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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53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11.23 21:00
조회
426
추천
6
글자
6쪽

열흘동안(68)

DUMMY

셋은 머리를 맞대고 화면만 주시하고 있다. 좀비한테 잡아먹혀도 모를 분위기다.

“힘들어?”

연희의 목소리엔 근심과 초조함이 잔뜩 묻었다.

“이러다 들키면 어떻게 해?”

“누나, 저기에 사람들 없어요. 지금. 괜찮아요.”

동우는 경일이 만들어준 목소리 감별기 두개를 양 손에 꽉 움켜쥐고는 화면만 보고 있다. 화면에는 낮에 경일이가 핵 방공호에 남겨두고 온 바퀴벌레가 보였다. 바퀴벌레가 엉덩이를 까고 컴퓨터 외부연결단자에 갖다 대고 있었다.

“잘! 좀 끼워 봐 쫌!”

바퀴벌레의 엉덩이가 입력단자에서 또 빚나가자 성질난 동우가 소리를 버럭 지를 뻔했다.

「저벅, 저벅」

화면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마자 바퀴벌레는 급히 어두운 구석으로 숨었다.

“이게 뭐라고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아.”

연희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래도 경일이 힘내. 저쪽 자료를 뽑아 와야겠어. 꼭.”

“걱정 마세요. 누나.”

화면에서 사람의 흔적이 없자 바퀴벌레가 더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다시 외부연결단자와 연결하려고 한다.

“이번엔 꼭 해!”

“알았어요. 형!”

경일도 왠지 성질이 나는지 동우에게 버럭거렸다.

“됐따!”

경일이가 신나서 작지만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뽐냈다. 바퀴벌레의 엉덩이가 메인컴퓨터 외부단자에 딱 맞게 꽂혀있었다.

“그래, 데이터 온다.”

신형 태블릿에 쌓여가는 데이터를 보고 연희도 들떴다.

“이거 확인하는 것도 일이겠어요. 누나.”

“응. 그래도 해야지.”

“자원이랑 공간이랑 넉넉한데도 우릴 안받아줬으면 흥! 골려줘야지~”

경일은 신나는지 콧소리로 유명한 걸 그룹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경일아, 좀비들 신호가 가는 곳이 두 군데라고 했지?”

“네?”

연희의 질문에 경일의 콧소리가 멈췄다.

“둘 중에 어디가 이 사태의 배후일까?”

동우가 연희를 보고 무거운 질문을 했다.

“일단 조사해 보고요.”

경일이가 서둘러 대충 대답을 끝냈다.

“경일아, 중요해 보이는 것만 먼저 가져와. 이 태블릿 용량이 저쪽에 비하면 너무 작아.”

“네, 누나. 다 됐어요.”

“그런데, 이게 중요한 파일인지 어떻게 알아?”

동우에 질문에 경일의 두 눈은 화면에 고정한 채 답한다.

“뭐 삼중으로 안전장치가 있었고 누가 침입하면 바로 바이러스 걸리게 한 걸 보니 중요한 것이겠죠? 형?”

“그, 그렇네.”

경일이 일차로 필요한 파일을 다 받고서 바퀴벌레를 단자에서 떼려고 조정기를 움직인다.

“왜 안 나와?”

연희가 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경일을 봤다. 경일도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냥 조정기만 잡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화면에는 바퀴벌레가 입력단자에 엉덩이가 꽉 껴서 빠지지 않고 있었다.

“너, 이 새끼! 넌 대체 완벽하게 하는 게 없어!”

동우가 손을 부르르 떨면서 열을 누른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잖어! 방법 없어 경일아?”

“힝~.”

“경일아 다른 바퀴벌레가 도와줄 수 없어?”

경일이 연희의 얼굴을 불쌍하게 보자 연희가 급하게 경일을 닦달했다.

“분리한다던가……. 응?”

“분리요?”

“그래.”

연희의 말에 경일이 잠시 눈을 굴리더니 태블릿을 들고 프로그램을 빠르게 입력하기 시작했다.

“앗! 사람 온다!”

경일이가 입력하던 손을 멈추고 거의 절망적으로 외쳤다. 화면에선 사람의 그림자가 비쳤다.

“에이씨!”

동우가 조정기를 잡아 현재 화면을 비추고 있는 바퀴벌레를 조정하기 시작한다. 화면이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다.

“악! 뭐하는 거!”

경일이 질색팔색을 하고 소리친다.

“내가 주의를 분산시킬 테니까 넌 엉덩이 낀 바퀴나 어떻게 해!”

「바퀴다!」

화면에서 어떤 남자가 동우가 조정하는 바퀴벌레를 발견했다.

「탁!, 탁!, 탁!」

위험한 소리가 화면에서 계속 흘러나왔다.

“새끼야! 빨리 해.”

넋 놓고 있는 경일을 보고 동우가 으름장을 놓자 정신을 퍼뜩 차린 경일이 나머지 프로그램을 넣기 시작했다. 화면이 재빨리 움직이는 것을 보아선 아직 바퀴벌레는 살아 있는 것 같았다.

「탁!, 탁!, 탁!」

「더럽게 크네! 어디서 나온 거람. 드럽게 빠르네.」

바퀴벌레는 빨빨거리면서 사람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아직 멀었냐?”

“다 됐어요. 형! 제가 엔터치자마자 좁은 곳으로 도망치세요.”

“아, 새끼. 번거롭게 만드네.”

경일이 엔터를 치자마자 동우는 바퀴벌레를 천정의 좁은 틈으로 재빨리 몰았다.

“엉덩이 빠졌냐?”

「내일 바로 방제해야겠군.」

컴컴한 화면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르겠어요, 형.”

“저 사람 나가면 기회 봐서 한 번 가봐. 조각이 남아 있으면 그것도 치워야지.”

“네, 누나.”

“이게 뭐라고 기운 빠져……”

동우가 조정기를 놓고 축 늘어진다. 동우의 등엔 땀으로 색이 짙어졌다.

“고생했어. 동우야, 경일아.”

“힝~”

“근데, 바퀴벌레를 감시 캠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연희가 걱정스러워 동우와 경일을 봤다.

“아네요, 누나. 요즘 감시 캠 성능이 워낙 좋아서 저렇게 큰 걸로 만들 거라고 생각하지 못할 거예요.”

“그, 그럴까?”

“네. 그리고 우리 바퀴벌레는 최첨단 감시 캠이 쓰는 전파와는 다른 걸 써요. 걸리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다행이고.”

관제실에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서 경일이가 조정기를 잡고 바퀴벌레를 몰아서 메인 컴퓨터로 다가간다. 괜히 긴장되는 세 사람이다. 바퀴벌레를 컴퓨터 바닥으로 몰아서 탐색을 하다가 작은 조각들을 발견한다.

“있어요.”

경일이 외쳤다. 경일은 바퀴벌레를 조정해서 땅에 떨어진 부품조각을 입으로 물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작가의말

아하하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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