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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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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142
추천수 :
9
글자수 :
140,602

작성
20.12.29 07:01
조회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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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5]준 기사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무관장 루이스와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모든 사용인과 관료들은 매우 분주하게 군대의 동원을 준비하고 있다.


나도 서둘러 아버지께 향했다. 문을 두드리자 데이지가 문을 열었다.


"아버지, 다녀왔습니다."


"그래. 라미스, 그리고 루이스 경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오."


데이지의 안내를 받고 우린 침상 옆의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우리는 진지한 아버지와 마주하게 되었다.


내 생각에는 아버지께서 루이스 경에게 군대 지휘를 맡기려는 것으로 추측되었다.


"잘 와줬다. 루이스, 그대 얼굴을 못 본지 오래된 것같구나. 좀 더 자주 놀러 오면 좋으련만."


루이스는 머쓱한지 코를 긁으며 대답을 이었다.


"그동안 격조했습니다. 각하께서 저를 부르셨다면 그렇게 좋은 일만은 아니겠지요. 저도 마음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아버지의 눈에는 슬픔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도 잠시 루이스를 바라보던 아버지께서 나에게 눈길을 주었다.


"라미스야. 네가 올해로 16살이 되는 해구나."


"예. 아버지."


"너도 기사의 자식이다. 너 스스로가 삶아오며 배워왔던 것들을 실천해야 될 날이 온 것 같구나. . ."


아버지의 눈은 곧 눈물이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마음이 저렸다.


"아버지. . ."


아버지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셨다. 이내 그는 마음을 다잡은 듯 말을 이었다.


"루이스 경. 자네에겐 이번 군대의 종군 부관으로 임명하고 싶네. 부사령관 말이네."


루이스 경은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백작 각하의 뜻대로 하소서."


"그리고 라미스. 네가 이 전쟁에서 나의 대리인으로 참전해야 할 것이다. 너는 지금부터 죽음을 각오해야 된다.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겠지?"


조금은 두려웠다. 이미 한번 죽었다 다시 태어난 이 목숨이 어찌 된다 말인가? 그러나 난 기사의 자식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각오해야 마땅하다.


"예. 아버지, 저는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꼭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아버지께서 마음이 흔들리는 듯 다시 위태로워 보였다. 날 사랑하는 만큼 너무 슬픈 현실로 나를 내몰려 한다고 스스로 자책하는 것처럼. . .


아버지는 곧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아버지! 걱정 마세요. 정말 저는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 ."


아버지께서는 침상에 일어나 나를 껴안았다.


"아버지. . ."


"운명의 여신께서 널 보살펴 주시길. 그리고 영광과 함께 돌아올 수 있기를 불꽃과 태양의 신께서 너와 함께하길. . . 아들아! 일어나라. 너는 지금부터 준 기사가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 벽장에 걸려있는 십자검을 움켜잡았다. 난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는 검을 뽑았고, 그 검은 투박하면서도 매우 견고해 보였다. 난 살며시 눈을 감았고 아버지께서는 검 등으로 내 양어깨를 한 번씩 두드렸다.


"받거라. 지금부터 넌 준 기사다. 그리고 이 검의 주인이다. 이 검을 아끼고 사랑해라."


"예."


검을 집어 들었다. 1m 20cm 정도의 십자검이다. 투박한 검이었다. 검집도 검은 가죽으로 되었다. 백작가의 보검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이 검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검으로 생각된다.


훌륭한 보검보다 난 이 검을 더 소중하게 여기기로 결심했다.


"라미스야. 넌 어떤 기사가 될 것이냐?"


이 물음은 기사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준 기사 서임에는 맹세의 효과가 없다. 단순히 장례에 관해 물음이다.


정식 기사의 맹세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다. 기사의 의지에는 강한 힘이 존재한다. 그러나 기사의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사라는 호칭만으로 남들을 능가할 힘이 생겨난다.


기사의 힘, 신비롭고도다. 그 힘은 전지전능한 권능에 도전할 힘. 세상의 암적인 존재들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도려낼 힘. 이러한 기사의 힘은 수많은 영웅과 학자들이 역사와 사료를 통해 추정했다.


기사의 강한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서 태초의 시대의 끝을 맺은 영웅 아실리우스의 염원이 기사의 이름에 새겨졌기 때문이라 믿고 있다.


형체로는 존재하지 않으나 영적으로 존재하는 신적 존재, 아실리우스를 기리는 무훈 시, 영웅을 기리는 영웅담에서도 회자하는 신격의 존재였다.


과거 기사들의 맹세는 여러 영웅담과 지금 살아있는 전설들의 사례에서 알려주듯 기사란 그만큼 세상으로 하여 특별한 자들의 도전 의식을 채워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직 준비된 자만이 기사로서 '무엇을 위해 검을 뽑는 가?'의 질문을 받는다. 고로 맹세는 매우 신중하고 절제된 단어로 답하는 것이 원칙이다.


"저는 진정한 정의를 찾기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강한 의지를 가진 기사의 죽음이란 '정령화'를 내포하고 있다. 신격의 아실리우스.

그가 내린 힘은 죽은 육신과 영혼을 분리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기사의 강력한 의지와 아실리우스의 힘이 결합하여 곧 육신과 영혼이 반쯤 영적 세계와 현실에 걸터앉은 밤 기사가 되는 것이다.


현세에 미련을 가지고 죽은 기사들은 '밤 기사'라는 이름의 정령으로 부활하게 된다.


그들의 아침은 영적 세계에서 잠들고, 밤이 되면 다시 이승으로 나타나 자신의 맹세가 지켜질 때까지 분투한다. 어떤 의미로 죽음으로도 막을 수 없는 아름다운 기사도를 상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와 다르다.


밤 기사의 투쟁은 무력을 동반한 희생을 강요한다. 밤 기사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기사로 변장하거나, 기사의 정신을 조종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점차 타락한 밤 기사는 자신의 맹세를 지켰거나,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처하게 될 것이다.


그때 영원과 무 고통의 신이 나타나 밤 기사를 현혹한다. 현혹된 밤 기사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원과 무 고통의 신의 종자가 된다.


아버지께서는 표정이 곧 어두워졌으나 더 이상 내게 말을 잇지 않으셨다. 그리고 루이스를 불렀다.


"루이스 경. 자네에게 두 가지 부탁할 것이 있네."


"예. 각하."


"자네에게 내 아들과 군대를 맡기겠네. 아들과 자네, 그리고 내 전사들의 목숨을 보전해 올 것을 명하겠네."


루이스는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신의 뜻을 거스르더라도 당신의 명만은 이행하겠습니다."


아버지께서도 마음이 한편 놓으셨는지 표정이 풀리셨고, 그와 나를 격려했다.


"아들아, 기사는 적들을 향해 달린다. 지휘관은 전장의 뒤에서 그들을 근엄히 내려본다.

전투의 아름다움은 네가 내려다보는 전장에서 아군이 네가 원할 때 전진하고, 후퇴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다.

기억해둬라. 왕은 군사 위에 군림하고, 지휘관은 전장 위에 군림하는 것이다."


난 아버지와 격하게 포옹을 나누고 전쟁을 위해 밖으로 향했다.

'아버지, 꼭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향한 음모 또한 밝혀내서 저는 가족을 지키겠습니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드디어 주인공 람스가 준 기사가 되었네요. 앞으로 전쟁에 나설 그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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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솜 도시 재건사업 21.01.24 33 0 11쪽
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7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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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7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09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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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6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1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6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12 [12]가면쓴 사내와 과거의 추억 21.01.05 111 0 16쪽
11 [11]아실리우스 강에서 21.01.04 125 0 12쪽
10 [10]비밀작전 21.01.03 128 0 12쪽
9 [9]12명의 기사의 군대 21.01.02 152 0 12쪽
8 [8]파라질라의 연회장 21.01.01 157 0 16쪽
7 [7]행군과 강변 도시 파라질라 20.12.31 192 0 12쪽
6 [6]출정식 20.12.30 208 0 10쪽
» [5]준 기사 +1 20.12.29 251 1 7쪽
4 [4]두 장의 양피지 +1 20.12.28 274 1 13쪽
3 [3]음모와 음모론 그 사이 +1 20.12.27 336 2 8쪽
2 [2]운명과 시간의 신과 마법과 기적 +1 20.12.26 376 2 9쪽
1 [1]나의 아침과 프로디프의 소식 +4 20.12.25 6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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