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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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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8.16 08:58
최근연재일 :
2008.08.1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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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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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4,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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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1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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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DUMMY

“작전 성공입니다.”


병원 안, 당분간 누구도 쓸 일이 없는 어두운 창고 안에서 이사벨 푸파는 통신기를 집어 들고 어디론가 통신을 시도했다.


----------


“클로디아 필로스가 도주했으나 시내에서 그 위치를 파악하고, 이사벨 푸파 대장이 그 일당에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 합니다. 폐하.”


시종의 보고에 올렌-오넨을 음미하던 아르니안 황제의 입가엔 만족한 미소가 그려졌다.


“좋아. 그대로 진행하라 해.”

“예, 폐하.”


시종이 절을 하고 문을 닫고 나가자 아르니안 황제는 올렌-오넨이 담겨 있는 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아주 천천히 일어났다. 코델리아 필리스가 정말 아젤레나 황녀일지는 아직도 확정적인 게 없었다. 그러나 쓸데없는 생각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아젤레나 킴바 세 라미에른의 느낌과 너무나 흡사했던 코델리아 필리스였었고, 사고 당시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체가 극히 일부만 발견되었고, 나머진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살아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아직 충분히 남아있는 상황.


“안심할 순 없어. 안심할 순 없지.”


단순한 의심이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신만의 과민반응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퓨엔테가 아젤레나 황녀의 사건을 의뢰했다는 것만으로도 코델리아를 죽일 수밖엔 없었다. 밝혀질 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도 있으니까.

아르니안 황제는 올렌-오넨이 담긴 잔을 들어올려 올렌-오넨을 입안에 흘려 넣었다. 아주 작을 알갱이가 입안에 가득차기 시작했다.


----------


그레베가 칼에 찔리고, 그것이 황제에게 보고되는 사이 7황자는 3황자와 퓨엔테 비오렌치아가 있는 숙영지에 방문하고 있었다. 목적은 사정 청취.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곤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7황자가 이곳에 온 이유는 숙영지의 상황을 사전 답사하는 것과, 일종의 경고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 정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7황자는 안내되어진 3황자의 막사 안에 퓨엔테까지 앉아있는 걸 확인하자 자신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다는 사실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의 시종이 안내한 자리에 앉았다. 7황자가 자리에 앉자 곧바로 그의 앞에 조개를 가공해서 만든 간단한 요깃거리와 물고기를 이용해 만든 음료수가 차려졌다. 7황자는 그것들을 내려다보다 가장 먼저 은은한 주황색을 띠는 음료수를 집어 들어 입안에 부어넣었다. 아주 작은 알갱이들이 마치 물처럼 입안으로 흘러들어와 침과 섞이더니 이내 물처럼 흘러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갔다.


“오랜만에 뵙는 것 같군요. 셋째 형님.”


서로가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음식에 독이 들었을 가능성이야 얼마든지 있다는 것 정도는 7황자 역시 알고 있을 텐데도 주저함이 없는 모습에 3황자는 조금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7황자의 반응을 기다리다 첫 인사에 무엇을 기대했을지는 알 길이 없지만, 조금은 실망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렇군. 황궁 안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얼굴이니까.”


3황자와 7황자의 사이는 이미 황궁 안에서 유명하다 할 만큼 매우 살벌한 사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황궁 안에서도 서로가 자주 지나다니는 길은 서로 알아서 피해 다닐 정도였으니 직접 대면은 상당히 오랜만의 일이라 할 수 있었다. 7황자는 3황자의 눈빛에 마주보고 비웃어준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오기 전, 퓨엔테 비오렌치아 후작이 에브게니아를 탈취했다는 보고를 받았었는데, 그것이 지금 이곳에 오니 사실인 것 같군요. 셋째 형님.”

“제가 탈취한 것이… 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저하.”


당황한 퓨엔테가 반발하고 나서다 자신이 지금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고 곧바로 입을 다물어버리자 7황자는 3황자를 향해 승리의 미소를 지어보였고, 3황자는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실은 표정으로 퓨엔테를 쳐다본 뒤, 7황자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 같이 웃어주었다. 어차피 퓨엔테가 에브게니아를 탈취하기엔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 정도는 7황자 역시 파악하고 있다는 소리였고, 그 배후가 3황자라는 것도 알고 있다는 걸 3황자 역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훗, 그걸 지금 내게 묻는 이유는?”

“아, 그렇군요. 실례했습니다. 그럼, 셋째 형님. 퓨엔테를 황궁에 난입하고, 에브게니아를 탈취해 도주한 용의자로써 황궁으로 압송하고 싶습니다만 허락해주시겠습니까?”

“퓨엔테가 황궁에 난입하고 에브게니아를 탈취했다는 정황 증거는 있는 게냐?”


이젠 3황자가 반격에 나설 차례였다. 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퓨엔테의 저택에 침입한 괴한들의 정체가 아르니안 황제의 수하인지, 아니면 7황자의 수하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건, 황궁에 돌아가서 천천히 알아보면 될 일입니다. 아니면, 셋째 형님과 비오렌치아 후작 사이에 무언가 관련이 있단 말씀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내가?”

“비오렌치아 후작과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심 살만한 상황이라 생각됩니다만.”


황자들 중에서 머리가 좋기로 유명한 7황자였다. 이제 겨우 1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이미 성인의 대열에 오른 다른 황자나 황녀, 공주들과 비교해 그리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무슨 천재 소릴 들을 만큼 머리가 좋은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고착상태였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낸 3황자와의 언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게 결코 둔한 머리는 아니라는 증거라 할 수 있었으며, 그 만큼 살아온 시간이 결코 만만하지만은 않았다는 소리였다.


“재미있군. 그럼 형님인 나까지도 의심하는 건가? 오르벤시아 제국군을 몰아낸 공을 세운 나를?”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아, 혹시 의심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셨습니까?”


라미에른 제국의 옛 속담에 [바다뱀을 목에 걸고 사는 사람] 이라는 말이 있다. 맹독을 가진 바다뱀을 목에 걸고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언제든 그 뱀의 독니에 물려 죽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 속담의 의미는 그 만큼 죄를 지은 사람은 주위의 사소한 행동에도 겁을 먹고 움츠려든다는 뜻이었다.

지금 상황에 빗대어보자면 7황자가 바다뱀이고, 그 뱀을 목에 걸고 있는 사람은 3황자와 퓨엔테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3황자에게 아무런 대비책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거 재미있군. 그럼, 그 의심 많은 머리로 한번 생각해봐라.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나 역시 황궁에 있다가 에브게니아가 누군가의 손에 탈취되었다기에 그 흔적을 쫓아 이곳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에브게니아에 타고 있는 퓨엔테를 만나 그에게 정확한 사정을 듣고 있었던 중이다.”

“…그러시군요. 그럼…”


7황자는 순간 자신이 저지를 뻔 한 실수를 스스로 책망하며 말을 멈췄다. 괴한들을 향해 사격한 이유를 묻고자 했던 것이다. 3황자는 아르니안 황제가 보낸 그 암살자들을 향해 공격을 명령했었다. 그것은 지금 3황자가 한 말의 모든 것을 반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칼이면서 동시에 아르니안 황제와 7황자 자신의 여론을 흔들리게 하는 족쇄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군요.”


7황자는 일보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퓨엔테가 황궁에 난입해 에브게니아를 탈취해갔기에 특수부대를 보내 제압하려 했다고 방송하면 얼마든지 묻어버릴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퓨엔테의 뒤에 3황자가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르벤시아 제국군을 막아낸 영웅에 대한 호응도가 올라가고 있으며, 동시에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여론을 아직 떨쳐버리지 못한 아르니안 황제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곳에 오기 위해 최소한의 호위 병력만 데리고 온 현재 상태에선 뭘 해봐야 손해보는 건 7황자 자신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비오렌치아 후작의 신병은…”

“나 3황자가 맡겠다.”


7황자는 눈을 질끈 감았다. 퓨엔테가 죽었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을 텐데, 3황자의 움직임인 시기가 대응하기 너무 촉박했다는 점이 퓨엔테와 3황자의 목숨을 끊어놓는 가장 쉬운 길을 포기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황제 폐하껜 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


7황자는 우선은 물러서기로 했다. 어차피 타루엘이란 자가 보냈다는 호법자들이 지금쯤이면 움직이기 시작했을 테니 어렵게 된 일을 더 어렵게 꼬아갈 필요는 없기 때문이었다. 7황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함께 아주 미세한 물줄기가 아슘의 속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가면서 7황자가 앉아 형태가 일그러진 아슘을 원래 형태로 돌리는 게 보였다.


“마중하진 않겠다.”

“네, 3황자 저하.”


솔직한 심정으론 바라지도 않았다고 할까. 7황자는 3황자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엎드려 절하는 퓨엔테의 인사를 받으며 막사를 빠져나갔다. 3황자와 퓨엔테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 확인만큼은 확실히 했으니까. 막사의 밖은 어느새 완전한 밤이 되어있었다.


----------


“결국 인도자 놈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었군요.”


현장을 찍은 사진과 영상물을 일일이 확인한 호법자들이 내린 결론이었다. 크롤은 덱샤에 떠 있는 마지막 사진을 끄며 툴툴거렸다. 인도자들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호법자들이 나설 기회가 없다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었다.


“대신 인도자들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으니 괜찮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불과 몇 분전에 받은 인도자 그레베의 피습과 코델리아 필리스에 가까이 가기 위한 작전 성공이라는 보고가 아르니안 황제에게 도착했다는 정보를 홍화린이 들어 올려 보였다. 아르니안 황제의 계획은 단순하면서도 상대를 쉽게 속이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었다. 코델리아 필리스를 죽이지 못하자 우선 그 뒤를 쫓도록 한 뒤, 누군가 코델리아 필리스의 곁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공격해 쓰러뜨린 뒤, 이사벨 푸파가 그레베를 도와줌으로써 코델리아 필리스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즉, 내부에 첩자를 심어놓겠다는 말.


“문제는 쉽게 속아줄 것인지가 걱정이죠.”


해적선 글라디우스의 선장이자 이번 임무의 책임을 맡고 있는 엘리너였다.


“그들이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다들 아는 사실 아닌가요?”


크롤과 홍화린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엘리너의 말에 동의했다. 이미 오랜 시간동안 서로를 속이고 속아온 관계였다. 웬만한 친절에 쉽게 마음을 열만한 상대들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황제로부터 명령이에요.”


엘리너는 이미 예상하고 있다는 표정의 크롤과 홍화린을 향해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홍화린씨는 4황자와 4황녀를 감시 할 것이며, 크롤씨는 인도자들을 감시해주세요. 그리고 전, 3황자와 비오렌치아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다음 일이 시작되었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너무 급하게 써서 올리다보니 내용이 영... ㅡ_-)a 이로군요;;; 죄송합니다. 시험 끝나면 열심히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잡설 3.

공지와 쪽지에서 알려드렸다시피, 다다음주 수요일(25일)까지 소설 쉽니다. 이유는 졸업 고사 때문입니다. 학생인지라 졸업고사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시험 끝나는 대로 돌아와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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