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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75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12.04 09:00
조회
703
추천
5
글자
8쪽

열흘동안(73)

DUMMY

- 충주 신나 아파트 오후 5시 25분 -


백호는 태환과 함께 101동 504호에 들어가 주변을 살핀다. 정면에는 크레인이 대기 중이었다. 백호는 뒤에 있는 베란다로 가 창문을 열고 태환을 부른다.

“태환씨, 이리 와!”

“네, 선배님.”

태환은 창가에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어둑한 공간으로 담배 연기가 스산하게 퍼진다.

“자네 애국자구먼.”

“네?”

“담배에 붙은 세금이 그렇게 어마어마한데도 담배를 피우니 애국자지 뭔가?”

“아하하하.”

태환은 손에 있는 담배를 보더니 백호 앞으로 들어올린다.

“이 놈은 저한테 애인이죠, 애인.”

“그렇군.”

백호가 시계를 본다. 창밖은 어둑어둑해졌다. 백호는 아내가 끓여주는 된장찌개 냄새가 코 근처에서 맴도는 느낌이 든다. 백호는 입맛을 다신다. 백호는 키 180 정도 되는 태환을 번쩍 들어 안았다. 태환이 긴장을 했는지 태환의 몸이 딱딱하다.

“하. 긴장하지 말게. 비명……은.”

“네…….”

백호는 베란다 창틀에 태환을 안고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조금 높다. 3층까진 괜찮았는데, 그러나 백호는 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간다!”

“넵!”

백호가 태환을 베란다에 내려놓는다.

“?”

“내가 먼저 뛰어 내릴게. 자네가 나중에 뛰어 내리면 내가 받겠네.”

“네?”

백호가 겸연쩍게 볼을 긁는다.

“그게, 내가 3층에선 해봤는데 5층은 좀 높은 것 같아서.”

태환의 표정은 급히 어두워졌다.

“내가 꼭 받겠네. 시간이 없네.”

태환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백호에게 간청한다.

“저 꼭 무사히 받아야 합니다. 선생님!”

“아~ 걱정 말게, 걱정 말아.”

백호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태환의 등을 툭툭 두들겼다. 백호는 바로 창밖으로 몸을 날렸다.

“읍!”

태환은 놀라서 괴성이 튀어 나갈까 입을 급히 막았다. 그리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면서 조심스럽게 1층에 있는 화단 쪽으로 천천히 상체를 굽혀 창문 아래를 본다.

“휴~”

백호의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는 태환이다. 백호는 밑에서 연신 뛰어내리라고 태환에게 수신호를 하고 있다. 태환은 벌벌 떨리는 다리로 창틀에 위태롭게 올라간다.

“이게 무슨 고생이람.”

테환은 엉덩이를 창틀에 고정하고 밑을 내려다 봤다. 정말 무서웠다. 도망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두 눈을 꼭 감고 이를 꽉 물고 다리에 힘을 줘 몸을 허공으로 밀었다. 귓가로 겨울바람이 날카롭게 지나갔다.

“?”

태환은 사람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자 두 눈을 떴다. 백호가 5층에서 떨어지는 태환을 가뿐히 받았다. 태환은 백호의 품에서 재빨리 빠져나와 남자들끼리의 이상한 장면을 끝냈다. 누가 보아도 요상한 장면이었다.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요.”

태환은 안심이 되어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백호는 그런 태환을 조용히 시키고 아파트 단지 입구로 뛰어 간다.

“빨리 가세!”

태환은 백호의 뒤를 급히 쫓았다. 백호는 정원수의 어두운 그늘로 몸을 숨기면서 입구로 뛰어간다. 입구엔 두 명의 그림자가 서성거렸다.

“좀비?”

태환이 겁에 질려 백호를 보자 백호가 웃는다.

“아마 우리 대원 두 명일 걸세. 검은 슈트를 입고 있는 게 보이지?”

“아!”

백호가 뒤 돌아 있는 두 대원의 등을 탁 친다.

“대원들 내가 왔네!”


뒤를 돌아선 두 명이 뒤를 돌아 백호에게 총구를 겨눈다. 거기엔 자칭 대통령도 있었다.

“헛! 이게!”

백호는 급히 태환을 보았다. 태환은 재빨리 대통령 뒤로 숨었다. 백호가 괴력을 사용해서 옆에 있는 똘마니를 단숨에 눕혔다. 그리고 자칭 대통령한테 달려들자 휘파람 소리가 들렸다. 주변에 빛이 팡! 팡! 밝아지면서 진짜 사냥개 대원 두 명이 무릎을 꿇린 채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입엔 재갈이 물리고 양 손이 결박당해 총으로 위협당하고 있었다.

“하, 하, 하,”

민주 대통령이 승리에 도취된 웃음을 크게 웃는다.

“다들 나 왓!”

대통령의 말에 서른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건물의 어두운 그늘에서 나와 대통령 앞에 섰다.

“벗어!”

백호는 무슨 말인지 몰라 대통령을 봤다.

“윽!”

사냥개 대원 한 명이 몽둥이에 맞아 차가운 땅 위로 엎어졌다.

“벗어라~”

백호는 군중들을 등지고 겉옷을 벗고 다시 검은 슈트를 벗었다. 백호의 알몸이 어둠을 잔뜩 머금고 있는 가로등 앞에 하얗게 드러났다. 백호는 급히 아랫도리를 챙겨 입었다.

“크크크. 정말 목불인견이군.”

자칭 대통령이 고갯짓을 하자 경호인들이 와서 백호의 양손을 뒤에서 묶었다. 그리고 사냥개 대원 두 명 옆에 나란히 꿇어앉힌다. 백호는 꿇어앉으면서 얼결에 종민과 두 눈이 마주친다. 백호는 뭐가 뭔지 혼돈스런 표정이고 종민도 어안이 벙벙하다.


자칭 대통령은 경호원이 준비한 곳에 가서 슈트를 갈아입고 나섰다. 모아 놓은 사람들 앞에 득의만만한 웃음을 지으면서 일장 연설을 쏟아내고 있다.

“여러분! 과거 유명한 대통령 중에 한국에는 한국식의 민주주의를 만들어야한다고 했습니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한국만의 민주주의 말입니다.”

‘바보주의…….’

백호는 급히 바지만 입느라 윗도리는 벌거벗은 상태다.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머리가 덜떨어진 민족이에요! 흔한 말로 민도가 아주 꽝인 나라에요! 얼마나 덜떨어지고 민도가 낮으면 역사책에 온통 침략당한 말 뿐이 없겠어요. 그건 과거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화려하고 위용 넘치던 역사는 죄다 뺏기고, 등신같이 아무 것도 안하고 나라 안에서만 큰소리치던 놈들. 이런 것들이 뭉쳐 있으니 꼴이 이게 뭐가 되요!”

앞에서 똘마니들이 박수를 치자 다들 눈치를 보면서 마지못해 성의 없이 박수를 친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대중의 반응을 지켜보던 대통령은 박수소리가 잦아들자 다음 말을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순결무결하고 인류 기술문명을 약간 상회 할 수 있을 정도의 지능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한국식 민주주의를 이끌어가지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 영혼이 깨끗한 사람!”

“각하는 반신반인이십니다!”

“각하 만세!”

“각하 만세!”

“각하 만세!”

똘마니들의 만세 삼창에 생존자들은 재빨리 팔을 들어 만세를 부른다. 괜히 늦게 올려 찍히면 고된 노동이 기다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똘마니들이 아파트 단지에 있는 CCTV를 보고 나중에 분석할 것이니까. 개중엔 열성적으로 만세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눈물까지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제 목숨은 각하께 바칩니다!”

“각하 사랑해요!”

“각하의 은혜 목숨으로 갚겠습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수동적으로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서로 앞 다투어 아부성 외침을 던진다.

“각하는 전지전능한 신이십니다!”

“각하는 조물주이십니다!”

검검한 하늘에 소음이 시끄럽게 울렸다. 영비천이라는 사이비 종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만족한 대통령이 양 손을 들어 올려 좌중을 조용히 시켰다. 종민과 백호는 서로 말없이 보고 있다. 또 뭔 쇼가 있을지 걱정이다.

“그런데! 나의 이 뜻을 모르는 미련한 놈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미련한 것이 아니라, 각하의 은혜를 원수로 갚은 폐륜압니다!”

태환이 목청 높여 외쳤다. 태환이 백호를 보고 비릿하게 웃는다. 태환이 궁금한 눈빛을 띈 대중들에게 외친다.

“끌고 오십시오!”

태환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태환을 따라 뒤로 향했다.

“!”


작가의말

아...

총 날아 오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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