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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최근연재일 :
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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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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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8)

전쟁,판타지




DUMMY

사건 발생 후 아침, 구속된 캘러웨이를 면회하러 아버지 칼리드가 찾아왔다. 두 부자는 유리벽을 통해 마주 봤다.


캘러웨이-“······오셨어요?”


칼리드-“그래.······밥은?”


캘러웨이-“먹을 만해요.······”


칼리드-“······많이 힘들고 무서울 거다.”


캘러웨이-“아버지······저···”


칼리드-“금세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다.”


캘러웨이-“!!잠깐만.”


칼리드-“어디서든 용기를 잃지마라. 넌 내···”


캘러웨이-“아니, 아들이 감옥 가게 생겼는데 3류 명대사 날리지 마! 누구 알카트라스 갈 일 있어?!”


칼리드-“검은 돌고래 교도소 아니야?”


캘러웨이-“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포기하지마!”


칼리드-“농담이다.”


이 아저씨가. 아버지는 몇 가지 소식을 전했다. 하나는 캘러웨이가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 상대는 총을 발사했고 콜리오의 능력을 사용해 관리자를 살해하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한다.


칼리드-“과잉 진압은 있지만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그놈들이 경찰까지 살해해서 벼르고 있었거든. 그리고 두 번째는···아휴~, 언론이 눈치깠다.”


그렇게 화려하게 난리를 쳤으니 모르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캘러웨이-“내용은?”


칼리드-“아주 신랄하게 까더라. 뭐, 그쪽은 내가 알아서 정리할 테니까 휴가받은 셈 치고 쉬고 있어.”


캘러웨이-“세상에 어느 누가 휴가를 이런 유치장에서······”


칼리드-“그럼, 아빠는 간다. 친구들 오면 잘 받아주고~.”


캘러웨이-“아, 아버지! 아버지?!”



칼리드-“어, 나야. 단서 잡혔어. 바로 시작해.”


칼리드는 곧바로 차량에 설치된 전화로 불개미의 단장 안토니에게 연락했다.


안토니-“하지만 당주님, 이미 경찰들한테 넘어갔는데···”


칼리드-“잘 들어. 원래부터 밑바닥인 녀석들이야. 감옥으로 보내도 그게 녀석들한테 벌이 될까?”


애써 차분하게 말하고 있지만 현재 자신의 감정은 전혀 숨기지 않았다.


칼리드-“경찰들보다 먼저 잡아. 쉽게 죽이지 말고 죽게 하지도 마. 돈은 얼마든지 지원할 테니까 반드시 잡아.”



시나트라-“아, 저기 나오네.”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캘러웨이는 법정을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시나트라와 클라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나트라-“이봐요, 관리자 양반. 이거 먹고 사람 되세요.”


그는 친구에게 하얀 두부를 건네줬다.


캘러웨이-“두부가 왜 이리 차가워?”


시나트라-“마트에서 샀으니까 당연하지.”


캘러웨이-“······진짜 성의 없네.”


캘러웨이는 친구가 건네준 흰 두부를 씹어먹었다.


클라인-“······저기 캘러웨이 오빠.”


줄곧 어색하게 서 있던 클라인이 말을 꺼냈다.


클라인-“정말···고마워요.”


캘러웨이-“······그동안 정말···고생 많았어.”


원래는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의, 클라우드의 원수를 도륙을 내 버리고 싶었지만 울음을 간신히 참아내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캘러웨이는 조용히 다가가 클라인을 안아줬다.


클라인-“오빠···저 괜찮아요.···진짜······괜찮은······”


클라인은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캘러웨이는 시나트라에게 눈짓을 보냈다. 너도 이리로 와라. 시나트라도 같이 그녀를 안아줬다.



그날 이후 모든 것들이 정상궤도를 되찾았다. 업무는 많이 밀렸지만······


캘러웨이-“저기······아저씨······”


다마트-“네 일이고 나도 지금 바보 놈 신경 쓰느라 바쁘다.”


캘러웨이-“아버지한테 무슨 일 생겼어요?”


다마트-“······뭐, 그 녀석이 어떤지는 잘 알잖아. 알아서 잘 해결할 거다.”


책상 위에 쌓인 서류의 산맥들을 조금씩 해결해 나갔다. 사업도 하이든과 시나트라가 있어 순조로웠다.



휘튼과의 데이트는 조금 시간이 걸려 성사되었다. 그동안의 고생이 이런 식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너무나 즐거웠다.



시나트라는 요즘 클라인과 잘 안되어가는 듯해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관계를 쌓아온 것이기에 섣부른 행동으로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것을 아직도 염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예 접촉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랜만에 집에 갔을 때는 아버지가 집을 비우셨다. 새로운 사업인가? 그렇다기엔 아버지는 지금까지 직접 가는 것이 아닌 직접 오게 하는 쪽의 사람이었다. 다마트 아저씨의 걱정하던 게 이거였나? 업무로 바빠 집에 못 갔던 날을 포함에 총 6주. 아버지는 집에 오시는 날이 거의 없었다. 보리스에 의하면 근래에 집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한다.


보리스-“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시잖습니까.”


캘러웨이-“든든하단 건 알죠. 오히려 아버지가 사고 칠까 걱정이에요.”


로스웨스트만의 특별한 기술들은 수배, 수천의 적이 덤벼들어도 지지 않는 기술들이다. 고밀도의 갤리온을 통한 강도와 살상력. 그저 생각을 통한 조작으로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유틸성. 하지만 의외로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아버지. 조금 걱정이다.



애틀랜타, 어딘가의 마약 공장


칼리드-“이게 무슨 짓이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피와 널브러진 시체들. 하지만 배후에는 생각지도 못한 배신자가 있었다.


지켈-“미안하다 친구야. 그런데 내가 옛날부터 이 순간을 기다렸거든? 이거 놓치면···앞으로 이런 기회는 다시는 없을 거 같다.”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심리전이라도 거는 건가? 하지만 위험하다거나 불리한 상황이 전혀 아닌데?


칼리드-“장난이라면 그만둬. 그것도 상황을 봐가면서”


지켈-“너야말로 상황을 파악하는 게 어때? 이런 상황에서 내가 이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칼리드-“······남들 다 부러워할 돈도 가지고 있고 권력도 쥐고 있으면서 뭐가 아쉬워서 이런 놈들이랑 손을 잡은 거지?”


지켈-“ 누가 내 영역에 들어오거나 내 물건에 손대는 걸 싫어한다는 거 잘 알지?”


무슨 말이야? 그렇다면 이것들이 전부······


트랜센드


지켈-“우와······”


지켈의 감탄사. 진짜로 놀란 건지 그저 영혼 없이 내뱉은 건지 이젠 가늠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칼리드는 아랑곳 않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지켈-“아버지로부터, 조부로부터 로스웨스트에 대해 여러 얘기를 들었다. 반드시 한 방에 끝내라. 그 말의 의미를 오늘 눈으로 확인하니까 알겠더라.”


그렇다면 목숨이 위험했던 순간도 일부러 노렸단 소리인가? 칼리드의 몸에 박힌 총알과 공격들. 흉터가 남을 부상들이었지만 모두 즉석에서 회복시켰다.


칼리드-“······대체······아아아악!! 죽여버릴 거야아아!!”


지켈-“이것 봐. 너는···”


타앙


갑자기 웬 총성? 지켈은 배후에 널브러진 적의 한방에 쓰러졌다. 숨을 완전히 끊어놓지 못한 건가?


푸화아악


칼리드는 마저 숨을 끊어놓고 지켈의 상태를 살피러 갔다.


칼리드-“야, 지켈! 정신 차려. 이거 어떡해야······”


죽으면 안 된다. 진실을 알아야 한다. 세상 가장 친했던 친구가 이렇게 변절한 이유가 무엇인지. 더 늦기 전에···


지켈-“이것 봐.······너무 무르다니까.”


칼리드-“쟈, 정신 꽉 붙들어 매. 금방···”


지켈-“넌···인연이랑 과거에 너무 집착해.” 철컥


······총을 맞고 쓰러진 것도 의도한 건가? 지금까지 지내왔던 추억들은 모두 연기였던 건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도, 우정이라 여겼던 것도 모두······착각이었던 건가?


지금까지의 인생은 대체 뭐였던 거지? 내가 믿어왔던 건 대체······모든 것을 이뤄 뿌듯하다는 듯 본색을 드러내는 지켈의 웃음을 보자 칼리드는 어떤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타앙


배신은 절대 외부의 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친구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마음을 연 인간이 뒤를 찌르기 위해 그 기회를 언제나 노리고 있다.



로스웨스트 가에 한 소포가 도착했다. 잘려나간 오른손. 캘러웨이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건 도전장이다.


캘러웨이는 자신에게 도착한 손의 주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했다. 동시에 주변의 안부를 확인했다. 친구, 연인, 파트너, 아끼는 동생, 로스웨스트 가에 헌신하는 사람들.


주변의 안전을 확인되는 만큼 마음 한 켠의 불안이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아버지. 아버지가 아무리 강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들리지 않는 소식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혹시, 만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오른손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절대로 아니길 바랬던 잔인한 진실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온 집에서 오페라가 크게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기분이 굉장히 좋다는 반증이었다. 하이든은 조심히 아버지의 서재로 들어갔다. 읽지도 않으면서 서재를 꽉 채운 책들. 읽을 필요가 없는 장식품이다.


하이든-“아버지···다녀왔어요.”


하이든의 목소리가 움츠러들었다. 캘러웨이, 시나트라와 함께 지내면서 평범한 일상이 뭔지 경험했다. 행복할 때 짓는 웃음이 뭔지를 알게 되었지만 아버지를 마주하면 항상 공포가 일어났다.


아버지가 대답했다.


지켈-“오, 왔니? 휘튼은?”


하이든-“지고 온대요. 사랑을 병행하면서 하려니 일이······!!”


돌아선 아버지의 모습을 보자 하이든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피 칠갑 된 옷을 입은 아버지. 사용인의 피?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피였다면 진작에 씻고 저 옷은 버렸을 것이다.


지켈-“아~, 정말이지 최고로 짜릿한 순간이었어.”


황홀해 보였다. 뭔가 이루어냈거나 답답했던 뭔가가 해결···설마······


지켈-“이제부터 딸의 역할이 중요한데······뭐, 나중에 내가 따로 얘기하지.”


아버진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하이든은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는 자신의 나약함을 자책할 뿐이었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소중한 사람을 3명이나 떠나보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번엔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 없이 장례식을 진행했다.


조문객들이 자신을 위로했지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지인들만이 남아서 함께 슬퍼해 줘도 울 수 없었다.


현실감이 없었다.


칼리드의 시신은 로스웨스트 가의 묫자리, 어머니 옆자리에 뭍혔다. 역대 가문의 사람들과 함께 그 역시 가문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캘러웨이는 힘없이 걸었다. 집에 도착하고 텅 빈 집안을 보았따.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부엌, 화장실, 욕실, 서재, 지하 창고, 다락, 드레스 룸, 그리고 아버지의 방.


어디에도 없었다. 아버지의 흔적은 있었지만 아버지는 없었다. 이제 추억 속의 인물이 되어버렸다. 사진 외에는, 추억 외에는, 기억 외에는, 이제 더 이상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투욱


캘러웨이-“············!”


캘러웨이는 눈가에서 흐르는 물을 닦았다. 닦아도 계속 나왔다. 목이 막히고 배에 압박감이 느껴졌다. 흐느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 모든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세상 상냥하고 조언자가 되어주셨던 어른은 이제 없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자 든든한 친구 같았던 사람은 이제 없다.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인생의 목표이자 자랑이었던 사람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전쟁,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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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사건의 내막(5) 23.01.31 20 0 12쪽
74 사건의 내막(4) 23.01.26 24 0 14쪽
73 사건의 내막(3) 23.01.22 29 0 13쪽
72 사건의 내막(2) 23.01.13 2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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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상봉(3) 22.11.30 40 0 14쪽
66 상봉(2) 22.11.19 4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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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광견들(9) 22.09.12 4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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