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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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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8.16 08:58
최근연재일 :
2008.08.16 08:58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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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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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글자수 :
284,685

작성
08.06.14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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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DUMMY

4황자는 3황자와 퓨엔테가 만났다는 첩보를 전해 듣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온 4황녀의 방문을 맞이하고 있었다. 4황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종에 의해 문이 열리고 들어온 4황녀는 꽤 중대한 사건을 마주한 것치곤 그리 크게 당황한 것 같진 않았다.


“셋째 오빠가 비오렌치아 후작을 만났데. 들었지?”


그저 3황자가 퓨엔테를 만나기 위해 군대까지 끌고 갔다는 것 정도가 놀라운 것처럼 보였다. 4황녀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두 팔을 앞으로 내미는 4황자를 향해 다가가 그의 무릎에 앉으며 그대로 안겨들었다.


“당연히 들었지. 내 사랑.”


4황자는 4황녀의 입술에 아주 짧게 부딪혔다 떨어지는 가벼운 입맞춤을 한 뒤, 4황녀와 눈을 맞추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4황녀는 그게 싫지만은 않은 눈치로 두 손을 주먹 쥐고 4황자의 가슴에 올린 뒤, 그대로 팔을 펴 4황자를 밀어냈다. 그와 동시에 반동으로 4황녀의 몸 역시 밀려 4황자에게서 떨어졌다.


“어떻게 할 거야?”

“공작을 불러야 하지 않을까?”

“공작을? 벌써?”


4황녀는 두 눈을 똥그랗게 뜨며 놀라는 것 같더니 이내 계산을 하는 지 표정이 점점, 아주 느린 속도로 굳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두 눈을 감아버렸고, 그것과 동시에 미간에 주름이 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실실 웃고 있는 4황자를 향해 눈을 떴다.


“확실히 그것밖엔 없겠네.”

“그렇지?”


4황자는 다시 두 팔을 4황녀를 향해 내밀었다. 그 모습에 4황녀는 코웃음을 치면서도 4황자의 품에 다시 안겨들었다.


“내가 황제가… 그대가 황비가 될 날이 멀지 않았어.”

“당신만을 믿고 따를게.”

“고마워.”


이번엔 제법 긴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


“그러니까, 당분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이곳에 머물겠다는 소리인가?”

“황녀님께서 비오렌치아 후작가로 가시는데 까지 절망의 인도자 유리안 레네트 로셀리니와 슬픔의 인도자 아마란스 카우론 베르겐티아가 보필할 것이옵니다. 마마.”


아젤레나 황녀의 미간이 좁혀졌다.

상처는 그리 깊지 않지만, 하필이면 찔린 곳이 오른쪽이었고, 간의 바로 아래를 찌르고 지나간 탓에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할 정도인 그레베를 억지로 퇴원시켜 끌고 갈 수 없기에 이곳에 남아 그레베의 병이 호전되는 것과 동시에 출발하겠다는 마리에네의 말에 대해 어떤 말을 해야 적당한 것인지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무거운 침묵이 어두운 해저만큼이나 차갑게 내려앉았다.


“…레네트.”

“예, 마마.”


지금까지 눈치만 보고 있던 레네트가 아젤레나 황녀의 부름에 재깍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마리에네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것은 레네트의 덱샤. 받아든 레네트의 덱샤엔… 마리에네의 표정이 적잖게 당황한, 아니 상당히 놀랜 표정이 되어 레네트를 쳐다보았다. 황족인 아젤레나 황녀를 똑바로 쳐다볼 순 없으니 그 대신으로 레네트를 쳐다본 것이었다.


“비오렌치아… 가문이. 설마?”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최악의 수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마리에네는 아젤레나 황녀의 말에 다시 시선을 돌려 덱샤를 내려다보았다. 비오렌치아 피습. 3황자와 계약. 단 두 줄뿐인 보고지만, 전달해야 할 상황이 이것들뿐이라면 가장 많은 뜻을 포함하고 있는 글이었다. 그와 동시에 그레베가 칼에 찔린 이유까지도 알게 되었다.

단순히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실력 있는 자들이라면 급소인 간을 결코 빗겨 찌르진 않았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 그 이유까지 설명되고 있는 것이었다.


“알았으면 그레베는 오늘 중으로 퇴원하도록 해라.”

“…예, 마마.”


감시범위 수준을 넘어서 이미 그레베가 기차역으로 간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것이 괴한들의 통제 하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부린 자는… 아르니안 황제. 마리에네는 아젤레나 황녀에게 엎드려 절을 한 뒤, 병원으로 가기 위해 여관방을 빠져나왔다. 그러자 마리에네를 뒤따라 나오는 레네트.


“잠깐만.”

“…응. 그가 눈치를 챘을 것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지?”

“응.”


어차피 빌빌 꼬아 나갈 필요는 없었기에 레네트의 대답은 간결했다. 마리에네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치를 챘다고 봐야겠지. 갑자기 쳐들어 온 괴한들, 그리고 지금도 감시의 눈길을 돌리지 않는 그들, 칼에 찔린 그레베, 비오렌치아 후작까지… 이 모든 것들에서 뻗어나온 가능성에 대한 공통분모는 분명 그밖엔 없을 테니까.”


죽일 듯이 덤벼들던 괴한들, 그리고 칼에 찔린 그레베, 그것에도 모잘라 비오렌치아 가문 역시 괴한들의 습격이 있었다는 보고… 이쯤 되면 이미 눈치를 챘다고 밖엔 볼 수가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지금 생각한 건 멜테링 가문으로 들어가는 건데.”

“…공개 석상에 올라가게 되는 건 알고 있겠지?”


마리에네는 레네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살짝 고개를 꺾으며 시선을 돌렸다가 언제 시선을 돌렸냐는 듯이 다시 레네트를 쳐다보았다. 황제가 의심하는 단계라면 확신을 심어주게 될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묻고 있는 마리에네 역시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없었다.


“황녀님께 말씀은 드려봤고?”

“맡기시겠데.”

“…메란으로 가는 표 사면 되지?”

“…수고해줘.”


아쉽게도 명분으로써, 그리고 전투력으로써 가장 이상적인 존재인 퓨엔테 비오렌치아와 그의 기갑병 에브게니아는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뜸을 들이고 공을 들인 게 고작 전쟁 막바지에 아주 짧은 시간동안 참여한 것 때문에 모든 게 들통나버렸다는 게 한숨만 몰려올 뿐이었다.

메란은 라미에른 제국 남쪽에 자리한 산호와 해초가 평원을 넓게 덮고 있어 라미에른 제국을 대표하는 산호와 해초 군락지로 유명한 관광 도시였다. 그리고 동시에 아젤레나 황녀의 어머니의 집. 즉, 아젤레나 황녀의 외가인 멜테링 가문의 본가가 자리한 도시였다.


“어서 준비해라. 오늘 저녁엔 멜테링 가문으로 출발한다.”


마리에네가 병원에 들려 그레베의 퇴원 수속을 밟는 한편, 기차역에 들려 메란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구입하기 위해 출발한 직후, 여관방 안에선 아젤레나 황녀가 인도자들까지 시종 부리듯 부려먹으면서 메란으로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었다. 말로 설명하긴 힘들어도 아젤레나 황녀는 분명 느끼고 있었다.

멜테링 가문에 도착하기 전까지 괴한들의 기습은 이어질 것이라고…


----------


코델리아 필리스가 메란에 있는 멜테링 가문으로 갈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니 어서 필리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멜테링 가문에 도착하기 전에 잡아라. 필요에 따라선 죽여도 좋다.


소형 쾌속정에 올라타고 막 출발하려던 크롤의 앞으로 도착한 명령이었다. 감시가 주목적이었지만, 이미 감시 따위를 할 수준이 아니라는 뜻의 명령이었다. 그 만큼 코델리아 필리스가 아젤레나 킴바 세 라미에른일 것이라는 심증에 확증이 덧씌워진 것이었다. 그것은 호법자들에게도, 그리고 크롤에게도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1년 전, 아젤레나 황녀의 죽음을 지휘한 자가 바로 크롤 슈나이기 때문이었다. 그 만큼 크롤에게 있어선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덕분에 지금 크롤은 라미에른 제국의 웬만한 도로 교통법의 법규를 위반한 채 유레일에서부터 메란으로 가는 길에 있는 중간 역을 향해 소형 쾌속정을 미친 듯이 몰아대고 있었다.

그러나 쫓아오는 치안대는 없었다. 중간 중간 아주 짧은 거리동안 쫓아오다 그만두기 일쑤였다. 그것은 결코 크롤이 운전하고 있는 소형 쾌속선이 빠르기 때문이 아니었다.


“황제의 명령인가.”


또 다시 아주 짧은 거리동안 쫓아오다 그만두는 치안대의 쾌속정을 돌아보던 크롤은 그렇게 중얼거린 뒤 다시 쾌속정 운전에 집중했다. 지금 중요한 건 치안대가 왜 쫓아오지 않는가. 라는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이 번 만큼은 타루엘의 호법자 중 가장 최고의 검술을 가진 크롤 슈나이더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도록 작전을 성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였다.


“다왔군.”


-미쥬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는 길가에 촘촘히 박혀 있는 팻말이 크롤의 눈에 들어왔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한템포 빠르게 갑니다. 본래라면 멜테링 가문은 2부에서 나오는 가문입니다. 그렇긴 해도 뭐, 그리 상관은 없겠지. 라는 생각입니다.

가장 솔직하게 말씀드려선 멜테링 가문 외엔 아젤레나 황녀의 편을 만들어 놓은 게 없어서 최종 보루였는데, 이미 최악의 상황인 아젤레나 황녀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판단에서 멜테링 가문을 출현시키려 하는 겁니다. 뭐, 그것도 아젤레나 황녀의 복이겠죠.


잡설 3.

어제 시험을 보고... 저녁 먹고 잔 뒤, 일어나서 약 한시간 정도 두드려 연재하고 갑니다. 내일부턴 다시 졸업 시험 준비 때문에 휴지기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죄송합니다.


잡설 4.

4황자와 4황녀... 잘못 쓴 게 아닐까 합니다. 4공주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이미 질러 놓은 게 있어서 그냥 4황녀로 끝까지 갈 생각입니다.

4황자와 4황녀의 사랑은 근친 상간이라 솔직히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만... 그래도 설정이고, 넣고 싶었기에 넣어봤습니다.

...근친까지 넣을 만큼 이 소설은 본래 처음 설정을 잡을 때 성인물이었습니다. 야해서라기 보단 너무 노골적으로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거든요. 뭐, 시나리오 자체도 그리 깨끗한 건 아니죠. 혈육끼리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난 모습들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잡설 5.

소설의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하네요. 조금은 밝은 분위기로 진행하고 싶은데 말이죠... 처음 중학생때 이 소설을 준비하기 시작할 때, 짧게 몇줄 썼던 걸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어두운 곳은 너무 어둡고 밝은 곳도 어둡다. 라는 지적을 받았을 만큼 심각한 소설이었던 것이 지금은 많이 밝아진 거랄까요... 뭐, 제 자신은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라면... 좀 더 노력하는 수밖엔 없겠죠.


잡설 6.

제 소설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쓰겠습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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