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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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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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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수 :
44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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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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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셋트업(Setup) - 1편-28

DUMMY

그러고보니 지금 이 세 명 중에서 에우로파 자신만 육체적인 회복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왠지모를 억울함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그의 눈앞에 쇄도하는 검은 촉수와 가시들을 어떻게든 하는 게 우선인 상황이었다.


“수호벽 전개! 추가로 자원 1할을 할당해 원격 순간이동!”


방어 기능을 전개하여 촉수들을 막아내는 동시에 에우로파는 륜의 조각 1개를 베쿰에게 보내어 그를 현재 위치에서 더 멀리 떨어진 건물 내부로 이동시켰다.


『마력 수용 한계까지 약 3분, 가동 한계까지는 약 2분』


가진 전투력을 극한까지 끌어낸 상태라고 너무 쉽게 보았던 것일까. 최후의 발악을 하는 델리우 역시 더욱 더 강해져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되었다.


“에우로파, 어떻게 돼가? 큭, 이쪽은 그리 오래 버티진 못한다고!”

“못 버티는건 이쪽이야! 사방이 촉수 천지인 이런 상황에서 기술 준비하다가는 맞아죽는다고! 애당초 촉수라는 것들이 왜 남정네한테 집적대는 거야? 촉수면 촉수답게 여자한테나···!”


결국 에우로파는 아르나시아와 함께 직접 델리우와 대적하고 있는 나트를 노리는 것까지 포함한 촉수와 가시들을 제거하기 위해 갖가지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끝도 없이 재생하며 덮쳐드는 촉수들 앞에서는 중과부적이었다.


게다가 나트 본인도 치명적이지는 않을지언정 한두 대씩 델리우의 공격을 얻어맞고 있었다. 하나둘 상처가 늘어가는 모습이 결코 오래 버티지는 못하겠다는 예상을 하기에는 충분했다.


“망할, 이래서는 저 놈이 미치기 전과 양상이 똑같잖아?!”

“똑같···다? 그렇다면!”


게다가 시간제한까지 훨씬 촉박한 상황. 초조해지는 에우로파의 혼잣말을 들은 아르나시아는 무언가 방법이 떠오른 듯한 모습으로 촉수들을 물리치며 그에게 다가왔다.


“에우로파, 아까와 같은 방법을 쓰도록 하죠. 잠시 지켜주세요.”

“아까와 같은? 아···설마!”


아르나시아의 제안에 에우로파는 그녀가 어떤 것을 생각하는지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한창 촉수들을 제거하던 륜의 조각들을 불러들였다.


“자원의 4할로 수호벽 전개! 나머지 6할은 계속해서 공격!”

『승인. 수호벽을 전개합니다』


보아하니 검에 있던 무언가를 해방시킨 영향인지 나트의 전투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있었다. 델리우에 비하여 열세라고는 하나 너무나도 공격유형이 단조로워진 상태인지라 그녀 주변의 촉수들만 어떻게든 한다면 버틸 수는 있어보였다. 그렇기에 에우로파는 방어에 필요한 4개의 륜을 수비에 돌린 채 6개의 륜의 조각을 그녀 주변의 촉수를 제거하는 데에 집중시켰다.


“자, 잠깐. 어딜 만지는 거에요?”

“어쩔 수 없잖아! 원래 이 기술은 1인용이라고!”


사실 본래 의도대로 1명만 있었다면 오히려 꽤 여유있을 공간이었다. 최대한 차렷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렇다해도 륜을 제어하기 위한 수인을 맺는 움직임 정도는 필요했다.

그리고 그 수인을 맺는 행동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자꾸 슬금슬금 움직여서···오히려 그게 더 신경쓰인다구요···!”


날지 않아도 펄럭이는 날개와 꿈틀거리는 꼬리에 간섭받지 않기 위해 그녀의 앞에 선 것이 실수였으려나. 혹여 방어막 밖으로 신체가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급적 손을 아래나 뒤로 두고 있다보니 그의 손과 팔은 수시로 아르나시아의 가슴이나 배, 목덜미 등에 접촉하고 있었다.


“비늘이 나서 까칠거릴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부드럽···이게 아니라···! 어쩔 수 없다고, 빨리 기술을 시전하면 되잖아!”

“그럴 생각이에요. 이제···다 됐어요!”

“좋아, 수호벽 해제!”


에우로파가 방어막을 해제하는 동시에 아르나시아는 로드를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동시에 그녀의 온 몸이 에메랄드빛으로 밝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대지의 근원이여, 나의 의지에 따라 적을 단죄하라!”

“에미넨트, 소멸포 시동!”


주변이 에메랄드빛으로 물드는 동시에 에우로파 역시 다시 한번 소멸포를 준비하기 위해 륜을 그의 앞으로 불러모았고 하나로 합쳐진 륜이 다시한번 마법문자들을 띄우며 빛을 발하였다.


『소멸포 준비중. 앞으로 약 10초, 가동 한계까지 약 1분』


아르나시아의 광역 공격으로 인해 촉수와 가시들이 바스라지듯 사라져갔다. 바닥을 잘 보니 촉수들이 재생을 시도하는 듯 간간히 검은 기운이 꿈틀대는 게 보였으나, 지면 위로 돋아나는 즉시 바스라져 버렸다.


『소멸포 발사준비 완료』

“나트, 소멸포를 발사할 거다. 사선에서 물러나!”

“···알았어!”


에우로파의 외침을 들은 나트는 검을 양 손으로 잡고 크게 휘두르며 옆으로 멀찍이 물러났다. 최소한의 안전거리가 확보되었다고 판단한 에우로파는 곧바로 소멸포를 발동시켰다.


“소멸포 발사!”

『승인. 소멸포 발사』


마력이 충만한 상태여서인지, 앞서 발동한 것보다도 강렬하고 거대한 광선이 델리우를 집어삼켰다.


“크어어아아아악!!”

“좋았어!”


앞선 전례로 보아 델리우를 완전히 처치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있었다. 하지만 에우로파에게 있어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었기에 그는 지속 가능할 때까지 소멸포를 유지하여 델리우를 공격하기로 하였다.


“이제 그만 사라져라, 이 괴물아!”

“워우어어우워어어!!”


소멸포의 섬광 속에서도 괴성을 지르며 발버둥치고 있는 델리우의 모습에 에우로파는 속이 타들어 갈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잠시 후, 그의 자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끄으아···가아아아···!”

-쿠웅


묵직하게 지면을 흔드는 소리와 함께 델리우가 서서히 바닥으로 쓰러져갔다. 아르나시아의 광역 공격이 멈추었음에도 더 이상의 촉수나 가시의 출현이 없었다. 죽지는 않은 듯 하였으나 기절이라도 한 것인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에우로파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소멸포의 강력한 위력을 직격으로 받고 있는 와중에서도 ‘단순히 쓰러졌을 뿐’이라는 점은 그에게 있어 결코 경계심을 풀게 할 수 없는 요소였다.


아직 부족하다. 조금 더! 그렇게 생각하며 소멸포를 유지하려 하였으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가동 한계에 도달. 본기와 사용자 보호를 위해 마력 수용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제한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공격을 지속하고 싶었으나 어느새 에미넨트의 가동시간이 한계에 달해 있었다. 방금 전까지 섬광을 내뿜던 륜은 각각 분리되어 처음 에우로파가 가동시키기 이전처럼 각 부위에 부착되었다. 이윽고 붉은 색으로 빛나던 어깨와 가슴부분 보석들의 색이 연녹색으로 변하였다.


“···여기까진가. 이제 도망칠 시간이군.”

『마력 수용 한계까지 약 3분』


좀 전 아르나시아에게 마력을 쏟아넣었을 때 마냥 소멸포에 마력을 소모해서인지 제한시간이 조금 더 늘어나 있었다. 에우로파는 나트와 아르나시아에게 예정대로 현 위치에서 이탈할 것을 권하였다.


“어서 여기서 벗어나자! 저기, 미안하지만 저쪽에 옮겨둔 베쿰을 같이 데려가 줄 수 있을까? 보다시피 잠시동안은 에미넨트를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그렇게 하죠.”


인간 모습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어느 정도 여력이 남아있는 듯 아르나시아는 전이 마법으로 베쿰을 옮겨둔 건물 내부로 이동하였다. 이윽고 자신도 탈출을 하려던 에우로파는 나트의 상태가 썩 좋지 않음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예상 외로 피해가 컸는지 땅을 짚은 검에 몸을 의지한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괜찮아? 빨리 여길 벗어나지 않으면···”

『위협 대상의 활동 재개를 확인』


터벅터벅 그녀에게 다가가며 손을 내밀던 에우로파는 에미넨트의 경고음성과 함께 그녀의 등 뒤로부터 시커먼 것이 날아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위험해!”

“꺄앗!”


에우로파는 반사적으로 몸을 날려 나트를 끌어안고 옆으로 쓰러졌다. 사실 그리 날렵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가 육체단련을 거의 하지 않은-심지어 꽤 지쳐있는 상태로 중장비를 걸치고 있는 마법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속도였다.


-촤악


간발의 차이로 에우로파와 나트의 머리 위를 촉수가 스치고 지나갔다. 바닥을 뒹굴며 두 사람은 이윽고 기괴한 괴성을 지르며 서서히 다가오는 델리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끄르르르르캬아아아아아아!”

“저, 저 지독한놈. 아직도···!”


이제는 머리나 팔다리조차 없었다. 거대한 슬라임과도 같은 덩어리진 외관에서는 여러 가닥의 촉수들이 뻗어나오고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의 짐승의 포효를 연상시키던 것과는 다른 이질적인 괴성을 내고 있었다.


『마력 수용 한계까지 약 1분』


심지어 남은 시간도 얼마 없었다. 지금 당장 도시에서 탈출해도 모자랄 상황임에도 대책없이 강력해지며 다가오는 델리우의 모습에 에우로파는 할 말을 잃었다.


“언니!”


베쿰을 데리고 나오는 도중 괴성을 들은 아르나시아가 황급히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왼손으로 베쿰을 들고 있는 채 오른손의 로드를 들어올려 공격주문을 발동하였다.


“수정창!”


십수 개의 푸른 수정으로 이루어진 창이 생성되어 델리우였던 괴물을 관통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별 괘념치 않는다는 듯 구불텅거리며 나트와 에우로파를 향해 다가왔다.


“끼이이이이이츄히이이이이이그히이이이이익!”


이제는 완전히 망가져가는지 닥치는대로 촉수를 뻗거나 휘둘러 주변을 공격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시간도 촉박한 와중에, 이미 정상적 사고조차 못하는 괴물에게 무리하게 접근해서 공격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에우로파는 거리가 가까워지기 전에 도시 바깥으로 이탈하기로 하였다.


“점멸! 폭염!”


에우로파는 우선은 거리를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이 마법을 써 십여 미터 후방으로 물러섰다. 연이어 화염 마법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물론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일찌감찌 접은, 시야를 가리기 위한 목적의 공격이었다.


“꽉 잡아! 비해···”

-콰직


막 날아오르기 위해 마법을 발동시키려는 순간, 그의 왼쪽 어깨로 묵직한 통증이 전해졌다. 폭발 마법의 화염과 연기를 뚫고 휘둘러진 촉수가 그를 강타하였다.


“크악!”

“언니, 에우로파!”


에우로파와 나트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수 미터를 날려가 건물 외벽에 부딪쳤다. 괴물은 그 거대한 덩치와 둔중해 보이는 외모답지 않게 빠른 속도로 지면을 타고 기어왔다.


“빌어먹을! 이제 정말 끝인가!?”

“키이이이히찌키아아아아아아!”

『마력 수용 한계까지 약 10초』


어느새 에우로파의 바로 앞까지 다가온 괴물은 완전히 끝장을 내겠다는 듯 수십 가닥의 촉수를 들어올렸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분함을 필두로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며, 에우로파는 나트를 감싸듯 끌어안은 채 두 눈을 꽉 감았다.




작가의말

페이즈 3...?

농담입니다.


곧 1편의 에필로그입니다.

대략 21화부터 최종전이었으니, 거의 1편의 4분의 1이상이 최종전이었네요.


뒤늦게 보니, 오늘처럼 짧게 올린 날이 이미 있었더군요...


...흠;;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선작, 관심어린 댓글은 글쓴이에게 큰 활력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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