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64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12.30 09:00
조회
366
추천
5
글자
7쪽

열흘동안(84)

DUMMY

아침에 늦게 일어난 연희가 급히 세수도 하지 않고 바로 밑에 있는 본부로 뛰어 내려갔다. 연희를 빼곤 다들 자리에 앉아서 연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연희가 자리에 앉자마자 회의를 시작한다. 장 의원이 먼저 시작한다.

“어머님께서 양력 새해라고 떡과 만두를 하셨으니 회의 마치고 제사 지내고 아침을 먹읍시다.”

“제사요?”

연희가 장 의원을 보자 장 의원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냥 차려놓은 상 앞에서 하느님께 절하든, 조상님께 절하든, 부처나 예수님한테 절하든 건강하게 좀비사태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연희가 웃는다.

“떡 처음 먹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어제 팥죽은 다 잘 드셨어요?”

장 의원이 배를 탁탁 친다.

“나는 뭐 원래 잘 먹고 잘 사는 집에 태어났기 때문에 팥죽과 떡 같은 거에 익숙하지만, 대부분의 대원들과 생존자들에겐 생소하지요. 오 장군도 팥죽 안에 있는 새 알은 첨 보는 거라고 합디다.”

왠지 사람들의 얼굴과 분위기에서 생기가 생겨 사람들 사이를 반질거리면서 돌아다는 것 같았다. 연희도 기분이 좋다.

“그렇게 하죠. 안하겠다는 사람한테 강요할 필요는 없고요.”

장 의원이 다른 사람들을 빙 둘러보고 말한다.

“우리 할머니 말씀이 신이 먹은 음식을 먹으면 자신도 신이 되는 거라고 해요. 그래서 한 해 동안 건강할 거라고.”

연희가 믿지 못하는 얼굴로 장 의원을 봤다.

“그럼 안 아픈 사람이 없게요?”

“만약 집안에 아픈 사람이 나오거나 우환이 들면 신들도 혼냈어! 울 나라 사람들 대단하지 않냐?”

“네에?”

“형체가 없는 신을 어떻게 혼내요? 그리고 신이 있어요?”

경일이 어이없어 하는 연희 대신 물어본다.

“나도 몰라. 신이 있다 치고, 신을 혼내는 방법이 뭘까~”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제사 안지내면 돼!”

“뭐래~”

이야기가 별로 재미없고 이상한 데로 빠지려고 하자 연희가 경일에게 눈짓을 준다.

“아 누나. 짜잔~”

경일이 과장된 몸짓으로 태블릿을 연희 앞으로 내민다.

“왜?”

“누나, 장 아저씨 나아~ E5칩 무력화시키는 파동 알아냈어요.”

“진짜?”

연희가 놀라서 경일을 보고 장 의원도 동우도 강 상병도 놀란다.

“경일 군 대단하구나.”

경일의 코가 앞으로 조금 나와 보이는 느낌이다.

“태블릿 안에 있니?”

“네, 누나.”

“고생했어. 오늘 만두 많이 먹어!”

“히~ 고마워요. 누나.”

“나는?”

동우가 연희를 보고 투정부리자 연희가 떨떠름한 미소를 짓는다.

“동우도 많이 먹어. 좋은 씨 많이 만들어야지.”

“으하하하하.”

연희의 말에 동우는 똥 씹은 표정이 되고 장 의원은 하늘이 뒤집어져라 웃고 있다. 강 상병은 얼굴을 구기고 다른 대원들은 어깨가 들썩거린다. 두 명을 희생하니 참 화기애애한 날이 되었다.


회의도 끝나고 조촐한 제사도 끝나고 빙 둘러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종민은 아들과 함께 다 같이 아침을 먹고 있다. 연희가 그런 경호를 보고 은근한 기대감에 가슴이 벅찼다.

“그 알약이 효과가 있는 거 맞지요?”

“응.”

종민의 목은 잔뜩 잠겨있었다. 경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거의 먹지 못한다.

“누나, 정훈 형은 새벽 5시에 간 거야?”

“응. 경호한테 약이 듣는 걸 알고 바로 갔어. 오늘 오후 중으로 돌아온다고 했어.”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

장 의원이 끝없이 아득한 목소리로 본인한테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다들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핵 방공호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죠?”

연희가 장 의원을 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 곳엔 인질이 있기 때문이다.

“떽! 밥 먹을 땐 밥만 소중하게 먹는 거야! 어서 밥 먹어!”

민지 어머니가 연희를 나무랐다. 연희는 예쁘게 웃으면서 만두를 입에 넣는다.

“절구통…….”

동우의 입에서 실수로 새어나온 말이다. 연희가 동우를 꼬나보자 동우는 모르는 척했다.

“팥죽이 효험 있나봅니다. 경호 군도 그렇고 경일 군이 알아 낸 것도 그렇고.”

장 의원이 두 사람 사이에서 난처해 너스레를 약간 떨었다. 민지 어머니가 장 의원을 말을 받는다.

“그럼요!, 제사도 지냈으니 좋은 일 꼭 생길 거예요! 꼭, 생길 거예요.”

“그런 일 생기면 제가 어제 음식 만드신 어머님들 엎고 아파트 단지 한 바퀴 돕니다! 제가.”

민지 아버지가 나선다.

“내 마누라는 못 엎어!”

민지 어머니가 백호의 등을 치면서 말린다.

“좋아요. 대신, 슈트 입고하면 안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다들 기분 좋게, 맛있게 음식을 잘 먹었다.


경일이 연희와 동우에게 급히 뛰어왔다.

“누나, 형!”

연희와 동우는 서로 이야기를 하다 경일을 본다.

“보냈어, 보냈어!”

“응?”

연희의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 경일은 옆구리에 끼고 온 태블릿을 두드려 화면을 켜고는 두 사람 앞에 보여준다. 화면 안에 한 사람이 나왔다.

“설마…….”

연희가 놀라 동우를 보자 동우도 많이 놀란 눈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경일은 화면 속의 남자를 향해 배신당한 아픔을 토하고 있었다. 동우가 연희를 본다.

“장 의원님도 알고 있을까?”

연희는 고개를 가로로 젓는다. 정말 자신도 모르니까.

“하지만, 장 의원님껜 비밀로 하자.”

“왜요, 누나. 그러다가 장 의원님이 실수로 중요한 정보를…….”

동우가 경일의 입을 막는다.

“여서 더 중요한 정보가 있겠냐? 글고 우리보다 배신감이 더 클 거야. 지금은 오직 하나만 생각하자고.”

연희가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 때 문이 갑자기 확 열렸다. 경일은 본능적으로 화면을 잠궜다.

“정훈 형.”

동우가 반갑게 정훈을 맞이한다.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감지한 정훈이 세 명을 차례로 보자 동우가 경일에게 눈짓을 했다. 경일은 화면을 풀고 처음부터 보여준다.

“그렇군, 저 사람이……. 근데 이거 감시 캠으로 찍은 것 같은데, 이곳에 감시 캠 못 돌아다니지 않냐? 경일이 때문에?”

경일이 자랑스럽게 흰 이를 드러내며 씩 웃는다.

“저니까 가능하죠. 헤헤헤.”

“저 자가 보내는 게 뭐지?”

“E5칩 무력화 시키는 전파예요.”

연희의 말에 화들짝 놀란 정훈이 벌떡 춤을 췄다.

“뭐라고! 여기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깡치
    작성일
    15.12.31 11:42
    No. 1

    새해 첫날 제사 안 지냅니다. 차례를 지내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6.01.13 20:48
    No. 2

    그렇죠. ㅎㅎ
    저희는 명절제사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차례라고 하기도 하고요.
    아마도 제 생각엔 제사가 더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되어요.
    모를땐 뭉뚱그려서 큰 쪽으로 묻어가기~~~ ㅡㅡ;;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열흘동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열흘동안(14)회 두 번 올라갔어요. +6 15.07.27 683 0 -
90 완결-열흘동안(90) +3 16.01.13 967 3 6쪽
89 열흘동안(89) +2 16.01.11 308 3 6쪽
88 열흘동안(88) 16.01.08 242 4 6쪽
87 열흘동안(87) 16.01.06 347 5 6쪽
86 열흘동안(86) 16.01.04 371 8 6쪽
85 열흘동안(85) +2 16.01.01 952 4 7쪽
» 열흘동안(84) +2 15.12.30 367 5 7쪽
83 열흘동안(83) 15.12.28 338 5 6쪽
82 열흘동안(82) 15.12.25 308 6 6쪽
81 열흘동안(81) 15.12.23 371 4 6쪽
80 열흘동안(80) 15.12.21 325 4 6쪽
79 열흘동안(79) +3 15.12.18 404 5 6쪽
78 열흘동안(78) +1 15.12.16 474 4 6쪽
77 열흘동안(77) +1 15.12.14 367 5 5쪽
76 열흘동안(76) 15.12.11 778 5 6쪽
75 열흘동안(75) +1 15.12.09 538 6 6쪽
74 열흘동안(74) 15.12.07 911 5 5쪽
73 열흘동안(73) 15.12.04 703 5 8쪽
72 열흘동안(72) 15.12.02 461 5 7쪽
71 열흘동안(71) 15.11.30 476 6 6쪽
70 열흘동안(70) 15.11.27 497 5 7쪽
69 열흘동안(69) 15.11.25 537 6 7쪽
68 열흘동안(68) 15.11.23 427 6 6쪽
67 열흘동안(67) 15.11.20 490 6 6쪽
66 열흘동안(66) +2 15.11.18 442 7 6쪽
65 열흘동안(65) +2 15.11.16 558 8 5쪽
64 열흘동안(64) +2 15.11.13 809 6 6쪽
63 열흘동안(63) 15.11.11 480 6 6쪽
62 열흘동안(62) +4 15.11.09 761 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