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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9.01.29 13:24
최근연재일 :
2009.01.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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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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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2.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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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벨로드 에르테르프 - 길에 서다

DUMMY

엘트는 21층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피리야가 더 이상 부수지 못한 탓에 칼리고들이 21층에 모여 이온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린 탓이었다. 덕분에 무슨 일인가 궁금하기도 전에 이온은 재빨리 다음 자세를 취해야했다. 무리수를 두더라도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엘트의 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것과 동시에 건곤지묵도를 회전시켜 순(盾)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엘트는 21층에 도착했고, 예상대로 엘트의 문을 뚫고 들어오는 총알들… 다발의 총알들이 순에 부딪혀 사방으로 흩어져갔다. 그리고 문이 열릴 때 쯤 사격이 멈췄다.

이온은 엎드린 채로 재빨리 칼을 휘둘러 칼날이 바닥을 훑었다. 그 순간, 터져 나오는 검기가 반달모양이 되어 바닥을 훑고 빠르게 날아갔다. 그리고 이어져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사람들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온이 날린 검기에 맞은 칼리고들이 발목이 잘려나가며 그 자리에 쓰러져버린 것이었다.


건곤지묵도, 섬(殲)


이온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세워 자세를 잡고는 칼을 휘둘렀다. 그 순간, 다시 문이 천천히 닫혔다. 그리고 문이 완전히 닫히고 출발을 서둘렀을 땐, 21층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소리와 건물을 흔드는 폭발이 이온이 타고 있는 엘트에까지 전해졌다.


“헉, 헉, 헉, 헉…”


이미 오래전에 죽은 클라드가 다시 떠올랐다. 그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힘든 전투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어쩔 수 없는 일. 그것보다 피리야가 더 걱정이었다. 보조가 없다는 건 다시 말해 아까 들리다 지금은 멈춘 총 쏘는 소리와 무언가 연관이 있다고 밖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고 있었다. 만에 하나 그렇다면 피리야의 목숨이 위험한 상태라는 소리가 된다.


“젠장…”


이온은 22층에서 멈춘다는 안내 음을 들으며 욕지기를 내뱉었다.


----------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문 밖의 복도가 일순간 환하게 빛이 났다.


“꺄악!”


섬광 탄이었다. 피리야는 날아오는 섬광 탄을 발견하는 것과 동시에 몸을 돌려 웅크리고 두 손에 바람의 기운을 실어 귀를 막은 탓에 그나마 이렇다 할 피해는 입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몸을 눞혀 자세를 잡았다. 저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순간, 피리야의 눈앞에는 적어도 자신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금속 물체가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총구였다.

피리야는 재빨리 방아쇠를 당기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갑작스런 반격에 복도에 뛰어올라왔던 칼리고들이 당황하는 사이 피리야는 몸을 돌려 등으로 문을 닫은 뒤 다시 문에서 떨어져 자리를 잡고 섰다. 그러자 갑자기 너덧 명의 사람들이 뛰어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을 향해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문에 구멍을 내며 쏟아져 들어오는 총알들… 만에 하나 문에 기대어 있었다면 몸 전체가 지금 이 방문처럼 바람구멍이 숭숭 났을 것이라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저격용 키르민을 내려놓고 오밀 렘(권총형 키르민)을 양 손에 집어 들었다. 저격용 키르민은 더 이상 쓸모가 없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이런 집안에선 권총이 유리해.”


그렇게 자신을 위로했다. 문 옆의 벽에 기대어 섰다. 문이 열리고 적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혼자서 다수의 적과 총격전을 벌여 이길 자신은 없었다. 너무 노골적인 포기지만 이길 수 없는 건 이길 수 없는 거였다. 그렇기에 최대한 좁은 지역에서 포위되는 상황만큼은 막으며 싸울 수밖엔 없었다.

문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강한 힘에 부딪혀 밀려나듯 열어젖혀졌고, 그 순간, 문 너머에서 한 사람이 달려 들어오는 게 보였다. 피리야는 재빨리 오른손에 쥐어진 권총의 총구를 돌려 겨눴다.


레샤르 디


작은 불덩어리가 그 사람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목표물을 추격하는 마법 총알이었다. 그 순간, 또 다른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피리야는 재빨리 몸을 날려 문 옆에 세워져 있던 철제 서랍장의 뒤로 돌아가며 총을 쐈다. 처음 쏜 것과 마찬가지인 레샤르 디라는 목표물을 추격하는 마법 총알이었다.

피리야는 두 명의 사람이 그 총알에 맞아 쓰러지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한 편, 또 다시 들어오는 칼리고를 향해 총을 겨눴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자 또 한발의 레샤르 디가 발사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칼리고가 쓰러지자 더 이상은 들어오는 칼리고가 없었다.


장전


두 손에 쥐어진 총에서 철컥철컥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실제 총알은 없지만, 마력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가상의 총알이 장전되고 있는 것이었다. 이번엔 특별히 바람계열의 힘을 더 많이 불어넣었다. 지금은 좁은 곳으로 들어오는 탓에 일대 일 상황이 되고 있지만, 만에 하나 잘못될 경우 난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불 보다는 바람의 힘이 더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후우… 후우… 후우…”


피리야는 숨을 몰아쉬었다. 이대로 잘못되면 죽을수도 있다는 걸 잘 알기에 그 심호흡은 조금은 격렬했다. 그리고 또 다시 달려 들어오는 칼리고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달려 들어온 칼리고는 숨을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주저앉으며 무언가를 들어 올렸기 때문이었다.


“방패?”


길거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질 경우 경찰들이 총알을 막기 위해 개발한 테스트쥬드라는 이름의 방패였다. 마법 탄환을 비롯한 일정한 파괴력 이하의 총알에 대해선 무조건적인 방탄 능력을 보이기에 사용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물건이지만, 적이 사용한다면 골치 아프기 그지없는 무기였다.


“저런 것까지…”


방패를 보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총을 쥔 칼리고들이 방안으로 달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에 피리야가 반격을 시도했지만, 몇몇은 테스트쥬드 방패에 몸을 숨기며 피리야의 총알을 피했다. 결국 방문을 빼앗긴 것이다. 사상 최악의 상황…

피리야는 입술을 깨물었다. 테스트쥬드라는 물건까지 들고 들어온 칼리고들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피리야는 이제 정말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


“지루하게 싸우네요.”


아래에서 싸우는 사람들의 심정 따윈 관심 없다는 듯이 두 여자가 허공에 떠서 아래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타루엘의 시녀이자 백용인족의 여인인 라드린느와 타루엘의 호법자 중 한 명인 엔 볼타비아가 그들이었다. 거리엔 이미 경찰들까지 몰려들고 있는 상황… 더 끌어봐야 좋을 게 없는 상황에서 어느 쪽도 유리하다는 패는 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겨울 따름이었다.


“어느 쪽으로 가시겠습니까?”


라드린느가 엔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지금 당장 중요한 결정을 재촉하였다. 그러자 엔 볼타비아는 좌우를 번갈아 쳐다보며 “어느 쪽이 재미있을까.” 라는 식의 말을 내뱉은 뒤, 결국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 쪽을 선택했다.


“저곳으로 가죠.”

“그럼, 전 이쪽으로 가겠습니다.”


라드린느가 비행 마법을 해지했다. 그러자 갑자기 중력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엔 볼타비아는 순식간에 떨어지는 몸에 비행마법을 펼쳤고, 떨어지는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라드린느처럼 허공에 떠있진 못하기에 빨리 움직여야 했다. 그런 엔의 눈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고층 건물이 보였다.


----------


22층에서 멈춘 이온은 결국 엘트에서 내릴 수밖엔 없었다. 중앙 통제실에서 엘트를 떨어뜨려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총 층수 30층… 앞으로 9개 층 모두에서 싸우며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상황은 정말 좋지 않았다. 마치 어디선가 찍어내는 듯 복도 여기저기에 숨어서 공격을 하는 칼리고들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더군다나 1층에서 입은 상처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도 없고, 상대적으로 칼이라는 점에서 언제까지고 마력이나 검기 공격만 할 수도 없는 탓에 다음 층으로 이동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소모전만 지속되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밖에서부터 창문을 깨고 그 혼란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모습으로 칼리고들의 사이사이를 종횡무진 뛰어다니고 있었다.


“홍염의 진인?”


뛰어든 건, 한때 칼리고의 자랑이자 우상으로 홍염의 진인이라 불렸던 호법자 엔 볼타비아였다. 분노의 바람이라는 뜻의 이라 웬투스가 내뿜는 보라색 불길로 복도 전부를 태우며 달리는 그녀의 모습은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귀인…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복도에 있던 칼리고들은 그녀의 모습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공격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열기에 휩싸인 채 숨을 거뒀다.


“오랜만에 보는 데… 꼴 한번 우습네요.”


그리고 모든 상황이 종결되자 22층의 모든 곳, 모든 것들을 뜨거운 열기로 태우고 녹여 기형적으로 만들어놓은 엔 볼타비아가 뜨거운 열기를 피해 몸을 숨기고 있던 이온을 향해 다가와 상큼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


라드린느는 들고 있던 여의주의 빛을 거둬들였다. 그러자 방 전체를 밝히고 있던 불빛이 빠른 속도로 여의주로 모여들어 사라져갔다. 방안에 쳐들어왔던 칼리고는 물론이거니와 방 밖에 있던 칼리고들까지 모두 라드린느의 마법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져버렸다. 테스트쥬드의 명성에는 기대지도 못한 채, 그렇게 쓰러져버린 것이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것도 맹렬하게 부딪히는 공격도 아닌 그저 여의주에서 방울방울 튀어나온 빛의 덩어리가 목표물이 된 칼리고들을 향해 빛을 비췄고, 그 빛에 맞은 칼리고들은 갑자기 그냥 쓰러져버린 것이었다. 빛에 맞는 순간, 반격조차 할 시간을 주지 않고 죽음으로 몰고 가는 잔인한 기술… 이것이 라드린느가 즐겨 사용하는 수많은 공격 기술 중 하나인 이젤 퓨리테스였다.


“괜찮으십니까?”


빛이 모두 사라지고 다시 어둠이 방안을 점령하자 라드린느는 모습을 드러내는 피리야를 향해 공손한 어투로 질문을 던졌다. 언뜻 봐선 멀쩡한 상태… 안 좋은 곳이라 한다면 갑자기 벽을 부수며 집 안으로 들어와 칼리고들을 쓰러트린 라드린느의 등장에 조금 놀랐다는 정도였다.


“괜찮아요.”

“다행이십니다. 그럼, 에르테르프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서두르세요.”


라드린느는 그렇게 말하며 여의주를 몸속에 갈무리했다.


==========


<용어 설명>


섬(殲) :

폭발하는 검기를 날려 적을 섬멸하는 기술.


레샤르 디 :

목표물을 추적하는 마법 총알. 방향 수정이 딱 한 번 가능하기에 빗나갈 경우 술자에게서 멀어지며 자동으로 소멸하는 기술.


테스트쥬드 :

강력 범죄나 테러 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패. 몸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일정한 파괴력 이하의 공격에 대해선 상쇄를 통해 방어를 한다.


이젤 퓨리테스 :

목표물이 된 물체에 빛을 쏘아 영혼과 육체를 강제로 분리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술. 빛 계열 마법이지만, 그 본질은 정신계열 마법에 가까워 술자보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방어가 가능하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성탄절입니다.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험이었습니다.


거창한 시험이 아니라 과목 하나가 끝나면서 시험을 봤습니다. 덕분에 잊지 못할 선물을 받고 말았습니다. 크리스마스 날 시험을 봤다는 그런 기억 말이죠.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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