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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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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8.16 08:58
최근연재일 :
2008.08.16 08:58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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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16
추천수 :
141
글자수 :
284,685

작성
08.06.29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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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그랜드 블루(Grand blue) - 3화. 발단

DUMMY

그 시각.

인도자들은 황궁에서 멀지 않으면서 동시에 곧 철거될 곳이라 인적이 드문 오래된 건물의 옥상 위에서 다음 작전에 대한 가벼운 점검을 하고 있었다. 가벼운 점검이라 해도 황궁의 담을 넘어서 침입하는 것이기에 결코 만만하다고 할 순 없었다. 이 작전을 구상할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한스 퓌어스트의 존재 덕분이었다. 공기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 그 능력 안에는 일정한 지역을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공기의 흐름을 막아 진공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그걸 이용해 최소한 소리로 인해 들키지 않을 수 있게 되니 침입엔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모두 준비 되셨습니까?”

“예.”


한스 퓌어스트는 재빨리 이중의 공기층을 둥근 공 모양으로 각자의 몸에 펼쳤다. 안의 공기층엔 일반적인 산소가, 그리고 밖의 공기층과 안의 공기층 사이엔 아무것도 없는 진공 상태의 공기로 된 둥근 막이 세 명의 몸에 펼쳐지자 작전이 시작되었다. 형체는 거대한 공기방울 곁으로 아주 작은 알갱이 같은 공기방울들이 소용돌이치듯 빠르게 돌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법 시전 성공. 이 마법이 해제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약 5분. 그 안에 돌파해야했다.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자, 잠!”


작전의 시작을 수화로 알린 한스 퓌어스트가 달려 나가자 레네트가 그를 불러 세웠지만, 진공 상태라 밖으로 소리가 전해질 리 없으니 한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 채 그대로 달려가 버렸다. 아무리 보석 바웰로 받는 수압의 힘을 줄였다 해도 어디까지나 물 속. 그것도 둥근 공을 몸 전체에 두르고 뛴다는 건, 수압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상의 종족으로써 미친 작전이라 할 수 있었지만, 한스 퓌어스트에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믿어보라더니, 정말 잘 뛰네.”


포록! 포록!


레네트는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공기 방울을 누군가 툭툭 치자 시선을 돌려 그 당사자를 쳐다보았다. 당연히 카우론이었다.


“응?”

뭐해? 나도 간다.


카우론은 자신의 손목을 두어 번 툭툭 치더니 한스를 따라 달려 나갔다. 한스보단 많이 버거워 보이지만, 분명 한스 못지않은 속도로 카우론은 달려가고 있었다.


“야! 이것들아! 최소한 나도 여자라고! 여자로써 조금은 신경써줘도 되지 않냐?”


레네트 역시 한숨을 내쉬더니 한스와 카우론의 뒤를 따라 황궁을 향해 달려 나갔다. 작전 시작이었다.


----------


“침입…!”


지하의 봉인 실의 입구를 지키던 병사 4명 중 한명이 하고 싶은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한 채 검은 물속으로 붉은색의 피를 마치 눈물처럼 흘리며 느린 영상처럼 천천히 물속을 헤엄쳐 가라앉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뒤로 남은 세 명의 병사들 역시 반격은커녕, 제대로 된 전투 한 번 못해보고 그대로 어둡고 차가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서둘러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카우론은 지하 봉인 실의 문을 열기 위해 봉인 실의 문에 쳐져있는 잠금 마법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전공 분야는 아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카우론 만큼 감시체계를 속이고 진입하여 제어한 뒤, 잠금 마법을 잘 해제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가장 먼저 마법 해독이 시작되었다. 카우론이 눈을 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양 손이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마치 춤을 추듯 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10개의 손가락이 멈추었다고 생각한 순간. 카우론은 눈을 떴다.


“열었습니다. 복도에 설치된 모튤(감시 카메라)도 빼앗았습니다. 진입하죠.”


지하 봉인실의 문이 열리고 가장 앞에 있던 카우론이 작살 총을 꺼내들고 봉인실을 향해 달려 들어갔다. 그 뒤를 따라 레네트가 달렸고, 레네트의 뒤에서 한스가 후방을 호위하는 형태로 달려 나갔다. 좁고 짧은 복도가 끝나자 지하로 내려가는 휴론(엘리베이터)이 있었다.


“휴론 안의 모튤을 먼저 빼앗겠습니다. 호위를 부탁드립니다.”


카우론은 휴론의 앞에서 다시 감시 체계에 접속하여 모튤을 빼앗았다. 이번엔 처음 입구보단 짧게 끝날 수 있었다. 그 만큼 허술하다고 밖엔 볼 수가 없었다. 전문 분야가 아닌 만큼 카우론의 실력이 결코 뛰어나지 않으니까. 카우론이 현란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일어나자 한스가 휴론의 문을 열었다.


“어서 가죠.”


세 명 모두 휴론에 올라탔다. 이제 남은 작전은 지하 봉인실에 성공적으로 잠입하여 상황실 점령과 에브게니아 탈취뿐이었다. 두 작전 모두 말은 쉬웠다. 기본적인 호위 병력만 있다면 어렵지 않겠지만, 이미 한번 빼앗겼던 에브게니아이기에 증원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지하 봉인실에 도착하는 순간, 쓸데없는 생각이었다는 결론으로 돌아왔다. 증원은 있었지만, 작살 총으로 싸우는 만큼 오로지 사람을 죽이기 위한 훈련만 받아온 인도자들에게 정밀사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거의 없는 봉인실의 호위 병력은 순식간에 시체로 변해갈 뿐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인도자들에게도 위험이 증가하고 있었다. 쓸데없이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었다. 돌파함에 있어 시간 낭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분명 지금쯤이면 울고도 남았을 경보를 듣고 달려올 병사들과 싸우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작전 실패는 물론이거니와 목숨까지 보장할 수 없게 될 테니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안되겠다. 레네트. 내가 미끼를 만들게.”

“알았어.”


레네트가 지팡이를 소환했다. 물이 소용돌이치며 레네트의 손바닥에서 펼쳐진 검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그 구멍 속에서 튀어나온 화려한 장식이 달린 기다란 지팡이가 레네트의 손에 쥐어졌다. 그 동안 카우론은 재빨리 실을 뽑아내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실들은 곧 카우론과 레네트, 그리고 한스의 모습으로 바뀌어 카우론의 조종에 맞춰 인형들이 빠른 속도로 복도를 헤엄쳐 나아가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기이한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기도 전에 카우론은 인형에 매달은 작살 총을 겨누게 했고, 그에 맞춰 한스와 레네트가 작살을 발사했다. 즉, 카우론의 인형들이 작살을 쏘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었다. 그에 따라 봉인실을 지키던 병사들이 응사하기 시작했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카우론의 인형들은 그 작살에 맞아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천천히 내려앉았다. 숨어있던 병사들이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냈다. 시체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왔다가 시체가 아닌 인형임을 병사들이 깨닫는 순간.


“목표물 제거 완료. 움직이는 물체 없음.”


레네트의 양손에 쥐어져 있는 날카로운 쇠 발톱 칼에 의해 무참히 난도질당해 쓰러져버렸다. 전직은 암살자. 그러나 인도자가 되면서 마법사로 전향했던 그녀였기에 이런 기습도 가능한 것이었다. 모든 적이 쓰러지자 레네트는 다시 변형 마법으로 양손의 쇠 발톱 칼의 형태를 변형시켰다. 그러자 이내 소환했던 지팡이로 변하는 쇠 발톱 칼. 무기의 전혀 다른 모습과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진 그녀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언제봐도 화려해.”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가죠.”


레네트의 기습을 감탄할 시간조차 없다는 듯, 한스는 칭찬하는 카우론과 지팡이를 다시 사라지게 하는 레네트를 지나쳐 복도를 달려가기 시작했다.


----------


“코델리아 필리스!”

“아젤란 3황자님.”


3황자는 지하 봉인실의 에브게니아가 갑자기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더니 봉인실을 완전히 부수고 에브게니아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보고를 받고 곧바로 코델리아 필리스를 찾아왔다. 가만히 있던 게 갑자기 난동을 부릴 일도 없거니와, 퓨엔테가 납치된 시점에서 에브게니아 마저 사라졌다는 건, 답이 나오는 결론이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웬투스 공작과 쥬디스 백작을 데리고 도착한 필리스 상단. 그 필리스 상단 앞에 서있는 에브게니아. 그리고 에브게니아 앞에서 2명의 경찰에게 사건 정황을 설명하고 있는 코델리아 필리스가 있었다. 코델리아 필리스는 아젤란 3황자의 외침에 그 바닥에 엎드려 절을 했고, 2명의 경찰관 역시 예외일 순 없으니 자연스럽게 바닥에 엎드려 아젤란 3황자에게 절을 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웬투스 백작이 외치듯 물었다.


“갑자기 굉음이 들려 나와 보니 제국의 영웅 에브게니아가 있어 신고를 하던 참이었습니다. 3황자 저하.”


능청스런 연기.

적어도 지금 대답하는 코델리아 필리스의 모습은 아젤란 3황자에게 연기 그 이상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코델리아 필리스의 연기가 어설퍼서가 아니라 이미 코델리아 필리스가 아젤레나 킴바 세 라미에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번 사건의 주모자가 그녀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희들은 수고했다. 코델리아 필리스 양의 신고 내용은 앞으로 3황자 저하께서 맡으실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저하.”


3황자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웬투스 공작의 말에 경찰들은 아젤란 3황자에게 절을 하고 곧바로 그 자리를 떴다. 경찰로써 좋지 않은 분위기를 느낀 것이었다. 경찰들이 돌아가고 코델리아 필리스와 코델리아의 시녀인 플로스. 그리고 아젤란 3황자와 웬투스 공작이 이끌고 온 소수의 시종들과 병사들만 필리스 상단 앞에 에브게니아와 함께 남았다.


“지금 그대가 한 말이 전부 사실이렷다!”

“감히 제국의 영웅께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잠자코 있었다면 신분에 속아 넘어갔을 지도 모를 아젤레나 황녀의 연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이미 거짓이라는 확신이 든 이상, 연기는 그저 연기일 뿐이었다. 아무리 완벽해도 아무리 어설퍼도 결국 연기하는 그 신분이 될 순 없으니까. 3황자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 들통 난 신분을 가지고 연기하고 있으니 짜증이 날 수밖엔…


“아젤레나 황녀!”

“…….”


코델리아의 입이 멈추고 정적이 흘렀다. 어두운 해저 면에 남은 건 마치 거대한 어둠뿐인 듯, 너무나 조용한 분위기. 그러나 그 침묵은 곧 깨어졌고, 침묵을 깬 건 코델리아 필리스였다.


“그 말을 기다렸다. 아젤란 멜피 세 라미에른. 계승 서열 3위이면서 내 동생인 아젤란이여.”


비웃음이 가득 섞인 아젤레나 황녀의 말. 그 말이 신호가 되었다.


“위험합니다! 저하!”


웬투스 공작이 3황자를 향해 몸을 날렸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립니다.


잡설 2.

1부가 끝나갑니다. 슬슬 싸움 시작이랄까요. 1부가 완결되기 전까지 전초전은 열 생각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겨운 면도 많이 있는 것 같네요. 만회할 생각으로 아젤레나 황녀와 퓨엔테의 전투력을 살짝 소개하겠습니다. 대규모 전투에선 가볍게... 존재감 없이 가볍게 묻혀버리는 퓨엔테의 전투...를 말이죠. ㅡ_-)a

괜찮습니다. 메카닉 물은 그다지 관심없어서 안보고 살았는데, 이번에 건담보고 공부했습니다. 문제 없을 겁니다. 문제... 없을 겁니다. ㅡ_-)b <-


잡설 3.

아젤레나 황녀의 연기는 이번화로 끝납니다. 어차피 모든 돈을 타국으로 보낸 탓에 빈털털이인 필리스 상단(2부 중간에 보면 전쟁에 참가하기 전 송금하는 장면이 나옵니다.)은 있으나 마나이기 때문에 버리는 겁니다. 후훗!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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