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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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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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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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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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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신력으로 431년 9월 22일 토요일이다.


나와 브리사 공주는 주말을 맞이해서 프로디프 남쪽의 동산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우리는 정원에서 그날을 기점으로 연인이 되었다.


여우비가 내리는 오후, 우리는 동산의 나무 그늘 밑에 자리를 잡았다. 아름다운 그녀의 금발 머릿결 아래서 무릎을 베고 누웠다.


"브리사. 이곳은 놀라울 만큼 풍요롭고, 너무 아름다워. 너랑 같이 이곳에서 쭉 같이 살고 싶어."


그녀는 웃으며 내 이마에 키스하며 말했다.

"라미스. 네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기뻐. 그런데 넌 나 말고 다른 걸 생각하고 있구나?"


난 그녀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내 가족과 고향을 버리는 것이 아직도 옳은 일인가?


"브리사. 난 너와 함께하고 싶지만 이대로 너와 함께할 수 없어. 난 아직 포로의 신분이야. 분명 아버지께서는 억만 장의 금화, 또는 그 오라데아 영지를 비롯한 헬룸 왕국의 남부 일대를 지불하는 약속으로 나를 해방하려 노력하시겠지.


하지만 그건 결코 옳은 일이 아니야. 그 대가가 모두 지불된다 하더라도 딜리스 왕은 나를 죽이려 들거고. 난 그 상태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겠지."


"라미스. . ."

그녀는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손을 맞잡고 내 의지를 이야기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브리사. 난. . ."


그때였다. 우리 둘의 이 분위기를 깨는 훼방꾼이 나타난 것이렷다. 언덕 아래 동산 들판에서부터 기병 하나가 우릴 향해 달려왔다.


"라미스 오라데아! 라미스 오라데아!"


"누구냐?"


난 그를 맞이했다. 어느 귀족 집안의 종자처럼 보이는 인물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라미스 경! 저는 키리안입니다! 경께서 오랴호보 항구에서 싸운 군단장 렝나드의 종자입니다. 저의 주인께서 라미스 경과 브리세아 공주 저하를 뵙고 싶다고 청하십니다."


"아하! 그대가 그 전령이렷다!"


키리안은 쑥스러운지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기억해 주셨군요. 맞습니다. 다시 경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하지만 난 렝나드의 제안을 섣부르게 동의할 수 없다. 내겐 브리사 공주와 시간이 더 귀중함으로 그녀의 의견을 물으려 눈길을 돌렸다.


그녀도 동의해주었다.

"키리안.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아아! 감사합니다. 저 키리안 정중하게 두 분 저하를 모시겠습니다. 저의 주인께서는 아세노브에 계십니다. 저- 언덕만 넘어가면 됩니다."


키리안은 동산의 남쪽을 가리켰다. 참나무 군락들이 듬성듬성 있는 넓은 포장도로를 통해 우리는 말을 달렸다.


참나무 군락들은 관상용으로 남겨진 듯 거리의 배경을 더 아름답게 했다. 지나가며 많은 촌락의 아낙네와 어린아이들이 우리를 향해 손 흔든다.


우리가 말을 달린 지 30분도 되지 않아 드디어 키리안이 말한 아세노브라는 곳으로 도착했다.


아세노브는 도시보다 마을에 가까웠다. 이곳의 서쪽은 울창한 숲에 두르고, 동쪽으로는 높은 산맥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한눈에 들여다보였다.


언덕진 곳에 거대한 저택이 자리했는데, 마치 궁전처럼 그 저택은 성벽과 도개교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성벽 안에는 첨탑이 높게 치솟아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활기차 보였다.


우린 저택의 도개교 앞에 들어섰고, 키리안이 성벽으로 소리쳤다. 곧 고개교 문이 내려왔는데 경계병의 표정은 매우 놀라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본국의 공주와 적국의 왕자(리베르 족)가 시종 하나 없이 이곳에 나타나다니? 어느 노파가 봤다면 혀를 깨물고 꼬꾸라질 일이었다.


도개교의 문이 열리자 곧 그 안은 정원의 꽃들로 들어차 있었고, 그 꽃들의 중앙에 분수가 시원스레 물을 하늘로 뿜어냈다.


"브리세아 공주 저하, 라미스 각하 오셨습니다!"


키리안은 그의 시원스런 목청으로 저택에 우리의 행차를 알렸다. 저택의 시종들은 곧 문을 열고 황급히 달려 나왔다.


수많은 시종이 뒤엉키는 가운데 한순간 모세의 기적처럼 시종들이 갈라섰다.


그들의 중앙에는 이 저택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환한 미소를 띄우며 양팔을 벌리고 뛰어오는 것이 아닌가?


"오! 그대가 라미스인가! 세상에! 이럴 수가!"


그는 찰랑거리는 갈색 머릿결을 휘날리며 뛰어왔다. 난 그가 렝나드임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대가 렝나드 경입니까?"


"그렇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브리세아 공주, 라미스 경. 오늘 아주 기쁜 날입니다. 키리안! 가장 질 좋은 올드비인 와인을 가져오라! 오늘은 성대한 연회를 개최해야겠노라."


우리는 렝나드 그의 안내를 받아 저택을 들어섰다. 크리스탈로 장식된 샹들리에가 홀 중앙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 듯 저택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우리는 저택을 통과하여 뒤뜰쯤에 자리한 또 다른 정원으로 나오게 되었다.


대단한 경치였다. 넓은 뒤뜰의 끝은 절벽이었고, 이 뒤뜰에서는 한 눈으로 저 동쪽의 계곡을 볼 수 있었다. 계곡물은 강으로 흐르고 그 아래로 수많은 촌락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오! 렝나드 경! 정말 대단한 경치입니다."


"그렇습니까? 공주와 경께서도 마음에 들어 하신다면 기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 앉읍시다."


뒤뜰의 중앙에 직각 테이블이 자리했다. 나와 공주는 한자리에 착석했고, 렝나드가 그 옆에 테이블에 앉았다.


시종들은 우리가 앉기도 전에 수십 가지의 음식을 테이블로 옮겼다. 마치 코스 요리를 보는 듯 풍요롭게 테이블을 장식했다.


가을에 접어들었음에도 이 프로디프 남부는 아직도 여름밤처럼 온기가 여전했다.


태양은 서서히 서쪽의 숲 뒤로 저물어간다. 노을은 계곡을 황금으로 된 분수로 만들어 보였다. 저 계곡의 물살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넓은 뒤뜰에는 조용하게도 나와 공주 그리고 렝나드 경, 우리 셋만 자리했다. 키리안이 곧 저택에서 시종 여럿과 오크통 한 통을 통째로 들고 왔다.


렝나드도 나서 통을 보았다.

"음! 키리안 제대로 가져왔구나. 모두 잔들 받으시오."


붉은 포도주가 유리잔에 담긴다. 오크통에서부터 이 와인이 얼마나 향이 좋은지 느낄 수 있었다. 그 통에서 풍기는 향취가 매우 진하면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모두 잔을 듭시다. 모두라 했지만, 저와 공주 저하와 라미스 경뿐이지마는 오늘을 축하하기 위해 저의 최고의 와인을 꺼내 들었습니다! 자- 저의 아름다운 두 귀빈을 위하여!"


포도주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아주 달지도 않으며 이 깊은 풍미와 감칠맛, 이것은 내가 오라데아, 아니 지구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난 한 모금을 삼키자 브리사에게 눈길을 돌렸다. 브리사도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졌다.


"세상에. . . 대박. . ."

브리사는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렝나드 경. 이 우수한 포도주와 그대의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겠습니다."


렝나드는 시원스럽게 그 하얀 치아를 들어내며 웃었다.

"하하하! 이 포도주가 저의 최고의 걸작입니다. 제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고목에서 열린 포도로 약 40년간 숙성한 걸작임에 저와 가문의 역사가 보증하는 바입니다."


그의 웃음 속에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난 조금 그가 부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저택의 안뜰에서 매일 같이 저녁놀을 보며 와인을 마셨던 걸까? 익숙하게 그는 와인을 음미하며 그 향기에 취했다.


브리사도 너무 와인을 좋아했고,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마음이 놓였다. 그러자 렝나드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라미스 경. 경께서 포로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 난 솔직히 놀랐습니다. 난 당신과 오랴호보에서 전투를 끝으로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거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포메룸 마을의 전투에서도 그 위대한 전술로 우리 전사를 용감히 무찌르는 것을 봤습니다."


"경께서도 그 전투에 참전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저는 들판에서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그 전사들의 힘은 놀랍다. . . 아니, 형용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당신과 그 전사들을 보았을 때 경외심. . . 아니, 공포를 느꼈습니다. 이대로 저들을 두고 보았다간 프로디프가 멸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그것도 당신의 손에 말입니다. 이해하실 수 있습니까?"


난 그의 말에 의문이 들었다. 분명 우리 전사들은 3,000명으로 그 10배에 해당하는 적을 죽였다는 생각이 들었다마는 그보다 더 많은 적이 우리 앞에 놓여 있었음을 잊을 수 없었다.


"아닙니다. 렝나드 경. 우리 전사들은 삶에 대한 의지로 버텨온 것일 뿐입니다. 프로디프를 멸망시킨다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난 마음이 심란해졌다. 전사들의 죽음 위에 내가 영광을 누리는 듯한 이 기분은 나를 더 이상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브리사는 내 슬픔을 알아서 일까? 나를 따스하고 끌어 안아줬다.


"이런. . . 경에게 내가 말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그에게는 나쁜 의도가 없었다. 단지 내가 아직도 그들의 죽음을 잊지 못했고 앞으로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오히려 경께서 그런 생각이 옳았을지도 모릅니다. 저의 손에 쓰러진 많은 전사도 결국 프로디프의 생명임을 잊어서 안 되겠죠."


렝나드는 다시 시종에게 잔을 채워줄 것을 지시했다.


"라미스 경. 오늘을 이 자리를 빌려 우리 프로디프와 당신들 전사들의 영혼을 위해 화해합시다.


당신의 수천의 전사가 쓰러졌듯 우리 프로디프도 수만의 전사가 희생되었습니다. 그들도 자신의 생명을 맞바꿔서 나라를 지켜낸 용맹한 전사임이 틀림없습니다.


화해하도록 합시다. 프로디프와 헬룸 왕국 사이에 쓰러져간 모든 전사를 위해 잔을 듭시다."


나도 그의 말에 공감했다. 수만의 프로디프 인들이 그렇게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웠던 것이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한 노력임에 그 위대한 정신에 머리가 숙어졌다.


"좋습니다. 쓰러져간 전사들의 영혼을 위해 우리 건배합시다. 전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그들도 신들의 전당에 우리와 같은 축배를 들기를!"


어느새 저녁 별이 반짝였다. 아름다운 별들 사이로 전사들의 별이 있을지 우리는 기대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숲에서는 시원스런 바람이 밀려와 더위를 식혀주었고,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포도주를 즐기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오늘은 2편 연속으로 연참을 했습니다~ 내일도 연참이 가능하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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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솜 도시 재건사업 21.01.24 33 0 11쪽
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8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1 0 10쪽
21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6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8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10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8 0 15쪽
17 [17]플레벵 시를 뒤로하고 21.01.13 111 0 10쪽
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7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2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6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12 [12]가면쓴 사내와 과거의 추억 21.01.05 112 0 16쪽
11 [11]아실리우스 강에서 21.01.04 126 0 12쪽
10 [10]비밀작전 21.01.03 128 0 12쪽
9 [9]12명의 기사의 군대 21.01.02 153 0 12쪽
8 [8]파라질라의 연회장 21.01.01 157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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