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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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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6,278

작성
08.12.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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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DUMMY

다음날은 베르실리카 왕국으로 가기 위해 다시 국제공항으로 발길을 옮겼다. 베르실리카 왕국까진 약 6시간 정도의 비행시간이 예상되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 비행시간 안에 칼리고들에게서 기습이라도 당한다면 그야말로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였던 지, 베르실리카 왕국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온과 피리야가 자신을 향해 오는 것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어서 오길 기다리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이었다.


“저녁인가.”


베르실리카 왕국에 도착한 감상은 이게 다였다. 야수왕 길버트 케네스 소유의 무역 회사 건물로 곧바로 쳐들어 갈 생각도 했지만, 그건 관두기로 했다. 6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싸우기엔 상대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저녁… 우선 무엇보다도 너무 졸리다 게 문제였다. 그런 이유로 일단 시내에서 여관부터 잡았다. 그리고 시내에서 느긋하게 저녁을 즐긴 뒤, 여관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이온과 피리야 모두 잠에서 깰 때까지 그 잠을 방해하는 자는 없었다. 이쯤 되면 기다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온과 피리야는 아침을 해결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저녁까지 더할 나위 없는 자유로운 휴식을 즐겼다. 그리고 다시 저녁…


“빌어먹을 놈, 건물 하나는 끝내주게 좋네.”


이온은 자기 혼자서 길버트의 상단 건물 앞에 섰다. 피리야는 근처를 돌며 저격 위치를 잡고 있었다. 안에서 부수고, 밖에서 보조하는 형식의 전투… 사격실력은 좋지만, 직접 몸을 부딪쳐 싸우는 걸 싫어하는 피리야의 성격상 가장 알맞은 전투 방법이었다.


“그럼 들어간다.”

-알았어. 오빠.


이온은 오빠라는 말에 피식하고 웃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퇴근하지 않은 1층 안내소의 여직원 두 명이 보였다. 이 시간까지 남아있을 직원은 없었다. 무엇보다 1층 안내소에 근무하는 여직원들이 아직 퇴근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칼리고인가.”


이온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그녀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곤 그녀들이 기다렸다는 듯, 키르민을 꺼내들고 공격을 하는 순간, 이온은 재빨리 몸을 굴려 사정권 밖으로 벗어나는 한편, 칼을 휘둘러 검기를 날렸다. 이온의 공격 기술 중 하나인 참(斬)이었다. 이온이 서 있던 곳에서부터 그 뒤의 유리벽까지 키르민에서 쏘아진 마법 총알에 맞아 순식간에 파괴되었고, 이온이 휘두른 건곤지묵도에서 뿜어져나간 검은색 검기 참(斬)은 빠르게 허공을 날아 1층 안내소를 부수며 사라졌다.

뿌연 흙먼지를 바라보며 이온은 다시 걸음을 옮기다가 갑자기 직성이 풀리지 않은 것인지 이온은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고 있는 1층 안내소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들려오는 총소리. 이온은 재빨리 건곤지묵도를 회전시켜 순(盾)을 펼친 뒤, 그 공격을 막아냈다. 두 명의 여직원들은 아직 죽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따로 있었다.


“꼼짝 마라!”

“…경찰 놀이인가?”


건물 경비들까지 뛰어나와 이온을 포위한 것이었다. 그냥 봐선 평범한 인간… 그러나 이온의 눈에는 그저 칼리고라는 괴물로 보일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은 칼리고들이거나 루멘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온은 호흡을 골랐다. 그리곤… 검은색 기운을 몸 전체에서 피어오르게 하였다.


암중무도(暗中舞刀)


이온은 재빠른 손짓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경비병의 손에 쥐어진 키르민을 베어버렸다. 그와 함께 재차 회전하며 그 경비병의 허리를 베어버렸다. 그것이 신호가 되어 사방에서 이온을 향해 총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이온은 검은색 기운을 여기저기 흩뿌리며 총알을 피해 지면을 날듯이 빠르게 움직이며 칼리고들을 차례차례 베어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명의 여직원까지 베어 넘긴 뒤, 이온은 숨을 헐떡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젠장…”

-왜 그래? 싸움은 끝난 거야?


피리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대답하기도 싫을 만큼 귀찮은 상태… 그나마 중상이 아니라는 것뿐, 한 자리에서 포위된 채 총알 세례를 모두 피할 수 있을 종족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것은 이온 역시 인간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말이었다. 그나마 급소에 맞은 게 없다는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팔이며 다리며, 총에 맞아 성한 곳이 없었던 것이다.


“괜찮아. 헉… 헉…”


시작부터 제대로 체면 구긴 이온은 자리에 앉은 채 다시 숨을 골랐다. 팔을 다쳤기 때문에 아마 오래 싸우긴 무리일 것이다. 게다가 다리까지 다쳐 움직이기가 불편했다. 남은 선택은 크게 없었다. 이대로 물러나던지, 아니면 계속 싸우던지… 결국 이온으로선 가장 현명한 선택을 내리게 되었다.


“피리야, 지금 있는 곳에서 중앙 엘트(엘리베이터)가 보여?”

-엘트? 잠시만… 아니, 안보여.

“찾아봐줘.”

-알았어.


이온은 피리야가 찾아줄 동안 총알을 빼내기 위해 수건과 칼을 꺼내들었다. 수건을 입에 문 채 칼을 후벼 총알을 하나하나 빼낼 때마다 미쳐버릴 것 같은 고통이 뒤따랐지만, 이온은 입에 물어놓은 수건을 꽉 깨문 채로 그 고통을 견뎌냈다. 총알을 빼낼 때마다 하나씩 지혈마법과 지혈약을 발랐고, 그 위에 붕대를 감았다.

그 모든 일이 끝나갈 때쯤…


-중앙 엘트가 보이는 곳 찾았어!


피리야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좋아, 그럼 층마다 하나씩 엘트의 조종 단추를 파괴해줄래?”

-엘트 조종 단추? 알았어.


이온은 칼을 내던지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움직이자 다시 터진 상처들에선 피가 흘러나왔지만, 이온은 재차 지혈마법을 쓰며 상처를 봉합했다. 수백 겹에 해당하는 지혈마법이 상처부위에 펼쳐지자 걷는 것 정도로는 피가 흘러나오지 않게 되었다.


“내가 엘트에 올라타고 위로 올라가면 그때부터 하나씩 부셔줘.”

-알았어. 오빠.


이온은 엘트에 몸을 실었다. 엘트를 떨어뜨린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외부에서 엘트를 조종하거나 접근하기는 이것으로 불가능해졌다. 아무런 방해조차 받지 않고 길버트를 향해 곧장 올라가기 위함이었다. 이미 방해 받아선 해결되지 않을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엘트는 아무런 방해조차 받지 않은 상태에서 곧장 최상층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탓에 오히려 목표물이 된 건 방치되었다시피 한 피리야였다. 이온이 타고 있는 중앙 엘트를 지키기 위해 외부에서 저격을 통해 단추를 하나하나 제거하던 피리야를 향해 건물 안에서부터 공격이 시작된 것이었다.

결국 20층까지 부술 수 있었던 피리야는 공격을 피해 몸을 숨겨야 했다. 더 이상 숨어서 쏘는 것도 불가능할 만큼 자신을 향해 모든 공격이 집중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그러나 문제는 또 있었다. 건물에서 날아오는 마법 총알들과 마법들로 인해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던 피리야는 사격이 갑자기 멈춰버리자 그 순간 움직이려 했지만, 아쉽게도 이미 건물로 진입한 칼리고들에게 포위되어 버린 것이었다. 결국 피리야 역시 이온과는 다른 건물에서 다른 이유로 칼리고들과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20여명 쯤 되는 건가?”


발자국 소리,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다 본 칼리고들… 어림짐작으로 따져보면 20여명 쯤 되는 것 같았다. 이미 코앞까지 다가왔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저격을 한다는 건 무리였다. 결국 근거리 사격전이 될 텐데 그러기엔 피리야는 혼자였고, 또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총의 종류가 너무 없었다.

저격용 키르민과 권총 형 키르민… 둘 다 단발 사격용이라 정밀 조준을 하고 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탄창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남은 무기들 중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건 수류탄과 단검 정도였다. 문제는 수류탄을 이런 실내에서 잘못 터트리면 다 죽을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단검을 던지지 않고서는 근접전을 제외하곤 크게 쓸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혼자서 숨어 다니며 칼리고를 암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무슨 생각하는 거냐? 난…”


피리야는 저격용 총을 일단 거머쥐었다. 그리고 문 옆에 철제 서랍장을 밀어놓고 다시 방문을 살짝 열고 철제 서랍장과 벽 사이에 엎드려 총구를 살짝 열어놓은 문틈 사이로 내어놓았다. 어둠 속에서 칼리고들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가 보이는 순간 피리야는 방아쇠를 당겼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날아간 칼리고 한 명이 쓰러졌다. 그 탓에 주춤거리는 칼리고들… 피리야는 재빨리 총알을 장전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견뎌낸다.”


피리야는 그렇게 총에 달린 망원경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


<용어 설명>

엘트 : 엘리베이터.


==========


잡설 0.

성탄 하루 앞날입니다. 전야라는 표현은 좀 시간대 상으로 아닌 것 같아서... ㅡ_-)a

여하튼, 즐거운 성탄 되세요!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엘트는... 설정을 바꿔보려 했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엘리베이터 그 이상의 모습이 튀어나오지 않은 탓에 그냥 엘리베이터의 설정을 그대로 따르는 한편, 이름도 그냥 엘리베이터에서 그대로 따와 엘트라 했습니다.


잡설 3.

버튼, 스위치... 다 검색해서 나온 결론이 단추... 버튼 스위치라 검색했더니 저런 단어도 있더군요. 같은 뜻일텐데... 뭐, 역전앞과 비슷한 말 아닐까 합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요.


잡설 4.

쓰다가보니... 4개월째 연재더군요. 설 전까진 완결 내야 할 텐데 말이죠.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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