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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의 소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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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아저씨
작품등록일 :
2020.12.24 05:27
최근연재일 :
2021.01.2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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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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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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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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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7]플레벵 시를 뒤로하고

백작가의 장남 라미스. 그는 준 기사로서 왕을 위해 전장으로 향하게 된다. 그는 배신과 음모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사랑과 우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DUMMY

우린 아침 햇살이 내리쬐는 이 아름다운 오랴호보 항구.


항구에 포위됐던 수천 명에 달하는 우리 전사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성벽 밖으로 뛰쳐나왔다.


우리는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전사들의 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아침을 맞이했다.


우리는 전사들의 열띤 응원을 받으며 당당하게 나의 왕과 그의 신하들에게 다가갔다. 왕은 우릴 향해 달려왔다.


그들의 신하도 왕을 쫓아 당장 한걸음에 달려왔다.


"라미스! 아! 라미스! 세상에 하나님의 군대가 우리를 구원했구나! 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그대는 둘도 없는 나의 신하이니라!


라미스! 그대가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물론이고 수백 명의 기사들과 수천 명의 전사들이 아실리우스 강에 내던져질 뻔했구나!"


나도 딜리스 국왕과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눴다. 그런데 왕의 몸이 무언가 이상했다. 나의 손에는 끈적한 것이 달라붙었는데, 그것은 피였다.


"전하! 전하!"


너무 놀란 마음에 왕을 불렀다. 왕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하. 피가 어찌 이렇게. . ."


"라미스. 괜찮다. 나는 괜찮아."

왕은 내 귀에 속삭였다. 그리고 다시 큰 소리로 말을 이었다.


"라미스! 아주 훌륭하다. 그대를 비롯한 수많은 전사들이 우리를 구원했다. 백만금으로 부족할 정도로 값진 일을 해냈다."


"저는 기사로서 사명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보다 저를 따라준 수많은 전사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딜리스 국왕은 다시 격하게 포옹하고 내 이마에 뽀뽀를 세 번이나 했다.


"하하하! 정말 대단하구나. 다시 고맙다고 말해야겠구나. 그대의 충정은 나와 전사들의 목숨을 구했어. 그런데 라미스야, 어떻게 도시에서 여기로 나올 생각을 했느냐? 난 네가 도시를 수비할 줄만 알았거늘.


대담하고도 용맹하게 적들을 물리쳤다마는. . . 그리고 저기 저- 군대는 무엇인고?"


딜리스 왕은 의문스런 표정으로 멀리 보이는 군중들을 지목했다.


난 웃음으로 의문에 답했다.

"저들은 플레벵의 시민들입니다."


"어험. . . 저기 보이는 이들이 시민들이란 말이냐? 허허. . ."

왕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적국 시민들이 적국의 기사를 따라 적국의 왕의 구출을 동조하는 현상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가 저녁에 일어나보니 베케트는 우릴 배신하고, 왕께서는 백작을 구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갔다 포위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전하를 돕기 위해서 적을 물리쳐야 될 텐데, 제게 그런 능력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생각해낸 것입니다. 적들은 아직 우리 군대를 파악하지 못하니, 적들을 교란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역시 훌륭하도다. 비범한 계책이야! 아. . . 그대의 아버지. 난 지금 오라데아 백작이 가장 부러워지는군!"

왕은 나와 포옹을 마치고 전사들을 격려했다.


그런데 잊은 것이 있다는 듯 돌아서 한가지 질문했다.

"라미스야!"


"예! 전하."


"시민들을 어떻게 설득하였는고?"


난 웃으며 답했다.

"밤기사입니다. 적들을 밤기사 무리라 설득해 협조를 요청한 것입니다."


왕은 처음 밤기사란 말에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수긍하고 쓴웃음 지으며 돌아서 전사들과 함께했다.


결국 밤기사에 의해 베케트 백작이 배신했다. 다시 밤기사에 의해 목숨이 구원된 것이다.


이번 포위에서 수많은 우리 헬룸왕국의 전사들이 죽거나 다쳤다. 그 수를 정확하게 지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나, 유력 인사를 비롯한 기사들의 부상이 심각했다.


특히 비네슈터 공작과 에론디 백작은 부상이 심각했다.


비네슈터 공작은 후두부에 공격을 받아 뇌진탕으로 쓰러졌고, 에론디 백작은 출혈로 실신한 상태였다. 특히 에론디 백작의 갑옷은 갈기갈기 찟어져 벗기는 과정에서 또 한 번에 출혈이 발생했다.


수많은 기사가 생명을 잃었다. 그들의 육신은 그들의 소지품을 담보로 플레벵의 시민들에게 맡겨졌다. 많은 전사도 고향을 뒤로한 채 자리에 쓰러졌다.


그러나 우리는 쫓기고 있는 상태임으로 적 군단장과 시신에 대한 장례를 합의하고, 항구 시의 시민들의 협조를 받아 그들에게 안식을 부여했다.


우린 아침 식사를 말린 어육으로 대체하고 항구를 뒤로했다. 물론 나의 요청으로 다행스럽게, 저 용감한 플레벵 시민들은 이번 오랴호보 전투에서 전리품을 하사받았다.


점심이 되어서 플레벵에 도착했다. 플레벵에서 징발한 마차를 추려보니, 총 47대로 그중 24대는 식량과 나머지 전리품을 실었다.


나머지 23대는 다친 기사와 전사들이 올라탔다. 마부는 민간인을 고용하지 않고 보급관과 전사들이 그 임무를 대신했다.


군대를 정비하고 시에서 출발하려는 때마침 요아니아 백작이 소수의 기사와 종자들만 이끌고 왔다.

백작은 왕을 보자 한시름 놓았는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가 전하기로 지금 루이스 경과 그의 종사가 요네슈티 공작과 합력해서 퇴로에 주변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대는 플레벵과 시민들을 뒤로한 채 강변도로를 통해 하류로 내려갔다.

주변 마을들은 우리 군대가 적군이란 것을 알아차리고 공포에 질린 분위기였다.


북상할 때와 다르게 우리는 맞이하는 따스한 손길과 호응은 온데간데없고, 결국 식어빠진 찬밥신세가 되었다.


플레벵을 비롯한 주변 시가지와 많은 항구, 성과 마을을 단 하루에 점령했건만 그것도 하룻밤 꿈결처럼 사라진다.


왔던 길을 따라 돌아가던 도중이었다. 난 필립이를 시켜 선두에 서있는 리카도르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라미스 경."


"그렇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리카도르는 피식하며 웃었다.

"고마울 게 뭐 있겠습니까? 혹시? 라미스 경께서는 욕해주는 사람을 좋아하십니까?"


난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게 아닌 걸 아시잖습니까? 마지막 순간 시민들을 이끌고 달려온 리카도르 경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하. 뭐. . . 당신도 아시다시피 저는 10개의 눈을 가졌습니다. 매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아주 대단한 전투를 치러주셨더군요.


당신이 말에 박차를 가하는 순간 나도 가슴이 떨렸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일부러 정령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던겁니까?"


그는 어제 밤 나와 군대가 적들에게 접근할 때 상황을 이야기한 것 같다.


그의 말에 동의하고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다. 정령은 수다쟁이죠. 그들의 힘을 빌리면 결국 정령들끼리의 이야기를 통해 아마 기습을 발각되었을 겁니다. 1:1 교전이라면 모를까 정령의 힘은 참 미묘합니다."


리카도르 그는 찡그리며 쓴웃음 지었다. 특이한 표정으로 웃는데 기분이 섬뜩했다.

"크흠.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미묘하다라. . . 정말 정령이란?. . ."


그는 웃음 짓다 정령이란 단어에 무언가 떠올린듯 말을 뭉갰다. 한참 그러다 결론에 도달했는지 스스로 수긍하고 내게 말했다.


"그렇게 되겠네요.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라미스 경 내가 사람을 잘못본것 같습니다. 사과하고 싶은데, 어찌하면 좋을지요?"


그의 말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도 고압적인 사람에 입에서 사과란 말에 이내 그와의 관계도 안정되리라 생각이 든다.


난 그에게 사과는 이미 받았다 생각이 들었다. 그가 단돌롱을 설득 시켜 시민들을 이끌고 오지 않았더라면 나와 전사들은 모두 죽거나 불구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를 격려하고 서로 사과한 끝에 미소지으며 돌아갈 수 있었다.


주변은 보리밭들이 지평선 너머까지 빼곡하다. 황금빛으로 물든 이 보리밭은 방치되었다. 지나가는 군대에 휘둘릴까 두려워하는 농민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암울하기 그지없다. 강을 건너도 쉴 수 없고, 베케트를 비롯한 본토가 얼마나 큰 위협에 처했는지 간음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잡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날이 기울어간다. 길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는데, 그것은 나의 무관장이렷다.


"루이스 경!"

난 선두로 말을 달려 그를 맞이했다.


"오! 도련님!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전령에게 이미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큰 전투를 벌이셨다니, 정말 대견하십니다. 그리고 정말. . ."


그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뚝! 루이스 경! 울지 마세요! 그보다 어서 말을 재촉해야돼. 왕도 출혈이 있는 상태이고, 비네슈터 공작도 마찬가지로 실신한 상태이야. 우리 군대 모두 별 탈 없게 돌아가면 좋으련만!"


무관장은 동의하며 다시 말을 재촉했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 오네슈티 공작이 점령하고 있는 포르빔 시에 도달했다. 시는 플레벵이 비교해 작은 수준이었다.


성벽은 약 3~4m 정도의 수준이고, 그 성벽 안에 구시가지가 있었고, 성벽 바깥을 주위로 신시가지가 구성되었다.


그래도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것이 교회의 첨탑인데, 플레벵을 비롯한 남부의 여럿 도시는 교회 첨탑이 높다는 것이다.


멀리서부터 오네슈티 공작이 마중 나와 있었다. 전령관 포르모수스도 전령으로 상황을 전파하고, 지금 그와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적들이 추격이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네슈티 공작은 포르빔 시와 협상하여 전사들이 민가에서 쉴 수 있도록 준비했다.


우린 부상당한 전사들을 시 안으로 옮겼다. 본토였다면 사제와 수도승의 신비로운 마법에 치유될 부상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만한 전력을 구하기 어려웠다.


물론 시의 신관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요구했지만, 시의 일부 수도승을 제외한 고위 신관들은 그들의 명예에 누가될까 두려워 부상병을 돌보려하지 않았다.


난 부상병을 같이 옮기고 나서야 필립이와 같이 잠자리로 향했다.


어두워진 거리 그 위를 지나는 것은 우리뿐이었다.




읽어주셔 감사할따름입니다.


작가의말

오늘부터 제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사도의 밤은 1부 부제로 바뀌게 되었고, 주인공인 라미스가 제목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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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누명을 쓴 장남과 솜의 드워프 막달 21.01.23 33 0 11쪽
25 [25]브리사와 약속과 북부의 솜으로 21.01.22 51 0 9쪽
24 [24]변경기사의 다음 행선지 21.01.20 51 0 9쪽
23 [23]렝나드와 그의 저택 뒤뜰에서 21.01.19 67 0 11쪽
22 [22]프로디프의 왕과 나의 공주 21.01.19 70 0 10쪽
21 [21]왕국과 그의 궁전에서 21.01.17 75 0 10쪽
20 [20]모든 기사들의 죽음 21.01.16 77 0 20쪽
19 [19]너도밤 그 나무 아래서 21.01.16 109 0 13쪽
18 [18]습지의 전투 21.01.14 87 0 15쪽
» [17]플레벵 시를 뒤로하고 21.01.13 111 0 10쪽
16 [16]현명한 전술 위대한 작전 21.01.12 106 0 15쪽
15 [15]배신과 기사와 그들의 밤 21.01.08 111 0 15쪽
14 [14]기사의 종군 21.01.07 105 0 9쪽
13 [13]딜리스왕과 기사들 21.01.06 101 0 8쪽
12 [12]가면쓴 사내와 과거의 추억 21.01.05 111 0 16쪽
11 [11]아실리우스 강에서 21.01.04 125 0 12쪽
10 [10]비밀작전 21.01.03 127 0 12쪽
9 [9]12명의 기사의 군대 21.01.02 152 0 12쪽
8 [8]파라질라의 연회장 21.01.01 157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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