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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반전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벨라송
작품등록일 :
2019.12.23 21:10
최근연재일 :
2020.04.17 14:59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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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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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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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신입사원 연수 (17)

DUMMY

‘엄마가 자살한 게 아니라는 걸 믿으니깐.’


모두가 자살로 알고 있지만 나만 아는 ‘믿는 구석’ 하나가 있다.

덕분에 언젠가는 풀어야 할 엄마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가 생겨나게 된 것이기도 하다.

대학 새내기 시절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저녁밥을 먹는데 이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한남동 네 할아버지 집 팔까 하는데-.」

「왜요?!」

「관리하기 너무 힘들잖니. 이모 허리 아픈 거 너도 알지? 병원을 안 가는 날이 없어. 아이고. 허리야.」

「그건 알지만. 공강 시간에 짬짬이 제가 가서 청소해도 되요. 주말도 있고요.」

「얘. 여수야. 네가 뭘 할 줄 알겠니. 공부만 할 줄 알지. 그 큰 집을 너 혼자? 어불성설이야. 그리고 봐봐, 네 방청소라도 언제 네가 한 적 있니?」

「그거야 당연히 집에 입주 청소 아주머니가 계시니깐 따로 안 한.」

「됐어. 이모가 판다면 파는 거니깐 그렇게 알고 있어.」

「이모. 할아버지 집이기도 하지만 아빠의 유년시절 흔적도 남아 있는 집이에요.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관리 업체를 써도 되잖아요. 우리집처럼요.」

「안 돼. 그런데 쓸 돈이 어디 있어. 얘가 길바닥에다 돈을 그냥 버리려고 하네. 돈 아까운 줄 모르고. 밥이나 먹어. 행여나 할아버지 집 간다고 다녀오지 말고. 학교나 열심히 다녀. 장학금 타야지.」


결국 할아버지 집은 부동산 매물이 되었고 신기할 정도로 금세 매각되었다.

너무도 속상했다.

이모가 가지 못하게 했지만 마지막으로 몇 가지 할아버지와 아빠의 유품들을 챙겨올 겸 주말에 몰래 할아버지 집에 갔다.

집은 이모가 관리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이미 흉가가 되어 있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할아버지와 아빠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로 앞마당 정원은 귀신의 숲 같이 을씨년스러운 덩굴들이 마구 자라 집과 담벼락을 이리저리 휘감고 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나라도 와서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융통성 없이 공부만 했나 보다, 후회하며 집안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그러다 할아버지의 서재로 들어가 책장을 훑어보게 되었다. 까만색 스크랩북이 보여 책장에서 빼내는데 책 안 쪽 위에 얹혀 있었던지 종이 딱지 하나가 툭하고 바닥에 떨어져 나왔다.

네모난 딱지에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손녀 꺼]


내가 어릴 때 종이 딱지놀이를 좋아했었나?

딱지를 이리저리 돌려봤다.

잘 모르겠다.

고개를 갸웃하면서 방바닥에 딱지를 던져봤다. 혹시나 손이 놀이의 감각을 기억하고 있을까봐.

그런데 손 감각은 모르겠고, 접혀 있던 딱지가 풀려 네모 모양은 온데간데없고 구깃구깃한 긴 종이만 덩그러니 방바닥에 놓여 있는 게 아닌가.

너무 세게 던졌나, 생각하면서 딱지를 줍는데 흰 종이에 흐릿하게 검은 글씨가 비쳐보였다.

종이를 펼쳤다.


[타살. 네 엄마의 시체를 찾아라.]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엄마와 아빠의 정보는 모두 이모에게서 들은 이야기였고, 이모는 분명히 말했었다.


「어린 네가 감당하긴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너도 알 건 알아야하지 않겠니. 언젠가는 알게 되기도 할 테고. 네 엄만 자살했다. 너와 네 아빠를 두고 불륜을 저질렀고 그게 세상에 알려져지자 비관 자살한 거지.」


이모는 멈추지 않고 거침없이 계속 말을 이었다.


「네 아빠도 네 엄마 때문에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술에 쪄들어 살다 알콜 중독으로 사망했으니깐. 여수 너도 이렇게 죽지 않으려면, 내 말 알지?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어서 먹어. 그거로는 모자라겠네. 아줌마. 여기 짜장면 곱빼기 한 그릇 더 주세요.」


내가 이 말을 들은 게 8살 때였다. 초등학교 입학 기념으로 나의 출생에 대해 알아야 할 게 있다며 짜장면 곱빼기를 먹으면서 이모가 해준 말이었다.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모의 입가에 묻어 있던 그 검은 짜장 소스를 나는 잊지 못한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던 그 끔찍했던 순간을 떠오르게 하는 검은 짜장면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은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이모는 줄기차게 짜장면을 만들어주곤 했다. 내가 짜장면이 싫다고 했는데도······.

‘야이야이야아아’, ······나는 그렇게 엄마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왔었다.

어쨌든 나는 엄마가 자살한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엉뚱하게 엄마의 시체를 찾으라니. 게다가 타살?

이해가 전혀 안 되었다.

딱지에 남겨진 손녀라는 말에서 할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엄마 시체 이야기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20년이나 지난 일이다. 그런데 시체를 찾으라니···.

3살 어린이에게 남긴 글이라기에는 장난 같기도 하다.

이모와 매년 다니던 납골당은 뭐지?

갈수록 의문투성이다.

하지만 한 가지.

타살이라면 살인이다.

살인······.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속일 만큼 감쪽같이 엄마를 죽인 범인이 있다는 결론에 쉽게 닿았다.

대체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범인 이름을 적어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할아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나에게 남긴 메모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복잡해져만 갔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당장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만 나는 할아버지가 남긴 메모를 믿기로 했다.

왜냐하면, 누가 뭐래도 내 할아버지니깐. 당연히 믿을 수 있는 구석이 아니겠는가.

이후 2시간 정도 집을 더 돌아본 후. 간직할만한 물건들이지만 이모한텐 들키지 않을 정도의 유품들과 수수께끼 딱지를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할아버지 집에 다녀왔다고 이실직고 이모에게 말하고 엄마의 죽음에 대해 물어볼까 했다. 수수께끼를 풀 수 있기 위한 조력자 중에서는 이모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가슴 속 직감은 이상할 정도로 나를 말렸고, 생각해보면 이모는 또 이모 나름대로 자살로 알고 있으니 더 알고 있는 게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이모를 제외하고 나자, 할아버지 유품으로 가져온 스크랩북이 남았다.

지금은 불타 없어졌지만, 할아버지가 남기고 갔던 엄마와 아빠의 스크랩북을 정독했다. 큰 기대를 했는데 의외로 고대했던 한 큐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 나자 내게 남은 수수께끼에 대한 실마리가 딱히 없자 이루 말할 수 없는 막막함이 찾아왔다.

세월만 흘러 보내다 범위를 좀 넓혀 보기로 했다.

각종 포탈사이트에 남아 있는 엄마와 관련된 뉴스와 잡지를 훑었다.

그러나 여전히 쓸 만한 게 없었고 게다가 엄마의 자살을 다룬 언론보도 내용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뭔가 모르게 언론통제의 냄새가 났지만, 나로서는 진위를 알 길이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방안에서 할아버지의 스크랩북을 펴놓고 멍하니 앉아 있는데 나영이가 벌컥 방문을 열고 뛰어 들어와 책상에 걸터앉아 평소와 같이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엄마 때문에 미칠 거 같아.」

「우리 착한 이모가 왜?」

「세상에 우리 엄마처럼 극성맞은 엄마도 없을 거야. 안 그래? 까놓고 너도 우리 엄마 싫지? 너한테 공부하라고 닦달하니깐, 그렇지?」

「뭐가 그래. 싫어하지 않아. 가족이잖아.」


그때 내 말에 나영이는 대답하진 않고 뭘 모른다는 눈빛으로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었다.


「근데 오늘은 운동 안 해?」

「그거 때문에. 완전 열 받아. 엄마가 완전 못 먹게 하면서 운동하라잖아. 야채 지겨워. 나도 너처럼 먹고 싶은 거 막 먹고 싶다. 다이어트 약 같은 것도 안 먹고.」

「인기 연예인 되려면 어쩔 수 없잖아. 조금만 참아.」

「아참 여수야. 토요일이고 나 연습실도 안 나가는 날잖아. 그래서 그런데 오늘도 네가 대신 운동이랑 기타 레슨 해줄 수 있어? 너도 알다시피 엄만 또 무슨 아파트 분양 때문에 나갔으니깐 들킬 염려는 없거든.」

「또? 살은 어떻게 빼려고. 기타도 안 하면 결국 들킬 건데.」

「괜찮아. 나이트 가서 흔들고 나면 끝이거든. 힘들게 운동하는 거 보다 좋아하는 거 하면서 빼면 훨씬 더 좋잖아. 안 그래? 그리고 기탄 뭐······. 소질이 없다고 하면 되고. 난 춤만 잘 추는 거 같단 말이야.」

「알았어. 기타 배우는 거 재밌던데.」

「난 별로. 하여튼 잘 됐다. 그럼. 다음에도 부탁해도 될까? 엄마 없을 때.」

「뭐······ 난 상관없어.」

「트레이너 선생님들한테는 미리 말 해놓을게. 근데 이건 뭐야?」

「엄마, 아빠 기사 모은 스크랩북이야.」

「네가 한 거야?」

「아니. 우리 할아버지가 해두셨대.」

「어떻게 남았네, 유품이.」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아··· 아니야.」


대답을 하며 나영이가 스크랩북을 대충 손으로 훑어 넘기다 멈추곤 한 신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신문은 너희 할아버지가 대게 열심히 꺼내 보셨나봐. 꾸깃꾸깃한 게. 돌아가신 분이나 너한테나 이 스크랩북 되게 소중하겠다. 그치?」

「그렇지.」

「그럼······ 잘··· 숨. 잘 간직해.」

「······응.」

「아무튼 오늘 잘 부탁해. 나 간다. 빠이.」


그녀가 방을 나간 후 나영이가 만지던 꾸깃꾸깃한 신문을 비닐에서 꺼냈다. 만져지는 신문의 촉감이 두꺼운 느낌이 들어 종이를 뒤로 돌리자 또 하나의 신문기사가 붙어져 있었다.


[특보 불륜 여배우 비관 자살]


불륜. 자살.

이모가 했던 말을 신문을 통해 확인하자 충격은 충격을 더 했고 나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걸까.

할아버지를 믿어야 하나, 이모를 믿어야 하나······.

결국 나는 다시 한번 더 할아버지의 손을 들어주었다. 웬지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기까진 좋았다.

하지만 뒤늦게 발견된 기사의 키워드 중 ‘불륜’이라는 단어가 목에 콱콱 걸렸다.

할아버지는 다만 타살이라고만 했지 불륜을 부정하는 글을 남기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내연남이 누굴까?’


내연남을 찾는다면 뭔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이제껏 찾기를 주저하고 망설이고 외면하기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엄마는 왜 그랬을까?

왜 바람을 폈을까?

할아버지, 이모 할 것 없이 엄마랑 아빤 분명히 행복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왜!’


구린내가 폴폴 나는 그런 바람을 폈을까. 이온 같이 좋은 바람도 있는데 말이다······.


길어지는 생각을 멈추고 나는 바위에서 엉덩이를 떼려다 마음을 고쳐먹고 얼굴을 무릎에 숙이고 머리를 팔로 감싸 안았다.


‘이제는 그 사람을 찾아야 할까?’


고필문은 엄마의 불륜 상대를 안다.

그 김장 쓰레기가 안다니 미칠 것만 같다.

내가 알기로는 불륜 상대는 언론으로 밝혀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고필문이 안다는 건······.

고필문이 엄마를 좋아한다는 의미는 최소한 팬심은 아닐지도 모른다.

엄마와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서로 소식도 나누는 사이였을까?

아까 식당에서 소개하기를 TIT 방송국 드라마 국장이라고 했으니깐.

······방송국이라면.

어쩌면 고필문은 엄마가 출연했던 예전 작품과 관련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구나.

둘은 친했던 사이였을까? 고필문이 하는 행동을 보면 친한 느낌이 들지만, 엄마를 짝사랑했다고 했으니 친했을 수도 아닐 수도 있겠지.

이 모든 가정이 틀린 걸 수도. 요즘 같이 찌라시가 난무하는 시대라면······.

하지만 20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찌라시의 형태로 소문이 떠돌기 보단 신문에서 대서특필하거나 기껏 해봐야 방송계에서 쉬쉬하는 정도로 소문이 돌았겠지.


‘음······. 답답해.’


그러고 보니 그를 만난 건 부동그룹 면접에서였다. 언뜻 기억나기로는 그의 직함은 자문위원이였다.

자문위원이라면 보통은 외부에서 초빙된 인사들이 많지 않은가? 내부인사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분야의 전문가들 말이다.

방송국 전문이 왜 필요한 거지? 부동그룹에서? 부동그룹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진입한 적도 없는데.

이상하네.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아닌데 계열사 중 한 회사와 고필문이랑 어떤 관계가 있기라도 한 걸까?

복잡하고 주어진 정보가 적다. 그래서 그런지 정리를 해도 한계가 느껴진다.

오늘은 여기까지······.

그래도 한 가지.

엄마의 불륜 상대.


‘이제는 찾아야 해.’


헛다리를 짚은 게 될 수도 있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깐.

일단 찾아서 만나나 보자, 생가각하는 순간.


‘혹시 고필문?’


풉, 입술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절로 났다.

짝사랑이라고 자기 입으로 말했는데, 불륜이라니. 말도 안 돼.

내연남은 또 어찌 찾나······.

그냥 아까 고필문한테 대놓고 물어볼 걸 그랬나? 쓰레기도 소각 전에 분리수거를 하듯이 잠깐 쓸 만한 정도로 쓰고 버리게.

아냐. 김장쓰레기는 분리수거도 안 되는 일반쓰레기이잖아.

그럼 어쩐다······.

신문 기사들로는 한계가 있고······.

그때 그 시절 엄마와 친했던 사람들을 찾아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른데-.


‘이모?!’


이모라면 확실히 엄마의 불륜 상대가 누구였는지 알 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이모는 지금 미국 뉴욕에 있다.

염태성에게 부탁해 연락처 정도는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화를 했을 때 이모의 반응이 안 봐도 예상된다. 잠적하면서 아예 전화번호를 없애고 간 사람이니 내가 전화를 하면 다시 다른 곳으로 잠적할지도 모른다.


‘전화론 안 돼.’


그렇다면, 직접 찾아가는 수밖에.

여행이라면 세상 어디든 상관없었는데 이제는 목적에 의해 미국 뉴욕에 가야한다.

휴가를 내고 가면 좋겠지만 3개월 동안은 견습이나 마찬가지라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렵게 구한 직장인데 잘하고 싶다.

그렇다면!

철인3종경기.


‘1등!’


조원의 전력도 좋고, 나도 러닝머신을 씹어 먹을 것처럼 연습했잖아.

가능성이 없지 않아.

그래도 제일 좋은 방법은 이온이 내 자리를 대신해주면 좋은데.

일단은 내가 그려놓은 사다리가 운수 좋은 당첨으로 가는 길이길 바라자.

로또 당첨은 경기 당일에서야 알 수 있으니, 마음을 비우고 남은 일주일 동안 열심히 준비하자, 라고 생각하는 순간 모으고 있던 팔 사이로 빛이 세어 들어왔다.


‘뭐지?’


고개를 들어 옆을 바라보자마자 전방의 빛으로 한순간 눈이 부셔 손으로 눈을 가려 시야를 확보한 후, 엄지와 검지 사이를 벌려 틈을 만들고 전방의 상황을 살폈다.

두 사람이 겨우 함께 걸을 정도로 좁던 구간과 넓은 구간이 딱 맞닿아 있는 지점에 검은 세단 한 대가 번쩍거리며 서 있었다.

꽤 거리가 멀었지만, 빛은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것처럼 눈부셨다.

곧 딸칵, 하는 자동차 문 여는 소리가 흐릿하게 들리자 시각적으로 남자임이 확실한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누구세요?”


나는 소리쳤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다시 한번 소리쳤다. 꽤 큰 소리로.


“누구세요?!”


여전히 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탁, 하고 문을 닫고선 저벅저벅 걸어 앞으로 나왔다.

내가 있는 곳까지 오려나보다 싶어 잠자코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가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가운데로 가 빛을 등지고 서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나의 시점에서 완전히 까맣게 보이게 된 그는 완벽한,

졸라맨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집고 넘어 갈 것은 졸라맨이 매우 입체적이었다는 것이고.

그 입체적인 졸라맨이······.


‘겁나 멋져.’


삐죽삐죽 솟은 머리카락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고, 역삼각형의 몸매와 삐딱하게 섰지만 잘 빠진 긴 다리가 빛을 받아 섹시한 실루엣을 그리고 있다.

내 세상에서는 저런 실루엣을 만들 수 있는 몸매를 가진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인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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