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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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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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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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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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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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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브리사!"


나의 외침은 그녀를 잡지 못했다. 프로디프의 왕의 손에 잡힌 난 결국 그녀를 뒤로한 채 부담스럽게도 왕과 단독대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라미스, 진정하도록. 저 아이도 벌써 18살 숙녀야. 이 정도로 기죽지 않을 테니. 어찌 됐건 얘기를 마저 하도록 하자구나."


브리사가 걱정됐으나, 지금은 중요한 상황이었다. 앞으로 난 북부로 떠날 계획이므로 왕과의 대화는 아주 중요했다.


"그러죠. 제가 제안을 했으니, 왕께서 조건을 만들어 주십시오. 뜻대로 하겠습니다."


프로디프 왕은 코웃음 지으며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라미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물어보자."


"무엇이든 물어보시죠."


"너는 내 딸이 좋으냐?"


브리사에 대한 내 마음은 거짓이 없었다. 결코 나는 신분의 해방 따위를 위해 그녀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다. 이 대답만큼은 적국의 왕이라도 진실하게 전달해야 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브리사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내 마음에서 이미 작은 불꽃이 피어오른 듯했습니다. 왕이시여, 혹여 내가 브리사를 이용해 뭔가 이득을 취하려 그녀를 이용한다. 의심하시거든 언제든지 내 목숨을 거두어 가도 좋습니다.


나는 포로의 신분이지만, 영혼만은 그녀에게 향하고 있음으로 한 치 거짓 없는 마음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디프 왕도 진심을 알아준 것인지, 수긍하고 우리 둘의 관계를 격려했다.


"그 뜻을 누가 막겠느냐. 네 신분과 관계없이 둘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신께서 축복해주실 거다. 부디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바란다."


"지켜내겠습니다."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어떨까? 스스로 생각해 보았지만 프로디프의 왕처럼 격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왕의 그릇에 어울리게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 생각이 든다.


"왕이여, 당신의 격려에 먼 곳으로 떠나기 전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저는 당장이라도 떠날 수 있습니다. 뜻대로 하소서."


"그 말을 들으니 참 기분이 좋아지는구나. 그렇지만 너와 브리사가 화해할 시간을 줘야겠지? 저녁 시간에 이 방으로 다시 오도록. 그때는 너만 올 수 있도록 해라."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하고 우리는 악수 하고 자리를 나섰다.


복도를 지나고 있다. 일요일이라 공무를 처리하는 신하들과 종자들은 많지 않았다. 정원도 한적하게 새들이 쉬어간다.


아직 햇볕은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경계병들은 평화롭게 하품하고 있었고, 그것을 내게 들켜 곧바로 다시 자세를 잡았다.


난 그들에게 인사하고 브리사 공주의 방안으로 향했다.


"브리사."


그녀는 베일에 둘러싸인 침대에 혼자 있었다.


"왜 온 거야?"


"브리사. . .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눈물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단지 우울한 감이 있을 뿐이다.


"괜찮아. 어차피 안될 거 알고 있었는걸? 그래도 너를 위험한 곳으로 보내고 나 혼자 여기서 유유히 편안하게 지내는 게 너무 싫었을 뿐이야. 내 마음 알잖아?"


"브리세아. . ."


마음이 아파졌다. 그녀의 눈길은 여전히 나만을 바라보고 나만을 생각해주고 있건만 그녀의 불안감을 덜어낼 수만 있다면 좋겠다.


그때 내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소지에 끼고 있는 링이다. 난 당장 그녀가 앉아있는 침대 앞에 무릎 꿇었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도 무슨 일인가 싶어 조금 당황스러운 듯 보였다.


"브리사. 내 얘기를 들어줄래요?"


그녀는 말없이 동의해줬다.


"난 여기서 당신에게 맹세할게요. 브리사. 당신 곁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절대 죽지 않을 것과 저 북부의 땅을 정복해서 당신의 백성을 해방할 것을.


만약 내가 북부를 평정하고 무사히 돌아온다면 그때 자유인 여성으로서 내 청혼을 받아줄래요?"


내 새끼손가락에 있는 링을 빼냈다. 순수한 황금으로 된 링은 투박하게 보이지만 그 링 안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었다.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 라미스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


그녀의 눈웃음과 함께 뺨 아래로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난 그녀의 약지에 반지를 끼웠다.


다행스럽게 그녀의 약지에 링은 알맞게 들어갔고, 그녀도 웃음 지으며 이마에 키스해주었다. 우리는 서로 약속했다. 내가 북부를 정복하고 돌아와 자유인이 되고, 그때까지 브리사는 더 멋진 숙녀가 되기로 했다.


우리는 수많은 약속을 했고, 난 그것을 모두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약속들이 그녀의 마음을 조금 더 편하게 해준다면 난 모두 지켜내겠다고 신에게 맹세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끝내 마치고 아쉽게 이별의 키스를 나누었고, 그녀를 뒤로한 채 방을 나섰다.


계단을 내려와 다시 회랑을 지나고 있다. 회랑 복도는 화롯불이 타고 있다. 이 복도에는 나와 경계병뿐이 없었다.


조용하게 다시 궁전 앞에 도착했고 경계병은 묵례하며 자연스럽게 문을 열어주었다. 어느새 나도 이 궁정의 일원이 된 듯 그들은 예우를 다했다.


이 높은 권좌를 우회하면 역시 왕의 거처로 가는 계단이 나왔다. 그곳을 한층 한 층씩 밟아 오를 때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느껴졌다.


그때 왕의 방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저녁에 초대된 손님은 나만이 아닌 것 같았다.


아직 그들은 내가 왔는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왕이여, 당신의 포로가 왔습니다."


내 말을 들은 방안에 몇몇 인사가 뒤돌아서 보았고, 왕도 들어오라 손짓한다. 조심스럽게 베일을 스쳐지나 융단이 깔린 바닥에 올라섰다.


방안에는 3명의 손님이 있었다. 한 사람은 쥐색 로브를 뒤집어쓴 인물이고, 한 사람은 기사처럼 단련된 몸을 가진 인물이었고, 또 한 사람은 평범한 궁전 관리로 보였다.


"인사들 하시오. 그대들이 앞으로 모셔야 할 라미스 경이오."


난 이들과 차례대로 악수 나누었다. 기사는 하문이란 이름으로 그 다부진 체격과 근력에 힘 있는 악수를 하였고, 필리세란 이름의 관료에게는 부드럽게 악수했다.


그런데 수도사로 추측되는 인물은 아직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 그와 악수를 나누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 . . 설마 수도승이여?"


후드를 벗은 수도승은 낯익은 얼굴과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혹시. 그대 요람 아니오?"


기억이 났다. 아버지를 구원한 노승의 제자로 오라데아에서 만났던 젊은 수도승이었다.


"요람이여, 당신이 이곳을 어떻게? . ."


"아하하. . . 도련님 죄송합니다. 저도 사실 포로의 신세입니다. 멋지게 오라데아 백작 각하의 사절로 왔으면 좋으련만 저도 베케트의 항구 전투에서 싸웠으나 그만. . ."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참으로 기묘했다.


"아. . . 정말 이곳에서 만나서 기쁜지 어떤지 아이러니군요. 어찌 됐건 아는 얼굴이 하나 있으니 마음이 놓이는군. 잘 부탁한다."


"예. 도련님."


요람의 사연은 참으로 안타까우나 그가 목숨을 잃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과 반가움이 동시에 교차했다. 그와 악수를 나누며 포옹도 함께했다.


프로디프 왕은 우리들의 관계를 캐물으려 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수긍했다. 그는 우리를 둘러보며 한 명씩 격려했다.


"라미스. 너는 이들과 함께 북부의 솜이란 도시로 가게 될 것이다. 그곳이 북부의 거점 도시이다.


솜에서 넌 병력을 차출해라. 어차피 이곳에서 병력을 동원한들 그 유지비용을 감당하고, 그곳에서 싸울 만큼 의지 있는 이들은 없을 테니.


라미스. 가능하면 네가 전사를 유지할 만큼 재원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곳의 행정력만 살려낼 수 있다면 야인들에게 맞설만한 재력이 나오겠지.


네가 자립해서 싸울 수 있을 때까지 왕실의 자금으로 보조해주겠노라."


왕의 관대한 행정에 고개가 숙어졌다. 실로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절대 그의 자금에 의지하려 들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나의 돈도, 나의 명예도 아니었다.


그의 돈은 결국 그의 권위와 명예로 다시 돌아감으로 되도록 적게 의지할수록 좋은 결과가 따르리라 생각했다.


"실로 관대한 조건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왕이여,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금가면의 뒤로 그는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나를 편애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고, 수긍하며 재차 우리를 격려해줬다.


"그래. 네 뜻을 잘 알았다. 라미스야. 고된 여정이 되고, 목숨을 걸어야 할 사건이 기다리고 있겠지. 그래도 잘 해낼 거라 믿겠다.


그대들도 라미스와 더불어 기대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다오. 그를 잘 보필해서 멋진 결과를 낳기를 기대하겠다.


자. 모두 알았다면 떠나라. 밤의 어둠이 너희를 숨겨줄 때어서 떠나라. 부디 신께서 기사들의 목숨을 보호해 주시길. 잘 가거라."


우리는 이 궁전을 뒤로하고 북부의 솜으로 향하게 됐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25화입니다~ 내일은 2연 참에 성공할 수 있을지 벌써 마음이 뛰네요. 그럼 모두 즐거운 저녁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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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솜 도시 재건사업 21.01.24 32 0 11쪽
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7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0 0 10쪽
21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5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7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09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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