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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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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31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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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행군과 강변 도시 파라질라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오라데아 백작의 1,200명의 군대는 헬룸 국왕군 집결지로 향했다. 집결지를 향해 오라데아의 동부 평야를 지나야했다.


오라데아 백작 성에서부터 동부 평야의 끝까지 약 60~63km로 왕국에서 가장 큰 곡창지대이다. 우리 군대는 영역의 많은 마을, 즉 보급과 격려가 충분한 상태로 진군이 이루어진다.


우리 오르데아의 영역이 끝나는 지점은 동부 평야가 끝나고 숲과 낮은 언덕들이 5km가량 펼쳐진 곳이다. 그 뒤에는 낮은 산맥이 형성되어 있는데 산맥은 중립지대로 사람이 거이 살지 않은 인구 희박지이다.


지금 군이 도착한 지역은 곧 키슐강 유역이다. 우리는 유역에서 강을 도하하여, 남쪽으로 내려가야 했다. 키슐강의 중류는 수량이 풍부하여, 중형 크기의 범선이 다닐 수 있을 만큼, 그 너비가 넓었다.


범선은 백작가의 소유로 평시에 상업 용도로 대여하고, 많은 물자를 강 상류에서 중, 하류까지 수송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키슐강의 중류의 도하 인접지역은 5개의 하천이 키슐강으로 합류되는 합류점으로 키슐강에서 가장 큰 유역을 이루고 있다.


오랜 지류의 흐름으로 유역의 깊이가 깊고, 물살은 약해 범선이 좌초의 위험이 적었다. 도하 과정에서 범선은 얕은 곳까지 가지 않고, 소형 목선 여러 대로 범선으로 수송 후, 깊은 곳을 범선으로 이동한다. 이동 후 다시 소형 목선으로 갈아타 건너게 되는 것이다.


도하에 범선 2대가 동원되었다. 4일 만에 보급을 포함한 물자를 무사히 건넜했다. 나는 무관장의 지휘에 따라 몸으로 직접 도하 과정을 익혔다.


도하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4일 만에 이루어진 도하작전은 물의 정령의 도움으로 평화롭게 강을 건널 수 있었다. 도하는 물을 건너는 것. 그렇기에 물의 정령의 도움이 절실하다.


도하를 마치고 내려온 지역은 필리아시 자작령이었다. 자작령은 헬룸 국왕의 봉신으로 영주가 아닌 대리인의 신분이다. 귀족이지만 지방 관료의 개념으로 파견직에 해당한다.


조선시대로 상상하면 '사또' 정도의 벼슬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선착장에서 3km 가량 내려가면 파라질라라는 강변 도시에 도착한다. 파라질라에 미리 도착한 전령이 협조를 구해 도시 인근에서 야영을 허가받았다.


파라질라의 시장은 강의 반대편에서 이미 마중 나와 있었다. 내가 도하를 마쳤을 때부터 종군 대열에 합류한 상태였다.


도하가 끝난 4일째 아침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점심쯤에 도시에 도착했다. 도시 주변은 조금 고도가 높은 언덕에 자리했다.


도시 아래로 포도를 비롯한 과일류의 작물이 재배되고 있었는데, 면적은 그다지 넓지 않았다. 강과 산으로 둘러싸여 재배지는 좁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도시의 특성상 과일류는 인기 품목으로 상품 가치가 높은 작물이다.


행군 도중 지켜본 바. 파라질라 도시는 강과 가까운 덕분에 생업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아 보였다.


강과 거리가 떨어진 도시는 우기에 범람하는 저지대를 마치 범람원의 일종으로 경작지로 활용하고, 언덕진 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도시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시장의 안내에 따라 도시로 향했다. 도시는 키슐강에 수로를 연결해 해자가 설치하고 있었다. 도시는 약 3~4m 높이의 성벽으로 보호받고 있었다.


도시는 특별히 돌출된 요새가 없는 간단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그것도 모든 면이 아닌 도시의 뒷면은 산에 의지하고 있었다.


도개교를 지나 도시로 들어서자 3층 높이의 목조건물이 대로를 따라 줄지어졌고, 도로는 정갈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도개교에서 직선으로 통하는 큰 도로의 끝에는 광장이 있었고, 광장의 너머에 다시 건물이 보였다.


나는 붉은 깃털로 장식된 멋진 투구, 강철의 갑옷, 그 뒤로 백작가의 붉은 깃발을 든 기사와 찬란하게 빛나는 창과 방패로 무장한 기사들이 거느리고 이 도시에 들어섰다.


준마는 강하고 거친 숨을 내쉬며 당당히 땅을 밟았고, 많은 민중이 나의 위엄있는 자태에 권위를 실감한 듯 공포와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광장에 들어선 기사를 보러온 도시민을 그냥 두고, 볼 일이 없다는 듯 홀연히 사라지는 것은 기사의 수치이다.


모름지기 귀족은 민중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법! 반대도 마찬가지다. 나는 광장에 말에서 내리지 않은 채, 시장에게 연설의 기회를 요구했다. 그러자 시장은 청사의 발코니를 가리켰다.


청사는 석재와 목재가 혼합된 2층 건물로 정문 2층에 발코니가 돌출되어 있었다. 연륜 있는 시장은 좋은 자리에서 연설을 훌륭하게도 제안했다.


나는 말에 내려 시청 안으로 들어섰다. 필립이 역시 마구간으로 말을 넣으러 갔다.

밖에서 본 시청은 석조로 된 듯 보였으나, 시청의 안으로 들어서자 곧 나무 마룻바닥이 보였다. 시청 1층은 밖의 소란도 모른 채, 매우 한가로웠다.


나는 시장의 안내를 받아 2층 집무실에 들어섰다. 집무실에 설치된 발코니에 시장이 먼저 나서 민중들에게 나와 백작의 군대를 멋지게 소개했다.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용맹한 우리 리베르족 형제들이 이웃을 돕기 위해 검을 뽑았다. 장엄한 역사를 가진 우리 리베르족 전사 형제들이 두려움 없이 전장으로 향하고 있다. 우리도 나서 그들의 행군을 독려하자. 우리 리베르족의 빛나는 창끝이 우스꽝스러운 옹알이 왕을 끌어내리도록.'


파라질라의 시장은 마치 무훈시를 읊듯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준비된 글 한 자 없이, 그는 즉흥적인 대사만으로도 시민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파라질라 시장은 우렁차고도 또랑또랑한 청년의 목소리로 열찬 언변을 토해냈다는 것이다. 그를 지켜보는 청중들도 그의 말끝마다 박수로 환호하였다.


마침내 시장의 연설이 끝나고, 나의 차례가 돌아왔다. 발코니 앞으로 광장과 그 뒤로 펼쳐진 집들, 그사이에 빼곡한 민중들, 그리고 집들의 창문 사이에서 지켜보는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많은 시민. 오르데아 도시민들과 비교했을 때. 뒤떨어질 것 없이 멋지고, 깨끗한 의복들은 도시의 경제력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반증해주고 있었다. 운하로 이어지는 도시, 많은 물자를 저장하는 창고들, 수 없이 늘어진 짐마차의 행렬, 공방 지붕 위로 넘실거리는 굴뚝 연기.


어느 곳 하나 군더더기 없이, 훌륭하게 균형 잡힌 도시였다. 도시 시민들의 눈에는 활력과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고, 같은 리베르족의 군대를 열렬하게 지지하고 있었다.


"나는 먼저 파라질라 경과 파라질라의 시민 여러분들의 열띤 응원에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바입니다.

나는 앞서 파라질라 경이 설명하였듯. 아라드 백작의 손자이자, 리카도르 헬룸 아가톤의 외손자이며, 현 오르데아 백작의 아들인 라미스 오르데아 리베르입니다.


오늘 나는 오르데아 백작의 대리인으로 전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리베르족 전사들이 이미 전장에서 적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나는 더 이상 플레벵의 적들이 우리들, 가족과 재산을 위협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나는 오르데아 백작의 대리인으로서 프로디프족의 위협에서 베케트를 해방하고, 정의를 되찾아올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파라질라의 정의로운 시민 여러분! 부디 우리 리베르족 전사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마십시오!


그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독려하고, 전장에서 잃어버린 명예를 찾도록 우리 함께 도웁시다.

시민 여러분이 우리 함께 투쟁하고, 헌신한다면 나는 전쟁이 끝나는 날 파라질라를 잊지 않고, 개선하는 우리 용사들과 함께 귀환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키슐강의 축복받은 우리 리베르족과 파라질라 시의 영광을 위하여! 적들과 맞서 투쟁합시다!"


숨죽여 듣고 있던 시민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왕국에서 가장 용맹한 전사를 부르는 이름 우리 리베르의 이름과 함성으로 도시를 한 가득 메웠다. 나는 영광 하는 시민들에 호응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뒤돌아서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집무실에는 나를 호위하는 기사들과 시장이 아직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역시 람스 도련님입니다. 대단한 언변이십니다."


기사들의 뒤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무관장 루이스 경이었다.


"아니. 이건 미남이라서 가능한 일이야! 큭... 어째서냐 우리 집에서 가장 잘난 건 나! 케알릿! 단 한 명이었단 말이다! 큭..."


무엇인지 분통한 듯 쓴소리를 내는 삼촌 케알릿이었다. 궁정 1등 서기관이었던 케알릿 삼촌도 백작의 보조 역으로 종군에 참여한 것이다.


"아하하... 아닛? 그것보다. 루이스 경? 군대는 어쩌고 지금 여기에?..."


루이스 경이 웃으면 답했다.


"하하! 걱정 마십시오! 지금 아주 깨끗하게 주둔에 성공했습니다. 벌써 병사들은 잘 준비까지 마쳤습니다!"


나는 멋쩍은 미소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아... 역시 루이스 경에게 못 당하겠네요. 그래서 오랜만에 나온 나들이에 도시의 미녀들과 한잔하시겠다는 그런 생각이로군요?"


"아하하하! 역시 람스 도련님! 훤히 다 아시는군요! 아아! 무관장 루이스! 인생 경력 40년 차! 하지만 람스 도련님의 손바닥 안에 있군요! 하하하!"


호탕한 웃음은 참으로 걸작이었다. 주변에 있는 기사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갖고 도시로 왔을지 모른다. 그런데 무관장이란 이 양반은 혹시나가 역시인 것을 제대로 알려주었다.


"루이스 경!"


나는 웃고 있던 루이스 경을 불러세웠다. 루이스 경은 호통에 깜짝 놀라 웃음기가 다시 들어가 버렸다.


"내일 막사에 제때 보이지 않으면, 그때는 루이스 경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참으로 이슬 같은 물은 조금만. 아시겠죠?"


"으음! 옙!"


"그리고 오늘 루이스 경이 도시에 온 것은 보급과 시민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공적 임무를 받고 온 것이겠죠? 절- 대- 지나가는 아낙네를 유혹하려거나 술집에서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려 주둔지를 빠져나온 게 아니겠죠? 그렇겠죠?"


루이스 경은 잠시 소침해진 듯 눈치를 살핀다.


"그렇습니다. 도련님의 말씀이 절대적인 정답이 틀림없습니다."


"뭐, 좋습니다. 이미 도시에 들어왔고. 그동안 행군에서 지친 몸을 보신해야 하니, 오늘은 도시에서 잠시 쉬도록 합시다. 물론 저녁 점호에 병사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뭐... 내일은 없다고 봐야겠죠?"


어느 기사의 마른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곧 대답이 들렸다.


" ' 예! ' "


"좋습니다. 해산!"


모든 기사가 일제히 문밖으로 빠져나갔다. 나의 삼촌 케알릿과 파라질라 시장을 제외하고 말이다.


"삼촌은?"


케알릿은 코웃음 지으며 말했다.


"람스. 내가 왜 군대에 종군하는지 모르겠어? 검도 제대로 휘두를 줄 모르는 나 케알릿이?"


"흐음... 혹시 나를?..."


"흥. 그렇지!"


"좋아해서?"


"크으윽! 내가 왜 남자를 좋아해! 나는 여자가 좋다고! 여자가!"

분노를 삭히지 못한 케알릿 삼촌이 호통쳤다.


"아니. 삼촌 생각해봤는데. 나이도 벌써 22살이고, 생긴 것도 꽤? 잘생긴 편에 속하는데 아직도 결혼을 안 하는 건..."


"아니야! 이 녀석 람스! 삼촌을 놀리다니! 나는! 나는!"


그러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장이 뛰어들어 자리를 중재시켰다.


"아아! 이런 무례를 용서를. 하지만 이 논쟁보다 두 분의 편의가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자! 저의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우선 식사부터 하시지요."


"아니! 나는! 요! 요! 건방진 람스! 도령에게 먼저 볼일이 있다고?"


"으! 으! 잠시!"


케알릿은 내 볼을 사정없이 꼬집어 당겨 됐다. 그러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자리를 중재하려 시장은 중간에서 피나는 노력을 했다.


한참 씨름을 하다가 어느새 시간이 되었는지 배꼽시계가 울렸다.


'꼬르륵'


배꼽시계가 울리자 우리는 거짓말같이 평화조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신속하게 시장의 제안에 따라 시장의 집으로 향했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날이네요. 신년에도 독자 여러분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모두 코로나에 맞서, 항상 건강하게 이겨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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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솜 도시 재건사업 21.01.24 32 0 11쪽
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7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0 0 10쪽
21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5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7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09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7 0 15쪽
17 [17]플레벵 시를 뒤로하고 21.01.13 111 0 10쪽
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6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1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6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12 [12]가면쓴 사내와 과거의 추억 21.01.05 111 0 16쪽
11 [11]아실리우스 강에서 21.01.04 125 0 12쪽
10 [10]비밀작전 21.01.03 128 0 12쪽
9 [9]12명의 기사의 군대 21.01.02 152 0 12쪽
8 [8]파라질라의 연회장 21.01.01 157 0 16쪽
» [7]행군과 강변 도시 파라질라 20.12.31 192 0 12쪽
6 [6]출정식 20.12.30 208 0 10쪽
5 [5]준 기사 +1 20.12.29 250 1 7쪽
4 [4]두 장의 양피지 +1 20.12.28 274 1 13쪽
3 [3]음모와 음모론 그 사이 +1 20.12.27 336 2 8쪽
2 [2]운명과 시간의 신과 마법과 기적 +1 20.12.26 376 2 9쪽
1 [1]나의 아침과 프로디프의 소식 +4 20.12.25 6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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