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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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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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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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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1.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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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여신 가이아 - 걸어가는 길

DUMMY

기존의 이온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했던 고고학자의 명단은 자연스럽게 삭제되었다. 굳이 솔선수범해서 설레발 칠 것 없이 고고학계에서 알아서 사제 폭탄을 만들다 사망한 고고학자로서 이름을 남긴 것이었다. 발굴 지역도 이제 쉽사리 접근하기란 불가능해졌다. 진 제국의 고고학자들이 무리를 이뤄 그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 작업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밥 지어다 고스란히 바친 꼴이 되어 짜증나기도 했지만, 애초에 그 지역에 대한 볼일이 끝난 마당에 미련은 없었다.


“이것이 앞으로 쓰이게 될 가짜 신분증입니다.”


덱샤를 통해 신분증이 전달되었다. 타루엘 베루카야가 만든 새로운 신분증… 그곳에서도 이온은 고고학자였다. 최근 진 제국에서 발생한 사제 폭탄 폭발사고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미친 고고학자라는 식으로 얼굴이 알려져 있다곤 하지만, 외국에서 벌어진 일을 굳이 신경 쓸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것과, 이온을 제외하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세 명 중 고고학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두 분 모두 틀린 부분이 없는 지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십시오.”


이온과 피리야는 흑천호의 안내에 따라 먼저 진 제국에 입국했다. 진 제국을 통해 쥬신 제국으로 입국하기 위해서였다. 쥬신 제국의 국경을 넘어가 국경지역을 완전히 벗어나면 그곳이 최종 목적지였다. 태백국에서 육로를 통해 쥬신 제국으로 들어갈 순 있지만, 태백국과 쥬신 제국간의 사이가 최근 급격하게 식어버린 탓에 태백국에서 육로를 통해 쥬신 제국에 입국한다는 게 사실상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우선은 내일 배편으로 도착하는 짐을 받아 국경지역까지만 가면 됩니다.”


흑천호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이온과 피리야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흑천호와 피리야가 해석한 일기에는 이온과 피리야가 발굴했던 지하도시에 대한 기록과 함께, 좌표 상 지금은 쥬신 제국의 영토에 포함되어 있는 어느 지역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 지하도시에 있던 기존 발굴자의 흔적이 바로 6대 벨로드 에르테르프였다는 놀라운 사실보다 쥬신 제국에 대한 기록이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100년 만인가…”


6대 벨로드 에르테르프가 남겨 놓은 기록은 다름 아닌 이온 자신이 쥬신 제국인으로서 함재하라는 인물로 살아가던 100년 전의 그 살인사건에 대한 기록이었던 것이다. 100년 전, 건곤지묵도를 발굴한 직후, 누군가의 손에 의해 살해당했던 동료들… 그들을 살해한 자가 바로 6대 벨로드 에르테르프. 그리고 그가 원하던 것이 바로 건곤지묵도였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지경이었다. 건곤지묵도를 얻지 못해 결국 죽음의 길로 들어섰던 6대 벨로드 에르테르프의 기록.

그 덕분에 건곤지묵도를 꺼내놓고 몇 개월을 연구했지만, 건곤지묵도와 피의 군주 벨로드 에르테르프와의 관계성은 찾지 못했다. 결국 건곤지묵도의 최초 발굴지를 다시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것이 지금 진 제국을 통해 국경을 넘어 쥬신 제국으로 가려는 이유였다.


“…정말 괜찮으신겁니까?”


표정이 굳어있는 이온을 쳐다보며 흑천호가 물었다. 그 순간, 이온의 손을 덮어오는 또 다른 손이 있었다. 피리야였다. 이온은 피리야의 걱정스런 표정을 쳐다보고는 다시 흑천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100년 전의 일이죠. 괜찮습니다. 그저, 그 곳에 다시 간다고 해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지… 그게 걱정입니다.”


이미 발굴지는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는 상태였다. 어렵게 다시 발굴 허가를 받아내긴 했지만, 그것도 약 한 달간 있을 박물관 보수공사 동안에만 발굴을 허가한다. 라는 조건이 붙었기 때문에 발굴할 수 있는 시간도 짧고, 무엇보다 탁 트인 공사장에서 발굴하게 생겼다는 점에서 발굴한 문화재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자세히 이뤄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애초에 뭐가됐든 찾을 수 있을지나 궁금하고…


“그 문제는… 도착하고 나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죠.”


두 벨로드 에르테르프가 다시 만나기까지 이제 열 몇 시간 남아있었다.


----------


준성은 진 제국의 홍적(鴻績)항에 도착했다. 준성이 타고 온 배는 적웅 상단에 가입하며 받은 준성 개인 소유의 여행용의 작은 배였다. 작다고는 하지만, 수출용 철제 상자 두어 개는 실을 수 있으니 작다고도 볼 순 없었다. 운송은 해야 하고 단원들을 시키면 되긴 하겠지만, 신용을 지켜야 한다는 핑계를 들어 관광 삼아 배를 타고 넘어온 것이었다. 준성 혼자만 오진 않았다. 같이 온 일행은 스페리 남매였다. 학교가 방학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불과 4~5일 전에 방학한 탓에 같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은 아예 얼굴을 가리셨군요.”


흑천호는 빈정대는 말투로 준성과 준성의 일행을 바라보았다. 준성은 이제 아예 머리에 쓴 갓에 기다란 천을 내려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흉측한 상처일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이 정도면 거의 병적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말투를 듣고 준성의 기분 역시 좋을 리는 없었다. 자신도 없는 상처를 억지로 합리화시키며 얼굴을 가리고 다니고 싶은 생각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면 인종과 종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화물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맞는 것 같네요.”


준성이 철제 상자를 열어보이자 피리야가 안의 내용물을 대충 확인한 뒤, 빠트린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이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준성은 덱샤를 통해 운송료 중 대금 이외의 남은 돈의 입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거래는 끝이었다. 다시 철제 상자가 배에 실리고 준성은 정박 소(所)에 배를 대었다. 넘어온 김에 장기 체류하며 관광을 시켜줄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


이온과 준성은 밤이 되자 욕지기부터 내뱉었다. 시가지에서 벌어진 싸움… 스페리 남매에게 있어서 첫 해외여행이 피의 여행이 되는 게 준성으로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고, 그와 함께 이 두 남매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온의 경우엔 준성과 많이 달랐다. 시가지에서 벌어진 싸움. 그 한쪽이 바로 이온과 피리야, 그리고 흑천호였기 때문이었다. 습격한 인물들은 아마도 홍화린이 말한 어둠의 순례자들…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밤이 되어 식사를 위해 거리로 나오자마자 시작된 기습에 싸움이 일어났다.


“넬! 테오도르! 정신 차려!”


스페리 남매는 덜덜덜 떨고 있었다. 동공마저 커진 채 싸움이 벌어진 장소를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 것이 긴장한 수준을 넘어 완전히 얼어버린 것 같았다. 준성은 무서운 눈빛으로 싸움이 벌어진 곳을 돌아보았다. 무언가 가스 같은 거라도 터진 건지 폭탄이 터진 것 같은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 순간, 누군가 외쳤다.


“피의 군주가 나타났다!”


그 말 한마디는 술렁이던 관중들 사이로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곧이어 비명소리와 함께 거대한 인구 이동으로 돌아왔다.


“벨로드다!”

“사람 살려!”

“아악!”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그 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 소란에도 준성과 스페리 남매는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완전히 굳어버린 채 턱만 덜덜 떨고 있는 이 둘을 한꺼번에 옮길 재간이 준성에겐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준성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


“금령(禁令), 돌의 장막.”


준성이 스페리 남매를 끌어안고 외치자마자 이들의 몸 주위로 반원 형태의 돌무더기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퍽퍽 소리가 들려오고 비명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스페리 남매를 살리기 위해 다른 이들의 희생을 선택한 것이었다. 급하게 달려오느라 미처 보지 못한 돌 벽에 부딪혀 쓰러질 사람들의 안위까지 걱정할 수 있을 만큼의 선택을 준성은 내릴 수 없었던 것이다.


----------


이온은 사방에서 정신없이 쏟아지는 공격에 방어조차 겨우 하고 있었다. 그것은 피리야와 흑천호 역시 마찬가지인 듯, 그저 비명과 신음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상대가 너무 강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이온을 비롯한 세 명이 너무 약하다고 해야 할까. 무엇이 정답일지는 알 길이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막기만 해선 해결될 게 없다는 것이었다.


“흐흡, 으아악!”


이온의 몸 주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몸의 단전에 기를 모았다가 일순간 폭발시키듯 강하게 분출하여 사방의 모든 적을 공격하는 기의 폭발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나 마법에 대해 단련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거의 쓰지 않는 기술이었다. 정말 위기의 순간에 지금까지의 모든 양상을 뒤집을 수 있는 기술인만큼 기술을 쓴 직후, 몸이 남아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크윽…”


이온은 피를 뱉어내며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기가 폭발하며 주위에 세워져 있던 차가 날아가 건물에 쳐박혔고, 그와 동시에 가스가 터져 어두운 하늘까지 불태워버릴 듯 기세등등하게 날름거리는 불길이 치솟았다. 폭발을 피해 습격했던 이들이 몸을 피한 듯, 아주 짧은 순간 공격이 멈췄고, 그에 흑천호와 피리야가 달려와 이온을 부축했다.


“다시 옵니다.”


흑천호는 이온과 피리야를 보호하듯 그들에게서 등을 보이고 칼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곧바로 보이는 허공의 일부가 살짝 일그러지는 것 같자 그곳을 향해 들고 있던 칼을 힘껏 집어던졌다. 그러자 갑자기 허공에서 멈추는 칼. 붉은 불길에 비춰져 더욱 붉게 보이는 검붉은 색의 피가 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그러지는 모습은 이내 사람이 되어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그 모습을 제대로 지켜볼 수 없었다. 또 다른 적이 이들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흑천호는 재빨리 또 다른 칼을 소환해 손에 들고 그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또 다른 적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그 적의 칼날이 옆구리를 향해 막 들어오는 찰나. 피리야가 총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컥!”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괴한의 가슴이 칼에 뚫린 채 쓰러져버렸다. 그 뒤에는 짧은 두 자루의 칼을 쥐고 있는 얼굴에 복면을 한 한국해운의 행수. 박준성이 있었다. 주변이 정리된 지금. 준성이 두 자루의 칼을 쥐고 이 싸움에 뛰어들은 것이었다.


==========


<용어 설명>


금령(禁令) :

방어 기술 중 하나로 자신이 거부하는 물체에 대해 일정확률(50%의 확률)로 방어하는 기술.

기를 응집시켜 막기 때문에 물리적 공격에 대해선 방어력이 없다.


돌의 장벽 :

금령의 개조형으로 단순히 기를 응집시켜 막는 금령과는 달리 돌이라는 형체가 있기 때문에 물리적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존재하는 기술.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이젠 격일제로 연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제 올리려고 썼습니다만, 괜찮다고 생각되는 글이 탄생되지 않아 결국 포기하고 오늘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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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31 486 2 13쪽
88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8 442 2 16쪽
87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7 306 2 11쪽
86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6 53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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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20 471 2 17쪽
82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4 08.12.19 402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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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6 08.12.16 682 2 14쪽
79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완) +4 08.12.13 541 2 13쪽
78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 +4 08.12.10 451 2 9쪽
77 벨로드 에르테르프 - 여신 가이아 +4 08.12.09 45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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