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계승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63,506
추천수 :
227
글자수 :
546,278

작성
09.01.25 09:58
조회
281
추천
3
글자
12쪽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DUMMY

“그 성격으로 퓨릭스 씨도 처리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아아악!”


준성의 비명 같은 울부짖음에 남자는 더욱 큰 소리로 웃었다. 준성의 반응이 불안해진 이온은 재빨리 주변의 기운을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조차도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결론을 내놓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오감을 완벽하게 지배했던 자. 게다가 지금 눈앞에 있는 자 역시 허상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울 지경이었다.

완벽한 감각제어. 환영이라는 것은 결국 오감 중 어느 하나에선 문제점이 발견되기 마련인데, 이것은 거의 완벽하다고 할 정도였다. 이 정도의 실력자를 쉽게 이길 수 있을 린 없었다.


“준성 씨!”

“이거 놔! 이거 놓으란… 컥!”


이온이 어깨를 붙잡자 준성은 강하게 거부의 몸짓을 보이며 그 남자를 향해 다시 총을 쏘려했다. 그러자 준성은 이 방에 처음 들렸을 때처럼 또 다시 이온의 주먹질에 배를 움켜쥐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흥미롭다는 듯 처음부터 끝까지 쳐다보고 있는 남자.

이온은 그 남자를 돌아보았다.


“전달자라고 했던가?”

“전달할 사항이라도 있으신가요?”


분위기 상으론 이온의 협박이 이어져야 올바르겠지만, 이온은 협박할 기분이 아니었다.


“아니, 묻고 싶은 게 있어. 전달자라면 적어도 전해줄 수 있는 정보는 더 가지고 왔겠지?”

“…흠… 하하… 상부에서 당신을 만만하게 보지 말라던 말이 이 뜻이었군요.”


발끝 정도는 보여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왔다는 소리였다.


“가이아 여신의 신전에 대해 얼마큼이나 알고 있나?”

“그건 예민한 사항이군요.”


대답할 수 없다는 그 전달자의 태도에 이온은 미간을 좁혔지만,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때에 따라선 모든 비밀을 풀어버릴 수 있는 너무 큰 질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좋아, 말을 바꾸지. 자네는 가이아 여신의 신전에 대해 알고 있나?”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


이온은 알고 있다는 대답에서 원하던 답을 얻어냈다. 두 가지 중에 하나였다. 이 전달자의 신분은 고위신분이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최하위 신분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전달자를 보낸 자가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지키려는 어떤 목적을 가진 단체,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떠한 세력의 어떤 지위에 있는 자. 라고 단정할 경우, 다시 이 가능성들을 조합해보면 전달자의 신분이 최하위일 때, 최하위에게까지 교육을 시켜 내보내야 할 만큼 이들 세력은 아주 작을 가능성이 높았다.

반대로 고위신분이라면, 가이아 여신의 신전에 가봤을 가능성이 있었다. 다시 말해 4대와 6대 벨로드를 죽인 자들이 이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이 세계의 모든 종족들은 가이아 여신에 대한 이야기를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접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가이야 여신이 카로마니아를 위해 희생한 위대한 여신이다. 라는 식의 가이아 여신에 대한 내용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 있다는 대답이 별 것 아닐 것 같지만,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발굴하지 못하게 하려는 세력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가이아 여신의 신전에 대해 알고 있다. 즉, 가이아 여신의 신전을 지키는 자들. 이라는 답이 나오는 대답이었다.

그 순간, 이온의 덱샤가 울렸다.


“아, 잠깐…”


화면에 흑천호가 보낸 문자가 떠 있었다. 이온은 그 문자를 읽다가 피식하고 웃었다. 잔인한 미소였다. 이온은 고개를 들어 전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곧 가지.”


문자의 내용은 전달자가 있는 진짜 위치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


도착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총알세례를 피해 차에서 뛰어내려 바닥에 뒹굴어야 했다. 처음 납치범들이 이끌었던 장소보다 더 맹렬한 공격이 가해지는 것이 흑천호의 문자대로 확실한 것 같았다.


“박준성! 괜찮은가?”


이온은 재빨리 일어나 달려 근처 건물 속으로 달려 들어간 뒤, 차에서 내려 흩어져버린 준성을 찾으며 외쳤다. 다시 총소리가 울리며 이온이 숨어있던 건물 벽에 마법 총알 흔적을 남겼다. 덕분에 고개를 내밀었던 이온은 황급히 몸을 숨겨야했다. 그리고 다시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생각해보면 준성이 내렸다는 걸 본 기억이 없었다.


“설마?”


이온의 눈이 멈춘 곳은 차 안이었다. 그 다급한 시점에서 차문까지 친절하게 닫고 내린 게 아니라면 분명 준성은 차 안에 있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차 문이 닫혀 있으니까.


“박준성!”


이온은 목청껏 준성을 불렀다. 그러나 총알을 피하지 못하고 차 안에서 그만 숨을 거두기라도 한 것처럼 준성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그러나 그 짧은 침묵이 깨진 건 지면이 깨지면서 솟구치는 물줄기와 그와 함께 이어진 총소리와 마법 총알들이 차를 덮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솟구쳐 오른 물줄기가 일정한 형태를 이루며 차를 감싸 안았기 때문이었다.


“방어막?”


그 순간, 차 문이 열리고 준성이 차에서 내렸다. 날카로운 눈길로 집 안을 향해 노려보고 있는 그의 양 손에는 검푸른 색을 띄고 있는 30cm 남짓한 길이의 칼이 쥐어져 있었다.


----------


건물 안의 상황은 그리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굳이 달라진 점을 찾는다고 한다면 무기물이 아닌 유기물체의 적이 다수 출현했다는 것뿐이었다. 환영을 보여주고 있는 전파를 쫓아온 것치곤 성과가 좋다고 해야 할 지, 아니면 그 반대로 최악의 상황인 건지는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상황이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었다.

준성은 다급한 마음에 너무 앞질러나가고 있었고, 이온은 그런 준성의 뒷바라지나 하는 수준인지라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물론 이온 역시 서두르고 있었다. 그것은 납치된 스페리 남매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이 건물 어딘가에 있을 환영술사 때문이었다. 또 다시 어떤 환영을 보여줄지 모르는 그를 상대하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빨리 환영술사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흑수(黑水). 진멸(殄滅).”


준성은 포위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몸 주위에 띄워놓았던 주먹만 한 크기의 물방울들을 동시에 터트렸다. 그러자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안개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는 물방울들… 그러나 그것은 겉보기의 감상일 뿐이었다. 준성이 터트린 물방울들은 호흡기를 타고 들어가 숨통을 틀어막는 기술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순례자들의 탑에서 빠져나와 몇 번 사용했던 워터 블릿(Water bullet)과 바이올렛 블로우(Violent blow), 그리고 드로우닝(drowning). 이 세 마법을 하나로 합친 변형의 마법이었다.

마른 익사. 아니, 그 이상의 무엇이라 할 수 있었다. 달려들던 적들은 생명체이든 생명체가 아니든 모두 그 자리에 쓰러져버렸기 때문이었다. 기기의 경우엔 구석구석 파고든 물방울들이 갑자기 증식을 한 탓에 고장을 일으켰으며, 사람들의 경우엔 입에서 다량의 물을 토해내며 바닥에 쓰러지며 숨을 거뒀다.


“위, 위험했다.”


이온 역시 가슴에 약간의 통증을 느끼며 준성의 무서운 기술에 감탄했다. 물을 안개로 바꿔 방어조차 못하게 한 뒤 주위의 모든 걸 죽음으로 내모는 잔인한 기술… 이온은 준성을 쳐다보며 어쩌면 자신보다 더 살인을 즐기는 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시체들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준성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애써 짓누르려는 듯, 준성의 턱이 불룩하고 튀어 올랐다. 어금니를 깨문 것이었다.


“…어서 가지. 시간이 없네.”


이온은 그 모습에 비웃음 비슷한 미소를 짓고 뒤돌아서 방을 빠져나가며 그렇게 외쳤다.


----------


3층이 끝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스페리 남매를 비롯한 20여명의 각기 다른 종족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저씨! 힉!”


준성과 이온이 방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넬 스페리가 가장 먼저 소릴 질렀다. 그러자 방으로 들어오는 준성과 이온을 향해있던 총구들 중 하나가 넬 스페리를 향해 겨눠졌다.


“이 총이 보이십니까? 당신들은 이제 그만 항복하는 게 좋을 겁니다.”

“…대단한 전달자로군.”


준성은 몸은 떨리면서도 동시에 무언가 다짐한 표정으로 발을 떼고 움직였다.


“넬, 테오도르. 다친 데는 없니?”

“예, 에…”


준성의 질문에 넬은 자신을 겨누고 있는 총구를 겁에 질린 표정으로 돌아보며 개미소리 만큼이나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준성과 별반 다르지 않는 떨림을 내고 있었다.


“괜찮다. 괜찮아. 다 괜찮을 거야. 안심해. 내가 왔잖니. 괜찮아. 안심하렴.”

“거기 서!”


준성의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안심하라 했지만, 정작 준성 자신이 겁에 질려있었다.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다.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죽여 버렸다. 살인… 의대생으로서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사람이 죽는 것도 흔하다곤 할 수 없지만, 꽤 많이 경험해봤다. 그리고 이곳에 넘어와 지금까지 수도 없는 생명을 빼앗아봤다. 다수의 벌레였고, 외모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행한 행위, 그러나 그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내… 내 모든 것에 맹세하지. 그 아이들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준다면.” 준성은 스페리 남매를 쳐다보았다. “네 모든 걸, 내 손으로 부셔버리겠어.”


어금니를 꽉 깨문 준성의 입에서 신음소리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분기를 억누르고 있는 어투였다. 그리고 준성의 그 말이 끝나는 순간, 지금까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던 이온의 몸이 갑자기 흔들렸다. 검은 기운이 이온의 몸을 감싸 안았다.


암중무도.


모든 시선이 준성에게 집중되었을 때, 이온이 가장 가까운 적부터 제압한다. 이것이 방으로 들어오기 전에 준성과 이온의 작전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 작전대로 20여명의 사람들 중 한명의 목이 먼저 바닥에 떨어졌다.


==========


잡설 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구정을 중시합니다.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준성이란 케릭터가 참으로 힘든 케릭터네요. 감정선이 여러 갈래다보니 쓰기가 힘듭니다. 소심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피할 곳이 없어지면 욱하는 성격이 드러나게 되더군요. 그래서 지금같이 욱하는 성격을 드러내는 한편, 정작 진짜 살인을 하게 될 경우엔 살인에 대한 공포심리가 작용해 움츠려 들게 된다. 는 게 이 케릭터의 설정인지라...

현실적인 케릭터라 생각하며 쓰고 있지만, 반대로 글의 주인공으로 쓰기엔 너무 힘든 케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잡설 3.

위에서 준성이 마법 총알을 막아낼 때 쓴 방어막은 바로 준성이 배를 감쌌던 그 방어막과 동일한 방어막입니다. 글에선 쓰지 않았지만, 동일한 방어막이라고 밝혀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써봅니다.

그리고 뒷 이야기로는 그 일대의 수도 공급이 끊어졌다. 입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지하수가 터질 일은 없겠죠. 준성이 터트린 건 지하수가 아닌 수도관이었습니다. 뭐, 그런 겁니다.


잡설 4.

소소한 질병에 자주 걸리는 건 그리 썩 좋은 기분은 아니네요. 감기냥이 떠나고 한동안 안 오길레 기뻐했더니 다시 돌아왔습니다.

감기냥.... 가! 가란 말야! ;ㅁ;


잡설 5.

다음화에선 납치 사건도 끝나겠죠. 결말이 멀지 않았습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24 천누
    작성일
    09.01.25 15:58
    No. 1

    준서어엉아아아아아 힘내려무나아아아;

    저도 감기군이 싫어요. 특히 코감기! 코감기 너 저리가! ;ㅁ;

    잘 읽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오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9.01.26 13:45
    No. 2

    ㅎㅎ...

    감기군과 감기냥을 한데 묶어서 원지부처 시켜버리고 싶네요. <-

    ㅎㅎ...

    항상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계승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6 여신 가이아 - 계승자 결말 +4 09.01.29 1,090 2 12쪽
105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4 09.01.27 357 2 11쪽
104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4 09.01.26 466 2 12쪽
»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2 09.01.25 282 3 12쪽
102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4 09.01.21 309 2 12쪽
101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4 09.01.19 325 2 11쪽
100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4 09.01.18 373 2 12쪽
99 여신 가이아 - 걸어 가는 길 +4 09.01.17 393 2 11쪽
98 여신 가이아 - 걸어가는 길 +4 09.01.16 466 2 12쪽
97 여신 가이아 - 마지막과 시작 +4 09.01.14 584 4 12쪽
96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완) +4 09.01.12 519 2 12쪽
95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2 09.01.09 757 2 14쪽
94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2 09.01.06 288 2 12쪽
93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9.01.05 479 2 12쪽
92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9.01.04 300 2 11쪽
91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9.01.03 469 2 14쪽
90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9.01.02 444 2 11쪽
89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31 487 2 13쪽
88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8 442 2 16쪽
87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7 306 2 11쪽
86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6 531 2 12쪽
85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6 08.12.24 321 3 10쪽
84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3 396 2 13쪽
83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0 472 2 17쪽
82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19 402 2 11쪽
81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6 08.12.18 247 2 16쪽
80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6 08.12.16 682 2 14쪽
79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완) +4 08.12.13 541 2 13쪽
78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 +4 08.12.10 451 2 9쪽
77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 +4 08.12.09 451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