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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54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11.11 09:00
조회
479
추천
6
글자
6쪽

열흘동안(63)

DUMMY

밖에서 오 장군과 강 상병이 초조하게 장 의원을 기다리는데, 연희가 탄 은백색 발바리가 도착했다. 오 장군이 저승에서 부모님 만난 사람마냥 반갑게 맞는다.

“어서들 오게. 장 의원님이 들어갔는데 감감 무소식이네! 미스 임시 프레지던트.”

꼭 자기 필요할 때만 프레지던트란다. 어차피 이것도 총리가 있으니 더는 듣지 않아도 될 말이다.

“왜 두 분은 안 들어가시고요? 왜 장 의원님만 들어가셨어요?”

경일이가 잽싸게 나와서 연희와 동우가 궁금한 것을 대신 물었다. 경일의 질문을 받은 오 장군은 얼굴만 벌겋게 될 뿐 답이 없었다. 오 장군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세 사람이 이젠 강 상병을 봤다.

“우리가 들어가는 건 허락 받지 못했습니다.”

“왜요?”

경일이가 또 치고 나왔다.

“글세 잘 모르…….”

왠지 경일이 표정은 물 만난 물고기 같다. 동우가 인상을 쓰면서 경일한테 주의를 준다. 그런데도 경일은 절대로 기죽지 않고 더 생기가 돈다. 이런 낌새를 느낀 연희가 경일에게 물어본다.

“왜 그러니? 경일아?”

경일은 두 눈을 반짝 빛내면서 사람들을 보고는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고민을 말끔히 날린 사람은 동우다. 동우의 인내심이 바닥을 쳤는지 속에서 치솟는 열을 경일 얼굴에 불었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주눅이 든 경일이 작게 말한다.

“저기 발바리 안으로 들어가면 얘기할게요.”

경일은 재빨리 차 안으로 쏙 들어가서 품에서 뭘 만지작거린다. 연희와 동우는 별 수 없이 차 안으로 들어갔다. 강 상병과 오 장군도 따라 들어갔다. 다들 차에 타자 경일이가 보석함처럼 작은 상자를 열어 연희와 동우에게 보여준다.

“뭔데?”

동우가 의심스런 눈으로 경일을 봤다.

“뭐니, 이게? 바퀴벌레잖아!”

연희가 작은 상자를 보고 놀랐다. 작은 상자에는 바퀴벌레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다.

“지금 누구! 놀…….”

오 장군의 폭발보다 경일의 손놀림이 더 빨랐다. 경일이 품에서 조정기를 꺼내 단추를 누르자 바퀴벌레들이 날아올랐다. 끔찍하다.

“이거 혹시…….”

강 상병이 물어보자 동우와 연희가 동시에 경일을 봤다.

“네! 맞아요. 감시 캠요. 바퀴벌레에에에~.”

“짧은 시간에 어떻게 만들었어?”

“이게 작동은 되냐?”

연희는 경일을 대견스럽게 봤고 동우는 성능이 무지 의심스럽다. 경일은 희색이 만면해서 차 유리를 내리고 벌레들을 조정해서 건물 안으로 보낸다.

“누나, 태블릿 좀 켜 주세요.”

“그, 그래.”

연희가 태블릿 전원을 켜서 경일에게 넘기고는 멀어져가는 바퀴벌레들을 보고 끔찍해했다. 아무리 기계라지만 징글징글한 몸매는 소름 돋았다.

“야, 저거 안 걸리겠냐?”

동우가 여전히 미심쩍어 경일을 본다. 만약 잘못해서 걸리고, 또 그게 장 의원 일행이 한 짓이라는 게 밝혀지면……. 경일은 아무 일 없이 맑은 표정이다.

‘지금 저 놈 얼굴에서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질질 짜는 표정을 찾을 수가 없군.’

동우는 경일을 처음 봤을 때 눈물 콧물 흘렸던 모습이 상상가지 않는다.

“경일아, 괜찮을까? 이거 걸리면 의원님이…….”

“걸리지 않을 거예요.”

강 상병의 걱정을 경일이 미소로 날려버리자 동우가 소리 지른다.

“어떻게 안 걸려!”

“조용 해봐요. 집중이 안 되잖아요!”

모니터에는 환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환풍기 날개가 돌아갈 때 그 사이로 감시 캠이 재빨리 지나가지 못하면 이런 걱정 한 것 자체가 설레발이고 다 의미 없는 일이 된다.

“세 마리만 보내고 나머지는 돌아오라고 해야지.”

경일이 모니터로 명령어를 입력하자마자 조정기를 움직였다. 열린 창문 사이로 징그러운 바퀴벌레가 날아 들어왔다. 연희는 기겁을 한다. 다시 날아온 바퀴벌레들은 작은 상자에 넣고 경일이 다시 조정기를 잡았다.

“화면을 보니 환풍기는 빠져나갔나 봐.”

“네, 누나.”

“그런데, 어디가 어딘지 아냐?”

동우의 묵직한 음성에 경일이 난처한 기색을 보인다.

“아, 아뇨…….”

“으휴, 정말.”

“제가 약간 압니다.”

동우가 경일을 노려보는데 강 상병이 나섰다.

“정말요? 알려주세요!”

“관제실 위치만 압니다.”

“그러면 됐네요. 그곳에만 들어가면 상세 정보를 다 알 수 있잖아요.”

강 상병이 경일의 손에서 조정기를 인계 받으려고 하는데 경일은 그 조정기를 꽉 잡고 있다.

“짜식아! 빨리 줘!”

“형, 그냥 철호 형이 말하는 데로 내가 움직일게.”

동우가 득달같이 호통 치자 경일이 징징거렸다. 조정기는 두 사람의 악력 사이에서 벌벌거렸다. 강 상병은 별 수 없이 방향을 고분고분 경일에게 알려준다.

“오른 쪽…….”


장 의원이 마시던 커피를 탁자 위에 놓았다.

“지금 저를 보호해 주는 민간인들을 이곳으로 피신시키고 싶습니다.”

정 총리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장 의원을 본다.

“보시다 시피 이곳도 만원입니다.”

“몇 명이나 있습니까?”

“2천 명 정도입니다.”

“저희는 200명도 안 됩니다. 어떻게…….”

장 의원은 복도 저편에서 오는 인물을 보고 놀라서 어정쩡하게 몸을 일으켰다.

“대, 대, 대통령!”

“이 좀비 사태이후로 첨 뵙습니다. 장 의원님.”

대통령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장의원은 얼빠진 표정으로 대통령을 멍청하게 보다가 뒤따라오는 소녀를 보고 두 눈에 습기가 가득 찼다.

“소, 소영아!”

장 의원은 대통령 뒤에 따라 온 소녀를 보고 달려들어 껴안았다.

“아빠!”

나이는 경일이 또래로 보였고 얼굴에선 윤기가 흘렀다. 고생한 흔적이 없어보였다. 장 의원은 좀비사태 이후로 헤어졌던 딸을 지금 처음 만났다.

“아이구, 고맙습니다.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아빠…….”

소영은 아빠 품에서 나올 생각을 못하고 있다.

“엄마랑 오빠는? 소영아?”

소영의 작은 몸은 아빠 품에서 바르르 떨고 있었다. 이 떨림이 무엇인지 아는 장 의원은 아무 말도 못하고 소영을 꽉 안았다.


작가의말

아! 어떻게 끊어야 잘 끊은 걸까요.

흑흑흑

배신은 기린만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ㅋ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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