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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반전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벨라송
작품등록일 :
2019.12.23 21:10
최근연재일 :
2020.04.17 14:59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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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1
추천수 :
158
글자수 :
4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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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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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여수 밤바다

DUMMY

● ● ●


7월 말.

다들 휴가라도 간 건지, 웬일로 치킨가게가 조용하다.

사장 언니는 출타 중이고, 배달도 없고, 손님도 없다. 미경이까지 휴가다.

세상 꿀 같이 달달한 시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흰 색 머리를 가진 콩나물 모양의 이어폰을 귀에 심고 핸드폰 플레이 리스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플레이했다.

잔잔한 노래를 듣고 있자니 살살 졸음이 몰려온다.


“흐아암. 졸려. 잠이나 잘까···.”


가게에서 제일 구석진 자리에 앉아, 테이블에 옆머리를 박고 밖을 내다봤다.

테이블에 닿아 있는 한 쪽 콩나물은 불편해서 뺐다.

거리마저 한산하네.


‘심심해.’


더위나 식힐 겸 소나기나 한바탕 쏟아지면 구경이라도 하는 건데.

그러다 문득 신입사원 합숙 준비물로 적혀 있던 수영복과, 추신에 적힌 수영, 자전거, 달리기가 떠올랐다.

내 짐작대로 철인3종 경긴,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며칠 전 이온의 행동을 떠올리면, 입 안에서 산초 맛이 나는 게 싸하단 말이야.

조커도 아니고 계단으로 걸어가라느니, 스쿼트를 이백 개씩이나 하라느니.

또 생각해보면 그 전에 수영, 자전거 할 줄 아냐고도 물어봤잖아.

으아, 생각하면 할수록 이거 진짜 빼박인데.

철인3종 경기 맞네, 맞아.

어휴. 진짜 나아쁜 사장 같으니라고.

그래도 한 가지 안도할 사실은 지금 난, 날씬하다는 거다.

지금의 나로서는 더 이상 ‘수영복’이란 말에 안절부절 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 같았으면 단체생활 중 수영복의 ‘수’자만 들어도 피하기 바빴는데, 지금 내 모습이면 예쁜 수영복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게 맞겠지.

아직도 나의 몸무게는,


[48.00]


이니깐.

몸무게의 소수점이 바뀌지 않는 걸 보면 정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나는 이계로 떨어진 걸지도 모른다.

살이 급격히 빠졌을 무렵이니깐, ······그러니깐.

부동그룹 인사과에서 전화가 왔을 때구나.

그날의 기억에 따르면, 앨리스처럼 키가 커지는 혹은 키가 작아지는 물약 같은 마법의 약 같은 걸 먹은 적은 없는 거 같은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든 걸까.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왜냐면,


‘튼 살이 없으니깐.’


피부들이 어느 부위할 것 없이 너무도 매끈하다. 오히려 윤기까지 머금고 있는 느낌이 든다.

고로, 나는 이계에 있는 거다.

이계치곤 지나치게 현생이 사실적이고 고달프긴 하지만, 좋은 사람······ 이온도 만났으니 견딜만하다.

다만, 한 가지.

갑자기 살이 빠졌다면, 갑자기 살이 붙을 수도 있단 말이 된다. 논리적으로 본다면 말이다.

‘그날’이 언제가 될진 내가 알 수 없다는 거다.

창밖으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물끄러미 사선으로 올려다봤다.


‘저기 하늘만이 알겠지. 그날이 언젠지는······’


그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온다면, 제발, 제발 공공장소만 아니길, 빌게요.

어제도 알바휴가 내고 부동병원으로 신체검사 받으면서 괜히 걱정했었다. 혹시나 어제가 ‘그날’일까 봐.

이런 이유로 매일 매일이 불안하다.

반면에 하고 싶은 것들을 꾸준히 이뤄내고 있긴 하다. 뭔가 예전보다 삶이 자유로워졌달까?

이 자유로움의 근원이 어딜까 고민해봤었다.

몸이 가벼워져서도 있겠지만, 이모가 없어서인 거 같기도 했다.

이모랑 연결고리가 있었을 땐, 아무래도······ 그 어떤 실체가 없는 간섭이란 게 있었으니깐.

이런 자유로움 덕분에 며칠 전에는 운전면허실기시험에도 합격했다.

이젠 도로연수만 하면 꿈에 그리던 운전을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거지 중에서도 상 거지, 카푸어가 되기로 결정했다. 하우스도 좋지만 역시 자가보단 자차지.

어차피 몇 년은 걸리겠지만······. 차곡차곡 모아서 로망의 차에······ ‘근접하는’ 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통장이 텅장이 되다 보니 꿈도 소박해지는 구나.

그래도 누가 알겠어? 얼굴 없는 드라이버처럼 달릴 날이 있을지.


‘후후후후후후웃-’


생각만 해도 좋구나.

남은 건 보증인을 세우는 건데······.

누구에게 부탁해야 한담.

소집일 전날까지 서류를 내면 되니깐 아직 시간적으론 여유롭지만, 내 주변의 인맥 풀이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다.

이모만 있었어도 이모의 럭셔리한 친구들한테 부탁하면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건데.

이모······.

아냐. 이모 생각은 그만.


‘더 이상 이몬 없어.’


괜히 엄한 테이블에 머리를 콩콩 찧었다.

치킨가게 사장 언니에게 부탁해보려고 보증서 양식은 프린트로 뽑아오긴 했는데, 막상 언니 얼굴을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신원보증이래도 보증은 보증이니깐. 알게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부담을 주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며칠째 계속 이 상태다.


‘이온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할까?’


이건 음······.

내 고용주가 될 사람인데 보증을 서달라는 거나 마찬가지라 좀 아닌 거 같기도 하네.

그렇담 누구?

길 가는 고양이 발자국을 서류에 찍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럼 귀여워서 통과시켜주지 않을까?



달큰한 냄새가 난다.

큼큼. 사탕냄샌가?

포도맛? 딸기맛?

아냐.

이건 메론맛이야.

메론맛은 난 별론데.

내가 좋아하는 건······.


“오···렌지······ 오렌지··· 맛.”


후각이 깨어나자 그 다음으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이어폰을 끼고 있지 않은 귀의 청각까지도 깨어났다.


‘손님?!’


순간 눈을 번쩍 떴고,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남은 한쪽 귀의 이어폰도 후두둑 귀에서 떨어져나갔다. 콩나물 대가리가 똑하고 떨어져나가듯이.


“어서오세요! 손님!”

“손님이라면, 손님이기도 하고.”


염태성 대표가 맞은편에 앉아 묘한 표정을 지으며 한 손으론 턱을 베고, 다른 한 손으론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었다.

입엔 오늘도 막대사탕 하나를 물고 있고 테이블엔 초록색 사탕껍질이 널브러져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초록색이면 메론맛이지.

그런데 그 종이는.


“어? 그거 신원보증 서류. 내 껀데.”

“츄파춥스 오렌지 맛 좋아하나 보네?”

“네?”

“방금 전에 입맛도 다시고 코도 벌렁거리고. 게다가 잠꼬대도 하기에 물어봤어.”

“아. 좀 상큼한 걸 좋아해서요, 오렌지 맛 좋아해요.”

“참고할게.”


나는 서있는 게 머쓱해서 다시 의자에 앉았다.


“언제 왔어요?”

“아까.”

“깨우지 그랬어요.”

“그냥 보고 있었어. 자세도 안 편할 텐데 잘 자더라.”

“아무데나 머리만 대면 잘 자요. 어릴 때부터 잠순이었거든요.”

“그래, 미인은 잠꾸러기 뭐 그런 건가?”


염 대표의 헛소리에 저절로 이맛살이 최대치로 구겨져 버렸다.


“우웩! 무슨 미인.”

“처음 만났을 때도 그렇고. 오여수 넌 네 얼굴에 무슨 콤플렉스라도 있어? 내 눈엔 왜, 네가 네 얼굴. 아니. 네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지? 그게 너무도 이상해.”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 자기의 예쁜 얼굴에 빠져서 싸가지가 없는 경우가 태반인데. 넌 그렇지 않거든.”


일반화의 오류네요.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세상엔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걸요.

하지만 굳이 이 말을 하고 싶진 않다.

충고는 친구에게도 어려운 거니깐.


“아님··· 본인 얼굴에 아직 적응이 안 되기라도 한 건가?”


독심술이라도 하시는 감요. 콕 잘 찝네.


“일종에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너희 부모님은 어디 계시냐?”

“부모님은 왜요?”

“그냥. 이렇게 예쁜 따님을 낳고 기르시느라 고생하셨다고 감사의 인사라도 드릴까 해서.”

“뭔 이상한 소리에요? 무슨 결혼할 사이도 아닌데. 나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소리를.”

“하면 되지. 하고 싶은 말 참지 마라. 언제 못하게 될지 모른다.”

“부모님 돌아가셨어요. 두 분 다.”


염 대표의 표정이 난처한 듯 어색해졌다.


“괜찮으니깐 그런 표정하지 마요. 그런 게 더 싫어요.”

“그래.”


대답하고선 그가 사탕을 입 안에서 굴리자 에어컨 바람에 메론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사라졌다.


“이것도 그냥 물어보는 건데. 너, 이 주변 일대가 엔터사들 클러스트라는 거 알고 알바 구한 거야?”

“아아뇨오.”


나는 절대 아니란 걸 보여주기 위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흠···. 어쨌든 최근에 명함 좀 받았겠네?”


사실 그렇다.

이 주변에 엔터사들이 많고, 그들이 또 커피샵과 치킨가게의 손님들이다 보니 명함을 꽤 많이 받았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여러 엔터사에서 솔깃한 제안들을 해왔다.

심지어 이온 집으로 걸어가는 그 짧은 길을 가다가도 캐스팅 제안을 여러 번 받았으니깐.

제안을 받을수록 나에 대해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곤 했다.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뭐가 뭔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

어쨌든 이런 사정으로 이 삼복더위에 마스크를 다 하고 다닌다. 누가 보면 연예인병에 걸린 줄 알 듯.

내가 대답을 속 시원하게 하지 않자 염 대표가 알아서 먼저 대답을 내놓았다.


“많이 받은 거 알고 있어. 말했잖아. 저 위, 내 사무실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고. 그리고 심심치 않게 사람들이 네 얘길 하더라고. 여기저기서.”


그래서 요즘 귀가 그렇게 간지러웠구만.


“누가 널 줍줍할지, 이게 요즘 엔터사들 사이에서 첨예한 관심거리거든.”


말과 함께, 또다시 미역줄기가 바닷물 속에서 흔들리듯, 붉은 야망 줄기들이 그의 검은 동공 안에서 이글거렸다.

저 줄기를 단칼에 잘라 내버리듯 단호하게 나의 선택을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줍줍할 일 없을 거라고 대신 말해주세요. 아시겠지만, 부동그룹에 가기로 최종 결정했어요.”

“알아.”

“알면 이젠 이런데 와서 소중한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다른 데서 미래 촉망한 연예인 지망생을 찾으러 다니시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근데 이 신원보증인 서류는 뭐야?”


주제전환은 내 특긴데.

희한하게 염 대표한텐 항상 주제를 끌려다니는 기분이 드네.

뭐 어쨌든.


“부동그룹에 제출해야 되는 서류에요.”

“우리 회사에 오면 이런 거 필요 없는데. 표정이 왜 그래? 말도 못해?! 암튼 보증해줄 사람 없어?”

“있어요. 왜 없겠어요?!”

“없는 표정이던데. 아까 가게 밖에서 쭉 지켜봤거든. 너 잠들기 전부터. 없지?”

“······.”

“없잖아.”

“······.”

“없는 거 맞네.”


테이블 위에 올려둔 손이 간질간질하다.

이러다 나도 모르게 염 대표가 오락실 펀치게임긴 줄 알고 강펀치를 날릴 듯. 어쩌면 그 한 방의 펀치로 신기록을 달성할지도 모른다.

다 상한 생선에서 나는 냄새처럼 구린 표정을 짓고 있으니 내내 깐죽거리던 그가 정색하며 말한다.


“오해하지는 마. 도와주려는 거니깐.”

“어떻게요?”

“내가 보증 서줄게.”

“진짜요?”

“거짓말이게?!”


받아도 괜찮을까?


“대신.”


내 이럴 줄 알았어.

사업하는 사람한테 공짜란 없는 걸 테고.

더더욱 야망남 염 대표라면 기브앤테이크가 확실할 테지.


“대신 뭐요?”

“만약에 네가 엔터사와 계약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게 로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럴 일 없다니깐요.”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만약이라고.”


생각해보면, 그럴 일이 없으니 손해 볼 건 없잖아?


“싫음 말고.”

“좋아요. 만약이니깐.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럴 일이 있다면 연락할 게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어딘가 죽음을 거래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루시퍼의 미소가 저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해보였다.


“여기다 사인하면 되지?”


그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신원보증서류에 아주 간단하게 ‘로얄’이라는 글자로 사인을 했다.

수전증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오늘은 멀쩡하네.

찝찝하지만 어쩌다보니 한 장은 해결했고.


남은 한 장은?


● ● ●


같은 시간. 사브르 사 사장 집무실.


“오 비서, 신 실장은 출발했고?”

“네. 아마 지금쯤이면 댁에 계실 겁니다.”

“알았어요. 나가봐요.”


그 순간 이온의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파란색 스마트 워치의 화면이 번쩍였다. 화면의 녹색 통화버튼을 밀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이내 워치 너머에서 들려왔다.


- 집에 온다더니 기훈이가 대신 왔더구나.


이온은 손깍지로 머리를 기대고서 의자에 깊게 몸을 묻으며 긴 다리를 책상에 올렸다. 뒤이어 피로했던 눈을 감았다.


“바쁘네요. 잘 지내시죠?”

- 너 이 녀석. 엄마 얼굴 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그렇게 바쁘니?

“그 정도로 바쁘긴 하네요.”

- 미국에서 기계공학과 졸업하고, 군대 갔다 와선 불쑥 자동차 디자인 배운다고 이탈리아에서 2년을 보내더니, 또다시 미국에서 MBA한다고 엄마 속을 그렇게 썩이고······.


워치에서 중년 여인의 한숨이 길게 이어지자 이온이 서둘러 원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며칠 내로 한 번 들를게요.”


하지만 여인의 한은 한 문장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나 보다.


- 10년이야, 온아. 자그마치 10년. 네 얼굴 못 보고 산 게.

“죄송해요.”

- 말만. 이렇게 얼굴 안 보여줄 거면 아예 집으로 들어와. 출퇴근할 때 얼굴이라도 보게. 엄마가 맛있는 밥도 해주고 싶어서 그래. 말은 안 하셔도 아버지도 서운해 하시고······.

“봐서요.”

- 그래. 근데 기훈이가 서류 한 장을 보여주던데, 이게 뭐니? 신원보증?

“우리 회사에서 채용한 직원인데 신원보증 설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요. 어머니께 부탁 좀 드릴게요.”


종이를 만져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잠시 들렸다 사라졌다.


- 오여수? 여자니?

“네.”

- 괜찮은 직원인가 보구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직원이에요.”

- 혹시······ 좋아하는 사람이니?


순간 놀란, 이온이 내내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그냥 신경이 쓰이는 친구일 뿐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좋아하는 사람 없어요.”

- ······그렇구나. 기훈이 편에 사인해서 보내마.

“네. 감사해요. 어머니.”


마치 통화 중이 아닌 것처럼 사무실이 한동안 조용해지자 이온은 눈을 감고 워치 속 여인이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기를 말없이 기다려주었다.

이내 여인의 주저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하연이한텐 다녀왔니?


긴 타원형의 눈두덩이 미세하게 떨렸다.


- 아직 다녀온 게 아닌 모양이구나. 엄만 이제 그만 네가 그 아이를 만나······, 그 짐을 내려놨으면 좋겠구나.

“······.”

- 네 잘못도···.

“이 얘긴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시죠. 회의 들어가 봐야 해서 끊어야 할 거 같아요.”

- ···그래, 그래야지. 엄마 말 잘 생각해보렴.


전화가 종료되자 이온은 손바닥으로 눈두덩를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 와서 그때 했던 나의 행동과 결정을 후회하는 건, 사내답지 못한 거겠지.

하연아, 너는 하필이면 왜 그때 거기에······.


“하아······.”


작년 그 여름 이후.

내 마음은 끊임없이 여수 밤바다를 서성인다.

발을 담그고 싶어 미칠 거 같지만······.

그저 정처 없이 바닷가를 서성일 뿐이다.


그는 그의 마음이 이율배반적이라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머리카락을 쑤석거렸다.

그리곤 다시 한번 긴 한숨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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