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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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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4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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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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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셋트업(Setup) - 2편-33

DUMMY


프로튼 왕국과 소브런 제국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상업도시 세인스 시. 일전의 사건으로 인해 복구 공사가 한창인 도시 중심부에는 원래라면 영주가 기거하는 웅장한 내성이 위치하고 있어야 할 터이나, 지금은 내성은 간데없이 커다란 크레이터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걸로 필요한 건 다 준비된 건가?”


크레이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텔의 앞에는 커다란 마차가 멈춰 서 있었다. 작은 건물에 비견할 정도의 크기를 가진 마차의 겉은 각종 금은보화가 치장되어 있는데다, 양 측면에는 프로튼 왕국을 상징하는 화염과 전격의 문양이 도장되어 있어 얼핏 보기에도 보통 사람이 타고다닐 만한 마차가 아님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마차 주변에는 수십 명의 인원이 모여 있었다. 그들 중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인물-에우로파 세류아는 출발에 앞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출발 전에, 다시 한번 혹시나 잊은 게 있는지 확인해라.”

“예, 스승님.”


그의 신장은 170초중반 정도로 체격 또한 평범하거나 약간 살집이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름을 발라 뒤로 넘긴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색깔은 다른 이들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검은색이었으며, 살이 찐 것과는 다른 의미로 둥근 형태의 얼굴선은 그리 흔한 생김새는 아니었다. 그 덕분인지, 그의 외모가 특출나거나 하지 않았음에도 은근히 주변인에 비해 눈에 띄게 되었다.


“설마 그런 괴물을 또 만날 거라는 건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지만···최근 불길한 예감은 대부분 들어맞았던 점을 생각하면 방심할 수 없단 말이지.”


불과 며칠 전, 세인스 시는 단 세 명의 뱀파이어에 의해 도시 전체가 소멸하기 직전까지 몰렸었다. 내성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위치에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긴 것도 그로 인한 일이었다. 간신히 그들을 처치하기는 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 자체가 기적이었다고 할 만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런 놈들을 배후에서 조종한 녀석들까지 있다니···”


앞으로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렇기에 평소같으면 적당히 제자나 하인들에게 떠넘기고 말았을, 마차에 실은 물품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직접 감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 없습니다. 지시하신 물품들은 모두 실려 있습니다.”

“그래? 그럼 됐어.”


마차의 뒤쪽 화물칸에는 각종 회복약이나 마력 수정 등을 비롯하여, 모험이나 전투에 대비한 각종 물품들이 가득 실려있었다. 덕분에 이 도시에 올 당시에는 8명이나 되던 시종의 숫자를 3명으로 줄여야 했다. 그마저도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구석에 모여 웅크려 있어야 할 만큼 남은 면적은 적었다.


“도대체 뭘 그렇게 잔뜩 챙기고 있는 거야? 뭉기적거리기나 하고.”


보다못한 것인지, 에우로파의 뒤에 서 있던 두 명의 소녀 중 팔짱을 끼고 있던 한 명이 다가왔다.


“우린 여행이나 모험을 가는 게 아니라고. 히아스를 만나러 간다고 했잖아!”


소녀의 이름은 나트. 그녀의 키는 140중후반 정도로 에우로파의 가슴에 올 만큼 작았다. 얼핏 보면 10대 중반 정도의 어린 소녀로 보이는 그녀는 사실 뱀파이어로, 온통 검은 색 위주의 옷을 입고 있었다. 몸에 꼭 맞게 밀착된 형태의 옷으로 인해 보이는 그녀의 체격은 아무리 그녀가 어린 여자아이라는 점을 감안하여도 마른 편에 속할 만큼 가는 몸매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블론드 머릿결과 정교한 조각상같은 얼굴, 그리고 보통에 비해 창백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티없이 하얀 피부는 사실 그녀가 움직이는 인형이 아닌가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서 스승님을 만나기 위해 왕도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거잖아.”


그녀가 이야기하고있는 히아스라는 인물은 에우로파의 스승으로, 프로튼 왕국의 궁정 수석마법사이자 인간 중에서는 명실공히 최강의 마법사였다. 선대로부터 계승되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 마도왕국으로 불리는 프로튼의 상징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뭘 이렇게 잔뜩 싸들고 가냐고? 그냥 휙 하고 만나러 가면 되는 거 아냐?”

“아앙? 대체 무슨 소리 하는거야? 여기서 왕도까지 거리가 얼마라고 생각하는거야 대체.”


두 사람의 대화에 무언가 어긋난 것이 있음을 인지한 듯. 뒤에 서 있던 또다른 소녀 한 명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에우로파. 언니는 지금 공간이동 마법으로 한 번에 왕도라는 곳까지 가면 되는 것을, 왜 굳이 이렇게 많은 짐을 준비하는지 궁금한 거에요. 그리고 그 점은 저도 마찬가지구요.”


허리 아래까지 길게 기른 머리카락을 한 나트와 달리, 그녀의 동생인 아르나시아는 양 끝부분만 길게 기른 에메랄드빛의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몸에 밀착된 심플한 디자인의 옷을 입은 언니와 달리 프릴 등의 장식이 많이 달린 화사한 녹빛의 로브를 걸친 그녀는 체형 역시 그녀와는 상반될 만큼 볼륨감이 있었다. 몸매만이 아니라 키도 오히려 언니보다 더 큰데다가, 아직 앳되보이긴 해도 복숭아빛의 생기넘치는 피부와 커다란 눈동자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성숙한 분위기는 겉모습만 보면 오히려 그녀가 언니가 아닐까 착각할 만한 정도였다.

그녀 역시 인간이 아닌, 이미 멸종했다고 알려졌던 엘리멘탈 드래곤이라는 종족이었다. 덧붙이자면, 나트와 에우로파는 ‘나시’라는 애칭으로 그녀를 불렀다.


“너희야말로 무슨 소리야? 공간이동 마법이 그렇게 쉽게 아무데서나 슝슝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잖아.”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그렇게 하시던데요?”

“······”


그러고보니 그녀의 부모가 상식의 수준을 아득히 벗어난 존재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은 에우로파는 시위하듯, 과장되게 큰 한숨을 쉬며 대답하였다.


“하아. 제발 부탁이니 너희 부모님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지 말아줄래? 그럼 물어보자. 만약 스승님이 계신, 그러니까 왕도가 어디인지 알았다면 너희는 바로 공간이동 마법으로 그곳에 갈 수 있어?”

“그건···무리에요. 아직 저희는 그 정도까진···”

“너희도 무리인 것을···너희 부모님은 고사하고, 너희에게도 못 미치는 나에게 기대하지 말라고!”


그녀들의 모친은 두 명으로, 각각 티니와 아힌세르린이라는 이름이었다. 사실 에우로파 일행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뱀파이어들을 처치하고 도시를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그 두 여성 덕분이었다. 그만큼 그녀들은 일반적인 인지의 범위를 훨씬 초월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게다가, 아쉽게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두 여성의 남편. 그러니까 나트와 아르나시아의 부친은 그것을 더욱 상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이미 에우로파는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고보니, 너희 아버님도 두 분이신가? 둘이 자매라고 했는데, 의자매인 거야? 애초에 종족이 다르잖아.”


에우로파의 질문에 나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였다.


“아니. 우리 아버지는 한 분인데?”

“그러냐···”


그렇다면 같은 아버지를 둔 배다른 자매라는 이야기군. 몇 가지 더 궁금한 점이 있었으나 굳이 남의 가정사를 캐묻고 싶지도 않았고, 어차피 왕도에 도착하면 자신의 스승에게 들을 수 있을 거라 예상되며, 당장은 썩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였기에 에우로파는 방금 전에 하던 설명을 이어갔다.


“아무튼, 하던 말을 계속하자면. 도시와 도시를 이동할 정도의 장거리 공간이동 마법은 말야, 필요한 마력량도 문제지만 이동을 하는 위치와 이동을 할 위치를 정확히 설정하고 표적화해야한다고. 게다가 전송이 완료될 때까지 출발 위치에서 지속적으로 마력을 통한 공간 연결을 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적어도 이론상으론 양 측에 연결자가···흠흠, 아무튼 단독으로는 안된다는 거지.”


또 습관적으로 설명이 길어질 뻔 했군. 에우로파는 헛기침을 하며 결론을 말하였다.


“물론 여기에서 왕도까지 내내 마차를 타고 가겠다는 건 아냐. 도시 바깥에 공간이동 기지가 있어. 거기에서 왕도 근처의 기지까지 공간이동으로 이동할 거야.”


그녀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왜 공간이동 기지를 그런 곳에 설치했냐는 듯한 모습이었다. 에우로파는 그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외적이나 반란세력이 도시 내부에 나타나면 안되니까 그렇게 한 거야. 실제로 과거에 이동기지가 영지 내에 있던 시절에, 반란세력이 왕도측 이동기지에 내통자를 만들어서 단숨에 쳐들어왔던 적이 있었거든. 뭐, 그거 말고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긴 하지만 여기서는 생략하지.”


에우로파는 마차의 문을 열어 그녀들에게 탑승할 것을 권하였다.


“이 짐들은 그 기지까지 가는 동안에 혹여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준비한 거야. 이제 출발할테니 마차에 타.”


부디 이것들을 쓰게 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말이지.

그녀들이 마차에 오르는 것을 확인한 뒤, 에우로파는 자신을 전송하기 위해 와 있던 세인스 시의 관리와 목례를 하며 작별인사를 하였다.


“원래라면 영주님께서 직접 마중하셨겠지만, 워낙 바쁘신 상황이다 보니 제가 대신 나온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영주님께서는 남작님의 변함없는 협력에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왕도에 복귀하시는 동안 부디 편안한 여행길 되십시오.”

“저야말로, 세인스와는 향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백작 각하께도 안부 전해주십시오.”


이윽고 그는 다른 일련의 무리들에게 다가갔다. 그가 소유한 제오카 상회에 속한 간부와 연락책들이었다.


“도시 복구계획은 어제 회의내용대로 진행해라. 물론 우선순위로 선정한 사업들도 동시 진행하도록 한다. 당분간 바빠질 것 같으니 급한 일이 아니면 각 부문장들끼리 협의해서 처리해라.”

“알겠습니다.”


지시를 내리던 중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에우로파는 추가로 질문하였다.


“그러고보니, 부상회장은 대체 어디 있는거지?”

“그, 그게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도 자주 혼자 여행을 다니시고 하다보니···수색팀을 편성할까요?”


상회 간부의 질문에 에우로파는 한 손으로 턱을 괴며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좋겠군. 평소같으면 상관없을 테지만, 당분간 나도 운영에 관여하기 힘들어질 것 같으니. 부상회장을 찾으면 당분간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내가 복귀할 때까지 상회 운영에 전념해달라고 전해라.”

“알겠습니다. 경비경호과와 대외홍보부에 전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에우로파는 마지막으로 베쿰 앞에 섰다. 두꺼운 사각턱과 굵은 얼굴선에 어울리지 않게 길게 기른 머리를 가진, 소드 마스터라 불리는 수준에 올랐으면서도 어느 세력에 소속되지 않은 채 홀로 여행하며 돌아다니는 괴짜로 알려진 인물로. 그는 이번 뱀파이어 사건 도중 호위로 고용되어 함께 뱀파이어들과 싸웠으며, 죽음의 위기에 처한 에우로파를 구해주기까지 하였다.


“정말 같이 갈 생각이 없나? 보수는 역대급으로 줄 수 있는데말야.”

“미안하지만 사양하겠수다.”


에우로파는 다시한번 권유해 보았으나, 베쿰은 고개를 휘휘 내저으며 거절했다.


“겉보기엔 멀쩡해진 듯 보여도 아직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말이우. 당분간은 재활이 필요할 것 같수다.”


그가 자신의 제의를 거절하는 이유가 단순한 신체적 건강상의 이유만이 아니라는 점은 에우로파도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에우로파는 굳이 강요하지는 않았다.


“그런가···혹시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제오카 상회를 통해 연락하게.”


입가에 작은 웃음을 띄우며 에우로파는 베쿰에게 악수를 권하였다. 그는 자신의 손을 마주잡은 베쿰의 얼굴을 보며 쑥쓰러움에 망설이면서도 결국 그에게 감사를 전하였다.


“목숨을 구해줘 고맙다.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자.”

“나리야 말로 만신창이가 된 나를 치료해주느라 돈 깨나 썼을텐데, 고맙수다.”


악수를 마친 뒤 에우로파는 마차에 올랐다. 자리에 앉으며 마부에게 출발 명령을 하려던 차에 베쿰이 창가에 다가와 질문했다.


“그러고보니 그 괴물과 싸우던 날, 저 금발 계집과 껴안고 구르고 하던데. 역시 그쪽이 취향이었던 게요?”

“넌 꼭 가는 와중에도 딴죽을 걸어야겠냐?! 마부, 출발해라!”


에우로파의 지시에 바깥의 마부석에서 짧은 외침소리와 함께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의 편자가 도로 바닥에 부딪쳐 나는 소리가 점점 빨라지며 마차 바깥으로 보이는 도시의 모습도 빠르게 창문 옆을 지나갔다.


“아마 저녁때쯤에는 공간이동 기지에 도착할 거다. 사전에 연락을 해 두었으니 바로 왕도측 이동기지로 이동할 수 있겠지. 이후 그쪽에서 1박 야영하고 다음날 아침에 왕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착은 아마 점심때쯤이 될 거야.”


마차가 도시 외곽까지 이동할 때 즈음. 에우로파는 왕도에의 이동계획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하였다. 설명을 들은 나트가 의아하다는 듯 곧바로 질문하였다.


“왜 굳이 야영을 하지? 그냥 곧바로 출발하면 안되는 거야?”


그녀의 옆에 앉아있는 아르나시아 역시 궁금한 듯 에우로파를 쳐다봤다. 예상했던 질문인 만큼 에우로파는 곧바로 답변해주었다.


“그곳에서 곧바로 출발하면 왕도에 닿는 것은 한밤중에서야 가능할 걸. 그 시간이면 성문이 폐쇄되어 있을 시간이고. 아무리 내가 귀족이라 하더라도 그 시간에 성문을 열라고 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어.”

“하지만···”

“물론 너희가 급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이쪽은 괜한 일로 눈에 띄고 싶지 않아. 무엇보다 평범한 인간이 아닌 너희를 그렇게 요란하게 왕도에 들이면 너희들까지 여러 가지로 피곤해질걸?”


에우로파의 설득에 두 소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해한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인간 사회는 정말 복잡하군요.”

“글쎄···난 오히려 엘프의 숲에 갔을 때가 더 답답했는데. 거기 녀석들은 폐쇄적이다못해 까탈스럽기도 보통이 아니거든.”

“그런가요?”

“그래, 말도 말라니까? 사전 승인이 필요한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인원수부터, 실려있는 화물 내역에, 통과 지정 시간, 심지어는 인원들의 외모까지 일치해야 통과시켜준다니까? 뭐 하나 조금이라도 다르면 가차없이 되돌려보내지거나, 잘해봐야 미통보 인원과 물자는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오죽하면 그쪽에 가는 수행원이나 호위병력의 복장이나 머리모양을 통일시키기까지 했을 정도야. 나참, 어디 중요시설이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그들 영역에 들어가기만 하는데도 그 모양이니 원.”


에우로파가 넌더리를 치며 좌석의 등받이에 몸을 기대는 순간, 어느 새 외성문에 도착한 마차가 일순 멈추었다. 외성문의 경비병은 마부, 그리고 에우로파의 옆에 앉아있던 제자들 중 한 명과 대화하며 간략하게 신원확인을 하더니 이내 마차를 통과시켰다. 마차 창밖으로 그 모습을 보던 에우로파는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지금부터는 도착할 때까지 마차에 앉아있기만 하면 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지루한 시간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엿듣는 자라던가, 주변 상황을 덜 신경써도 되는 시간이기도 하지. 그래서 말인데···”


에우로파는 등받이로부터 몸을 일으켜 상체를 앞으로 숙인 자세를 취하였다. 그는 잠시 마차의 창문을 통해 주변을 살펴보더니 나트와 아르나시아에게 질문하였다.


“물론 왕도에 도착하면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는 것들만이라도 먼저 알려주지 않겠어? 너희 가족에 대해, 그리고 너희 집을 습격했다고 하는 그···‘제카롯’이라는 자들에 대해.”


며칠 전 세인스 시를 습격했던 뱀파이어들에게는 배후가 있었던 것 같았다. 뱀파이어들의 우두머리인 델리우라는 자는 ‘제카롯’이라는 명칭을 언급하였고, 이는 아마도 나트와 아르나시아에 있어-나아가 그녀들의 부모와 적대하고 있는 이들과도 동일한 자들. 적어도 같은 집단 소속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도 스승님은 너희 부모님과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는 것 같더군. 그 말은 즉, 스승님의 제자인 나 역시 앞으로도 너희들과 함께할 일이 많아지지 않겠어? 어느 정도 정보공유는 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본다만.”

“···알겠어요. 저희가 아는 부분까지는 이야기 해줄께요. 그렇다고 해도 저희도 그리 많은 것을 알고 있지는 않아요.”




작가의말

무사히 편안한 여행길...?

그런 게 가능할 리가.


본격적으로 2편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1편에서 사이드킥 역할을 하던 베쿰이 리타이어되었습니다.

뭐, 프롤로그에서라도 잠시 나왔으면 됐죠.

애초에 비중있는 캐릭터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했으니 예상은 하셨을 듯 합니다...


하지만 간간히 언급은 될 겁니다. 지나가는 식으로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선작, 관심어린 댓글이...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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