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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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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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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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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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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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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운명과 시간의 신과 마법과 기적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보로시와 대화를 하는 중 나를 찾는 전령이 훈련장으로 당도했다.


"라미스 도련님! 지금 백작 각하께서 찾으십니다! 어서 성으로!"


나를 찾아 달려온 기병은 숨을 헐떡이며 발길을 재촉했다.


"알겠다. 필립아 어서 말을!"


필립이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마구간으로 냉큼 달렸다. 가만 보면 필립이는 정말 기특했다.


"여봐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왜 그리 다급히 말을 몰았어?"


전령은 숨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도련님. 백작 각하께서 시찰 도중 부상을 당하셨습니다."


가슴이 철렁했다. 부상이라니?


"부상이라니? 이런!"


난 다시 필립이 있는 마구간으로 뛰어갔고 필립이에게 말을 받았다.


"필립아. 너도 어서 타라!"


"아닙니다! 도련님 어서 성으로 가십쇼! 저는 달려서 가겠습니다!"


"오냐! 필립아 나 먼저 가마! 조심히 돌아와라!"


난 필립이를 뒤로하고 전령과 성으로 돌아갔다. 주위 시가지는 평화로웠다. 그러나 내 마음은 왜 이리도 떨리는지 불안감에 날 짓누르듯 괴로웠다.


난 준마를 재촉했고, 빠르게 도개교 앞에 다다랐다. 성은 봉쇄조치에 돌입했고, 앞서나간 전령이 성벽에 소리쳤다.


"라미스 오라데아 들어오십니다! 문을 여시오! 라미스 오라데아 들어오십니다! 문을 여시오!"


도개교가 내려가고 난 곧장 길을 따라 성으로 내달렸다. 이미 성안 뜰은 소식을 들은 수많은 귀족과 친척들이 보였다.


그들로 보아 이 사건의 더욱 더 무겁게 느껴졌다. 저택 앞으로 다다르자 집사장 마르시오남작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 도련님!"


그는 단숨에 달려 나와 말 고삐를 잡았다.


"마르시오! 아버지는 어떤가?"


마르시오는 표정이 조금 어두워지며 답했다.


"큰 상처는 아니나. . ."


그는 말을 흐렸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왜 이리 저택이 넓다 말인가? 어서 계단을 뛰쳐 올랐고, 방문 앞에 도달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난 방문을 열어젖히고 들어갔다.


"아버지!"


안방에는 나의 여동생들과 어머니, 그리고 멀리 떨어져 계시는 할머니까지 오셔서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람스! 왔구나. 여보, 우리 람스가 왔어요. 정신 좀 차려보세요!"


가슴이 철렁인다. 절벽에 몰린 듯 아버지의 쓰러진 모습에 눈물이 왈칵 올라올 듯 괴로웠다.


"아버지!"


난 침상으로 향했고, 아버지는 곧 눈을 뜨셨다.


"아. . . 람스 왔구나. 별일 아니다. 라미스. 내 아들 더 가까이 오거라. 얼굴 좀 보게."


아버지의 낯빛이 창벽하다.


"아버지! 힘내세요. 어머니, 궁정의는 어디에 있습니까?"


어머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도 이미 쓰러졌다. 네 아버지의 독을 흡수하고 똑같이 중독 증세로 앓아누웠다는 구나."


그때였다. 방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리고 들어온 이들, 노승과 젊은 수도승 둘이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주인마님. 백작 각하의 의식이 준비됐습니다."


어머니는 매운 진중하게 동의하고, 또 한 번 공손하게 부탁했다. 난 어떤 의식인지 아직 모르는 와중이었다.


우리는 침상에 떨어졌다. 노승의 향로는 방안을 연기로 가득 채웠다. 짙은 향로 냄새는 마치 라일락 꽃향기 같았다.


젊은 수도승은 그 노승을 뒤따르며 성수를 침상 주위에 뿌렸다. 마침내 준비되었는지 노승은 향로를 멈추고 침상 앞에서 기도했다.


"운명과 시간의 신이시여. 운명과 시간의 신이시여. 당신의 중개자 노승 벨랑. 당신의 어린양 프로베룸스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운명의 신이시여 당신의 등불로 프로베룸스의 생명을 이끌어 주십시오. 당신의 등불로 프로베룸스의 생명을 이끌어 주십시오. 운명과 시간의 신이시여. 당신이 원하는 시간을 공양합니다."


방안은 스산한 안개로 가득 찼다. 향로에서 나온 연기가 아닌 다른 무거운 공기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이었다. 난 너무 놀라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방은 곧 넓은 광야로 돌변했다.


주위는 우리 가족과 수도승 둘뿐이었는데, 갑작스런 상황에 난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들 또한 그 표정은 이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진지했다.


광야의 저끝에서 잔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형체는 매우 희미한 것이 그 누구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베일에 가려진 숙녀의 모습으로 나타난 잔상은 노승 앞으로 다가왔다.


가까이 다가온 그 숙녀는 황금빛 베일이 그녀를 감싸고, 정령들이 그녀 주위에 춤추고 있었다.


광야에 홀로 나타난 그녀는 희미하게 그 베일 사이에 미소를 보였다. 노승은 놀라움을 잊은 채 말을 이었다.


"운명과 시간의 신이시여. 당신의 중개자 노승 벨랑. 당신의 어린양 프로베룸스를 위해 기도합니다. 당신의 등불로 프로베룸스의 시간을 잇게 하소서. 당신이 원하는 운명을 공양합니다."


난 이 공간에서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꿈속에서 어렴풋이 느끼듯 저 숙녀가 운명과 시간의 신이란 걸 난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운명의 신은 노승을 향해 손짓했다. 노승은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운명과 시간의 신이시여.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신의 형상은 노승의 손을 살며시 붙잡았다. 그녀는 노승을 이끌고 광야로 향했다. 광야의 끝은 하늘과 맞닿아 있었고, 그 끝에는 홍보석으로 치장된 여러 층계가 저 하늘 높이 이어져 있었다.


노승은 결국 신을 따라 광야의 끝으로 향했다. 어느새 그들은 시야에서 잊혀지고,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광야에서 다시 저택의 안방으로 돌아와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난 사건이 끝난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일어서 한발 내디뎠다.


"삐걱."


바닥에서 들려온 소리는 결국 우리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음을 직시하게 했다. 우리는 당장 침대로 가 아버지와 젊은 수도승을 살폈다.


둘은 아주 편안하고 숙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승은 광야로 떠나버렸고, 젊은 수도승이 홀로 남았다.


"모두 안심하세요. 일단 아버지와 수도승을 쉬도록 도와주도록 하죠. 안정을 찾아야 하니 제가 먼저 병간호를 하고 있을게요. 어머니께서 친척들에게 아버지의 상태를 알려주세요. 부탁드릴게요."


난 가족들에게 당부했고, 그들은 나의 의견을 받아줬다.


"그래. 라미스 네가 수고해 줘야겠구나. 마르시오 경!"


"예. 마님."


"이 수도승에게 좋은 방을 내어주시고, 간호도 부탁할게요. 귀하게 대접해주세요."


집사장은 동의하고 수도승을 업었다. 어머니는 나를 다독여주시고, 여동생과 할머니는 손을 잡고 방을 나갔다. 방안은 다시 고요를 되찾았다.




이 세계는 마법과 기적이 존재한다. 이전의 세계와 전혀 다른 풍경이다. 이 세계에서 농민들도 신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마법을 쓸 수 있는 세계이다.


마법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이 세계의 신은 자신을 믿는 자들에게 힘의 일부분을 부여하는 형태의 마법이 대표적이다.


기적 또한 존재한다. 기적은 신의 중개인이 영체를 잠시 이끌어 행하는 의식이다. 기적은 중개인 즉, 신관과 수도승과 같은 자들만이 기적을 행할 수 있다. 그러나 신관과 수도승의 자격은 매우 엄격하다.


이 세계를 대표하는 선신은 운명과 시간의 신, 태양과 불꽃 소망의 신, 대지와 자연과 산모의 신, 하늘과 천둥의 신이 자연계의 4대 신이 선량한 신앙으로 받아들여진다. 그 외로 자연의 신은 무궁무진하다.


선신이 있다면 반대로 인류를 비난하는 신도 존재한다. 눈물과 아픔의 신, 재와 업화의 신, 저주와 이간질의 신, 그리고 영원과 무 고통의 신이다. 보통 이들 4대의 신을 이단으로 많은 국가에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중립적인 신도 많이 존재한다. 달의 신과 공기의 신이다.


에알윈드에 생명이 태동한 이후 신들의 전쟁을 거쳐 형성된 질서 위에 인류가 태어났다. 신들은 자신의 신도와 관계없이 모든 이들의 삶을 조율한다.


신들은 믿음의 유무와 상관없이 생명의 삶에 관여한다. 대신 자신을 믿는 신자에게 작은 선물을 내려준 것 그것이 바로 마법이다.


그러나 마법을 부리기 위해 아무개 신을 믿어선 안될 것이다. 만약 저주와 이간질의 신을 믿는 신자가 오히려 남을 돕는 행동을 한다면 신자에게 저주가 내려진다.


반대로 하늘과 천둥의 신을 믿는 자가 저주와 악행을 일삼으면 정의로운 시련으로 응징당하게 된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중립적인 신인 달과 공기의 신을 대표로 자연계의 신을 믿는 게 일반적이다.


불꽃과 태양의 신은 영광을 원한다. 그런 자신에게 맹세한 자들은 영광의 삶을 위해 시련이 주어진다.


반면 눈물과 아픔의 신은 더욱 슬픔을 부추기는 행동으로 이끈다. 그러므로 많은 이들은 책임이 시련과 책임이 주어지는 신앙을 존경하면서 두려워한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1화에 이어! 2화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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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솜 도시 재건사업 21.01.24 33 0 11쪽
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8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1 0 10쪽
21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6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8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10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8 0 15쪽
17 [17]플레벵 시를 뒤로하고 21.01.13 111 0 10쪽
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7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2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6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12 [12]가면쓴 사내와 과거의 추억 21.01.05 112 0 16쪽
11 [11]아실리우스 강에서 21.01.04 126 0 12쪽
10 [10]비밀작전 21.01.03 128 0 12쪽
9 [9]12명의 기사의 군대 21.01.02 153 0 12쪽
8 [8]파라질라의 연회장 21.01.01 157 0 16쪽
7 [7]행군과 강변 도시 파라질라 20.12.31 192 0 12쪽
6 [6]출정식 20.12.30 209 0 10쪽
5 [5]준 기사 +1 20.12.29 251 1 7쪽
4 [4]두 장의 양피지 +1 20.12.28 274 1 13쪽
3 [3]음모와 음모론 그 사이 +1 20.12.27 337 2 8쪽
» [2]운명과 시간의 신과 마법과 기적 +1 20.12.26 377 2 9쪽
1 [1]나의 아침과 프로디프의 소식 +4 20.12.25 6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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