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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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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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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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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바닥 아래3

DUMMY

"하늬야, 기다려. 알겠지?"

"삐이-"

<나도 대기하고 있을 테니까>

"삐"



N까지 함께 하는데도 살짝 불만족스러운 목소리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탁 트인 공간이라면 모를까, 지금 갈 곳은 닫혀있는 미지의 공간이니 말이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장점도 저 아래에서는 여러모로 퇴색된다.



그러니 두고 갈 수밖에. 여기서 시우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몸을 이리저리 쓰다듬어 주는 것뿐이다.



그렇게 살짝 착잡한 마음을 품고 아래로 내려가는 시우다. 그런 시우에게 카닌은 오래간만에 크호콘펠을 향한 집착에 가까운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역시 하늬의 엄마는 제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 발작에 시우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솔직히 따지고 보면 시우가 카닌에게 해준 것보다 카닌이 시우에게 해준 게 더 많으니까.



여러 의미에서 그렇다.



하늬의 성장은 사실상 카닌에게 거의 다 맡겨둔 것이나 다를 바 없었으니까. 겉모습이야 매와 똑같다고 해도 본질은 한 세계의 최상위권 포식자. 당연히 비교하면 비교할수록 차이가 드러난다.



그렇기에 카닌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지구는 물론이요, 고향의 기준에서도 크호콘펠의 전문가이니 말이다. 그건 그녀와 그녀의 고향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부정할 수 없는 바다.



정신적인 역할에서도 그렇다. 종종 시우가 자리를 비웠을 때도 카닌은 꾸준히 하늬를 돌보았다. 가령 형의 손에 이끌려서 간 바캉스라든지, 이세계 탐사라든지, 중국에서 개최한 무술 대회라든지...



생각해 보니까 직접적으로 손시훈과 관련된 일이 2/3다.



그래도 이 정도쯤은 용서해 주자. 하늬라는 좋은 이름을 붙여준 게 그 손시훈이니까.



어쨌든 자신이 하늬와 함께 한 시간보다 카닌이 함께 한 시간이 더 많다는 거다. 그렇기에 시우는 묵묵히 카닌의 들뜬 목소리를 받아주려고 했다.



"마경태씨가 아빠, 제가 엄마, 그리고 시우씨가 삼촌 하면 되겠네요."

"엄마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굳이 경태형과 저를 엮어야 할까요?"

"흠..."

"왜요."

"좀 생기긴 했는데, 역시 30 중반을 넘어가는 아저씨는 좀..."

"야, 이 또라이야."



진짜 이렇게 보면 제정신이 아니긴 하다. 하늬 하나로 진지하게 자신과 마경태를 엮으려고 한다니... 이건 마경태도 정색을 할 이야기다.



띠동갑을 넘어서 거의 나이가 2배 차이가 나지 않는가. 이 이야기를 마경태가 들었다면 진지하게 전화를 하려고 했을거다.



굳이 카푸스 말고도 많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그녀의 가문원들이 상당수 넘어와있으니까.



"그러니까 저도 가족분들께 알려드리겠습니다."

"하하! 농담-농담-"

"좀 생기긴 했는데를 말한 시점에서 단순한 농담은 아닌 것 같은데."



추궁하는 시우의 목소리르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면서 회피하는 카닌. 그리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조엘 시몬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마나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데, 그 힘도 광배와 비슷하게 나오는 것인가요?"

"그런 것 같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스위스에서 제일 신성한 야광등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적절하게 사실과 농담이 뒤섞여 있다.



은은하게 지하의 어둠을 밝히고 있는 한 자루의 검. 그 검에서 나오는 빛은 시우가 느끼기에도 마법과는 사뭇 다른 힘이었으니까. 전에 지나친 신성력으로 인해서 멸망한 세계를 탐방했을때 질리도록 몸에 받고 또 받았던 그 빛이다.



그때는 여러모로 찜찜했었는데... 이렇게 적절히 어둠만 밝힐 정도로만 있으니 마음에 평온을 준다.



그리고 스위스에서 이 빛을 쓸 수 있는 것은 조엘 시몬 단 하나뿐. 그러니 스위스에서 제일 신성한 야광등이란 표현은 그럭저럭 맞는 말인 셈이다. 스위스가 그럭저럭 선진국에 속하는 나라기는 한데, 동시에 작은 나라기도 하니까. 인구가 1000만 명도 안 되는 국가였던가.



이 사실과 함께 떠오르는 작은 질문을 하는 시우였다.



"조엘 씨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있나요?"

"아뇨, 딱히. 마지막으로 교회에 간 게 지인의 결혼식 때입니다. 종교에 살짝 비판적인 입장이기도 하고요. 왜 알면 알수록 더 찜찜한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바였다. 단순한 심리학이 아닌, 문화와 관련된 심리학이니 역사를 잘 알겠지. 시우도 대충 종교의 폐해하면 성경의 각종 모순과 역사의 사건들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당연히 이 사람은 자신보다 더 잘 알 거다.



그리고 그는 '시우도' 절에서 초청을 하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딱히 시우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지만, 이 사람에게는 있는 모양. 확실히 천사가 중세의 갑옷을 입은 모습이니 선전에는 좋기는 하겠다. 그러니 그런 질문을 한 거겠지.



이러니 단순히 없다고 눈치 없는 대답을 할 수는 없겠다. 그래서 적당히 좋은 답을 생각하던 시우는 끼이이 거리는 비명과 신음 사이의 무언가에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시죠?"

"잠시"



자신들을 향해서 조금씩 스멀거리면서 다가오는 기척. 쥐라고 하기에는 무겁고, 뱀이라고 하기에는 뜨겁다. 그리고 뭉실 거리는 것이 살아있는 생명체의 느낌이 절대로 아니다. 블루베리도 그럭저럭 꿈틀거리는 생동감이 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는 느끼지 못했지만 슬슬 다른 일행도 뭐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낀 모양이다. 서서히 표정이 굳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자신의 검을 가볍게 쥐고 있던 조엘 시몬은 저 멀리 있는 어둠을 향해서 검을 겨누었다.



그 검을 적운흉풍이 발굽으로 살짝 밀자 '키이이익!' 거리는 비명소리가 작게 퍼진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정적이 찾아오자 시우가 나지막이 말했다.



"물러갔군요."

"상당히 예민하시네요?"

"존재감이 뭐랄까. 작은 점이긴 한데, 흰 종이 위의 까만 점 같아서 말이죠. 아무튼 괜찮겠죠?"

"단순히 제가 겨눈 것만으로 물러날 정도면 잡귀겠지요. 그럼 뭐, 계획대로 되지 않겠습니까."



추측되는 적들의 무리는 넷



하나는 이미 처리한 입구에서 대기하던 망령의 무리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제일 깊숙한 곳에서 기다리는, 심연에 완전히 침식돼서는 혼자 돌아다니는 괴물들



어설프게 심연의 힘을 버텨서는 약한 망령과 공존하는 괴물들



이 세 종류에 비하면 바닥 밑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망령들은 조엘 시몬이 말한 대로 잡귀일 거다. 그것들을 처리하는 것이 위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몫. 무당도 하나 있고, 이미 무리 지은 망령들을 훌륭하게 막아낸 마법진들도 남아있다.



결정적으로 N이 있다.



설마 조엘 시몬이 어정쩡하게 겨눈 검에 겁을 먹고 도망간 망령이 그 모든 걸 돌파한 힘을 가지고 있겠는가. 시우도 말은 괜찮겠냐는 질문을 했지만, 자신이 운이 없어도 그렇게 불합리한 일을 당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렇게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일행. 이윽고 그들은 자신의 주변을 채운 정적을 깨트리고자 다시 가벼운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도 너무 긴장이 풀리지 않게 잡담의 주제는 주변 환경에 관한 것이었다.



"보니까, 위쪽의 사원과 나름대로 대칭 구도를 이루고 있군요. 어떻게 한 건지..."

-대규모 전이 마법으로 구조물과 원래 있었던 호수를 겹치게 한 방식을 썼겠지요.

"그게 가능하나요?

-먼 옛날에는 대세인 방식이었습니다.

"그 옛날이?"

-좀 됐지요. 키잔트헤임 건국 초기에도 그 방식이 대세였으니까요. 사실 비용만 되면 그 방식이 최고입니다.



심연이건, 공허건 혼돈이건, 신전이나 사원 같은 구조물을 써서 다른 차원의 지성체의 간섭을 차단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소리인데"

-땅밝기하고는 다르지요.



땅밝기는 멀쩡히 있는 종교시설에 사이비 신도들이 찾아가서 깽판을 치는 거고, 이건 이미 침공을 당한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지구의 상황과 비교하자면 게이트가 열리고, 던전이 생겨난 곳에 인공 던전을 세워서 공멸시킨다고 할 수 있겠다. 확실히 비용만 부담이 된다면, 제어를 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방법이기는 하겠다. 목표물인 던전이 성장하는 만큼 인공 던전도 성장을 할 터. 로봇을 보내는 것보다 유연한 대처가 되겠지. 사람이 죽을 위험이 있는 헌터를 직접 파견하는 것보다는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고.



문제는 그놈의 비용. 옛날에는 대세였지만 지금은 아닌 것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키잔트헤임에서도 상당히 부자인 사람이 강조할 정도면... 지구에서 따라 했다가는 허리가 휘청거릴 거다.



이런 잡담을 하는 일행 사이로 얇게 찢어지는 소리가 울려 들어왔다.



"방향이..."

"좀 전에 망령이 사라지면서 우회한 방향이군요."



찢어지는 소리가 시작된 거리는 상당히 먼 것 같다. 시우의 감각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니까. 여기가 닫힌 공간이라 소리가 간신히 여기까지 닿은 것이지, 열린 공간이었다면 진작에 소리가 흩어져서 일행에게 닿지 못했을 것이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기는 했다. 그 일을 알려주는 대무당이었다.



"영혼이 찢어지면서 나는 소리이옵니다."

"퇴치인가요?"

"아뇨, 그것이... 그러니까..."

-퇴치의 본질이 정숙한 처형이라면, 방금 그건 잔혹한 살해... 맞지요?

" 아눕롤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살해라



사냥도 아니고 살해. 즉 그런 게 가능한 것은 나름대로의 의식이 있어야지 가능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그 생각을 하는 시우의 발이 가벼운 떨림을 느낀다. 이와 함께 시우는 자신들을 향해서 달려오는 무리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닥 아래로 추방당한 먼 옛날의 원주민들의 무리 중 하나. 과연 그들은 지금 어떻게 뒤틀렸을 것인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시우는 품 속에서 쇠뭉치를 하나 꺼내들었다.



조명탄 발사기다. 저번에 써 보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아서 사 둔 물건. 그것을 시우는 자신들을 향해서 달려들어오는 무리의 중심을 향해 쏜다.



그리고 밝은 빛이 갑갑한 어둠을 밀어내고 드러난 모습에, 시우는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이만하면 사실 그럭저럭 점잔은 반응. 여기 있는 전원이 베테랑인데도 불구하고 몇몇은 평정심이 흐트러진 숨소리를, 몇몇은 살짝 구역질을 참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으니까. 일단 확실한 것은 벽화에 기록된 모습은 살짝 순화가 된 모습이다.



도대체 힘이 어떻게 적용이 되었길래 사람의 내장이 저렇게 부풀어 올라서는 가죽을 뚫고 나와 몸을 감쌌는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_이, 이 무슨



여기서 가장 지식이 풍부한 아눕롤에게도 충격적인 모습인지, 어지간한 때의 설명 대신 기겁을 하고 있다. 즉, 저건 어지간한 상식에서도 벗어난 모습이라는 거다. 이 상황을 시우는 자신만의 표현으로 드러냈다.



"이건 형이 봐도 상당히 독특하다고 여길 상황이라는 거네."

"헌터의 입장에서 냉철하게 따지면, 독특하기만 하죠."



거드는 조엘 시몬의 말. 그에 모두가 숨을 고르게 거둔다. 두 사람의 말대로 냉철하게,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의 관점에서 보면, 독특하고 기괴하나 도저히 상대하지 못할 난적은 아니니까.



그렇기에 침착하게 숨을 고르면서 무기를 드는 헌터들. 그들을 향해서 사람에서 상당히 벗어난 괴물들이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

"&^//~/*!"

"**&^/~@@!"



뭐라 말하는 것 같기는 한데... 이종족보다는 고블린이나 놀, 그 중에서도 지능이 상당히 어설픈 것들 수준이다.



-심연에 너무 스며들어서 마나를 통한 의사소통조차 안 될 지경까지 왔군요. 겉모습도 그렇지만 내면도 회생불능, 이만하면 안락사에 가깝습니다.



이세계의 바이러스나 저주에 당해서 좀비나 구울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소리다.



아눕롤의 이 판정에 시우는 자신이 쥐고 있는 창을 망설임 없이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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