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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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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1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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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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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6,278

작성
09.01.0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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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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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DUMMY

그때 그 해적선들이었다.

돌아오는 길. 역시 약 하루를 남겨놓은 밤에 다가온 해적들의 기습에 무장 호위선 두 척과 상선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것은 드디어 준성이 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포격 소리가 들려왔다.


물의 장막


준성이 재빨리 물의 장막을 펼친 탓에 첫 포격은 가볍게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이 문제였다. 준성은 관측실 안에서 세 척의 배에 펼쳐진 물의 장막 표면에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긴장한 탓일까. 연습 땐 쉽게 만들어지던 것이 왠지 한없이 더디게 느껴질 만큼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 상태로 두 번째 포격이 이어졌다. 상단의 무장선에서도 응사가 이어졌다. 소용돌이가 빠르게 생성되지 않는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긴장하고 있던 찰나 들려온 양측에서 울린 포격 소리에 놀란 준성은 하마터면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뻔 했다.


소용돌이 생성


그러나 다행히도 곧 정신을 차려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물의 장막을 붙잡는 한편, 소용돌이를 더 급하게 생성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해적선에서 쏜 포탄이 상단의 무장 호위선 갑판에 떨어지는 순간, 물의 장막의 모든 면에 소용돌이가 생성되었다.

물의 장막에 부딪힌 포탄들이 소용돌이에 부딪혀 폭발하거나 휘말려 맴돌다가 물속으로 굴러 떨어지기 시작했다.


-해적선을 향해 전속 전진!

-현황포 발사!


물의 장막을 믿은 무장 호위선의 선장들이 엔진의 최대출력을 올리는 한편, 돛을 모두 접어 배의 속도를 올리며 해적선을 향해 빠르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가 되자 사정거리가 짧지만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좋은 현황포가 발사되기 시작했다. 2 대 2. 그것도 한쪽은 물의 장막으로 인해 일방적인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 무장선… 해적선은 금세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두 척의 해적선 모두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아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무장 호위선 역시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함포사격을 해댄 탓에 물의 장막에 닿는 충격의 시간이 너무 짧았고, 난투극에 가까운 싸움이었던 탓에 물의 장막 표면을 휘몰아치고 있는 소용돌이를 뚫고 들어온 포탄도 꽤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괴를 잡아라!


선장의 명령이 이어졌다. 엔진을 끄고 돛만 펼친 채 미속으로 격침당한 해적선의 잔해 속을 뒤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갑판에는 혹여 물에 빠졌던 해적들이 배위로 올라올 경우를 대비해 무장한 선원들이 올라와 배를 지켰다. 그러나 준성은 물의 장막을 아직도 거둬들일 수가 없었다. 선장이 마법을 해제해도 된다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수괴를 발견했습니다!”

-물의 장막을 거둬라!


그렇게 길게만 느껴진 시간이 흘러간 뒤, 갑판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준성이 있던 관측 실에 선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준성은 겨우 내려진 명령이 다시 취소될까 빠르게 마법을 해제했다. 물의 장막이 걷히고 물 위에 떠 있던 해적선의 선장이 끌려올라왔다.

동양인…

그러나 묘인족(猫人族, 카티)이었다. 묘인족이라 하면… 찬혁과 함께 다니던 그 태백국의 말을 하던 남자가 떠올랐다. 일본인처럼 생겼던 남자. 선장을 붙잡혀 포박된 해적선의 선장을 보더니 부상국의 말을 할 줄 아는 선원을 불러왔다. 그러자 마치 검게 탄 해골 같은 남자가 튀어나와 선장 옆에 섰다.


“네놈은 부상국의 사람인가?”

“spshadms qntkdrnr dlsdlsrk?”


준성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분위기 상 통역을 시작한 것 같았다.


“rmfjgek!”

“그렇다고 합니다.”


부상국 인이었다면 시기상으로도 딱 떨어지는 거리였다. 태배국에서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해 해로를 통할 경우 부상국의 영해를 통과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부상국의 해적들이 출몰할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태백국과 부상국이 맺은 영해 협상 때문에 해적들이 출몰해도 막을 길이 없었다. 상선이 부상국의 영해를 통과 하는 것은 허가하지만 군대가 영해를 넘어올 순 없다는 어쩌면 당연한 협상 때문에 상단 측이 자발적으로 무장선을 앞세워 해적의 공격을 막아내지 않는 이상, 부상국의 해적선을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부상국에서 해적을 사냥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에 있었다. 자국의 상선과 군선, 그리고 마을을 기습하지 않는 이상 해적들을 사냥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덕분에 소리 없는 협상이라고 할까. 해적들은 태백국, 남안국, 진제국 등의 주변국가의 상선을 노리고 공격하기 일쑤였다.


“…우선 돌아가자. 저놈을 지하 골방에 처넣어라.”

“예.”


해적선의 선장을 지하에 가두고 그 주변에 떠 있는 배들의 잔해에 불을 지른 뒤 무장 호위선의 출발을 시작으로 세 척의 배가 태백국을 향해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


100년 전의 창이지만, 진 제국 병사의 창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을 뿐, 벨로드와의 연관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진 제국 문화재 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받아든 이온과 홍화린은 낙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또 다시 출토된 유물 역시 100년 전의 유물로 이번엔 갑옷이었다. 무언가 예리한 물체에 찍히듯 베인 흔적. 칼이나 창, 혹은 도끼 같은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싸우다 생긴 흔적이니 앞서 출토된 창과의 관련성이 깊겠지만, 그래도 100년 전의 유물이 다시 발굴되었다는 건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진 제국 병사의 갑옷이군요.”


진 제국 출신의 웅묘인족(熊猫人族)의 홍화린은 한눈에 진 제국 병사의 갑옷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자국의 병기인 만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온은 홍화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갑옷을 조심스럽게 이리저리 확인했다. 그냥 언뜻 봐선 무겁고 조금은 두꺼워 보이는 옷이지만, 자신은 갑옷이라는 걸 알리고 싶은 듯,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은은하게 깔려있는 방어마법의 기운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문화재 연구소에 보내봐야겠네요.”


이곳에서 모든 걸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만한 장비도 없고, 그럴만한 실력을 이온이 갖추고 있지 않았다. 이온이 확인할 수 있는 정도는 그저 어느 시대의 물건인지 육안으로 파악할 수 있는 부분까지 파고들어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tofhdns dbwjrdlqslek!”


갑자기 인부의 외침이 들려왔다. 홍화린은 물론이거니와 이온도 고개를 돌리고 막사 밖을 쳐다보았다. 막사 밖 저 멀리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막사 안의 홍화린과 이온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연신 바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었다. 그에 홍화린이 그 사람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dkfdkTtmqslek!”

“어서 가죠.”

“예?”


홍화린은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 이온이 자리에서 일어나 발굴용구를 챙겨들기 시작하자 당황한 듯 이온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이온 역시 홍화린을 마주보고는 왜 그러느냐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다 홍화린이 왜 그런 표정을 짓는 지 이해한 이온이 껄껄거리며 웃었다.


“알아들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눈대중으로 맞출 순 있습니다. 유물이 나왔겠죠?”

“djtj dhtpdy!”


홍화린이 이온의 말에 대꾸하기도 전에 저 멀리서 다시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온은 공구가 들은 작은 손가방을 손에 쥐고 인부가 부르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홍화린도 유물이 발견된 곳을 향해 걸어갔다. 몇 개월만이면 말을 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알아듣지는 못하더라도 눈치로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면서 그렇게 따라 걸었다.


----------


태백국으로 돌아오고 생포한 해적선 선장은 군에 넘겨졌다. 해적 생포에 대한 보상금까지 백마상단이 챙겨들자 나머지 일들은 이제 상관이 없어졌다. 해적선 선장과 함께 붙잡힌 몇몇의 선원들은 이제 부상국과의 협약에 따라 처분이 갈릴테니 백마상단이 뭐라고 할 만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됐든 골칫거리 중 하나가 당분간 없어졌다는 기쁨은 있었다. 그러나 준성에겐 이 일의 성공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다. 이번엔 장거리 항해가 준성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한 달 뒤에 출발하는 아프레이카까지 가는 화물선이었다. 갈 때는 식료품들이 대부분이지만, 돌아올 때는 아프레이카에서 채취된 광물을 싣고 돌아와야 하는 탓에 하레스 왕국까지 오고가던 상선보다 최소 2배 이상은 큰 화물선이었다.

최근 들어 아프레이카 인근 연안에 해적 출몰이 많아 백마 상단으로서도 크나큰 골칫거리였는데, 그것을 준성의 물의 장막으로 해결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준성에게도 그리 나쁜 건 아니었다. 아프레이카까지 다녀오는 장거리 여행이고, 해적과 또 다시 맞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생명수당까지 높아 이런 장거리 무역선을 몇 번만 타면 그 만큼 받는 삭료(朔料)가 꽤 많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준성은 한 달이라는 기한동안 기초 체력 만들기를 시작해야 했다. 기초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야 그 만큼 불레를 자연스럽게 활성화시키기 편하고 또한 그 마법의 위력이 그 만큼 상승하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매일이 고된 훈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3 주의 시간이 흐르고 출항하기 5일 전, 준성은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넬과 테오도르를 만날 수 있었다.


“잘 지냈니?”

“네, 아저씨도 잘 지내셨어요?”


몇 개월 만의 만남인데…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 역시 가족이 아니기 때문일까. 준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준비해간 과자와 케이크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포친이라고 했다. 서양 대륙인 셀렌 대륙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하는 데 이름만 다를 뿐, 준성이 한국에서 보던 케이크와 다른 점은 하나도 없었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포친이야. 기숙사 돌아가면 같이 먹어.”

“예, 감사합니다.”


역시 어색했다.

준성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학교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공감대라도 형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고받는 질문과 대답은 결국 형식적인 것들 뿐… 그 이상의 어떠한 것도 없었다. 결국 아프레이카로 가는 무역선을 타야 한다는 찾아온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 대화는 끝나버렸다.

그리고 오랜 침묵 끝에 오후 수업 시작종이 치는 소리를 들으며 준성은 학교를 빠져나왔다. 씁쓸한 기분과 어딘가 모르게 서운한 감정을 가슴에 안고서…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배고픕니다. 생각해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네요.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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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0 키리샤
    작성일
    09.01.04 22:19
    No. 1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천누
    작성일
    09.01.04 23:55
    No. 2

    저는 전통과자를 엄마가 사주셔서 후후후..........

    잘 읽었습니다.

    넬과 테오도르랑 가족 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힘드려낭.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9.01.05 21:22
    No. 3

    키리샤 님 :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9.01.05 21:24
    No. 4

    천재누피님 :
    ㅎㅎ...

    준성과 스페리 남매는 현재 마음속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둘 다 너무나 많은 상처를 입어왔기 때문에 힘든 만큼 타인을 믿지 못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저 본능적인 거부반응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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