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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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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8.16 08:58
최근연재일 :
2008.08.16 08:58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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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08
추천수 :
141
글자수 :
284,685

작성
08.07.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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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DUMMY

폴란츠 멜피 세 라미에른 4황자는 아르니안 황제도, 아젤란 3황자도 모두 코델리아 필리스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코델리아 필리스에게 무언가 엄청난 게 있을 거란 판단에 그녀를 노리려 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까지 숨어있었단 말인가.”


아젤레나 킴바 세 라미에른.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랄 일인데, 그것도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놀라고도 남을 일이었다. 1년여 동안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 외엔 달리 드는 것도 없었다.


“공작들을 만난 건 의미가 없어져버렸네.”

“…아니, 아주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


4황자는 어차피 코델리아 필리스를 노리기로 했었다. 코델리아 필리스의 목숨이나 재력 따위가 아닌 그녀가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된 어떠한 명분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신분이 드러난 지금 목표물이 바뀌는 것 외엔 코델리아 필리스를… 아젤레나 황녀를 노린다는 것은 달라질 게 전혀 없는 일이었다.


“싫지만 어쩔 수 없어.”

“…알고 있어.”


이리엘 4황녀는 폴란츠 4황자의 목에 매달렸다. 폴란츠 4황자가 하려는 변명을 가로막은 것이었다. 어쩌면 황제가 되는 길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의 전선을 형성하기엔 세력이 턱없이 부족한 폴란츠 4황자로선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았다. 아젤레나 황녀의 생존이 알려지는 순간 독자 노선을, 혹은 다른 세력과 손을 잡았던 황족들과 귀족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4황자 역시 세력을 형성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너라면 누굴 선택할 거야?”

“나? 나라면… 흠… 황제?”


이리엘 4황녀는 짧은 고민 끝에 황제의 편에 서는 걸 택했다. 이리엘 4황녀가 생각하기엔 그 누구보다도 아르니안 황제의 편에 서서 기회를 엿보는 게 가장 현명한 판단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 판단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그른 것인지에 대한 건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폴란츠 4황자와 이리엘 4황녀 모두 알 길이 없었다. 모든 건 시간이 지나간 뒤에 천천히 알게 될 일이었다.


“난 황녀.”


그러나 폴란츠 4황자는 이리엘 4황녀와는 반대로 아젤레나 황녀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현 시점에선 아르니안 황제의 편에 서는 것보다 아젤레나 황녀의 손을 들어주는 게 더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의문의 사고사까지 만들면서 숨어지내야 했던 아젤레나 황녀. 그렇기에 동정표를 끌어 모을 수 있으며 정통성을 따지자면 아르니안 황제보다 아젤레나 황녀가 더 정통성이 강하니 귀족들만 구워삶는다면 아젤레나 황녀가 황제가 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걸 빌미로 접근하기 편해진 폴란츠 4황자가 언제든 아젤레나 황녀의 뒤통수를 노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었다.


“폴란츠 4황자님. 나올렌 공작님과 호리스 공작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렇게 각기 다른 선택이 내려졌을 때, 폴란츠 4황자의 가장 유능한 칼이라 할 수 있는 나올렌 공작과 호리스 공작이 폴란츠 4황자의 방을 찾아왔다. 일전에 폴란츠 4황자가 내린 명령을 시행할 준비를 끝낸 것이었다.


----------


4일 뒤, 퓨엔테 비오렌치아까지 깨어나자 아젤레나 황녀는 이제야 드디어 메란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다. 아르니안 황태자가 황제에 등극하고, 오르벤시아 제국의 다리스 황태자가 암살당한 지 무려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겨우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었다.


“아르니안 황제나 다른 황자, 황녀들의 공격이 예상되는 만큼 퓨엔테 비오렌치아 백작은 에브게니아에 올라 아젤레나 황녀님을 호위하도록 한다.”

“예, 목숨을 걸고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습니다. 마마.”


퓨엔테 비오렌치아는 무려 1년여 만에 자신의 주인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주인 아젤레나 황녀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정이 복받친 퓨엔테 비오렌치아는 에브게니아에 올라타기 전까지 기쁨의 눈물을 닦아냈다.

퓨엔테 비오렌치아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아젤레나 황녀도, 그녀의 시녀 플로스도 아니었다. 레네트, 카우론과 같은 인도자는 더더욱 아니었다. 바로 며칠 전에 아젤레나 황녀에게 충성을 맹세한 아젤란 3황자였다. 그의 표정은 결코 밝을 순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아젤레나 황녀를 이용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목적을 위한 맹세.

그 사실은 아젤레나 황녀 역시 알고 있지만, 우선은 내버려두기로 했다. 아젤란 3황자가 고의적으로 전쟁에서 지기라도 한다면 잡아다 참수라도 시켜버리면 되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전술만큼은 다른 누구보다도 뛰어난 아젤란 3황자이기에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곁에 붙잡아 놓을 뿐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마마.”

“좋다고 하시네.”


이젠 아예 하대하는 아젤레나 황녀와 시녀 플로스를 엎드린 머리 너머로 노려보았다. 그러나 지금 상태론 말이 좋아 충성을 맹세한 것이지 포로나 다름없는 상황. 아젤레나 황녀의 기분이 틀어지면 소리 소문 없이 땅 속에 묻히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었다. 그 덕분에 좋아질 건 아르니안 황제나 폴란츠 4황자가 될 것이라는 게 더 기분 나쁜 일이었다. 무엇보다 남 좋은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출발!”


멜테링 가문이 있는 라미에른 제국 남부의 휴양도시 메란으로 향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


“목표물,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도 류아레닌에서 출발한 3황자의 개인 병력까지 행렬에 참가했다. 곧바로 황궁에 모든 정보가 전달되었고, 그에 맞춰 아르니안 황제를 비롯한 황위에 관심이 있던 모든 황자와 황녀, 왕자와 공주들이 아젤란 3황자와 코델리아 필리스의 행진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나라와 국민 모두에게 위기감을 조성하였다는 것이었다.

그 선두엔 폴란츠 4황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엔 12 왕자, 16 왕자, 18 공주, 20 왕자, 21 공주, 등등 약 10여명의 왕자와 공주들,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귀족들이 있었다. 코델리아 필리스. 아젤레나 황녀를 노리기 위해 세웠던 계략을 이제 독자노선을 걸어가는 데 쓰겠다는 의지였다.


“좋아, 기갑부대로 앞을 막아라!”

“예, 4황자 저하.”


폴란츠 4황자의 명령에 따라 선단이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던 기갑부대의 총구가 행렬의 선두를 향해 노려졌다. 언제든 명령만 떨어진다면 저격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었다. 물론, 이 정도로 모여 앉아 저격하겠다면 그건 이미 저격 수준을 너머서 일방적 유린이 시작되겠지만…


“3황자 저하! 보고합니다!”


문제라면 워낙에 많은 수의 병력이 움직인다는 것. 결국 들키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전방에 적으로 보이는 기갑부대 포착! 이쪽을 노리고 있습니다!”

“역시 왔군.”


아젤란 3황자는 전투가 시작되려 하자 다시 빙그레 웃었다. 전술을 배우게 된 계기는 별 것 없었다. 그저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모든 걸 조금씩 배워둔 것뿐이었다. 그러니 딱히 전술 공부에 취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술을 배우고 나서 바뀐 게 하나 있었다. 그 전에만 해도 전투를 좋아하던 성격은 아니었지만, 전술 공부를 하고 난 뒤론 전투가 벌어지면 파괴적인 본능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것이었다.


“모든 전함과 기갑병들은 전투 준비! 전방의 평원까지 돌파한다!”


아젤란 3황자의 명령이 떨어졌다.


----------


“전투가 시작된 모양입니다. 아젤레나 황녀 마마.”


시녀 플로스의 보고가 들어왔다. 애초에 아젤레나 황녀가 대규모 선단을 이루고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폴란츠 4황자가 바보였을 뿐이다. 아젤레나 황녀는 4황자의 기대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소규모의 선단을 이루고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행렬을 따라가는 건 아젤란 3황자와 행렬의 어딘가에 황녀가 있을 거라는 눈속임을 위해 따라간 퓨엔테 비오렌치아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아젤레나 황녀를 호위하는 건 3명의 인도자와 시녀 플로스 뿐이었다.


“알겠다.”

“예, 마마.”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아젤레나 황녀의 말투 어디에도 특별한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아 그저 무미건조할 뿐이었다. 어쩌면 큰 전투가 될 지도 모를 일이지만, 제국의 영웅이라 불리는 아젤란 3황자와 퓨엔테의 에브게니아가 선단을 호위하고 있는데 걱정할 게 뭐가 있겠는가. 아젤레나 황녀는 그저 그 광경을 지켜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전쟁이나 전투 그 자체에 대한 어떤 환상이나 기대심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에게 대들은 자들이 짓밟히는 걸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전투가 벌어지면 목숨이 위험해지는 건 당연한 일. 그런 위험한 곳을 아젤레나 황녀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고, 결국 아젤레나 황녀는 이렇게 무미건조한 여행을 할 수밖엔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안일한 생각일 뿐이었다.


“저건… 황녀님께 보고해라!”


선단을 지휘하고 있던 함장이 외쳤다. 잊고 있었던 또 다른 한 명. 7황자 윌리엄 멜피 세 라미에른이 이끄는 군대가 진행 경로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본래는 이번화를 끝으로 1부 끝내려 했는데... 다음화나 다다음화에서 끝날 것 같습니다.


잡설 3.

전투 시작이면서 동시에 1부 끝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에 2부의 중요한 초석이 되는 전투라 보시면 됩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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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소설 설정 역사 부분 - 창세기 2부. 신화편 08.07.31 342 3 5쪽
49 소설 설정 역사 부분 - 창세기 1부. 역사편 08.07.30 499 2 22쪽
48 그랜드 블루(Grand blue) - 반란(1부 완결) +2 08.07.26 482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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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2 08.07.23 454 2 11쪽
45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2 08.07.22 221 2 11쪽
44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2 08.07.20 395 2 11쪽
43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6 08.07.10 296 10 12쪽
42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3 08.07.06 288 2 11쪽
»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4 08.07.05 57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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