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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반전여신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벨라송
작품등록일 :
2019.12.23 21:10
최근연재일 :
2020.04.17 14:59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4,926
추천수 :
158
글자수 :
402,501

작성
20.01.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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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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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신입사원 연수 (9)

DUMMY

“괜찮대요. 젤리가 함 부장님한테 말 전해줬대요. 함 부장님이 저 찾다가 다음 배 탄다고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었대요. 저 완전 찍히겠죠?”

“어. 이미 찍혔··· 찍히겠네. 메시지 하나만 더 보내야겠다.”


이온의 핸드폰이 다시 한 번 빛이 난다.


“그러세요. 근데 함 부장님이 왜 늦었냐고 물어볼 텐데. 뭐라고 해야 되죠.”

“됐어. 내가 메시지 보냈다. 함 부장한테.”

“뭐라고요?”

“나랑 있다고.”

“윽. 그게 더 이상하잖아요!”

“괜찮아. 함 부장은 내 성격 아니깐, 어디서 또 스파르타 당하고 있겠거니 할 거야. 아마도.”

“사장님 성격이 어떤데요? 스파르탄 또 뭐에요?”

“저번에 회사 안에서 더 놀랄 일이 많다고 했던 거 기억나냐?”

“네.”

“그럼 내 성격 듣고 사표 쓸 각오는 되었고?”

“사푠 안 쓴댔잖아욧! 꼬꼬마 자꾸 괴롭히면······.”

“뭐?”

“바로 뒷담화! 들어간다고요······.”

“그래. 뒷담화와 치맥이 직장인들의 숨통 아니겠냐. 마음대로. 언제든지 해.”

“안 삐질 거죠?”

“어. 이젠 안 삐져.”

“에-! 아까 삐진 거 맞네. 그런 거네! 오우 예! 인정했어!”

“······.”


아깝다.

이 순간의 그의 비통한 얼굴을 봤어야 했는데!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즐거워하는 내가 얄미웠을까?

이온이 갑자기 무게를 잡는다.


“오여수. 한 가지만 충고해도 될까.”

“뭔데요?”

“내가 함 부장 보단 서열이 높다.”

“그쵸.”

“그러면 나한테 말할 땐, 함 부장님이 맞을까? 함 부장이 맞을까?”

“······!”

“회사 생활의 시작을 알려주는 거야. 회산 위계가 없는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 즉 말하는 것부터가 이미 위계고 질서다.”


사장과 남사친의 경계가 아슬아슬하다.

어쨌든 이건 무조건적인 상명하복과는 다른 문제이고, 한국사회의 일면이니깐.


“한 수 미리 배웠어요.”

“······.”


지금은 사장님이 하고 싶은 걸까?

그럼 지금부턴 사장님과 사원입니다, 우리는.


“그, 뭐시다냐. 사장님도 짝꿍 같은 사람이 있나 봐요? 비상연락 하시는 거 보니깐.”

“···짝꿍?”

“젤리는 제 짝꿍 같은 아이에요. 그래서 메시지 보내서 제 위치도 알려준 거거든요.”

“그런 의미라면. 나도 있지.”

“누구요?”

“신 실장.”

“신기훈 실장님요오오?”

“어? 참 너도 알지.”

“에? 제가 신 실장님 아는 건 어떻게 알아요?”

“어? 신 실장도······ 면접관이었으니깐?”

“아. 맞아요. 근데 그 전부터 알았어요. 제가 인턴을 사브르에서 했거든요.”

“알아.”

“그때 완전 못 볼 꼴 다 보이고··· 그랬었는데.”

“무슨 못 볼 꼴?”


‘안 본 눈 삽니다’사건은······.


“죽을 때까지 말 못해요.”

“어.”


그런데 어두워서 내 청각이 극도로 예민해진 걸까?

순간 이온의 웃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고.


“지금 웃은 거 아니죠?”

“어. 지금 무슨 웃을 포인트라도 있었냐? 넌 뭐 웃긴 게 생각나기라도 했고?”

“아뇨오오! 뭔 웃긴 일이 있다고. 하하하.”


그 순간 이온이 또다시 ‘쉿’ 사인을 보낸다.


“왜요?”

“운전자가 내린 거 같다.”

“······!”

“지금부터 소리 질러!”

“네에?”


갑자기 분위기 쇼미더머니?


“이봐요! 여기 사람 있습니다! 이봐요!”


쾅! 쾅!

이온이 트럭짐칸의 문을 한방에 부셔버릴 듯이 온몸을 날려 부딪쳤다.

‘철벽’과 문의 싸움이라······.

과연 누가 이길까?

나는 뭐 할 것도 없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치는 이온을 바라봤다.

우리 톰 크루즈 잘한다, 짝. 잘한다, 짝.

생각하는 순간 트럭짐칸의 문이 열렸고, 마침 문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던 이온은 자연스럽게 문을 통과해 허공을 날았으나 중력의 힘을 거스르지 못하고 바닥에 착지했다.

이거쓴! 마치.

터미네이터!

초미래에서 보낸 인조인간의 등장씬이 생각난다.

다만 그는 실오라기를 두 조각이나 걸친 나신 아닌 ‘옷신’을 찍고 있긴 하다만.

진실로 그는 터미네이터의 몸을 가진 날파리였다.

이온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깜짝 놀라 눈이 화등잔만 해진 트럭 운전기사가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이쿠야! 이게 뭐디야?! 우째된 일인교?”

“그게······.”

“잠깐 들어가 쉰다는 게 저희가 잠을 자버리는 바람에 이리 되었습니다. 사례가 필요하시면 이리로 연락 주십시오.”


터미네이터는 총 대신 명함을 꺼냈고.

그것을 받아든 운전기사는 아까 보다 더 눈이 커졌다.


“···아···예.”

“그럼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가 운전기사에게 꾸벅 고갯짓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으며 소리쳤다.


“오여수. 그 정돈 뛸 수 있지?”

“넵.”


나는 트럭짐칸에서 폴짝 뛰어내렸고, 앞서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를 뒤따르기 위해 뛰었다.

우리는 함께 배의 차량 선적장을 빠져나왔다.

마치 영화에서 악당을 물리치고 석양을 등진 멋진 모습의 뒷모습을 한 채.

석양도, 악당도 없었지만, 오늘 내 옆엔 멋진 히어로가 있었다.



이온은 원이를 차에 선적하기 위해 떠났다.

의외로 선적될 차가 별로 없었고, 마침 원이도 배 선착장 인근에 세워져 있었던지라 모든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섬으로 들어올 땐 관광객과 동기들로 배 안이 꽉꽉 들어찼었는데 나갈 땐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좌석이 텅텅 비어 있다.

사람이 하도 없어 찾을 것도 없었지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함 부장을 찾았다.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희한하네. 터미널에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비상연락은 해놨으니 이젠 괜찮겠지.

젤리가 배에서 줬던 멀미약이 담긴 봉지를 가방에서 꺼냈다.

주섬주섬 봉지 안에 손을 넣어 멀미약을 꺼내는데, 뭔가가 하나 더 만져진다.


‘어? 이건······.’


막대사탕이다.

막대사탕?!

이제 내 머릿속에는 막대사탕하면 꽃갈치 염 대표가 생각난다.

염 대표가 사준 멀미약이었구나······.

고맙네.

말도 못했네······.

다음에 만나면 고맙다고는 말하자.

그리고 멀미약의 뚜껑을 열고 마셨다.


‘제발 멀미 하지 마라, 하지 마라.’


주문을 외우는데 이온이 옆자리에 앉는다.


“멀미약 먹냐? 내 껀?”

“어? 하나 밖에 없는데. 멀미도 해요? 아이언맨이?”


그리고 페리에서 그도 나처럼 멀쩡했던 거 같은데······.


“어.”

“저기 배에 매점에서 사면된대요.”

“됐어. 사실 안 해.”


그럼 그렇지.

근데······.


“지금 그럼 멀미약 달라는 그 뉘앙스의 질문은 그럼 뭐에요?”

“네가 먹는 건 다 맛나 보이더라.”

“하다하다 멀미약이 맛있어 보이는 건 처음이네요.”

“그러게. 오여수 네가 마술을 부리나 보다.”

“마술은. 무슨. 그나저나 혹시 함 부장님··· 부장은 찾았어요?”


내가 말을 정정하자 그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작은 몸짓이 날아와 또 내 가슴에 꽂힌다.

‘우쭈쭈’ 화살은 맞아도, 맞아도 좋다.


“어? 아까 말 안했었나?”

“뭘요?”

“낙오자가 너 말고 한 명 더 있어.”

“누구요?”

“너희 조. 박나훈.”

“진짜에요?”

“박 사원도 찾아야 된다고 함 부장은 좀 더 있다 온다고 했어”

“지금은 찾았대요?”

“모르지.”


핸드폰의 조원 단체 메시지방을 열었다.

하도 단체로 여러 명이 메시지를 나누다 보니 정신 사나워 알람을 꺼놨더니 나를 찾는 메시지를 놓쳐버렸나 보다.


[저 배 탔어요. 박 선배 어디 계세요?]


금방 답 메시지가 왔다.


[아까 젤리 톡 보고 터미널로 돌아가는 길. 가던 중 함 부장님 만나서 같이 터미널로 가는 길이야.]

[저 찾느라 배 못 타신 거예요?]

[아냐. 꼭 그런 거.]


이번엔 젤리가 메시지를 날렸다.


[아니긴 뭐가 아녜요.]

[여수 너 찾느라고 섬 반대편까지 갔었대. 제주도 반만 한 섬에서 난리도 아녔어. 이것아. 나훈이 오빠 혼자 국토대장정 찍었다니깐.]


나는 카톡창에 ‘죄송하게됐숑’ 이모티콘을 꾹 눌렀다.

박 선배가 답장을 했다.


[괜찮은 거지?]

[네. 저 완전 멀쩡해요. 진짜 죄송합니다. 걱정을 끼쳐서.]

[어쨌든 다행이다.]

[조심히 배 타고 들어오세요.]

[그래. 너도 조심히 가고 이따 숙소에서 보자.]

[네! 감사의 의미로 오늘 저녁은 제가 통닭을 쏘겠습니다.]

[기대할게.]


마지막 메시지는 젤리가 남겼다.


[낙오자 여수랑 나훈이 오빠는 오후 일정 참여 안 하는 거네요?]


그러곤 곧 이어 이모티콘을 날렸다.


‘경축!’


세 명의 못난이들이 엉덩이를 흔들며 축하의 폭죽을 쏜다.


[아···. 진짜 두 사람 노났네, 노났어! 우리만 가는 구나. 민속촌. 나 여기 3번째임.]


핸드폰 화면을 끄면서 이온에게 말했다.


“나훈 선배 찾았대요.”

“배나 놓치고. 군대를 한 번 더 보내야겠네.”

“그런 악담을. 저 찾느라고 낙오한 거래요.”


이온이 고개를 틀어 나를 돌아본다.


“어?”

“일부러 낙오한 거래요.”

“왜 굳이?”

“그건 모르죠. 학교 선배에다 같은 조원이라 걱정 됐나 봐요.”

“······그래?”


그때 드디어 기다리던 뱃고동 소리가 ‘뿌우우’하고 울렸다 그치자, 뒤이어 멀리서 자그마한 소리로 들려오는 파도소리도 연이어 들렸다.

철썩···. 철얼써억.

······철썩. ······철썩.

드디어 육지로 출발이다.

40분.

이제 우리 뭐할까요?

사장님.


● ● ●


“오늘 재밌었냐?”

“재밌었어요. 이렇게 단체 여행은 처음이거든요.”

“처음?”


그가 또 놀란다.


“학창 시절에 단체 여행 많이 가잖아?”

“그냥. 집에서 공부했어요.”

“대학 때 MT 같은 거도 가 본 적 없어?”

“뭐 그렇게 되었어요. 뭐 꼭 갈 필요 있나요. 집 학교 집 다녔더니 이렇게 좋은 회사도 입사했잖아요.”


내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말해 놓고 보니 내가 봐도 이상해서 활짝 웃긴 힘드네······.


“모범생이네.”

“네. 완벽했죠. 모범생으로서는.”

“그럼 러시아는 어떻게 왔냐? 그 위험한 데를 하필 혼자서. 인생 최초 첫 여행 맞지?”

“눈치 하난 타고 나셨네요. 첫 여행지 맞아요.”

“인류 최초 달착륙하는 시대가 언제적인데. 21세기에 러시아가 첫 여행지라니.”

“그래도 첫 여행지가 해외니깐 대견한 거 아닌가요? 그리고 앞으로 다니면 되죠.”

“그래. 같이······.”

“같이 뭐요?”

“······.”


같이 다니자, 라고 하려고 했을까?

그렇지만 그는 눈을 감은 채 끝내 말이 없다.


“자요?”

“아니.”

“그날 치킨 배달해줬던 날. 다음에 얘기해주기로 했던 이야기는 언제 해줄 거예요?”

“궁금해?”

“궁금하죠.”

“왜?”

“당연히 똥 싸다 끊긴 느낌인데 찝찝하죠.”

“야. 넌 여자가! 진짜.”


그가 눈을 뜨고 나를 또 뜨악한 눈으로 쳐다본다.


“여자는 뭐 더러운 얘기 하면 안돼요?”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꼭 나한테 그래야겠냐?”

“사장님이 저한테 뭔데요? 남사친, 여사친 사이의 대환데 이 정도면 평타죠.”

“하. 평타?!”

“얘기 해줘요.”

“얘기 해주면 뭐 해줄 껀데?”

“뭘 꼭 해줘야 합니까? 치사하게?”

“어.”

“됐삼요.”


다시 눈을 감고 있는 그의 입꼬리가 스리 슬쩍 승천한다.


“뭐가 좋아서 혼자만 웃고 난리에요.”

“그냥. 재밌어서. 네가.”

“재밌어요? 제가? 그런 소리 첨 들어요. 다들 엄청 진지하다고 하던데.”

“아냐. 너 엄청 재밌어.”

“그렇구나. 덕분에 개그본능이 깨어났나 봐요.”

“근데 너.”

“······.”

“그때 페리에서 치던 기타는 어쨌냐?”


기타······.

내 첫 버스킹.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거······.”

“잃어버렸냐?”

“······.”

“잃어버린 건 아닌 가 보다?”

“잃어버린 건 아니고. 사라졌죠. ······불 속으로.”

“······.”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제 짐들이 다 탔대요.”


짐이 탔다고 하는데 그는 놀라지 않는다.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이 담담한 얼굴, 같다.


“뭐 숨겨봤자 결국에는 다 알게 될 거 속 시원히 얘기할게요.”

“······.”

“저는 가족이 없어요······ 이젠······. 엄마, 아빠는 일찍 돌아가셨고 남은 가족이 이모랑 이종사촌 한 명 딸랑 둘 있었는데······.”


울지는 말자.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캔디는 아니지만.

여기선 울지 말자.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는 중용의 목소리를 내자.


“그때 이모집 앞에서 봐서 아시겠지만, 사라졌어요. 이모도 이종사촌도.”

“알고 있었어. 맹꽁아, 네 신상명세서 파악한다고 말했잖아.”


알고 있었구나.

근데 자기가 왜 내 신상명세서를 파악하는 거야. 별꼴이야.

그래도 내 짐이 탄 건 몰랐나 보네.


“그때 제 짐도, 기타도······. 탔어요. 뭐.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이삿짐센터에서 모르고 태웠나 봐요. 하하···.”

“······.”

“······.”

“이모는 왜 안 찾는 거야? 유일한 혈육이라며.”

“모든 걸 다 말할 순 없지만···. 찾았는데···.”


으으윽.

나올 거 같다. 눈물······.

바다가 보이는 창 쪽으로 고개를 틀었다.


“찾았는데 안 찾는 만 못할까봐······.”

“······.”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은 여력이 없어요. 나를 책임질 사람이 나 하나뿐이거든요. 돈 벌어야죠. 사고 싶은 것도 많아요. 저.”


애써 목소리를 밝게 했더니 눈물이 쏙하고 들어간다.

마인드 컨트롤이 통했나보다.


“뭐 사고 싶은데?”

“원이 같은 자식?”

“진짜 애를 낳고 싶은 건 아닐 테고. 원이면. 차?”

“네. LJ1은 완판되었고, 이젠 빈털터리인 저 같은 신입이 사긴 슈퍼 울트라 비싸고. 그냥 나중에 소형차 정돈 하나 뽑아보려고요.”

“어. 좋네.”


이젠 내 차롄가.


“제 비밀 하나 털어놨으니깐. 저도 뭐 하나 물어봐도 되요?”

“어.”

“그 아이가 누구에요?”


감고 있는 그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린다.

그 아이란 사람은 차분히 불던 이온바람도 파란이 되게끔 하는 묘한 힘이 있는 아이인가보다.


“염 대표랑 사장님이랑 같이 있을 때마다 그 아이 얘기가 나와서.”

“······.”

“말하기 곤란하면 안 해도 되요.”

“어.”

“그럼 이 질문은 대답 패스하고 다른 질문으로 바꿔도 되요?”

“그래.”

“염태성 대표랑은 어떻게 알아요? 꽤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 같아 보였는데.”

“어. 친구······였어.”

“아주··· 친한 친구··· 였어요?”

“······.”

“······.”

“어······.”


아주 오래된 친구.

하지만 지금은 볼 때마다 으르렁거리는 사자들.

영역 싸움이라도 한 걸까?

아니면, 한 여자를 두고 극렬한 전투라도 벌인 사이인 걸까?

싸움이든, 전투든.

그 끝은. 둘 중 하나가 피를 철철 흘리고 끝난 건 아닐까?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너 나한테 관심 있냐?”

“관심요?”

“어.”

“아닌데!”

“아니면. 아직도 혼자 썸 타는 중인가?”


그가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숫제 몸을 틀어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우리 둘 사이의 공간은 손바닥 한 뼘 정도로 좁혀졌다.

두근두근.


“이히힉! 지금 뭐하는 거예요?”

“확인.”


두근 반, 세근 반.


“궁예에요? 관심법이라도 쓰게요?”

“어. 필요하다면.”


심장이 뛰다 못해 난리부르스를 춘다.

이러다 들키겠어.

들키면 안 되는데······.

어쩌지. 어쩌지. 어쩐다지!

고민하느라 머릿속으로 엄지손톱을 수십 번 물어뜯으며 생각했다.

그래! 그거야!

이에는 이, 눈에는 눈.

관심법엔 관심법이지!


나는 외쳤다.


“옴마니 반메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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