터 확인해 볼까?”


졸라-“그쪽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나름 우수한 실력자를 보냈으니 안전하게 생포해서 돌아올 겁니다.”


캘러웨이-“그리고 조건을 바꿔야겠어. 그쪽이 뭘 요구해오든 이쪽은 이곳의 생존자들 전원 확보해야겠다.”


그 순간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졸라는 잠시 후 편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졸라-“굳이 그렇게 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해버리신다면···이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캘러웨이-“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야. 내 가장 친한, 가장 손발이 맞는 유일한 친구가 지금 나 때문에 일부러 참고 있는 상태거든.”


과거의 종교 탄압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 시나트라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았다. 하긴, 예전부터 순하고 타인의 고통에 자신이 더 괴로워할 정도의 인간이었으니 지금의 학살은 그를 충분히 자극했을 것이다.


캘러웨이-“그러게 적당히 하고 끝내지 그랬어?”


졸라-“하아, 이것들이 웃으면서 상대해주니까 사람을 아주 우습게 보고 있네? 지금 누가 위게 있는지 몰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려줘?”


시나트라-“······이번 건 본심인 거냐?”


지금까지 자신의 상황에 어울리지 않은 반응만 보이던 녀석의 가면이 벗겨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시나트라와 캘러웨이는 전혀 확신을 가질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것도 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때 졸라가 갑자기 손을 머리에다가 갖다 댔다.


졸라-“뭔데?······얘기가 왜 그쪽으로 흘러가는데?······됐어. 그래봤자 계획이 틀어지는 일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확실하게 대기하고 있어. 예정 변경은 없다.”


그 순간 캘러웨이는 시나트라와 시선을 교환했다. 이것은 분명 희소식이다. 100% 아이들과 관련된 소식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두 사람은 반격을 준비했다.


졸라-“지금 허튼짓하는 순간 이곳으로 폭격 명령을 내리고 아이들에게는 사살 명령이 떨어질 거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반격의 의지를 꺾었다. 놈들은 한 번 하기로 정했으면 절대로 굽히지 않는다. 캘러웨이는 경험을 통해 시나트라는 직감을 통해 그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졸라-“이쪽은 여기 인간들과 로스웨스트, 너의 양자들의 목숨을 베팅하지. 자 그럼, 제대로 된 협상을 시작해볼까?”



결국, 구르카는 자신들의 임무에 실패했다. 그래도 상관없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계획은 전부 세워졌다. 아무리 강한 존재라도, 설령 무적의 존재라 할지라도 그것이 인간인 이상 약점은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어리석게도 현재 눈앞의 인간은 스스로 약점을 만들었고 그것에 너무나도 쉽게 휘둘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이용하지 않을 바보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이제 어떻게 주무를까? 졸라는 아주 즐거운 상상을 펼쳤다.




전쟁,판타지


작가의말

 최근 제가 취업을 하게 되면서 교대근무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가급적이면 글을 써보려 노력을 해봤는데 2교대 특성상 그것이 힘드네요.

 그래도 2주 안에 하나씩은 연재하려 하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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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사건의 내막(4) 23.01.26 24 0 14쪽
73 사건의 내막(3) 23.01.22 29 0 13쪽
72 사건의 내막(2) 23.01.13 2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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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상봉(6) 22.12.29 35 0 15쪽
69 상봉(5) 22.12.13 43 0 15쪽
68 상봉(4) 22.12.07 39 0 13쪽
67 상봉(3) 22.11.30 40 0 14쪽
66 상봉(2) 22.11.19 48 0 13쪽
65 상봉(1) 22.11.02 39 0 12쪽
64 거짓 속의 진실 22.10.26 41 0 18쪽
63 Dream House(3) 22.10.14 4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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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광견들(9) 22.09.12 45 0 12쪽
58 광견들(8) 22.09.05 46 0 12쪽
57 광견들(7) 22.08.31 4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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