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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반전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벨라송
작품등록일 :
2019.12.23 21:10
최근연재일 :
2020.04.17 14:59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4,920
추천수 :
158
글자수 :
402,501

작성
19.12.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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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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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가자 (1)

DUMMY

긴 시간을 달렸던 LJ1이 잠시 잠깐 호흡을 가다듬더니 이윽고 잠을 자듯 소리 없이 잠잠해졌다.


‘잘 자렴, 원아.’


이온조차 말이 없자 차 안에는 무거운 공기만 내려앉았다.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바라봤다.

도착했구나······. 한남동 이모집. 집밥 먹으며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곳.

지라도에서 서울로 출발하기 전. 이온이 내게 주소를 물었다.

처음엔 내가 사는 서울 오피스텔 주소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오창휴게소에서 목적지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모가 살고 있는······, 아니 아마도 이제는 ‘살았던’ 아파트가 되었겠지만 .

어쨌든 가서 직접 확인은 해봐야 한다.

두 사람이 정말 ‘없는’ 번호처럼 완전히 없어진 건지.

기도하듯 눈을 감고 불안이 불안으로 끝나길 간절히 바랬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자 이온의 낮은 목소리가 잠긴 듯 들려왔다.


“오여수.”

“네······.”

“별 일 없는 거냐?”

“······네.”

“진짜로 없는 거냐?”

“······.”

“출발 전에 내가 네 반전남이라고 했지?”


그런 건. 기억하지 말지······.


“고민 털어놓으면 뭔가 반전이 있을지 모르잖아. 하다 못해 해결책이라도.”

“아뇨. 없어요. ······없어요. 반전은 ······있을 틈조차 없어요.”


이미 사라졌을 테니깐.

이모와 나영이에게 울며불며 매달리며 ‘더 잘할게요, 더 잘할게요. 내가 더.’라고 말할 기회조차도 없어졌을 테니깐.


“틈이 없다라-.”

“······.”

“그래. 그럼 내릴까?”

“······.”

“안 내려?”

“······원이랑 작별하기 싫어서요.”

“원?”

“LJ1이잖아요.”

“아- 그 원. 그새 이름도 생겼네. 내 차.”

“원래 이름이 원인데요?”

“그래도 원이라고 부른 적 없어. 그저 ‘차’라고 부르지.”

“단 한 번도요?”

“어. 당연한 거 아니냐. 차에 무슨 이름식이나.”

“칫. 낭만 지수가 제로네요.”

“내 인생이 제로거든. 모든 살아 있는 건 내 뒤에 서니깐. 뭐라고 할까? 백지수표 같은 인생이랄까.”

“뜬금없는 근자감은 사양할게요.”

“근자감이 아니라 사실을 얘기하는 거야.”


풋······.

왠지 이온과 대화를 하고 나자 용기가 났다.

확인할 용기.


“저 이제 내릴게요.”


차 문을 열고 내렸지만 그래도 막막한 건 어쩔 수 없었다.

확인하면 뭐?

그 다음엔······.

이모와 나영이가 집에 없을 것이 분명한데 난······ 난 가서 무얼 하나?

그때 이온도 차에서 내려 캐리어를 트렁크에서 꺼냈다.


“데려다 줄게.”

“혼자 갈래요.”

“같이···.”

“아뇨. 혼자 가요.”


하지만 그가 캐리어를 끌고 현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더 이상 신세지고 싶진 않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더 더 더.

달려가 그의 손에서 캐리어를 빼앗으며 말했다.


“가요!”

“······.”

“가요. ······제발.”


우두커니 서 있던 그가 나의 간절함을 느껴서 일까?

말없는 그의 발걸음이 나와 반대방향으로 돌아섰고. 차 문이 닫히고 열리는 소리가 차갑게 들렸다.

집 쪽을 바라보던 시선을 그가 걸어간 방향 쪽으로 돌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눈이 부셔 그도 원이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애써 물리친 그의 도움의 손길에 감사를 전하고 싶어 고개를 깊이 숙이고 무언의 인사를 했다.


‘미안해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러자 조용하던 원이가 큰 소리를 내며 내 옆을 무심한 듯 스쳐지나갔다.

그 모습을 보느라 멍하니 서 있다가 캐리어를 벽에 밀쳐두고선 서둘러 현관 계단을 올라가 비밀번호를 눌렀다.

삑 삑 삑 삑. 삐리리리리리-.

비밀번호가 자꾸 틀렸단다.

삑 삑 삑 삑. 삐리리리리리-.

손이 떨려서 그런 걸까.

왼손으로 오른손을 꽉 잡고, 잠시 심호흡을 했다.

괜찮아, 괜찮아, 여수야. 괜찮아.


‘자. 다시 한번 더 눌러봐. 이번엔 열릴 거야.’


계속해서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내 눈물샘도 누가 꾹꾹 누르나보다.

근데 이건 찰떡같이 맞는 비밀번호인가?

눈물문이 열리고 댐이 열리듯 주르륵 흐르는 걸 보니.


“아이셔. 진짜 왜 이렇게 안 돼······. 진짜 너무 쓰······다. 흐흑.”


무너지듯이 주저앉아버렸다. ······될 대로 되라지.

그때였다.

낮게 울리는 음성이 뒤쪽 머리 위에서 들렸다.


“오여수.”


이미 간 줄 알았는데······.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돌아서다 늘 올려다만 봤던 눈과 수평으로 딱 마주쳐버렸다.

현관 계단높이 때문에 이온과 눈높이가 맞았나보구나.

얼른 시선을 옆으로 비켜 떴다. 눈물 때문에······.


“가라고······ 했잖아요. 왜 말을 안 들······.”

“오여수. 네가 말했지. 반전이 있을 틈조차 없다고.”

“······.”

“내 말 잘 들어. 반전은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생기는 마법이 아냐.”

“그게 무슨···.”

“반전은 만들어지는 거야. 그러니까.”

“······!”

“너. 나랑 가자.”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부지불식간에 이온의 거대한 손이 거리낌 없이 내 손을 잡아 나를 계단에서 내려오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거침없이 캐리어를 들고선 직진했다.


“어···딜요!?”

“어디긴 어디겠냐. 집.”

“······!”

“내 집.”


이번엔 기차 1등실이 아닌 자기 집으로.

‘가자’고 그가 말했다.


그 순간, 나는 그때 그날 러시아 기차 안에서 그가 주었던 그 설레었던 반전의 새벽이 불현듯 떠올랐다.


● ● ●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새벽 기차 안.

여권 문제로 고문실에 끌려갈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가지고 치안경찰과 동행해야만 한 적이 있다.

경찰보다 앞선 걸음으로 좁고 고요한 기차 안 복도를 걸어가야만 했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멈춰. 앞 문 열고 들어가.」


경찰이 나를 세운 곳은 1등실과 1등실 사이 어느 한 곳이었다.

고개를 돌려 연한 파란색 눈을 쳐다봤다. 눈만은 맑고 착해보이는데······.


「여기가 어···.」

「잔말 말고 열어!」

「밀지 마세요! 알아서 열 테니깐.」


나는 이를 꽉 깨물고 고문실 혹은 지옥문일지도 모를 도르래 문을 열었다.

뒤이어 경찰이 나를 바라보며 괄괄하게 소리쳤다.


「앉아!」


사각 테이블 앞에 놓여 있던 의자에 앉자마자 주변을 열심히도 살폈다. 혹시나 고문도구라도 있을까봐.

우습게도 작은 찻잔, 옷가지들, 담요, 그리고 오래된 돋보기안경 등이 보였고 일반 객실과 구조가 유사한 곳이었다.

그랬다. 그 작은 공간은 지옥도 고문실도 아닌 그저 차장실이었고.

테이블 위에는 여차장이 가져간 내 여권이 떡하니 놓여 있었다.

경찰은 한 손으론 슈퍼마리오의 그것처럼 풍성한 갈색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나머지 남은 손으론 여권을 잡아 제일 첫 페이지를 펴며 물었다.


「북한? 남한?」

「남한이요. 그러니깐 대한민국이요.」

「여기 왜 왔어?」

「이 먼 데까지 왜 오겠어요. 여행하러 왔겠죠.」

「여행? 거짓말은 하지 말지. 사실을 말 해.」

「어느 세상에 이런 걸로 거짓말하겠어요.」

「거짓말하려거든 당장 네 나라로 돌아가!」


내내 위압적이던 경찰이 이제는 아예 소리를 지르며 콧수염을 만지던 손으로 책상을 쾅쾅 쳤다.

무서웠지만, 할 말은 했다. 단지,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렁그렁 눈물이 차오르다 후두둑 떨어졌을 뿐.


「무슨 이런, 뚱딴지같은 소리가 다 있어. 그럴 순 없다는 걸 잘 알잖아요. 지금 달리는 기차 안인데, 어떻게 한국으로 돌아가요. 이치에 맞는 소리를 하세요. 그리고 엄연히 기차 삯을 다 지불하고 탔다고!」


말하다가 한국산 진돗개를 소환할 뻔했지만, 이성의 힘으로 참을 수 있었다.


「조용히 해! 다음 역에 내려서 비행기 타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 러시아에선 불명확한 신분을 소유한, 너 같은 사람은 기차 탈 자격 없어!」


말도 안 되는 공격에 반격할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작고 밀폐된 공간 때문에 곧 정신줄을 놔버릴 것 같았다.


「위조여권을 증거로 국가 스파이로 붙잡아 갈 수도 있다는 거 몰라?!」


장르가 ‘첩보영환가?’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소지품을 검사했다.

대답이 없는 내 모습이 고분고분해 보였는지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로 또다시 풍성한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경찰이 말을 이었다.


「기차에서 내리기 싫으면, 8,000 루블 주면 돼.」


여권은 핑계고 돈이 속셈이었구만.

첩보는 무슨, 장르는 범죄 사기꾼 드라마.

‘이 부패한 경찰 놈아, 죽어도 못 준다’라고 막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

그런데······ 그런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부패한’이란 단어가 러시아어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런 다급한 시점에 생각이 안 나는 거야, 하필······. 이게 핵심인데······.


‘콧수염이라도 뽑아버릴까?’


입술을 깨물며 머리를 굴리던 그 순간, 드르륵.

차장실 도르래 문이 열리고, 말간 얼굴이 빠끔히 나타났다.

콧수염 경찰이 소리를 꽥 질렀다.


「누구야!」

「······?」


다름 아닌 이온이었다. 당시에는 이름은 몰랐지만.

그가 산뜻한 목소리로 러시아어를 구사했다.

해석상 ‘잠깐 밖에서 볼 수 있을까’라고 했는데. 러시아어라 높임말인지 반말인지 해석하기 나름인지라, 먼저 엉덩이를 들었다.


「너 말고.」


는 한국말이다.

진즉에 그럴 것이지. 사람 헷갈리게시리.



경찰이 나가고 한참동안 차장실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복도에선 말소리가 잠깐 나고 이후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저 기차의 덜컹거리는 소리 외엔 온 세상이 고요했다.

이상스러웠지만, 그러려니 했다.

깊은 밤. 히터의 따뜻한 온기가 나를 어느새 스푸트니크 호에 실어 먼 지구 밖으로 날려버렸으니까······.

마침내 나는 진공의 우주 속에서 부유하며 맛있······.


「별나라냐? 달나라냐?」

「······엄마···별.」

「······.」

「냠···.」

「그만 먹고 일어나시지?」


따닥!


「아얏! 누구얏!」

「······.」


찔끔 눈물이 나 흐릿했던 시야로 이온이 보였다.


「진짜 아팠어요. 야밤에 자는 사람한테 꿀밤 때리고 난리에요.」

「꿀밤도 먹으라고. 자면서 야식으로 하도 맛있는 걸 먹길래. 나도 하나 보태줬지. 어때? 디저트론 완벽하지?」

「퍽도 고맙네요. 전 디저트는 꿀밤보다 더 달달한 걸 좋아해요. 아무튼 대게 아프거든요.」


혹이 난 거 같은 이마를 살살 문질렀다.


「저도 꿀밤 실컷 대접할게요. 제 꿀밤이 맛있어서 깜짝 놀랄 거예요.」

「나 꿀밤 제일 싫어해.」

「꿀밤이 얼마나 맛있는.」


이온이 말허리를 잘라먹고 말했다.


「근데 넌. 이런 위급하고도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렇게 잠이 오냐? 여행을 자러 온 거야? 비행기··· 아무튼 아까 벤치에서도 누가 엎어가도 모를 정도로 곯아떨어졌잖아.」

「그렇다면 어쩔 건데요? 남이야 뭘 하든 뭔 상관이셔.」

「덕분에 경찰이랑 친해졌는데 셋이 같이 한 끼 할래? 그리고 간 맞출 땐 소금으로 눈물은 어때? 아, 밤밥이 좋겠네. 어때? 특별히 왕밤으로다?」


그가 엄지와 중지를 붙이고선 딱밤을 때릴 준비를 했다.

저거 맞으면 혹이 최소 북한산정도론 솟을 것 같았다.


「이왕 먹으려면 블린은 어때요? 아직 안 먹어봤거든요.」

「러시아 블린이 맛있긴 하지.」

「그래요? 꼭 먹어봐야겠네요.」


손을 내려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그가 엉덩이를 책상에 살짝 걸터 앉았다.


「참 나. 뭘 이렇게 자연스럽게 넘어가? 먹는 거 많이 좋아하냐? 꿈에서도 자꾸 뭘 먹고.」

「네. 한국 음식은 못 먹는 걸 아직 못 찾았는데. 여기선 있더라구요.」

「······.」

「펠메니, 아이스크림, 샤실릭, 흑빵에 치즈는 정말 맛있는데, 보르쉬는 진짜 못 먹겠더라고요. 한 마디로 실패. 제가 웬만한 건 다 잘 먹는데, 보르쉬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왜?」

「말도 마세요. 식당 웨이터가 보르쉬에 러시아 샤워크림인 스메따나 넣고 먹어보래서 넣었다가 우웩. 국물이, 아 글쎄, 국물이 분홍색이 되는 걸 보고 못 먹겠더라고요.」

「한 숟가락 먹어보지 그랬어. 그거도 맛있어. 건강식이고.」

「진짜요? 음······. 색감 때문에. 먹는 건 좀 고민해볼게요.」


그가 여전히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엉덩이를 떼고 일어나 나를 내려다봤다.


「야밤에 먹는 얘긴 그만하고. 차장이 너 깨워서 데려가란다.」

「네. ······네!?」

「그렇게 동그랗게 뜨고 궁금한 듯 쳐다보면- 아니다. 뭐가 궁금해.」

「진짜 저 이렇게 그냥 가도 돼요? 강제국제추방이라던가, 강제노동 수용소라던가.」

「영화 많이 보나보다. 그냥 가랜다.」

「심지어 벌금도 없어요?」

「어. 그냥 나 좀 믿지.」

「어떻게 댁을 믿어요. 겨우 세 번 봤는데.」

「세 번 아닐 걸?」

「세 번 맞아요.」

「······.」

「스킨헤드. 볼쇼이 극장. 오늘. 이렇게 해서 세 번.」

「진짜 기억 안나?」

「그러니깐, 기억은 다 해요. 감사한 일도 많았고.」

「기억 못하네. 한 번쯤은 기억날 만도 한데. 나같이 전 우주를 흐뭇하게 하는 외모를 기억 못하다니.」

「무슨 근자감이 그렇게 쩔어요. 혹시 경찰이랑 싸웠어요? 한바탕 치고 박고 막 그런 거요. 암만 봐도 겉보긴 멀쩡한데···.」


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권투하는 느낌이 물씬나게 훅과 잽을 허공에서 날리자 그가 내 주먹을 손으로 막았다.


「자꾸 맹꽁, 맹꽁거릴래. 네가 꾸던 꿈처럼 확 우주로 날려버리는 수가 있다.」

「아유. 또 뭘 그렇게 까지.」

「네 객실까지 데려다 줄게. 일어나 가자.」


나는 주섬주섬 캐리어에서 빠져나와 흩어져 있는 짐들을 집어넣었다.


「싸운 건 아닌가 봐요. 혼자 가도 돼요. 기차 안에 길은 하나잖아요. 게다가 부패한 경찰도 있으니 까딱 잘못 되면 돈이라도 찔러주죠, 뭐.」

「경찰한테 큰 일 당할 뻔 했는데 잘도 그런 말이 나오지? 스킨헤드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무슨 사람이 겁이 없어.」

「자꾸 폐를 끼치는 거 같으니깐 그렇죠.」


그가 눈에 힘을 팍 주고, 이젠 더 이상 토 달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뭐······ 그럼. 데려다주던가요.」


우리는 차장실을 나와 좁은 복도를 따라 2등실이 있는 낡은 객차가 보일 때까지 걸어갔다.

마침내 도착한 3등 객실에서는 기대하지 않은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뜨악-.’


다름 아닌 객실 버디로 만나자마자 똘똘 뭉친 3명의 러시아 아저씨들이 어느새 보드카로 맺어진 진한 친구가 되어 이름 모를 군가를 부르며 러시아의 크리스마스이브를 뜨겁게 보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깐, 정확하게는 만취상태. 그것도 한밤중에.


「여······ 기에요. 오늘 정말 감사···.」

「완전 난장판이네.」

「······?」

「여기서. 여자 혼자서 밤을 새겠다?」

「별수 있나요. 복도에선 잘 수 없으니.」


객실 안으로 내내 눈길을 주던 이온이 나를 빤히 내려다봤다.


「부··· 담스럽게 왜 그렇게 봐요?」

「······.」

「왜 그렇게 보냐고요?」

「몰라서 묻냐? 지금 이 꼴을 보고도.」

「네! 진짜 몰라서 물어봐요.」

「······.」

「······?」

「너. 나랑 가자.」


쿵쾅쿵쾅.

이 사람은······. 정말 모르나 보다.

그런 눈빛으로.

그런 말투로.

그런 목소리로.

그런 숨결로.

그런 말로.

그렇게 손을 내밀면 심장이 간지럽단 말이에요.

꽁꽁 언 손이 불 지핀 난로를 만났을 때처럼 그렇게 간질간질 거리는 것이,

마치 내 세상에 따뜻한 손 하나가 더 생긴 거 같아서.


‘······간지럽단 말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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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6 nh****
    작성일
    19.12.29 18:25
    No. 1

    ???.. 고구마.. 제가 이상한건가요.. 너무 목이 막혀서 숨쉴 틈이 없네요.. 사이다가 늦으면 답답해서 그런가.. 반전되서 84에서 48됬는데 그이후로 좋다..랄께 없고.. 남주나타난건 좋은데 갑자기 이모가 돈을 들고 튄다는것도 이상해요.. 뭐.. 먹을꺼 많이 보내준댔을때 부터 예상했지만.. 복수물도 아니고.. 복수한다고 노력한다는것도 없고, 울기만하니까.. 분량도 1화당 많은데.. 이걸 어떻게 참고가야됨....ㅠ

    찬성: 1 | 반대: 1

  • 답글
    작성자
    Lv.36 벨라송
    작성일
    20.01.22 11:34
    No. 2

    nhw070님 안녕하세요 ^^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사이다 구간로 가려면 꽤 많은 화차가 흘러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주셔서 우는 부분들을 조금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감정선상 눈물이 필요한 부분이 필요하면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눈물씬이 들어갈 거 같아 이 부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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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러시아에서 만난 그 남자 (3) +1 19.12.27 217 4 17쪽
4 러시아에서 만난 그 남자 (2) 19.12.26 238 4 15쪽
3 러시아에서 만난 그 남자 (1) +1 19.12.25 300 6 19쪽
2 반전 시작 (2) 19.12.24 364 6 16쪽
1 반전 시작 (1) +3 19.12.23 695 7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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