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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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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07.1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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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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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열흘동안(01)

DUMMY

2050년 12월 23일.

2050년 서울 근교. 눈이라도 내리려는지 구름이 밤하늘 가득 꼈다. 비닐하우스들의 팽팽한 비닐이 바람에 휘둘려 이상한 소리를 내고 가로등 불빛이 띄엄띄엄 불길하게 깜빡이는 모습이 수꿀해 보인다. 남녀 셋이 이 어두운 길을 허겁지겁,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조용히 숨죽여 도망간다.

“아…….”

여자 하나가 뛰다 넘어져서 소리를 낼 뻔한 것을 입술을 깨물어 가까스로 막았다.

“연희야 괜찮아?”

“동우야, 나 다리 삔 거 같아.”

연희는 절망적이 되어 눈물을 글썽인다.

“너희 둘이라도 살어. 어서 가.”

동우는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좀 더 앞에서 뛰던 청년이 급히 왔다.

“저쪽 골목에도 쫙 깔려서 이쪽으로 오고 있어.”

“상렬아, 연희 부축하고 저쪽 비닐하우스로 도망가자!”

“대파에 거름 줄 일있어? 미쳤어?”

상렬은 이런 두 사람을 놓아두고 자신의 발길을 찾아 바삐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다.

“동우야…….”

“조용히 햇!”

동우는 연희를 부축해 가장 가까운 비닐하우스로 간다. 바람과 함께 이상한 악취도 풍겨왔다. 검은 골목길이 얼룩덜룩해진다. 동우는 최선을 다해 연희와 함께 비닐하우스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갔다. 동우는 연희와 함께 비닐하우스 깊숙이 들어가 바닥에 몸을 납작 엎드렸다. 그리고 골목길을 얼룩덜룩하게 물들였던 무리가 비닐하우스를 덮쳤다. 동우는 연희를 품에 꼭 안고 두 눈을 꽉 감았다.

“끼이이익”

비닐하우스의 문이 열리고 한 인영이 엉거주춤 서 있다.

“킁, 킁, 킁.”

머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목 밑에서는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이상한 몸짓을 연속으로 한다.

“으아아악!”

멀리서 상렬의 비명소리가 비닐하우스를 울렸다. 비닐하우스에 있는 인영은 바로 고개를 뒤로 돌려 비명소리가 나는 곳으로 어기적어기적 나간다. 인기척이 완전히 사라지자마자 연희의 눈시울이 젖든 말든 동우는 재빨리 일어나 연희의 발을 살핀다.

“그 자식이 죽은 건 우리 탓이 아냐.”

“그래도 같이 죽을 수는 있었잖아.”

“애인 버리고 살길 찾으러 도망간 놈은 죽어도 싸!”

연희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정신 차리고 여기서 어서 떠나자.”

“어디로 갈 건데? 어떻게 갈 건데? 차라리 죽는 게 나!”

동우가 연희 팔을 잡아 당겨 일으키자 연희가 팔을 뿌리친다.

“너 혼자가! 난 차라리 죽고 싶어! 흑.”

연희는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동우는 황망히 그런 연희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연희는 동우를 밀치려고 몸부림쳤다. 그러다가 두 사람의 행동이 동시에 멎었다. 숨도 멎었다. 검은 그림자가 어슬렁거렸기 때문이다. 검은 그림자가 전진하다가 비닐하우스를 찢었다. 연희와 동우는 서로 손을 꼭 잡고 세상으로 뻗어있는 모든 감각을 굳게 닫았다. 이제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니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둘은 아직도 서로 부둥켜안은 채로 있었다. 서서히 온 몸에 있는 세포를 깨워 주변을 확인한다. 동이 트려는 지 동쪽 하늘이 붉다. 둘은 아직 살아있다.

“추워…….”

연희가 몸을 떨자 동우가 연희를 안고 온 몸을 부빈다.

“이렇게 하면 따뜻해질 거야.”

“저것들 영화에서 보던 좀비랑 비슷하지?”

연희는 온 몸을 떨면서도 동우의 몸을 손으로 부벼 열을 낸다.

“그런 것 같아.”

“좀비는 낮에 못 다니는 데 이들은 낮에도 잘 다닐 것 같은데. 우리 어떻게 하지?”

“어디 안전한 곳 없을까?”

“우리 집에 핼리 캠 있는데, 그거라도 있으면…….”

동우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일어나 겉옷을 벗어 연희에게 덮어준다. 연희는 설마하는 눈으로 동우를 보다가 손을 잡고 말린다.

“가지마!”

“핼리 캠이 있으면 좋을 거 같아. 상황을 알아보기도 쉽고. 녀석들을 유인하기도 쉽고.”

“그럼, 같이 가.”

“너 혼자 두고 가는 게 좀 그렇긴 한데…….”

한 동안 말이 없다가 동우가 결심한다.

“그래,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

동우가 연희를 잡아 일으킨다.

“발은 어때?”

연희가 발목을 돌려본다.

“잘 모르겠어. 하지만 발이 아프더라도 죽어라 네 뒤만 쫓아 뛸게!”

“그래.”

연희가 동우의 옷을 다시 입혀주고 동우는 비닐하우스 밖의 동태를 살핀다.

“어두워서 잘 안보여. 우리가 안보이면 그 놈들도 안보이겠지?”

연희는 동우 뒤에 바짝 붙어 같이 밖을 본다. 동우가 연희의 손을 잡았다. 둘 다 손에서 온기가 사라진 듯 싸늘하기만 하다.


동우가 언덕 위에 있는 희끄무레한 아파트를 우울하게 본다.

“저길 어떻게 가냐…….”

연희가 동우의 팔을 끌고 뒤로 물러나려고 하자 동우가 말린다. 저벅……, 저벅…… 느릿느릿하게 걸어오는 사람인지, 좀비인지가 보인다. 이 때 바람이 동우 쪽에서 좀비 쪽으로 불었다. 동우가 놀라 연희 팔을 잡고 뛰려는 순간 좀비가 방향을 틀어 벗어난다.

“십년 감수했네.”

동우의 말에 연희가 슬프게 웃는다.

“어제 여러 번 감수해서 지금은 마이너스야.”

에~엥~,에~엥~,에~엥~

사이렌이 울렸다. 아침 여섯시였다. 동우는 급히 연희와 함께 바닥에 납작 엎드려 주변을 정찰한다.

에~엥~,에~엥~,에~엥~

사이렌이 몇 번 더 울리더니 잠잠해졌다. 동우와 연희는 좀비들로 생각되는 사람들이 모여 어디로 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어디로 가는 거지?”

“잘 됐다! 이 때 얼른 너네집 가자. 얼른!”


동우와 연희는 자리를 뜨는 좀비들을 조심해 피하면서 아파트 단지로 다가간다. 아파트에 도착한 연희는 번호를 꾹꾹 눌러 문을 열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동우가 막는다.

“계단으로 가자.”

“응.”

동우는 계단 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한 계단 한 계단 조심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어떤 참혹한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말고 침착하자. 알았지?”

앞을 주시하면서 동우가 연희에게 당부한다. 연희는 주변에 튄 핏자국과 살점들을 외면하면서 동우의 뒤만 본다.

“너희 부모님은 이미…….”

“쿵, 쿵, 쿵”

소리가 704호에서 들린다.

“문 열줄 모르나봐.”

연희의 말에 동우가 침을 꼴깍 삼킨다. 1004호에 다가가면서 동우와 연희 귀에 연신 “쿵, 쿵, 쿵”소리가 들린다.

“우리 집에도…….”

“사람 머리에 이상한 칩 심을 때부터 알아봤어. 문도 못 여는 병신으로 만들었어.”

“어떡하지?”

동우가 1003호 문을 살며시 열었다. 연희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동우는 주방으로 들어가 고기용 칼을 들고 나왔다. 연희를 1003호 안에 밀어 넣는다. 연희는 구토가 나오려는 걸 꾹 참고 있다.

“여기서 꼼짝 말고 있어.”

“조, 조심해.”

동우는 연희의 안전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1004호의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동우는 그 문 뒤에 바짝 숨는다. 문이 열리자 안에 있던 좀비가 휘청휘청 나오고 있다.

“킁, 킁, 킁.”

좀비는 나오려다가 다시 멈칫 멈칫거린다. 에~엥~, 에~엥~, 에~엥~, 다시 사이렌이 울린다.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드는 동우다. 연희는 1003호 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연희 뒤로 그동안 얌전히 방에 있던 사람이 소리도 없이 다가간다. 동우는 급히 문을 닫아 좀비를 치려는데 좀비가 계단으로 내려간다. 동우는 뒤에서 좀비를 밀어 계단 밑으로 떨어지게 하고 자기도 뒤따라 내려가 목 뒤를 칼로 세게 내리친다. 탁, 탁, 탁. 피가 사방으로 튀고 살점과 뼛조각이 튀었지만 동우는 개의치 않았다. 완전히 뻗어버린 좀비를 버리고 동우는 연희네 집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무서운 거 못써서 죄송합니다.

ㅠㅠ

피소금이나 피에절은 후추를 좀 넣어서 읽으시면 나으실듯...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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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4

  • 작성자
    Lv.26 소설addict
    작성일
    15.07.11 20:17
    No. 1

    우와 소설처음쓰시나여?처음쓰시는것같지않네여!!앞으로응원할께요!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13 15:19
    No. 2

    고맙습니다.
    힘이 불끈불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난정(蘭亭)
    작성일
    15.07.12 07:05
    No. 3

    일단 추천부터 꾹 누지릅니다.
    도입에서부터 끝까지 읽었는데요. 읽힌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징조이죠.
    건필하세요~~~~ 와우! 좀비! 사람 머리에 칩을 넣어서 문도 못 열게 되었다는 게 인상적이군요.
    그게 좀비의 정체인 거, 맞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13 15:21
    No. 4

    읽힌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끝까지 잘 읽혀야 할텐데요. (걱정, 걱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7.14 05:34
    No. 5

    한편의 영화같아요. 긴장감에 심쿵심쿵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14 16:38
    No. 6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7.14 05:34
    No. 7

    믿고 보는 현설님 작품은 무조건 선작이죠.
    배경이 한국이라 몰입이 잘되네요.
    제가 영어이름이 많이 나오면 몰입감이 깨지거든요. 특히 서양문화가 많으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14 16:39
    No. 8

    아... ...
    끝까지 잘 써야 할터인데요. 대충 두루뭉실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7.16 12:10
    No. 9

    ㄴ너무 재미있어요..^^ 대충보기에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16 21:17
    No. 10

    그냥 대충 술렁술렁 보아주세요. 흠도 대충 대충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5.07.19 06:12
    No. 11

    칩 좀비라 피가 튀어도 괜찮군요. 쪼아요!!
    +연희야 잘 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20 13:32
    No. 12

    칩 좀비는 종류도 다양하죠.
    포카칩, 스윙칩 등등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하무린
    작성일
    15.07.27 09:48
    No. 13

    소설 제목이 특이하면서 가슴에 와 닿네요. 건필하세요. 화이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27 11:24
    No. 14

    감사합니다~ 끝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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