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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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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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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1
추천수 :
9
글자수 :
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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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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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7]솜 도시 재건사업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신력으로 431년 10월 1일이다.

내가 프로디프 북부의 솜으로 오고 단 하루가 지났다.


아침 새가 울었다. 난 어느새 일어나 기지개를 피고 있다. 일주일간의 여정에 피로가 싹 풀린 기분이다.


방에는 삼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마치 아로마 향초처럼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이 방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까? 생각 들 정도였다.


당장 밖으로 나가 우물부터 찾아야겠다.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려면 필수적이니.


"아! 라미스님! 여깁니다!"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니 뒷문이 열려 있었고 그곳에 필리세가 나를 불렀다.


"필리세군 일찍 일어났군요?"


"아하하. 워낙 이곳 침대가 편하다 보니 눈 깜짝할 새에 잠들어서 새벽녘에 일어났습니다. 대단한걸요. 이곳 관리인은."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하는 바이다. 정말 눈이 감긴다고 생각들쯤에는 이미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 직후였다.


"응. 정말 대단해. 그 드워프 막달이 이곳을 관리하는 걸까?"


"글쎄요? 일단 여기 우물물입니다. 써보니까. 아주 깨끗합니다."


"그래. 고맙다."


필리세가 떠준 우물물로 세안을 마치자 필리세가 마른 타올을 건넸다. 이것은 또 어디서 난 물건인지 참 그는 준비성이 철저한 것으로 보였다.


세안을 마치고 청사로 들어가니 이제야 일행들이 한명 두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라미스님!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하멜도 좋은 아침. 뒷문에 우물이 있으니 거기서 씻으세요."


"예!"


하멜은 뭔가 군사처럼 대답하는 것이 뭔가 어색했다. 여행 중에 이런 면모는 본 적이 없었다만. . .


여하튼 이곳에 정복이든 정평이든 뭐든 하려면 현지인 조력자가 필요하다. 난 이곳에 관한 정보가 1도 없으니 당연하다.


어제 만났던 막달을 찾아야겠는데 혹시 집무실에 있을까 싶어 문을 열어보니 막달은 없었다.


"필리세군."


"옙! 라미스님."


"일단 현지인 조력자를 찾죠. 드워프 막달이 가장 유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겠지만 현재 그가 없으니. 일단 밖으로 나가서 그도 찾는 겸 도시도 시찰하는 겸해서 내려가 보죠."


"옙! 라미스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쇼."

필리세는 자신의 방으로 급하게 뛰어갔다. 2층 복도의 끝에서 2번째 방 내 옆방을 쓰고 있었다.


그는 방에서 여행에 쓴 짐보따리를 한가득 들고 왔다.


"아니? 필레사군? 그걸 다 어디에 쓰려고? . ."


"아아! 이것은 자료 수집을 위한 도구들입니다. 그렇게 무겁지도 않으니 걱정 마십시오!"


그의 열정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수긍하고 우리 둘만 먼저 청사 밖으로 나섰다.


도시는 여전히 유령도시처럼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래도 어제보다 사람이 조금 눈에 띄는 것이 도시의 기능을 회복한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라미스님. 저기 남성한테 일단 물어볼까요?"


"그래. 일단 저 사람한테 가보자. 어이! 저기!"


좀 떨어진 그에게 손 흔들며 소리쳤는데, 남성은 겁에 질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히익! 난 아무것도 없어! 없다고!"


"아니! 잠깐만 기다리시오! 난 관청사람이오!"


"그럼 더 안돼! 안 된다고!"

우리는 그를 쫓아갔지만, 골목길로 그는 재빠르게 빠져나가 더 추격은 힘들 것 같았다. 심지어 그가 소리 지르고 도망친 소란에 의해 도시민들은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아. . . 이거 정말 심각한데요?"


"그러게. . . 필리세야. 아무래도 우리 이곳에서 굶지 않으면 다행일지도 모르겠구나."


머리가 아파진다.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이! 거기! 리베르족 도령 아니야?"


이 목소리는? 하늘로 시선을 돌렸고 여전히 그는 날것에 매달려 날아다니고 있었다.


"막달씨!"


우린 드워프 막달과 함께 다시 청사로 돌아갔다. 집무실에 도착해 우리는 자초지종을 막달에서 설명하자 그도 수긍했다.


"그음. . . 도령도 거기 꼬맹이도 참 고생이 많구만. 이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쉬운 인생이 아니야.


어디를 가도 불가촉천민 취급인 솜 지역의 주민들이니. 다른 곳으로 이주할 엄두도 못 내고 그냥 살고 있을 뿐이지."

막달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막달씨. 오늘 거리에 남자가 관청 사람이라고 하니까 도망친 이유가 뭡니까?"


"그건 별거 아니야. 예전에 부임했던 놈팽이가 사병들을 이끌고 도시를 한번 싹 쓸어버렸지. 물론 그놈의 인생도 쉽지 않은 놈이었지."

막달은 매우 담담하게 얘기를 했으나, 그 안의 내용은 잔혹하기 그지없으리라. 분명 우리가 아직 어리고 막 부임한 상태라 겁주기 싫어서일 것이다.


"알겠습니다. 막달씨. 혹시 앞으로 저의 조력자 역을 해주실 생각은 없습니까?"


"호오? 내가 도령의? 난 그럴 능력 없다만. 그리고 이 꼬맹이들을 도와줘서 내게 뭐가 남지?"


그는 아주 츤데레였다. 여행에 지친 우리에게 잘 곳을 제공해줬고,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에게 주려고 육포도 한가득 공수해왔다. 그 짐보따리에 육포 냄새가 새어 나올 정도이니.


난 그가 원하고 필요한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도 이 도시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고 생각이 들고, 이 관청은 그에게 보금자리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는데 내 생각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럼 제가 제안 하나 하죠. 막달씨가 저를 도와준다면 이 도시를 다시 사람이 모여들 수 있는 활력있는 곳으로 바꿔드리죠.


사람이 말만 걸어도 도망치는 치안 무법지대에서 구제하고, 이곳의 상업도 농업도 안정될 수 있게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이 관청에 사람이 넘치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예전처럼요."


드워프 막달은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자신 있나?"


"당연하죠."


"킁. 뭐 나쁠 거야 없지. 좋네! 도시를 한번 재건해 보세나!"


우린 악수를 나누었다. 단단한 근육질의 팔 이 드워프가 북부의 평화에 열쇠가 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모두 1층 식당에 모여 앉았다.


식당이라 해봤자 식탁 하나에 의자 5개가 고작이고 의자도 할만한 게 없어서 통나무 그루터기를 가져와 사용하고 있었다.


막달이 아침에 공수해온 이 육포와 우리가 촌락에서 가져온 보리빵을 나눠 먹었다. 수프따윈 없었다. 그냥 우물물이나 주전자에 떠 놓고 한 모금씩 마셨고,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작전 회의에 돌입했다.


"그래. 도령이 이 도시를 재건해서 북부를 정복할 발판을 마련하겠다. 이거지? 으으응. . . 점점 골치가 아파져 오는구만. 내가 아는 도시의 문제꺼리가 한두 개가 아니야.


이봐 도령 이 도시 사람들은 뭘 먹고 사는 거 같나?"


이 도시를 지나오기 전까지 촌락이 있었다. 그러나 도시 주변에는 농지가 없었고, 그 촌락 마저도 도시에서 하루~이틀 정도는 벗어나야 나오는 작은 농촌이었다.


"흠. . . 그렇네요. 방목인가요?"


"오호? 도령 생각보다 예리하구만? 왜 방목이라 생각했지?"


"그야 인근 농촌도 없었고, 막달씨가 오늘 가져온 육포로 생각해 봤을 때. 양을 치거나 돼지를 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앗! 라미스님 잠깐만요. 그런데 이 주변에는 늑대 울음소리가 없었습니다만?"

필리세가 한 말이었다.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쥐가 있는 곳에는 고양이가 있는 법이다. 길들여진 양이나 돼지는 손쉬운 먹잇감이니 당연히 늑대가 출몰할만한데, 왜 없는 걸까?


"아- 그건 제가 짐작하건데, 늑대가 이곳에 씨를 남기지 않아서 아닐까요?"

앨빈이 한 말이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기로 했다.


"제가 베케트에 있을 때 이곳에서 야인과 거래를 자주 했습니다. 그들은 생각보다 지성이 있는 족속들이었고, 방금 말한 것처럼 목축업과 사냥을 주로 즐겼습니다.


거래 품목도 당연히 모피였죠. 제가 기억하기론 제가 8살이 되기 전까지 이곳의 늑대 모피가 자주 강을 따라 넘어왔는데 10살이 되고 나선 늑대 씨가 말랐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응. 바로 그거야. 말 잘했어. 이곳에 늑대 씨가 마른 것은 야만인들의 짓이지. 처음에 그들은 이 도시에 고용된 용병들이었어.


이 도시는 최초에 양치기들이 사는 마을에서 시작했지. 야만인들에게 늑대나 승냥이, 이리를 잡아달라 의뢰하면서 개체 수가 줄어드니. 이곳은 그야말로 방목의 낙원이 된 거지.


사람도 많아지고 물건도 많아졌지. 이 도시도 처음에는 야만인과 함께 세운 도시라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몰락할 거란 생각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네."


"그런데 왜 야만인들과 전쟁이 일어난 거죠?"


드워프는 과거를 회상하듯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하가. . . 다 망할 그하가 때문이야.


고작 30년 전만 하더라도 한참 이 도시는 야민인들과 공존하고 평화롭게 지냈다네.


세상이 풍요로워지니까 야만인들도 그 풍습을 버리고 프로디프로 귀순한 사람도 꽤나 많았지. 우리는 늘 친구로 살았다네. 그런데 딱 그 30년 전이었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자 북부에서 야인들이 내려왔어. 아무래도 그들을 받아들인 게 잘못인지 몰라.


그놈들은 처음에 아주 호의적인 모습으로 우리와 동화되는 것으로 난 착각하고. . . 아니, 우리 모두의 착각이었네.


그들은 단순한 선발대에 불과했어. 그들이 내려온 30년 전 봄을 기점으로 이곳이 풍족하다는 것을 알았던 야민인들이 자신의 터전을 버리고 대거 이 솜 지방으로 내려왔다네.


야만인들은 처음에 일자리를 찾는 용병대에 불과했어. 난 그들이 지역 영주에게나 고용되고, 숲에서 사냥이나 하는 인간인 줄 알았다네.


그러나 그들의 본심은 달랐어. 그하가라는 놈이 야만인 용병대의 대장이었다네. 그놈은 이 도시의 부와 모피를 모두 접수하고 싶어 했다네.


결국 모두가 죽게 되는 전쟁이 발발했고, 우리는 야만인 모두를 도시에서 추방했지. 그땐 실수였어. 좋은 놈들도 있었는데 귀족이란 배지를 달고 있는 놈팽이들은 자신의 신분이 가장 귀중한 법이지.


결국 쫓겨난 야인들도 이 도시에 대한 원망으로 그하가 무리에 합류했고. 결국, 이 사달이 난 거지.


그 전쟁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다네. 야만인들은 결국 도시를 약탈했고, 남은 것은 이 폐허처럼 변한 도시지.


도시를 버리고 도망친 이들도 야만인의 핏줄이라 천대받고 결국 타지에서 노예 사냥꾼에게 잡혀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생을 마감한다더군.


결국 근본적으로 야만인과 협력해도, 협력하지 않아도 이 도시는 몰락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지. . ."


드워프는 여전히 창가를 내다보며 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고작 30년이라. . . 드워프에게 30년은 인간에게 3년쯤 되는 것인가?


장생종들은 역시 우리와 다른 시간관념에서 사는 것이구나.


"그렇군요. . . 지금 야만인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아. 방금 거리에서 본 이들이라네."


" ' 예? . . ' "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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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솜 도시 재건사업 21.01.24 33 0 11쪽
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7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1 0 10쪽
21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6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7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09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8 0 15쪽
17 [17]플레벵 시를 뒤로하고 21.01.13 111 0 10쪽
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6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1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6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12 [12]가면쓴 사내와 과거의 추억 21.01.05 111 0 16쪽
11 [11]아실리우스 강에서 21.01.04 125 0 12쪽
10 [10]비밀작전 21.01.03 128 0 12쪽
9 [9]12명의 기사의 군대 21.01.02 152 0 12쪽
8 [8]파라질라의 연회장 21.01.01 157 0 16쪽
7 [7]행군과 강변 도시 파라질라 20.12.31 192 0 12쪽
6 [6]출정식 20.12.30 208 0 10쪽
5 [5]준 기사 +1 20.12.29 250 1 7쪽
4 [4]두 장의 양피지 +1 20.12.28 274 1 13쪽
3 [3]음모와 음모론 그 사이 +1 20.12.27 336 2 8쪽
2 [2]운명과 시간의 신과 마법과 기적 +1 20.12.26 376 2 9쪽
1 [1]나의 아침과 프로디프의 소식 +4 20.12.25 6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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