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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67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12.02 09:00
조회
461
추천
5
글자
7쪽

열흘동안(72)

DUMMY

낚시꾼 1, 종민은 103동에 머물고 있다. 자칭 대통령이 직업이 뭐냐고 물어서 솔직하게 ‘사기꾼’이라고 했더니 이쪽으로 보냈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완전히 날품팔이들만 모이는 곳이라고 한다.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을 한다고 했다.


「‘101동에 살려면 직업이 의사, 농· 어부, 중장비 기사같이 사회 기반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지. 이들은 2등 국민이지. 그리고 가임기의 여자들. 대기업 상무? 고급 공무원? 흥! 이곳엔 3등 국민이야. 몸이나 써야지.’

‘그럼, 1등 국민은 누군가요?’

‘무장한 사람들.’

‘자칭 대통령은요?’

‘그 사람은 계급 위의 사람이야.’

‘민주주의라면서요?’

종민에게 알려주던 사람이 주위를 둘러본다.

‘쉿! 큰일 날 소리! 조심해. 반체제 운동하다 감옥에 잡힌 사람도 있어! 우린 민주주의를 바보주의라고 한다네. ‘민주’라는 말이 평안도 사투리네, 바보라는.’

‘바보주의? 말 되네. 근데 누가 잡혔는데요?’

‘누구라고 하면 자네가 아는가?’

그 사람의 말에 뻘쭘해진 종민이 하나 생각나 묻는다.

‘흠, 그럼, 저기 102동은 누가 사나요?’

‘가임기의 여자들. 뭐 1등 국민의 노리개.’」


“사람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한 동에 끽해야 10명 정도 밖에 없는데, 종민이 만난 3등 국민 중에서는 목소리 감별기를 울릴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자칭 바보주의 대통령은 아니고 그 똘마니들도 아니고.

‘그럼 1, 2등 국민 중에 있나? 어떻게 만나지?’


“알았다. 정시에 그쪽으로 가겠다. 이상!”

백호는 사냥개 대원들과 무전을 주고받았다. 태환이 두 눈을 빛내며 백호에게 다가온다. 태환의 두 눈에서 궁금함을 읽은 백호가 웃는다.

“조금 있으면 5시가 되잖은가? 겨울이라 해가 일찍 떨어지니깐, 우린 해 떨어질 때 밖으로, 그러니까 단지 앞으로 나가면 되네.”

태환이 이해 안가는 눈동자를 들어 백호를 봤다. 5층에서 밖으로 가려면, 크레인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어떻게 밖으로 나간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백호가 속에 있는 검은 슈트를 보여준다. 검은 슈트를 보는 순간 태환의 두 눈이 커졌다.

“그게 뭡니까? 내복입니까?”

“하하, 이건 군인들이 입는 특수 전투복이라네. 이걸 입으면 평소에 들던 것보다 5배 넘게 들 수 있고 달리는 것도 빨리 달릴 수 있네. 이걸 입고 내가 당신을 안고 5층에서 뛰어내리면 된다네.”

“5층에서 뛰어내려요?”

“이따가 보면 안 다네.”

“네~”

태환은 전적으로 백호의 말을 신용하진 않지만 그래도 백호의 면을 생각해서 납득하는 시늉을 하지만 마음속에는 의문이 한 가득이다.


“참,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백호는 또 구할 사람이 없을까 싶어 태환에게 질문한다. 종민이야 혼자서 잘 빠져나올 테니 걱정할 일이 없다.

“누구 특별히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백호는 왠지 ‘특별히’라는 말이 마음에 걸려 태환을 봤다. 태환의 눈빛은 왠지 좀 께름칙하게 빛났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든 백호다.

“하하하. 당연히 만나고 싶은 사람 잔뜩 이지. 누가 이 미친 세계에 구속되어 사는 지 정말 궁금하다고. 또 구해줄 수 있으면 구해야지.”

백호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지만 대변 누고 덜 딱은 느낌이 들었다.

‘뭐지? 뭐가 잘못됐지? 내가 실수 했나?’

백호는 슈트 입은 게 들키지 않게 옷을 잘 여몄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형님.”

“응?”

“그 옷은 몇 사람까지 들고 뛸 수 있습니까?”

태환이 놀라서 그리고 감복한 눈으로 백호를 봤다. 태환의 말에 백호는 겉과 속이 함께 웃었다.

“내가 한명을 안고 뛰고, 나머지 사람들이 차례로 창문에서 떨어지면 내가 밑에서 받으면 되지. 내 힘이 떨어질 때까지는, 뭐 가능하지 않겠어?”

“아! 그렇군요. 빨리 5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태환이 백호의 손을 잡고 간절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 목소리엔 뭔가 빠진 느낌이다. 소위 ‘영혼’이라는 게.

‘뭐지?’

백호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아냐, 아냐. 내가 너무 과민해져서 그럴 거야.’

“나도.”

백호는 태환을 보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정말 진심으로 이곳을 벗어나고픈 사람은 백호다. 빨리 가서 마누라의 푸근한 몸뚱이를 안고 싶었다. 포옹만으로도 충분히 안심이 될 것 같았다.



-수소 공장-


“왜 검은 좀비가?”

동우가 놀라서 강 상병을 봤지만 강 상병도 많이 놀라고 의아한 눈치다.

“일단 지켜봅니다.”

강 상병 헬멧에서 나오는 공장 내부 지도가 녹색으로 나오고 있다. 녹색 중에서 압력이 높은 부분은 빨갛게 빛나고 있다. 위험하다는 표시겠다. 강 상병과 동우의 마음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가만히 엎드려 구경하기엔 맘이 편치 않다.

“가만히 있을 수가…….”

동우가 안달을 하자 강 상병이 주의를 준다.

“여기는 배관공. 본부 나와라.”

“여기는 본부. 배관공 말씀하십쇼.”

“이곳에 검은 좀비가 있다. 이상.”

잠시 본부에선 아무런 응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응답이 길어질수록 분부에서 느낀 불안감도 크다는 것이겠지.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 동우가 부탁을 한다.

“공장 CC TV 화면을 내 헬멧으로 전송해 줄 수 있습니까?”

“네? 아! 여기는 본부. 넵 알겠습니다.”

“본부! 저들이 어디로 가는 지 알 수 있습니까?”

“배관공! 잠시 기다리십시오.”

초조하게 본부로부터 연락을 기다리는 두 사람이다.

“여기는 본부, 배관공 나오십쇼!”

“여기는 배관공 말씀하십시오.”

저쪽에서 의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검은 좀비는 현재 압력이 높아 우리가 고치려고 했던 기관실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헬멧으로 CC TV 화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우와 강 상병의 헬멧으로 작은 영상이 나오고 있다. 둘 다 왼쪽 눈 부위에서 영상이 반짝거렸다.

“저들이 왜?”

검은 좀비들이 제 1 기관실로 미끄러지듯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아주 능숙하고 질서 정연하게 할 일을 나누어서 깔끔하게 하고 있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이 베테랑 기사처럼 일을 한다. 강 상병 오른쪽 부위에 빛나는 빨간 점이 점점 녹색으로 바뀌고 있다. 동우도 강 상병 헬멧에서 비치는 불빛의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보고 강 상병을 봤다. 둘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어……, 여기는 배관공. 본부 나오십시오.”

“여기는 본부! 배관공 말씀하십시오.”

강 상병과 대화를 나누는 본부 대원도 얼떨떨한 목소리다.

“우리는 충주 신나 아파트로 가서 대기 하겠습니다. 이상.”

“알았다. 이상…….”

무선을 마치고도 동우와 강 상병은 언덕 위에서 공장을 내려다보면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다. 건물 안에서 검은 점들이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둘은 몸을 바짝 엎드렸다.

“일단 가죠.”

동우가 강 상병에게 건의하자 강 상병도 고개를 끄덕하고 언덕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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