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환영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869
추천수 :
64
글자수 :
447,005

작성
17.07.22 09:50
조회
109
추천
1
글자
16쪽

셋트업(Setup) - 1편-25

DUMMY


“미안하다. 세라, 도드룸. 곧 따라가마. 단, 혼자 가지는 않겠다.”


기품 있고 평온했던 그의 목소리도 외형마냥 기괴하게 일그러졌으며 그 음성에는 공허한 분노와 살기가 서려 있었다. 이미 그의 모습은 뱀파이어라던가 인간이라던가 할 수 없는, 그저 거대한 검은 무언가로 화하고 있었다. 아직은 인간 비슷한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것조차 계속해서 물결치듯 외형 전체가 흔들거리고 있어 얼핏 보기에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위험해, 녀석이 이형으로 변하고 있어!”


이형? 나트의 이야기에 에우로파를 비롯한 이들이 설명을 요구한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스스로의 존재 자체를 포기하고 모든 힘을 개방하는 형태야. 한 번 저렇게 되면 이제 되돌리기 힘들어!”

“즉, 폭주한다는 이야기로군···!”


이미 이쪽은 전력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 유감이지만 더 이상 이 도시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저런 무시무시한 괴물을(그렇다. 이미 진정한 의미에서 괴물이다) 그냥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저 형태의 단점이나 약점 같은 건 없나?”

“나도 듣기만 한 거지만···저 형태가 지속될수록 점차 강해지지만 그에 비례해서 이성과 자아를 잃어가게 돼. 그리고 그게 한계에 달하는 순간 스스로를 유지 못하고 사멸한다고 했어.”


그렇다는 건 적어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죽는다는 이야기군. 나트의 설명을 들은 에우로파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결단하였다.


“전원 후퇴! 탈출합시다!”


더 이상 그로부터 마도기를 지킬 수 있는 여력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하물며 시간이 지나 사멸한다고 하면 그가 죽을 때까지 방치한 이후에 마도기를 회수하면 되는 문제였다. 세인스 백작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의 스승은 마도기를 지키라고 했지. 도시를 지키라고 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에우로파의 외침에 일제히 모든 이들이 델리우로부터 등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생존확률을 올리기 위해 각자가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놓치지 않는다! 너희는 나와 함께 최후를 맞아 주어야겠다!”


당연하게도, 델리우는 그들을 순순히 달아나게 놓아두지 않았다. 그의 양 팔에 검은 기운이 끈적할 정도로 모여들었고 이내 그는 그것을 위로 치켜들었다.


-쿠콰쾅


델리우를 중심으로 반경 약 100여미터를 둘러싸듯, 수 미터나 되는 검은 가시들이 무수히 솟아났다. 거대한 동물우리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솟아오른 가시들 사이로 군데군데 꿈틀거리는 촉수들도 보였다.


“비행 마법으로 날아올라도 저것에 요격당하겠지. 그렇다면 공격해서 없애는 수밖에, 화염 태풍!”


엘프 마법사의 지팡이로부터 붉은 화염이 방사형으로 뻗어나갔다. 붉은 태풍은 검은 가시와 촉수를 집어삼켜 일순 사라지게 하는 듯 하였으나, 잠시 기세가 약해지며 크기가 줄어들 뿐 마법의 효과가 사라진 즉시 다시 거대해졌다.


“말 했을 터이다. 도망치게 두지 않는다!”


어느새 델리우는 엘프 마법사의 바로 뒤까지 다가왔다. 그는 위협적으로 한쪽 팔을 들어올렸다. 시커먼 기운이 전체를 감싼 그의 팔 전체가 부풀어오르며 거대해졌다.


“내 잘못이다. 처음부터 네놈들을 살려둘 생각을 말았어야 했다!”

“저, 점멸!”


엘프 마법사는 전이 마법을 사용하여 델리우의 후방으로 이동하였다. 이대로 다시 한번 더 마법을 사용하여 거리를 벌리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퍼억

“크헉!”


몇 미터의 거리 정도는 문제조차 되지 않는다는 듯 델리우의 팔이 늘어났다. 순식간에 엘프 마법사의 목을 틀어쥔 델리우는 다시 팔의 길이를 줄여 자신의 앞으로 그를 끌어당겼다.


“이 괴물 녀석!”


근처에 있던 전사와 신관이 그를 돕기 위해 각자 무기를 들고 그에게 달려왔다. 전사는 들고 있던 장검으로 델리우의 머리를 내려쳤다.


-부웅


하지만 그의 검은 무의미하게 델리우의 머리를 통과하여 지나칠 뿐이었다. 마치 안개를 가르듯이.


“인간형 포박!”


신관의 양 손에서 빛나는 은색 실이 뻗어나와 델리우를 휘감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델리우를 단단히 묶어낼 것 같던 은빛 실은 이내 간단히 토막나 끊어지더니 희미해지며 사라졌다.


“소용없다. 죽어라!”

-푸욱


그 말과 동시에 델리우의 전신에서 검은 가시가 무수히 뻗어나왔다. 마치 고슴도치와도 같이 사방으로 뻗은 가시에 엘프 마법사를 비롯한 세 명은 전신을 궤뚫렸다.


“커억···!”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절명한 세 명의 피는 그대로 가시를 타고 델리우에게 흡수되었다. 그들의 피를 흡수하여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듯 델리우의 몸집이 더욱 커졌다.


“다음은···!”


살기어린 푸른 눈빛을 번뜩이며 다음 복수의 대상을 찾는 델리우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아르나시아를 등에 업은 채 검을 휘두르고 있는 나트였다. 이미 힘을 소진하여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그녀를 등 뒤에 업고 오른손으로 검을 휘둘러 가시와 촉수들을 쳐내며 어떻게든 출구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었다.


“제길! 조금만 더 힘이 남아있었다면 이 정도쯤은···!”

조금만 더 하면 길이 열릴 것 같은데···안간힘을 쓰며 가시와 촉수를 베어내는 그녀를 향해 델리우가 빠르게 접근하였다. 그는 지면을 미끄러지듯 이동하여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고 있었다.


“너희들 때문에! 세라가! 도드룸이!”


원한이 가득한 외침에 나트는 길을 열려던 시도를 멈추고 그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후방으로 도약하였다.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그를 상대할 수 없기에 내린 판단이었다.


“놓칠까 보냐?!”


델리우는 곧바로 그녀들을 쫓아 뛰어올랐다. 단번에 그녀들의 머리 위까지 뛰어오른 그의 팔이 부풀어오르듯 거대해졌다.


“너희는! 어째서!?”


나트의 머리 위로 거대한 기둥과도 같은 팔이 내려쳐졌다. 나트는 오른팔을 들어 그것을 막으려 하였으나 아름드리 나무보다도 거대하게 변한 델리우의 팔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죽어라!”


나트는 아르나시아를 등 뒤에 업은 채 그대로 지면을 향해 떨어졌다. 그나마 방어를 한 덕에 피해는 줄인 듯 어떻게 두 다리로 착지는 하였으나 델리우는 곧바로 그녀들의 바로 앞에 착지하며 다음 공격을 가하였다.


“커흑!”


날카로운 칼날처럼 변한 손가락들이 나트의 복부에 박혔다. 연이어 마찬가지로 칼날 형태로 변한 반대편 팔을 휘둘러 팔다리를 난도질하더니 이윽고 자세가 무너진 그녀의 안면을 향해 발길질을 하였다.


“꺄악!”

-콰쾅


비명을 지르며 두 소녀는 건물 외벽을 연이어 뚫고 날려졌다. 3번째 건물까지 날려가버려서는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파묻힌 그녀들이었으나 델리우는 두 소녀가 아직 살아있음을 느끼고는 마무리 일격을 가하기 위해 움직였다.


“저 자들은···!”


그 순간 그가 가장 우선하여 찾고 있던 두 사람이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전이용 마법진을 향해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며 달려가고 있는 에우로파와 베쿰을 발견한 그의 두 눈이 증오로 이글거렸다.


“감히 어딜!”


그가 손을 뻗자 마법진 바닥의 지면에서 커다란 가시가 솟아오르며 바닥에 깔린 블록 째로 마법진을 산산조각내었다. 그는 연이어 자신의 인식 범위에 있는 모든 전이용 마법진도 같은 방법으로 파괴하였다.


“네 놈들이! 네 놈들이 도드룸과 세라를!”


일직선으로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델리우의 양 팔이 거대해지고 있었다. 저것을 막아내는 것은 어림도 없겠다고 생각한 베쿰은 에우로파를 옆으로 세게 밀치며 자신도 반대편으로 몸을 던져 피하였다.


-콰앙


델리우의 공격에 방금 전까지 있던 지면으로부터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돌조각들이 비산하였다. 순식간에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 정도의 강력한 위력에 베쿰과 에우로파는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말도 안 돼. 저런 걸 어떻게 상대하라는 거야?”


에우로파도 베쿰도 델리우와 맞서 싸우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가지지 못하였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한 줌의 여력조차 없는 상태에서는 더더욱.


“죽인다. 죽여 버리겠다! 복수해 주마!”


델리우의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이 더욱 짙어졌다. 나트의 이야기대로 점차 이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듯 말투가 단조로워지고 억양이나 행동이 불안정해졌다.


“제길···갈수록 터무니없는 괴물이 되가는군. 하다못해 에미넨트만 정상이었어도···음?”


문득 에우로파의 머릿속으로 한 가지 방안이 떠올랐다. 그는 방금 전까지 전이 마법진에 사용하기 위해 손안에 쥐고 있던 마력 수정을 이용하여 마법을 발동하였다.


“가속!”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 남은 방법은 한 가지였다. 어떻게든 제어탑이 있는 곳으로 가 그곳의 마력을 이용하여 에미넨트를 재기동시키는 것. 그것이 적어도 델리우가 스스로 소멸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유일한 방법이었다.


“베쿰! 녀석을 유인해줘! 잠시동안이면 되!”

“이봐, 남작나리! 저런 걸 상대로 말도 안 되는 소릴 하지 말라고!”

“생각난 게 있어. 아무튼 해!”

그제서야 에우로파에게 어떤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 듯, 베쿰은 독하게 이를 악물었다.


“···제발 나 죽기 전까진 도우러 와주쇼!”


베쿰의 검에 푸른색 검기가 서렸다. 그는 델리우를 향해 검기를 날려 그를 공격하며 외쳤다. 그의 검기는 예상대로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하였지만 델리우의 시선을 돌리는 데는 성공하였다.


“이봐, 괴물! 이쪽이다!”

“세라의 원수! 죽일 테다!”


에우로파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델리우는 그의 의도대로 베쿰을 쫓아 달려갔다. 지축을 울리며 달리는 매서운 기세와 속도에 기겁하여 달아나는 베쿰의 뒷모습을 보며 에우로파도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행!”


낮게 떠오른 에우로파는 그대로 건물들을 넘어 제어탑이 있는 곳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가속 마법의 효과도 있어서인지 그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제어탑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이게 이렇게 무거웠던가···”


현재로서 단순한 쇳덩이뿐이 되지 않는 에미넨트의 무게감은 농담으로라도 가볍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전투의 피로와 가속 마법으로 인한 추가적인 부담까지 있어서인지 그는 제대로 착지하지 못하고 바닥을 굴렀다.


“으큭! 젠장···!”


에미넨트의 무게까지 더해져 전신을 흔드는 둔탁한 충격에 에우로파는 욕지기를 뱉었다. 하지만 불평을 하거나 앉아서 쉴 여유는 없었다. 그는 피로감이 몰려오는 몸을 애써 움직여 제어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좋아 이제 마력 충전을···크억!”


제어탑 앞의 낮은 계단을 올라 문에 설치된 잠금장치를 해제하려는 순간 등 뒤에서 묵직한 충격이 전해졌다. 에우로파는 문짝에 가슴팍과 안면을 부딪친 뒤 균형을 잃고 넘어지며 계단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미안···남작나리. 붙잡혀 버렸수다···쿨럭!”

“야 이···너무 빠르잖아···!”


등 뒤로부터 날아와-정확히는 날려진 것이겠으나- 부딪친 것은 베쿰이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상당한 부상을 입은 듯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팔다리는 비정상적으로 뒤틀려 있었다. 그는 계단 위에 쓰러진 채 피 섞인 기침을 하며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레레루르브! 이젠 필요없다! 모조리 사라져라!”


델리우의 양 팔이 짙은 검은 기운에 휩싸이며 거대해졌다. 더 이상 저항할 수단이 없는 에우로파와 베쿰은 그저 그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사라져라, 전부 사라져!”


그의 양 팔이 거대해지더니 수십 가닥의 촉수로 갈라지며 제어탑을 향해 뻗어나갔다. 이윽고 양 팔로 제어탑을 휘감아 뒤덮은 델리우는 비틀어 뜯어내듯 제어탑을 부수었다.


“제어탑이···!!”


제어탑이 무너져 내리며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지막 제어탑이 무너지는 모습에 에우로파는 절망에 차 중얼거리며 반사적으로 주 제어탑과-마도기가 위치한 내성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도기가 폭주한다! 안돼, 이제 끝났어···!”


높이가 20여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내성 안쪽으로부터 에우로파가 위치한 보조 제어탑에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강렬한 빛줄기들이 균열과 함께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


폭발로 인해 내성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고,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굉음과 진동 속에서 에우로파는 필사적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해 보았으나 더 이상은 아무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눈앞을 가득 메운 섬광이 커져가는 것을 보며 절망감에 두 눈을 감았다.





세인스 시로부터 십수 킬로미터 떨어진 숲 속. 그곳의 나무와 식물줄기들 사이를 통과하듯 빠른 속도로 달리는 네 명의 인영이 있었다. 레르나와 페스크, 그리고 파루와 루드는 나란히 숲 속을 질주하고 있었다.


“조각. 폭주했다.”


한창 달리던 중 무언가를 감지한 듯, 파루가 중얼거렸다. 바로 옆에 있던 페스크는 그가 무언가 말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내용에 대해 질문했다.


“예? 뭐라고요?”


반면 달리고 있던 네 명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루드는 그가 중얼거린 내용까지 알아들었는지 그에게 질문하였다.


“흡혈종이 이긴 건가? 그렇다면 그 자는?”

“아직은 양 측 모두 살아있어. 부하 흡혈종들은 죽은 것 같지만.”


루드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레르나였다. 빠르게 숲 속을 달리고 있음에도 전혀 지치지 않는 듯 평온한 말투였다. 그리고 그 점은 네 명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 흡혈종 두목. 죽어가고 있는데? 힘은 커지고 있지만 정신은 고사중이야. 이대로 가면 얼마 안 가 진짜 죽어.”

“그들의 특수한 기술 같은 건가?”

“아마도. 하지만 새삼스레 놀랄 만한 기술은 아니지 않아?”

“······”


레르나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평소의 장난기 담긴 미소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담은 곡선 속에 담긴 시선을 받은 파루는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그녀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그렇다는 건 오히려 흡혈종이 궁지에 몰렸다는 거로군. 그 우두머리는 지금 최후의 발악을 하는 중이고.”

“저기요, 루드.”


문득 의문이 있다는 듯 페스크가 질문하였다. 어차피 또 시덥잖은 내용의 질문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루드는 건조하게 대답하였다.


“응? 또 궁금한 게 생긴 건가, 꼬마?”

“전 꼬마가 아닙니다! 아니, 이게 아니라···”


반사적인 수준으로 외치던 페스크는 다소 늦게나마 했던 말을 수습하며 질문하였다.


“이 숲. 이상하지 않아요? 아까 전부터 계속 같은 곳을 왕복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보세요, 좀전부터 저 도시가 전혀 멀어지지 않고 있어요.”

“이봐, 꼬마.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이런 곳이 익숙치 않은 건 이해···아니, 잠깐!”

-치익


갑작스레 정지하는 루드의 모습에 나머지 이들도 따라서 멈추어섰다. 밤중의 숲속에서 지면에 그들이 신은 부츠가 마찰되는 소리가 유독 크게 울려퍼졌다.


“···갇혔군.”


루드의 중얼거림에 레르나와 파루 역시 뒤늦게 눈치챈 듯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서야 눈치채다니···역시 그 셋은 우릴 노리고 있는 게 틀림없군. 레르나, 빠져나갈 수 있겠나?”

“이 왜곡에서 빠져나가는건 그리 어려울 것 같진 않아. 다만···”


레르나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주변으로부터 수많은 기척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숲의 어둠 속에서 자신들을 노려보는 눈빛들을 둘러본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하던 말을 마무리했다.


“아무래도 순순히 보내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야.”




작가의말

어느 쪽도 위기로군요.

1편의 결말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선작, 관심어린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12 음방방
    작성일
    17.07.22 22:51
    No. 1

    오랜만에 들렀다갑니다.어차피 재생괴인과 폭주괴인은 패배가 예정이죠.그 과정이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AKHS
    작성일
    17.07.23 00:26
    No. 2

    맞습니다. 본문에서도 이미 '시간이 지나도 사멸'이라고 언급한 정도로 어찌보면 왕도적인 결말이죠.
    그리고 이 '이형 변신'의 기믹은 앞으로 또 써먹을 생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셋트업(Setup) - 수정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셋트업(Setup) - 2편-35 17.07.29 134 0 15쪽
35 셋트업(Setup) - 2편-34 17.07.28 101 1 17쪽
34 셋트업(Setup) - 2편-33 17.07.27 97 1 17쪽
33 셋트업(Setup) - 2편-프롤로그(하)-32 17.07.26 98 0 18쪽
32 셋트업(Setup) - 2편-프롤로그(상)-31 17.07.26 71 0 18쪽
31 셋트업(Setup) - 1편-에필로그-30 17.07.25 59 0 12쪽
30 셋트업(Setup) - 1편-29 17.07.25 98 0 12쪽
29 셋트업(Setup) - 1편-28 17.07.24 77 0 11쪽
28 셋트업(Setup) - 1편-27 17.07.24 45 0 12쪽
27 셋트업(Setup) - 1편-26 17.07.23 89 1 13쪽
» 셋트업(Setup) - 1편-25 +2 17.07.22 110 1 16쪽
25 셋트업(Setup) - 1편-24 17.07.21 72 0 15쪽
24 셋트업(Setup) - 1편-23 +2 17.07.20 109 1 17쪽
23 셋트업(Setup) - 1편-22 17.07.19 74 0 16쪽
22 셋트업(Setup) - 1편-21 +2 17.07.18 97 1 18쪽
21 셋트업(Setup) - 1편-20 +4 17.07.17 90 2 15쪽
20 셋트업(Setup) - 1편-19 +2 17.07.16 80 1 11쪽
19 셋트업(Setup) - 1편-18 +2 17.07.15 87 1 21쪽
18 셋트업(Setup) - 1편-17 +2 17.07.14 126 1 13쪽
17 셋트업(Setup) - 1편-16 +2 17.07.13 78 1 13쪽
16 셋트업(Setup) - 1편-15 +2 17.07.13 124 1 17쪽
15 셋트업(Setup) - 1편-14 +2 17.07.12 103 1 12쪽
14 셋트업(Setup) - 1편-13 +2 17.07.12 100 1 13쪽
13 셋트업(Setup) - 1편-12 +2 17.07.11 94 1 19쪽
12 셋트업(Setup) - 1편-11 +2 17.07.11 157 1 14쪽
11 셋트업(Setup) - 1편-10 +2 17.07.10 103 1 12쪽
10 셋트업(Setup) - 1편-9 +3 17.07.10 88 1 11쪽
9 셋트업(Setup) - 1편-8 +2 17.07.09 93 1 19쪽
8 셋트업(Setup) - 1편-7 +4 17.07.09 67 1 19쪽
7 셋트업(Setup) - 1편-6 +4 17.07.08 138 2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