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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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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8.16 08:58
최근연재일 :
2008.08.16 08:58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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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05
추천수 :
141
글자수 :
284,685

작성
08.05.0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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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1
추천
4
글자
10쪽

그랜드 블루(Grand blue) - 프롤로그 - 황녀의 죽음

DUMMY

“어서 달려라! 어서!”

“예, 네. 마마.”


경아족 게르그 족의 왕국인 라미에른 제국의 제 1황녀인 아젤레나 킴바 세 라미에른 황녀는 자신을 뒤쫓아 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사들이 탄 3대의 빌프(해저의 자동차)를 돌아보며 송곳니를 드러냈다. 호위 기사였던 퓨엔테 비오렌치아가 유인하겠다며 끌고 간 기사들이 다시 쫓아온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 놈도 한패였을지 모르지.”


이젠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빌프를 운전하고 있는 플로스라는 이름의 시녀뿐이었다. 이 시녀마저 자신을 배신한다면 이제 살아남을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밖엔 없었다.


“도망칠 수 있겠느냐?”

“죄송합니다. 마마.”


시녀는 아젤레나의 질문에 재빨리 대답했지만, 그 대답은 아젤레나가 바란 대답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젤레나가 바란 대답은 “도망칠 수 있습니다.” 였다.


“도망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꼭, 그리 하겠습니다.”


시녀가 어깨를 움츠리며 비는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윽박지르긴 했지만, 아젤레나가 봐도 기사들을 따돌리고 도망칠 가능성은 전혀 없어보였다. 일개 시녀가 따돌릴 만한 운전 실력이 아니라는 건, 운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젤레나 황녀가 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왠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모두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죽기 위해 지금까지 악착같이 살아왔는지… 지금으로썬 과거의 일 모두가 그저 무의미한 한숨이 될 뿐이었다.


“마마, 죄송하옵니다.”

“응?”


황녀가 뭐라고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시녀가 빌프를 오른쪽으로 갑작스럽게 꺾어 깊은 협곡 안으로 들어갔다. 그 덕분에 생겨난 물거품이 빌프의 뒤로 수없이 빠르게 일어났다 서서히 사라져갔다.


“황녀의 빌프가 온다!”


기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녀로썬 기사들의 추격을 따돌릴 목적이었겠지만, 황녀가 타고 있는 빌프가 협곡을 빠져나왔을 땐 이미 협곡의 가로막고 선 기사들의 빌프가 있었다.


“빌프를 세워라! 그렇지 않으면 발포하겠다!”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이었다.

그러나 황녀가 타고 있는 빌프는 그 협박에 대해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고, 또한 멈추지도 않았다. 그리고 속도를 줄이지도 않은 채 길을 막고 있는 기사들의 빌프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쾅! 파자작!


황녀가 탄 빌프는 길을 막고 있던 기사들의 빌프에 있는 힘껏 부딪혔고, 큰 소리와 함께 차체가 찌그러져버렸다. 그리고 그 충돌로 인해 해저의 어마어마한 수압을 일정한도로 떨어뜨려주는 보석 바웰이 깨져버렸다. 바웰이 깨지는 것과 동시에 밀려드는 너무나 강한 수압을 견디지 못한 황녀가 타고 있던 빌프는 물거품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짜부라 들었다. 누구 하나 손 쓸 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크윽, 빌프는!”


폭발과 함께 뒤로 밀려나 주저앉았던 기사들의 우두머리가 복면을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지상의 종족… 그것도 오인족인 호미자족의 남자였다. 지상의 종족임에도 그가 수압을 견디고, 호흡에 지장이 없는 이유는 바로 해저 제국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보석 바웰과 해저인지라 매우 적은 물속의 산소량을 폐에 들어가게 했을 때, 지상에서와 같은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석 비타 덕분이었다.


“완전히 찌그러졌습니다.”

“…피가 보이는 군.”


같이 따라온 라미에른 제국 소속의 수습기사 중 한명의 목소리에 폭발이 있었던 위치를 확인하던 오인족인 호미자족 남자는 빌프가 있던 곳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색의 피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주가 죽었다고 확신하였다.


“황태자 전하께 연락을 드려라! 그리고 남은 이들은 이곳을 치우고 철수한다!”


명령이 내려지고, 수습 기사들은 그 명령에 따라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


“뭣이라! 아젤레나 황녀가!”


경아족 게르그 족이며 라미에른 제국의 황태자인 아르니안 멜피 세 라미에른은 시녀가 다급하게 달려와 알린 황녀의 죽음에 대한 소식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웃고 떠들던 고작 1살 차이의 배다른 누나의 죽음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황제폐하껜 알렸는가?”

“네, 황제폐하께 가장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시녀의 말에 황태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곧 황제 폐하께 가볼 것이니 준비하도록 해라!”

“네, 황태자 전하.”


경아족의 시녀는 뒷걸음질로 문을 닫고 나갔다. 시녀가 나가고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당황했던 황태자의 얼굴이 갑자기 차분해졌다. 아니, 차분해지는 걸 넘어서 점점 웃음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드디어 처리했군!”


너무나 기쁘지만, 동시에 큰 소리로 웃지 못하는 황태자 아르니안은 의자에 앉은 체 온 몸을 빌빌 꼬았다. 그 만큼 기쁜 일이지만, 지금으로썬 너무나 대놓고 웃을 순 없는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할 정도였다.

황태자 아르니안은 눈엣가시 같았던 황녀 아젤레나가 죽음으로써 이제 자신이 황제가 되는 데 걸림돌이 없어졌다는 게 자신이 처음 황태자가 어떤 자리인지 알게 되어 기뻤던 것보다도, 생일 선물로 너무나 원했던 것을 받았던 것보다도 기쁜 소식이었다.


“황태자 전하.”

“…응?”


황태자 아르니안이 기뻐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경아족이며 황태자의 호위 기사인 시오가 아무도 없던 황태자의 등 뒤에서 마치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나타나며 허리를 숙여 황태자에게 절을 하였다. 그러자 언제 웃었냐는 듯 황태자 아르니안의 얼굴이 다시 진지하게 바뀌었다. 그렇다곤 해도 결국 그 기쁨의 표정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듯 입 꼬리가 심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래, 들었다. 황녀를 죽였다고?”

“네, 빌프가 완전히 찌그러져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좋아, 아주 좋아.”

“그런데…”


시오가 말끝을 흐렸고, 그에 매우 밝은 표정이던 황태자의 얼굴이 마치 얼굴로만 감정을 연기하듯 순식간에 굳어진 표정으로 바뀌었다. 이번엔 입 꼬리까지 함께 내려간 것으로 보아 불안하게 떨리는 시오의 이어질 말이 걱정되는 것 같아 보였다.


“황녀의 호위 기사인 퓨엔테가 포위망을 뚫고 도주했습니다.”

“훗, 난 또 뭐라고… 그거라면 걱정 없다. 그 자는 지금쯤 황녀가 죽은 곳에 있을 테니까.”


황태자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황태자가 황위를 물려받는 데 있어서 걸림돌은 없었다. 남은 건 황제가 황위를 물려주기만을 기다리면 될 일이었다.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아! 난 이제 황제다! 이 제국 모두를 손에 넣는 것이다!”


황태자 아르니안은 그렇게 말하며 방이 떠나가라 웃음을 터트렸다.


----------


“마마… 이럴 수가…”


퓨엔테는 황태자의 말처럼 황녀가 죽은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협곡의 위에서 상황을 확인 한 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섬기고 있던 주인의 죽음이 인정되지 않았다. 아니, 인정할 수 없었다.


“말도 안 돼. 그분이… 그분이.”


퓨엔테는 도로 위의 상황이 종료되고도 한참 뒤까지 자신이 주저앉아 있던 곳에서 떠날 줄을 모른 체 울부짖었다. 자신이 지켜야 했을 주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다. 분명 뒤쫓던 자들을 모두 자신이 끌고 도망쳤었다. 그랬음에도 황녀 아젤레나가 죽었다는 건, 너무나 거대한 어떤 세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봐야 할 일.


“마마… 크흑…”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으니 자신의 주인인 황녀 아젤레나 만큼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게 그저 자신을 놀라게 하기 위한 하나의 연극이길 기도하는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사건 현장 조사의 상황과, 조사가 끝나 흩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그렇게 그 곳에서 모든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퓨엔테는 그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어느 순간.

사람들이 황녀가 죽었다는 사실을 잊어갈 때 쯤, 퓨엔테 모습 역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


<용어 설명>


경아족(게르그) :

고래의 외적 특징을 물려받은 해저에 사는 인간족의 통칭


오인족(호미자) :

말의 외적 특징을 물려받은 지상에 사는 인간족의 통칭.


라미에른 제국 :

경아족인 게르그 족이 세운 제국으로 해저 9개 왕국 중 그 세력이 가장 크다.


빌프 :

해저 세계에서 쓰이는 자동차로 럭비공 같은 형태를 띄고 있다. 바퀴와 핸들이 없는 게 특징이다.


==========


잡설 1.

해저 판타지입니다.

해저에서 벌어진 양국의 전쟁과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서로의 입장과 그로 인한 갈등을 그릴 예정입니다.


잡설 2.

전개는... 대충 예상이 되실 겁니다. 뭐, 예상에서 크게 변화되진 않을 것 같지만... 여하튼, 연재합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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