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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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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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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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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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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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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천장 벽화가 보인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수많은 신들이 악신과 전쟁에서 쓰러져간다. 구름 아래서는 인간들은 신들의 고통과 거리가 멀게 평화로운 날들, 낚시하는 농부, 성내 시장을 둘러보는 아낙네들, 술래잡기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내 몸은 황금빛 베일에 둘러싸인 침대에 뉘었다.


기도가 정말 통했는지 여기가 아무래도 신들의 전당이란 것인가? 대리석 기둥 옆으로 홍보석에 치장된 벽등이 고고하게 그 불길을 일렁였다.


난 당장 침대를 집고 일어섰다. 고급스런 탁자에는 물 주전자가 놓여있다. 물 한 모금을 삼키고 방을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앗?"


값비싼 재질의 드레스. 옷깃의 레이스와 금실로 이어진 아름다운 자수, 그녀의 흰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그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아! 안녕하세요?"


"아. . . 깨어나셨군요?"


그녀의 긴 머리를 아름답게 묶어 올렸다. 그녀는 나와 같은 금발, 푸른색의 눈동자를 가졌다. 심지어 나의 누이와 그 외모가 너무 닮아서 순간 혼동이 되었다.


매우 아름다운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 라미스죠? 저는 브리세아에요. 이 나라의 공주죠. 지금은 당신을 보살피고 있기도 하죠."


"아, 난 분명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럼 여기가 하나님의 왕국. . ."


브리세아는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내 표정이 지금 어떨지 모르지만 내 얼빠진 표정에 웃음이 나온 것일까?


그러나 그녀는 너무나도 아름다움에 내 치부에 그녀가 웃어준 것만 해도 같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후후. 하나님의 왕국이란 어떨지 모르지만 여긴 적어도 인간의 왕국이죠. 그리고 이곳은 당신이 싸웠던 그 프로디프의 왕의 거처이기도 하고요.


뭐, 마법으로 당신의 고통에서 해방되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나았다고 할 수 없으니. 어서 방으로 돌아가세요."


"안됩니다. 여기가 프로디프라면 나의 전사들은? 아! 왜 이런 끔찍한 일이. . . 브리세아, 혹시 이곳에 프로디프 왕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를 만나게 해주세요."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


"안 돼요. 당신이 왕과 만날 수 없어요. 지금은 그저 그의 눈밖에서 쉬고 계시는 것이 좋을 거예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하며 방으로 나를 떠밀었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서 내 상처를 살폈다.


상의를 벗으니 복부는 약재가 발려있었고, 그 위로 붕대가 감겨있었다. 브리세아는 붕대를 벗겨내고 새 걸로 갈아주었다.


"브리세아, 왜 나를 왕과 만나지 못하도록 하는 건가요?"


"딱히 막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이 왕과 만나서 얻을 게 없으니, 충고한 것뿐이죠. 그럼 당신도 깨어났으니, 저는 이만 돌아가 볼게요. 안녕히."


"잠깐! 잠시만요!"


난 무의식적으로 침상에서 일어난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돌아봤다. 나도 그녀의 표정에 그만 손을 놓고 말았다.


"미안해요. 브리세아 공주. 하지만 난 이대로 여기 있을 수 없어요.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고, 아직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믿어요.


당신이 나를 두고 간다면 난 이곳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 ."


"하. . . 정말 어쩔 수 없네요. 일단 옷을 갈아입죠. 이 상태로 궁정으로 쳐들어간다면 경비병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 여기 가만히 있으세요."


그녀는 복도로 뛰어나갔다. 창밖은 어둑어둑하다.

곧 그녀가 돌아왔다.


그녀의 시종들도 함께 들어와 세숫물과 양칫물을 전달받았다. 그녀들은 들어와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나를 한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 공주는 헛기침으로 그녀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시종들은 곧 세안 수를 대령했고, 나를 어린아이처럼 직접 씻겨줬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었다. 옷은 내 체형보다 조금 큰 사이즈였으나 어색하지 않았고, 매우 매끄러운 튜닉 상의는 남방의 물건이 틀림없었다.


여하튼 옷을 갈아입고 기분이 좀 나아졌다.


"자. 라미스, 국왕 전하를 만날 준비가 됐나요?"


"그래요. 어서 가시죠. 그와 할 얘기가 많으니."


방을 빠져나와 복도를 통해 회랑으로 들어섰다. 회랑은 매우 길었고, 회랑 주위로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는 정원과 그 중앙에 분수대를 보았다.


정원에서 쉬고 있던 귀부인들을 보았는데, 나를 보며 그녀들은 수줍게 웃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모르게 손을 흔들려 했으나, 브리세아 공주는 엄격하게 나를 단속했다.


"아무 귀부인에게 추파를 날리시다니, 정말 대단하시군요. 누가 본다면 이곳의 왕세자인 줄 알겠어요?"


난 부끄럽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아니, 난 그저. . ."


"아하. 라미스 귀공은 참으로 좋으시겠습니다. 이렇게 포로 신세로 적국의 궁정에서도 인연을. . ."


"아! 알겠습니다. 그만. 제가 잘못했습니다."


공주는 입꼬리를 올렸다. 한참 동안 우리는 어색한 침묵 속에 회랑과 수많은 방을 지났다.


공주는 궁정의 많은 신하들과 시종에게 존경받고 있었다. 그의 미모에 더불어 기품있는 곧은 자태가 지나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브리세아 공주? 그런데 오늘이 며칠입니까? 제가 상당히 오랜 시간 침대에서 날을 보낸 기분이 듭니다만?"


공주는 날자를 세는 듯 고민하였다.

"음. . . 그러게요. 당신이 이곳으로 온 지 약 보름 지났군요? 지금은 신력으로 431년이고, 지금은 저기 정원에 코스모스가 피는 9월 16일이네요.


정말 당신은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 머리에서 피가 떨어지고 온몸이 상처투성이. . . 하. 정말 그땐 궁정 마법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당신이 죽을 거라 얘기했었죠. 정말 기적처럼 살아나신 거에요."


"그렇군요. 벌써 시간이 그만큼. . . 그래도 당신의 보살핌 덕분에 내가 살아났네요."


브리세아는 의외로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오묘하게 웃으며 말했다.

"흐음? 그걸 아시다니, 그래도 당신은 여느 남자들보다 말이 통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궁정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난 직감적으로 이 앞이 프로디프 왕이 있을 것이라 예감했다.


경계병들은 이 거대한 문을 열어 젖혔다. 웅장하고 정엄한 권좌, 수백 개의 층계 그 위로 왕의 자리가 위치했다.


그 권좌 위로 수백 개의 크리스탈과 홍보석으로 치장되어 있었고, 그 뒤로는 거대한 신상과 신성한 검을 하사받은 프로디프의 고대왕의 모습이 순금으로 된 상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주위 모든 벽면은 벽화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벽화에 수천 개 혹은 억 개의 보석과 크리스탈로 꾸며져 있었다. 바닥은 붉은 카펫 그 아래로 정갈한 대리석 바닥이.


마치 신들의 전당에 내가 도착한 듯 나는 두 팔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이 아름다운 공간은 실제로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것인가 두 눈을 의심했다.


그러나 권좌는 비어있었고 물론 신하들 또한 자리에 없었다. 감상에 젖어있었지만, 공주는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그러다 정신이 들었는데 그만 부끄럽게도 예술을 감상하느라 나의 몸짓과 표정은 예측할 수 없었다.


"오! 세상에 이런 일이! 이곳이 하나님의 궁전이 아니라면 하나님께서 이 자리를 양도한 것이 틀림없소!


공주! 난 이곳보다 더 아름다운 건물, 아니 장소를 본 적이 없어! 이럴 수가. . . 아! 비통하도다! 왜 이리 아름다운 것일까?


적들의 문화, 적들의 예술은 왜 나를 이렇게 매료시킨다는 말인가? 다 부질없거늘! 하. . . 공주 나를 이제 왕이 있는 장소로 데려다주시오. 당신의 의도는 이해했으니, 그만 나를 괴롭히시오."


공주는 말없이 내 팔을 잡고 이 거대한 궁전 안으로 향했다. 궁전의 권좌 그 뒤로 돌아서 더 안으로 향했다.


권좌 뒤에는 거대한 2개의 금의 신상들이 서 있다. 그 거대함은 나를 아득히 상회했다. 적어도 보통 인간보다 5배~7배는 더 크고 거대해고 아주 섬세했다.


그들의 발들 사이로 어딘가로 통하는 문이 있었다. 그 문은 조금은 좁은 입구로 많은 계단이 이 앞으로 이어졌다.


드디어 왕을 만나는 것인가?


"라미스. 전하를 보고 놀라지 말아요. 만약 어떠한 반응을 보이더라도 전하께 실례가 될 테니. 오히려 아무 반응도 하지 말아주세요. 아시겠죠?"


그녀는 불안한 표정보다 동정심에 우러나온 말인듯싶었다.


"약속하겠습니다."

난 진솔한 마음으로 답했다. 그녀도 이내 고개 끄덕이고 마지막 계단에 올라섰다.


계단의 끝, 문은 없었다. 단지 반투명한 베일이 이 방의 문을 대신했다.


"전하. 저예요. 브리사, 지금 라미스 경이 전하를 만나 뵙고 싶다네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베일, 그 뒤로 왕의 희미한 잔상이 보였다. 그 왕은 공주에게 손짓으로 방문을 허락했다.


공주는 나를 다시 돌아보았다.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꼭 이에요. 아시겠죠."

공주는 다시 한번 작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난 그의 말에 동의하고 마음을 다잡고 이 베일에 싸인 방으로 들어섰다.


방안은 대단히 아름다웠다. 큰 방은 아니었으나 쾌적하게 많은 창문이 아름다운 유리로 장식됐고, 그 문은 모두 시원스럽게 열려있었다.


밤 공기가 이렇게 시원할 수 있나? 또 방바닥은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융단으로 되어있어 이곳을 내가 신발을 신고 걸어야 될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방의 주위는 온갖 식물이 푸르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물며 이국의 식물, 종려나무를 비롯한 아름다운 화분이 놓여있었다.


그는 탁자 앞 의자에 앉아 문을 등지고 돌아서 있었다. 탁자에는 수많은 양피지와 서류가 수북하게 놓여있고 공작의 깃털로 된 펜대가 보였다.


"아도니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라미스는 살았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기사들이 전투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라미스는 홀로 적국에 포로가 된듯 싶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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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7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0 0 10쪽
»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6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7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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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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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6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1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6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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