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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반전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벨라송
작품등록일 :
2019.12.23 21:10
최근연재일 :
2020.04.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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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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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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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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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여신은 알바 중 (2)

DUMMY

이온의 집을 나와 정말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나는 벌써 두 곳의 알바자리를 구했다.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과 치킨가게.

뭐가 이렇게 쉬운지.

알바계에서의 만렙은 청춘과 외모를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진짜 원했던 과외알바는 조금 기다려야 할 거 같다. 거대한 볼풀장 안에 색색의 볼들처럼 각양각색의 경력을 가진 선생들이 줄을 이었다나 뭐라나.

뭐, 어쨌든 나는 생존알바로 인생의 임시 출구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진격의 알바생이 되었다.

치킨가게 알바까지 마치고 함께 마감한 알바와 헤어졌다.

난······.

갈 곳이 없어 어찌할까 고민스럽다.

이온의 집에 가서 하룻밤만 더 재워달라고 할까?

하루 자고 나면 내일은······?

이런 민폐는 정말 아냐. 찜질방이나 가자.

밤 10시가 넘어 거리는 한산하다.

드륵드륵. 내게 끌려 다니는 알루미늄 재질의 로즈골드 18인치 여행용 캐리어가 오늘 따라 엄청 낡아 보인다.

산지 얼마 안됐는데. 이젠 색 바랜 똥색 같달까. 진심 안습이다.

한숨으로 긴 하루를 달래려 하늘을 보는데······ 어?


‘Royal?!’


걸을 땐 옆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던 로얄 엔터사의 거대한 영문 간판이 밤이 되자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나영이가 연습생으로 거의 10년을 넘게 몸담고 있는 연예 기획산데.

아직도 나영이가 로얄에서 교육을 받고 있을까?

정말 간절하게 가수가 되기를 꿈꿨던 아이니깐.

내 앞에서는 영원히 사리질 듯 없어졌지만 연습생을 그만두지는 않았을 거야.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로얄의 간판처럼 머릿속에서 반짝거린다.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으로 로얄 엔터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아티스트 리스트엔 공나영은 없었다. 만년 연습생이었으니깐 없는 게 당연한가.

내일 로얄에 전화라도 해봐야겠네.

대표번호 070-0070-0101. 대표 염태······성?

그 오창휴게소 명함 사기꾼?

명함 버렸었나? 언뜻 생각이 나지 않는다. 휴게소 파우더룸에서 쥐고 있었던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분홍색 반바지 주머니!

사람도 없고 해서 길바닥에 똥색 캐리어를 눕혀 바지를 찾았다.

주머니에······ 에······ 찾았다!

꾸깃꾸깃해진 명함을 꺼냈다.


[로얄 엔터테인먼트.

대표 염태성.]


사기꾼이 아니었네.

아니지.

‘사기꾼이 아니었네.’라는 이 전제가 틀린 걸 수도 있지. 염태성을 사칭한 사기꾼일 수도 있는 거잖아.

전화를 한 번 걸어볼까?

사기꾼이라면 전화하기 괜찮은 시간이지만, 아니라면 에바다.

그래도······ 에라, 모르겠다.

핸드폰 명함에 적힌 10자리 번호를 입력하고 녹색 통화버튼을 꾹 눌렀다.

통화 연결음이 아주 아주 길게 이어졌다.


● ● ●


“오빠, 오빠아아아. 전화와.”

“······.”

“오빠아아아아아아. 오. 빠!”


짧은 치마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앳된 여자가 자기 바로 옆에 앉아 다른 여자의 입술을 탐하던 남자를 연신 불러댔다. 중요한 순간에 그녀가 이렇게까지 그를 부른 건 아주 많이 질투가 났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아쉽다는 듯이 여자에게서 입술을 떼고선 말했다.


“뭐?”

“전화. 전화나 받아. 저년 내가 죽여 버리기 전에.”

“이런 시댕. 김로미. 데뷔하려면 입 곱게 놀리라고 했지.”

“아. 나 몰라. 완전 짜증나. 맨날 시키는 일 다 하는데 난 언제 봐줄 거야. 어제도 완전 야밤에 틀딱 고나 만나고 오라고 하고.”

“로미야······. 하아-.”

“왜, 왜, 왜!”

“틀딱, 이런 말 쓰지 말라고 했다. 이제 겨우 48살한테 틀딱이라니. 혹여나 고 사장 앞에서 실수라도 하면 너나 나나 이 바닥에서 끝장이야. 어젠. 다 너를 위한 일이었다. 가고 싶단 애들도 많았는데 널 보낸 거라고.”

“너무해. 반백살 먹었으면 틀딱이지 뭐.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를 거야. 틀딱 고! 나 그 사람 진짜 진짜 너무 너무 무섭단 말이야······. 얼굴도 까매서. 막······. 아무튼 다신 안 가고 싶어······.”


로미가 얼굴을 확 찡그리며 더이상 뒷말을 잇지 않자 남자가 짧게 한숨을 토해내고 물었다.


“난 안 무섭냐?”

“오빠가 왜 무서워!? 내 사랑인데!”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질투가 나 연신 투덜거리는 로미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듯이 잡아챘다.

이름이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그는 신경질이 난 듯 핸드폰을 대각선의 맞은편 소파에 던졌다. 그러자 핸드폰 진동이 멈추었지만 이내 불빛을 발하며 다시 울렸다.

남자는 위스키 병을 들어 술잔에 따랐다. 하지만 심하게 떨리는 손 때문에 술의 반은 테이블 위로 쏟아졌고, 그 반이 겨우 술잔에 담겼다. 남자는 술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선 방금 전 입술을 탐했던 여자의 가느다란 허리를 자기 쪽으로 와락 끌어당기려던 순간이었다.


“여보세요?”


로미의 목소리였다.


“씨댕. 야. 김로미. 너! 핸드폰 이리 안 내놔.”


로미는 들리지 않는 척하며 전화를 건 상대편과 대화를 이어갔다.


“여보세요? 로얄 엔터테인먼트 대표님 폰입니당. 네? 이름요? 김로미요. 아-. 염태성이요. 전화 거신 분은···? 오여수!? 처음 듣는 이름인데······. 네? 아. 지금 바쁠···.”

“씨댕!”


소파에서 황급히 일어난 태성은 널찍한 테이블을 밟고 단 두 걸음 만에 로미가 서 있는 곳까지 이동했다.

태성이 로미에게서 핸드폰을 강탈하듯이 빼앗았다.

로미는 태성의 거친 행동에 마치 이제껏 내내 울고 있었던 사람처럼 닭똥 같은 눈물을 일각에 흘렸다.

그런 로미는 안중에도 없는 듯 다시 테이블을 밟고 원래 앉던 자리에 앉으며 태성은 핸드폰을 귀에 댔다.


“염태성입니다. 누구시죠?”

- 안녕하세요. 저···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오성휴게소에서 명함을 받았던 학생입니다.

“오성휴게소?”

- 네. 그저께 오전에 저에게 명함을 주신 적이 있으세요.

“······.”

“······.”

“오성휴게소 취준생!?”

- 맞아요, 맞아요!

“당연히 기억하고말고요. 전화오기를 기다렸어요. 내 제안을 받아드려서 이 저녁에 전화를 한 거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 하하···. 그건 아니지만······. 급하게 물어볼 게 있어서요.

“그래요. 급한 모양인데 내가 있는 곳으로 와요. 이름이 오여수?”

- 네. 오여수. 근데 꼭 만나야 하나요?

“서로 원하는 게 있으니깐 만납시다.”

- 질문이 그리 많지 않아요. 전화로······.

“강남 존 피. 입구에서 내 이름 말해요. 안으로 들여보내 줄 테니까. 이따 보죠.”


태성은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울면서도 전화 통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린 것처럼 로미가 대뜸 물었다.


“오여수는 또 누구야!? 또, 또, 또 여자야! 여자를 도대체 얼마나 만나야 그만 만날 건데! 어? 나 하나론 부족해?”


로미의 물음에 대답한다기보다는 자신에게 말하듯이 태성은 중얼거렸다.


“오여수란 말이지.”


내 거 중에 최고가 될 오여수.

어서 와라.


● ● ●


통화는 일방적으로 종료되었다.

염태성, 아 사람. 못 쓰겠네. 정말.

아니, 뭐 이렇게 막무가내야.

존피? 존피가 뭐야.

가게 이름도 아주 못 쓰겠네. 피 빨아 먹는 으스스한 곳일 것 같아.

한여름에 공포영화를 본 것처럼 소름이 돋아 몸을 부르르 떠는데 핸드폰도 같이 부르르 흔들렸다.

염태성, 전화를 실수로 끊었나보구만.


“염태성 씨?”

- 뭐? 지금 뭐라고 했어? 그리고 내 번호 저장 안 해놨어? 하루 종일 문자 한 통이 없고. 내가 얼마나 기다······. 됐고. 계산해주고 태워주고 먹여주고 재워준 사람한테. 이 밖에 정말 많은 걸 해준 나한테!”


웁스, 실수!

이온이네.


“번호 준 날 좀 정신없었잖아요. 아침부터 지금까지 정신이 없는 하루였고요. 전화 끊으면 바로 저장해둘게요. 문자 보낼랬는데 진짜, 진짜 너무 바빠서 깜빡했어요.”

- 깜빡할 게 따로 있지! 스댕··· 아니, 염태성을 네가 어떻게 알아?”

“아는 사람은 아니에요. 면식만 있을 뿐이지.”

- 그러니깐 어떻게 면식이 생겼냐고! 이 맹꽁아! 말귀 못 알아듣지. 너 지금 어디야? 일단 집에 들어와서 말해. 나도 지금 출발하면 30분이면 도착할 거다.”

“집요?”

- 어. 집.”

“집 없잖아요. ······이제.”

- 내 집.”

“아···.”

- 아는 무슨. 이젠 네 집이기도 해. 집 구할 때까지긴 하지만.”

“내 집이요?”

- 어제 내가 말했잖아. 내 집처럼 편하게 뭐든 쓰라고.”

“뭐든 쓰란 말이 내 집이 된다는 말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어떻게 또 신세를 져요. 하루 이틀도 아닌데······. 마음만 받을게요.”

- 일단 집으로 와. 어딘지 모르겠지만 밖이면 덥잖아.”

“아직 안 더워요. 걸을 만해요.”

- 더울 텐데?”

“아닐 텐데?”

- 이 맹꽁이. 말장난 그만하고 들어와라. 내가 너 있는데 까지 가기 전에.”

“저 갈 데 있어요.”

- 어디?”

“존피요. 혹시 아세요? 강남에···.”

- 존 피!? 미쳤어! 존 피를 간다고? 지금 어딘지 당장 말해!”

“몰라요. 전 갈 거예요.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단 말에요.”

- 오여수! 내 말 들어라. 너 가면 진짜······!”

“아, 진짜 뭐요?”

- 죽는 수가 있다고!”


죽는다는 말 한 마디에 나는 정말로 피를 떠올렸다.

‘피’라는 글자 하나와 염태성이라는 그 남자, 그리고 이온의 마지막 말에 나는 이제 막 시작한 여름에 아주 무시무시한 공포 체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 ● ●


이온의 이상한 소리를 뒤로한 채 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강남 존피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죽긴 뭘 죽어. 개뿔.’


똥색 캐리어는 치킨가게에 고이 모셔뒀더니 세상 마음이 편하다.

창밖으로 밤의 어둠이 더 짙어진 거 같았지만, 거리는 존피와 가까워질수록 더욱 더 화려해져 갔다.

찾아가서 물어보는 게 맞겠지?

······찾아야할까.

찾는 게 맞는 걸까?

이모와 나영이.

집이고 땅이고 통장이고 돈이 될 만한 건 모두 다 탈탈 털어서 맘먹고 떠난 사람들.

진심 찾아야하나 고민이 된다.

하지만 알고도 싶다.

20년 동안 가족처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눴는데, 왜 이제 와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나를 떠났어야만 했는지.

어차피 내 돈이 이모 돈이었잖아. 이모가 쓰고 싶으면 언제든지 썼을 뿐더러 솔직히 이모가 돈을 쓰면서 내 눈치 같은 건 본적도 없지 않은가.

어디서 그렇게 아파트 분양 소식을 듣고 오는지. 갭투자로 돈을 굴리고 싶다고 해서 나는 두말하지 않고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

어디에 얼마를 투자했고, 얼마를 잃었는지 나는 알지도 못한다.

그저 가만히 지켜봤을 뿐.

하물며 나영이는 어떤가.

이모는 나영이를 아이돌로 키우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영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현대 과학의 힘을 빌러 꾸준히 외모를 가꾸었다.

나영이와 비슷하게 생긴 얼굴을 찾는다면. 지금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이 거리에도 참 많네.

이모는 나영이를 위해 고액의 개인 노래 선생을, 연기 선생을, 헬스 트레이너 선생을, 그리고 요가 선생 등등 각종 선생을 고용하여 수시로 집으로 불러들였다.

이 모든 것을 위해 이모는 한남동 주택으로 이사를 했더랬다. 각 분야별로 필요한 공간을 마련하느라.

이 모든 돈이 어디서 나왔겠는가.

당연히 나의 주머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굳이 개미 똥만큼의 돈만 남기고 떠난 걸까?

그냥 20년 동안 살았던 거처럼 그렇게 내 돈을 원하는 입맛에 맞게 소비하면 되잖아. 그러면 우리 같이 살며 웃고 울며 함께 늙어갈 수도 있었잖아.


‘······난 괜찮았는데.’


왜 갑자기 심경이 바뀐 걸까.

이젠 당장 내 앞가림하느라 이모와 나영이의 거처를 안다고 해서 바로 찾아갈 수도 없을 거 같은데.

염태성을 찾아가서 뭐하나 싶다가도 염태성을 만나 물어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무작정 택시를 탔다.

취업 사기꾼일 줄 알았는데 염태성이 로얄 엔터테인먼트 대표라니.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땐 긴가민가했지만, 목소리가 앳된 여자도 먼저 ‘염태성 대표님 폰’이라고 말했잖아.

얼굴도 모르는 여자의 말을 믿는 게 웃기긴 하지만 정황상 내 전제가 맞다고 믿자.

사기꾼이 아니라면 나영이를 모를 리가 없어. 연습생을 그렇게 오래했는데. 분명히 알 거야.

자동차 비상등 깜빡이 소리가 들렸다.

생각을 하는 동안 어느새 도착지에 도달한 모양이었다.

미터기를 봤다.

······허헉!

1만 8천 9백십 원?!

긴급긴축재정에 엄청난 데미지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밤을 새서라도 걸어올 걸 그랬나? 눈물이 난다. 뉴뉴. 내 돈······.

택시에서 내려 인도로 걸어 나오자 주변 상권의 화려함 속에서도 뭔가 절제적인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검은 외관과 입구를 발견했다. 입구에는 영어 흘림체로 크게 적힌 빨간색 LED 간판이 보였다.

Zone P.

존피가 그 존 피였구나.

······피의 구역이라.

클럽 주인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취향 참 별나네.

근데 여기 클럽 맛집인가 보네.

입구에는 영화에서 익히 보던 양복 입은 가드들과 겹겹이 쌓여 있는 대기 입장객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딱 봐도 한 시간 대기는 기본인 거 같은데 춤추기 위한 노력이 매우 수고롭네.

입장객들의 옷차림도 건물 외관처럼 하나 같이 까맣고 간혹 가다 포인트로 빨강을 가미한 모습들이었다.

드레스 코드가 검정과 빨강인가?

그런데 내 옷. 청바지에 흰 티.


‘오 마이 갓.’


튄다. 이런 식으로 남들 눈에 튀긴 처음이네.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대기줄 끝으로 가려는데 별안간 누군가 내 어깨를 꽉 잡는 게 아닌가.


“어헉!”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더니 한 덩치 하는 가드였다. 그런데 왜케 귀여워. 까까머리 쓰다듬고 싶은······.


“아가씨는 바로 입장.”

“네? ······근데 왜요?”

“바로 입자앙!”


알았다고요. 뭘 그렇게 소리까지 지를 필욘 없잖아요.


“근데 저기요. 염태성 대표님 보러 왔거든요.”

“대표님 손님? 진작 말하지. 따라와.”


입구를 열고 들어가자 안은 밖 절제된 느낌과 달리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는 곳이었다.

각종 무빙조명과 레이저조명이 눈을 어지럽혔고 흐느적거리는 사람들이 클럽의 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중앙무대에는 현란한 손놀림의 DJ가 요란한 음악을 틀어대고 있었다.

가드를 따라 시끄러운 큰 댄스홀을 지나자 번쩍거리는 조명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건물의 외관처럼 대체적으로 검붉은 복도가 나왔고 쥐새끼 한 마리조차 돌아다니지 않은 듯 조용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소음이 찾아왔다.

‘탁’하는 소리와 함께 복도 끝 문이 벌컥 열리자마자 쾅하고 닫힌 소리가 복도를 쩌렁하고 울렸다. 닫힌 문 앞에는 작고 아담한 여자가 우거지상을 한 채 서 있었다.

잠시 문 앞에서 뭐라고 중얼거리던 여자가 고개를 돌려 정면을 바라봤다.

눈이 순간 마주친 거 같은데?

이 찌르는 듯한 스파크는 뭐지 하는 순간 작은 보폭이지만 빠르게 전진해서 여자는 내 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또각또각.

머리끝에서부터 인어의 비늘처럼 흘러내리는 흑발이 그녀의 가슴 위에서 걸을 때마다 찰랑거린다. 빨간색 탱크 톱에 짧은 블랙 레더치마가 여자의 몸매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걸어오는 여자의 걸음걸이가 하도 새침하고 통통 튀어 수면 위를 날던 인어가 육지로 그만 튀어나와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와중에 나의 청각은 그녀가 만드는 킬힐의 또각거리는 소리에 끝임 없이 반응했다.


‘우와. 예쁘다. ······어······라? 그때 헬싱키 행 페리에서 본 여자잖아?’


라고 생각하는 순간 여자가 어느새 내 앞으로 다가와 팔짱을 끼고 작다리를 짚었다.


“오여수?”


킬힐 만큼이나 앙칼진 말투였다.


“야. 네가 오여수냐고 묻잖아!”


에? 내 이름은 어찌 알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2 딸기맛배맛
    작성일
    20.01.21 21:09
    No. 1

    봐도봐도이해가안댐 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6 벨라송
    작성일
    20.01.22 11:32
    No. 2

    안녕하세요, 딸기맛시아님 ^^
    어느 부분이 이해가 안 되시는지 저도 이해가 안 되욤 ㅠㅠ
    간단하게라도 적어주시면 제가 답글 혹은 작품수정을 통해 반영이 되도록 노력하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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