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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트업(Setup) - 수정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AAKHS
작품등록일 :
2017.07.07 03:11
최근연재일 :
2017.09.20 09:45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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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수 :
447,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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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0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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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셋트업(Setup) - 1편-프롤로그

DUMMY

"자아, 오세요, 오세요, 어서 오세요! 오늘 아침 막 들어온 신선한 과일과 채소입니다. 일단 보고 가세요!“

"갖 구운 따뜻한 빵입니다. 거기 학생, 출출할 텐데 빵 하나 어때?“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임에도 도시는 언제나처럼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만들 재료를 구하기 위해 바구니를 옆에 끼고 시장가를 누비는 주부와 처녀들. 학교나 일터에서 집에 돌아가기 위해 한 손에는 가방이나 연장, 다른 한 손에는 아직 따뜻한지 하얀 김이 모락거리는 빵을 든 소년들과 청년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활기가 넘치는군.”


그 ‘언제나’와 비교하여 별 차이가 없는 듯한 도시의 분위기. 그 일상 속에서 이질적인 존재가 하나 있었다면 바로 한 남자의 등장 정도였다. 건장한 체격을 가진 그는 밝고 화사한 활기에 가득찬 도시의 분위기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어두운 검은 빛깔의 후드와 망토로 온 몸을 가린 채 음침함과 조소가 뒤섞인 시선으로 도시를 둘러보았다.


“예. 그렇습니다. 이곳 세인스 시는 항상 활기찬 도시이지요.”


그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 것인지.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경비병 한 명이 친절하게도 대답해 주었다.


“저희 세인스 시에 처음 오셨나 보군요. 방문을 환영합니다.”


초보 연극배우마냥 쑥쓰럽고 어색한 말투였지만 그 속에는 진심으로 친절을 베풀고픈 호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관심 없다는 듯 무신경하게 경비병을 지나쳤다.


“세, 세인스 시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친절한 모습을 유지한 경비병은 뒤늦게서야 왠지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 불안감을 느꼈을 때, 이미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그 남자는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레레루르브···인가.”


남자의 목소리는 낮은 톤이면서도 청아했다. 오랜 세월을 통해 다듬어진 듯 기품 있는 억양과 발음이었다. 씁쓸한 여운이 남는 중얼거림과 함께 남자는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탑을 바라보았다.


“이것도 악연. 아니 운명이로군.”


끝이 잘린 듯한 역삼각형 모양으로 세워진 탑의 외부에는 복잡하게 그려진 마법 문자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막대한 마법의 힘을 머금고 있었으며 그 힘을 도시 곳곳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탑이었다.


“그렇군. 그것의 힘을 이용하여 도시의 운영에 쓰고 있는 것인가.”


남자는 탑에 시선을 유지한 채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어떤 용도의 건축물인가를 이해한 듯 감탄사를 흘렸다.


“훌륭하군. 하지만 위험한 발상이기도 하고···”


어느새 탑이 시야 전체에 잡힐 정도의 위치까지 도착하였다. 탑의 높이는 약 4에서 5미터 정도. 주변에는 접근을 막기 위한 벽이 둘러쳐진데다 다수의 경비병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탑 바로 옆에는 경비 초소까지 위치하고 있어 이곳이 엄중히 보호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누구냐?!”


벽 곳곳에는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푯말이나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전진하였고 곧 그의 접근을 인지한 경비병들이 그를 가로막았다.


“이곳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더 이상 다가올 시 실력으로 배제하겠다!”


세 명의 경비병이 그에게 다가와 들고 있는 창으로 그를 겨누며 경고하였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변함없는 속도로 걸음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더 이상 접근하면···!!”


경비병의 최종 통고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남자가 가볍게 손을 움직이자 돌연 경비병의 행동이 멈춘 것이다.


“어···?”


얼핏 보기에 어떠한 공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어딘가 으깨지거나, 허공에 피분수가 뿜어올려진 것은 더욱 아니었다. 겉으로 보기에 있어서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당한 것인지. 병사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망연히 바닥에 쓰러졌다. 뒤늦게야 그가 어딘가에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약간의 피가 바닥에 흐르기 시작했다.


-철컹


병사가 바닥에 쓰러지고, 들고 있던 창이 돌 블록 위로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그들이 가로막아 지키고 서 있던 외곽 철문의 자물쇠가 부서졌다. 그리고 이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밀고 있는 것인지 철문이 열렸고, 남자는 유유히 외곽 문을 지나치며 계속해서 탑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렇군. 이런 구조인가···?”


탑 외벽을 지나 안으로 들어오자 순식간에 이십여 명의 병사와 여섯 명의 기사, 두 명의 마법사가 탑 앞을 가로막았다.


“저 자를 막아라! 절대 탑 안으로 들어가게 하지 말아라!”


책임자인 듯한 기사 한 명은 자신들을 향해 오고 있는 상대의 기세에서 불길함을 감지한 것인지 필사적으로 외치며 검을 뽑았다. 그러나 굳이 그가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다른 이들 역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반사적으로 무기를 뽑아들고 있었다.


“소용없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남자는 다시 한번 손을 움직였다.


“크헉···!”


그러자 아까와 마찬가지로 병사들과 기사, 마법사들은 망연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였다. 다만 방금 전 지시를 내리던 우두머리인 듯한 기사 한 명 만이 간신히 목숨을 건진 듯. 하지만 방금 전의 그것으로 인해 상당한 상처를 입었는지 크게 휘청이며 사내를 노려보았다.


“이, 이건···네녀석은···!”


상대에 대해 무엇인가 알아챈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경악이었을 뿐일까. 기사는 두 눈을 부릅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연이어지는 손짓과 함께 그 역시 먼저 쓰러졌던 부하들과 마찬가지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죽이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이 곳을 수호하는 자로써 명예를 안다면 나를 원망치는 않을 것이다.”


간단하게 모든 경비 병력을 처치한 뒤, 그는 다시금 유유히 발걸음을 옮기려 하였다.


“이제···머지 않았다. 크으···”


돌연 그의 입가에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전신을 엄습하는 격통에 그는 일순 몸을 움츠렸다.


“또인가? 이 저주는···!”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을 쫓아버리려는마냥 그는 거칠게 양 팔을 휘두르며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자 마치 그의 고통이 허공 위에 그대로 옮겨지기라도 한 듯 탑이 마찬가지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투둑, 쿠쿵


사내를 따라 경련하듯 요동치던 탑의 곳곳에 크고작은 검은 균열이 생겨났다. 이윽고 균열의 사이사이로부터 깨진 돌조각들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잠시 후에는 균열의 틈새로부터 거친 섬광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쿠르릉, 콰광


빛이 새어나오면서 진동은 점차 더 심해져 이제는 주변 일대를 뒤흔들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진동이 심해지고 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탑에서부터 새어나오는 빛도 점차 강해졌다.


“이제 와서···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만.”


탑이 허물어지기 시작하고, 빛이 주변 일대를 환히 감싸는 모습을 보며, 사내는 마치 연극배우처럼 다소 과장되게 양 팔을 펼쳐보였다.


“적어도, 가신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쿠콰콰광


그는 계속해서 무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였으나 탑이 무너지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모습 역시 탑에서 뿜어지는 빛무리에 삼켜져 일순 사라졌다.


-푸스스스


빛이 잦아들고, 진동과 폭음이 멈춘 뒤. 그는 여전히 양팔을 벌린 자세를 유지한 채 서 있었다.


“주군. 무리하지 마십시오!”


어느 새였을까. 그의 등 뒤로 두 개의 그림자가 등장하여 그를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고작 이런 일에 주군께서 직접 행차하실 것 까지는 없습니다. 하물며 현재 주군께서는 온전치 못하신 몸. 부디 옥체를 헤아려 주옵소서···!”


상대적으로, 아니. 누가 보아도 ‘크다’고 생각할 큰 그림자와 다른 한 쪽은 큰 그림자에 비교되어 더욱 더 작아보이는 왜소한 그림자였다. 큰 그림자에서는 굵고 낮은 톤의 중년 남성을 연상시키는 목소리가, 그리고 작은 그림자에서는 톤은 높지만 남성적 느낌이 석인 중성적 여자 목소리가 나고 있었다.


“사실은 알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남자의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자조적으로 입술 끝을 비틀며 방금 전의 한마디 이상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저, 자신의 어리석음을 확인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지···”

“···??”


그는 슬며시 고개를 움직여 탑이 있던 위치를 흘끗 본 뒤 몸을 돌렸다. 몸을 돌렸을 때 그에게는 방금 전에 보였던 어떠한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다. 마치 얼음장같이 싸늘한 모습을 한 채 그는 무미건조하게 자신의 뒤에 서 있던 그림자들에게 말하였다.


“돌아가자.”

“예.”


잠시 후 그를 포함한 세 명이 서 있는 곳 주변의 바닥이 일렁거리며 물결치는가 싶더니 서서히 그들의 모습이 아래로 잠겨들기 시작했고, 잠시 후 그들은 완전히 땅 속, 정확히는 그들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작가의말

기존글에 대해 수정이 완료되었습니다.


다만 프롤로그와 1화는 동일합니다.


불필요하거나 맥거핀이 될 소지가 있는 부분들을 쳐내고 초반부의 내용 순서를 좀 바꾸었습니다.

이제 더이상의 수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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