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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72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11.25 09:00
조회
537
추천
6
글자
7쪽

열흘동안(69)

DUMMY

“내일 바퀴벌레를 저 방공호에 하나 더 넣고 올래요.”

“걸리지만 않는다면야.”

연희가 피곤한지 더 이상 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허락을 했다.

“참, 경일아 E5칩 무력화 할 수 있는 전파와 유사 전파 찾았니?”

“다 되어 가요. 누나.”

“그리고 대 좀비 전자총도 많이 만들어야 해. 다른 주파수로.”

“근데, 누나 저들이 우리 자료 다 달라고 했는데 어디까지 줘야 해요?”

“어제 것 까지만. 오늘부터 나온 자료, 특히 우리만의 자료는 절대 비밀!”

“장 의원님이나 강 철호 형한테는 알려도 되지 않을까요?”

연희가 경일과 동우를 본다. 동우는 어깨를 으쓱하고 경일은 초롱초롱하게 연희를 봤다.

“일단 E5칩 무력화 할 수 있는 유사 전파를 이용해서 첩자를 먼저 잡고! 나중에 알려주자. 지금은 우리끼리만 알자.”

“누나, 누나도 인공 호르몬 없애는 것 좀 찾아봐요.”

연희가 면목 없는 얼굴로 경일을 떨떠름하게 보자 경일이 입술을 삐죽 내민다.

“민지 씨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민지 씨 어딨는지 모르지?”

“짐작은 가요, 누나.”

“뭐라고?”

연희보다 동우가 더 놀랐다. 연희와 동우가 동시에 경일에게 달려들자 경일이 막는다.

“내일 이야기해요. 지금은 받은 자료를 좀 보고요.”

“나도 같이해.”

“그럼, 나도.”

“형!, 누나는 몰라도 형은 쉬어야 해요. 형은 육체를 움직여야 하니깐 쉬어요.”

“그래 동우야, 나도 경일의 의견에 찬성!”

“약 먹으면 돼.”

동우의 말에 연희가 한숨 쉰다.

“약은 어쩔 수 없을 때 먹는 거지. 지금은 돌아가면서 불침번 설 사람도 있는데 뭐 하러 약을 먹어! 쉴 수 있을 때 쉬어!”

경일이 연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동우는 가만히 두 사람을 보다가 머리를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리하지 마.”

동우가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연희와 경일의 머리가 한곳으로 모인다. 한참 모니터를 보던 연희와 경일의 표정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뭐야! 다 살았어?”

연희가 믿기지 않아 다시 모니터를 보고 외쳤다.

“대통령도 그렇고, 웬만한 장· 차관 그리고 재벌들…….”

경일이도 입을 다물지 못한다. 화는 나는데, 화를 표출할 의욕은 깡그리 사라져버렸다. 그건 연희도 마찬가지 같았다.

“누나, 이게 뭐에요?”

“뭐야 이것들? 이제까지 우릴 속이고 쇼한 거야?”

“누나…….”

연희는 아무 말 없이 화면만 뚫어져라 노려본다. 연희와 경일이 본 파일에는 보호관리 대상자 명단이 있었다. 최초 작성 시간은 사건이 터지기 1년 전이었다. 이미 윗대가리들은 자기들끼리 살려고 서민을 제외한 자기들끼리 살생부를 만들었던 것이었다. 보호관리 대상자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오늘 본 핵 방공호에서 안전하게 삶을 영유하고 있었다. 연희 머리에선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느낌이 들었다. 연희의 머리는 분노로 잠시 기능을 상실했다.

“누나, 누나!”

경일이 연희의 몸을 흔들어 정신을 찾게 할 때까지 연희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연희가 고개를 돌려 경일을 보았다.

“왜…….”

“누나, 여기!”

경일이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연희가 다시 화면을 들여다본다.

“이게 뭐지?”

연희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화면을 보았다. 가상게임을 할 수 있는 캡슐 같은 것이 한 가득 있었다.

“저 캡슐 같은 건 뭘까요?”

“…….”

연희는 오른 쪽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른다. 연희가 밖으로 나가 찬물로 세수를 한다. 밖엔 잠에 곯아떨어진 사람들의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다. 연희는 주방에 들러 차가운 물이 담긴 컵을 들고 다시 들어왔다. 연희가 들어오자 방엔 시원한 기운이 감돌았다. 연희가 물컵을 경일에게 주자 경일은 달게 마신다.

“누나, 고마워요.”

“너, E4칩 신호가 두 군데로 간다고 했지?”

“네? 네…….”

“어디야?”

“네?”

“나머지 한 곳이 어디냐고!”

“대, 대전요.”

“대전 어디!”

“생체 칩 연구소요.”

연희가 무서운 눈을 하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생각에 골똘히 잠긴 무서운 눈이 하필 경일을 쏘아보고 있다.

“누, 누나…….”

경일은 무서운 연희의 두 눈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려보려고 하는데, 목이 뻑뻑해서 쉬이 돌아가지 않는다.

“너, 빨리 E5칩 무력화 하는 파동과 유사 파동 찾아! 내일까지.”

“엉? 네! 누나.”

연희는 이 말만 남기고 쌩하니 나가버렸다.

“누나, 무서워……”


“나, 아빠 보고 싶어.”

“조금만 참자~ 우리 딸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장 의원이 감시 캠인 바퀴벌레를 통해서 딸 소영과 잠자리 인사를 주고받는다. 이 모습을 보고 민지 아버지가 애잔해졌다.

“늦둥인가 보오?”

“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이죠.”

“에휴~”

“종민씨는 또 아들 옆에 있습니까?”

“그렇죠 뭐.”

“에휴.”

“에휴.”

이번엔 둘이서 동시에 한숨을 쉰다.



다들 작전회의에 모여서 오늘 할 일을 보고하고 있다. 연희가 오 장군을 보면서 물어본다.

“여기 계신 전직 군인 여러분들께선 핵 방공호로 안 가셔도 되나요? 거기에 진짜 대통령이 있으니…….”

“안 가도 되오!”

오 장군이 딱 잘라서 답하지만 이게 그렇게 쉬운 상황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그 쪽도 여기 있는 나부랭이 필요 없다고 했소!”

“나부랭이요?”

연희가 어이없어 오 장군을 봤다.

“확실해요?”

경일이가 껴들어 물어봤다.

“내가 생전 처음 들었던 말이었소. 그리고 그쪽에선 우리 병사들 명단도 이미 지웠다고 하오.”

“어이없다.”

경일이가 혀를 쭉 내민다.

“이거 일반 생존자들도 알고 있습니까?”

장 의원이 침통하게 물어보자 오 장군이 반질반질한 얼굴로 삐죽거리며 답한다.

“당연히 알아야 하죠! 내가 어제 죄~다 알려줬다오!”

“반응 볼만 했겠다.”

동우가 옆에서 구시렁거렸다.

“어쩐지 오늘따라 생존자들이 나긋나긋하더라니.”

민지 아버지가 한 소리했다.

“애시당초에 그들은 이미 알고 준비를 했던 거지.”

오 장군이 분한지 코에서 김이 팡팡 나오고 있다.

“장군님이랑 장 아저씨는 왕따였나봐요.”

“경일아!”

경일의 말에 연희가 여러 이유로 급히 주의를 준다. 오 장군이 말을 하다 말고 괘씸한 표정으로 경일을 봤다. 하지만 지체 높은 장군이 초라한 서민들 틈에 있으니 온 몸에 입이 달렸어도 할 말이 없다.

“에휴…….”


작가의말

우리 동네는 대충 김장이 거의 마무리 된 거 같아요.

이제 슬슬 김장 담그는 소리들이 밑으로 내려가겠죠.

김장철엔 산에 사람들이 없어요.

다들 돌아가면서 서로 도와주다 보니. ㅋ

겨울 준비 다 같이 즐겁게 해서

건강한 겨울 보내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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