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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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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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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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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눈도장3

DUMMY

이어서 자연스럽게 이본 보네르뿐만이 아니라, 비적합자인 보네르 상원의원도 볼 수 있게 자신의 광배를 드러내는 손시훈이었다.



시우는 절대로 하지 못 할 행동이다만, 관점에 따라서는 그렇게 굉장한 것이 아니다.



지구의 서양쪽에서는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설화. 그것은 성경 수준의 신화에서 전설을 걸쳐서 일반 설화까지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다.



평범한, 종종 그를 넘어서 사회적 약자로 위장했던 천사가 업무를 완수하기 위하여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낸다는 이야기. 그것과 비슷하게 손시훈은 자신의 광배를 드러내고 있었다.



"별로 눈 부시지 않는..."

"당연하지.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했다가는 네 아버지의 눈이 진짜로 손상을 입을 수 있으니까."



이본의 감상에 바로 튀어나오는 날이 선 카푸스의 목소리. 아직도 화가 나 있는 모양이다.



그런 카푸스의 마음을 시우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굳이 시우까지 말할 것도 없다. 지금 N의 모습만 봐도 되니까. 아직 시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 평상 시라면 다른 전설 속의 탐욕스러운 용들처럼 따뜻한 인간 여성- +처녀 -의 온기를 느꼈을 테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이본의 손을 잡고도 시각이 마비되어 안절부절못하지 못하는 그 모습은 절대로 연기가 아니었다.



이런 세 사람을 두고 보네르 상원의원은 살짝 감탄하고 있었다.



"여러모로 찬란하군요."

"조금 더 감상을 붙이자면?"

"흠...."

"흠?"

"손시훈씨. 저와 여러 이야기를 했었죠. 그중에는 지구에 전해지는 신화나 전설 중에는, 실제로 있었던 일들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 모든 신화나 전설에 내가 함께 한 건 아니지만, 그중 일부는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니까."



전체적인 비율로 따지자면 일부. 하지만 손시훈이 경험한 일부는 전체를 대충 추리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여기까지는 대충 자신의 생각대로 따라왔다고 생각했는지 손시훈이 표정이 환해진다.



그 상태에서 말을 이어가는 보네르 상원의원이었다.



"손시훈씨가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습니다. 혹시라도 동생분이 그런 신화나 전설, 설화를 따라 하고 있다는 괜한 오해를 사는 게 아닐까..."

"네! 마자여!"

"이 방법이 최선이라는 것 또한 이해합니다."

"그렇죠?"

"하지만 손시우씨의 집에 가고 싶다는 표정을 보면, 조금 귀찮은 방법을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 말에 바로 입술을 살짝 깨무는 손시훈. 그리고 시우는 눈 앞의 보네르 상원의원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종류의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바른말 맨. 이른바 손시훈의 천적과도 같은 사람이다. 어쩌면 손시훈이 집을 나간 동안 이 사람과 어울렸던 이유는 아버지를 떠올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손시훈에게 깨어있는 상태로 악몽을 꾸게 만드는 존재에 불과하다.



"레-"

"알 수 없는 기괴한 신음소리로 관심을 돌리고 빠져나가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어, 어떻게? 이건 아직 당신 앞에서는 한번도 쓰지 않은 말투인데?"

"아버님께서 알려주시더군요."

"어째서! 왜! 왜!"



상대가 마왕이 아닌 이상 보기 힘든 극대노를 보여주는 손시훈. 비합리적인 동시에 해소되지 않을 분노라 더더욱 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모습을 보며 시우는 자신의 아버지라면 자신의 광배를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형의 말대로라면 비적합자도 충분히 광배를 볼 수 있으니까. 아버지라면 충분히 그런 깨달음은 얻은 상태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자 여러모로 복잡한 마음이 가슴 깊이 차오른 시우였다.



처음 한 상상은 '머리 뒤에 그 쟁반은 뭐니?' 라는 질문. 그리고 상상을 조금 더 해보니 그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리거나 깔끔하게 무시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왜 '나는 아무것도 못 봤다'라는 느낌 있지 않은가



왠지 모르게 자괴감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생을 두고 손시훈은 징징거리고 있었다.



"이상하다...? 아버지에게도 좀 그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완전히 예상하지 못했을 텐데?"

"세상 살다 보면 별별 일 다 있을 수 있지.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고 없을까. 이건 환생자인 형이 더 잘 알 거 아니야? 경험한 적 없어?"

"그래! 경험한 적은 있어! 하지만 보통 이런 건 누나, 여동생, 엄마, 혹은 그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왜 아버지인 건데?"

"아, 예- 그러시겠죠."



여기서부터는 헛소리라 반쯤 무시해야 한다는 건 굳이 자신의 아버지 같은 현명함이 없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조금 냉혹한 말이기는 하지만 노망난 노인의 주절거림을 진지하게 들어서 돌아올 건 거의 없으니까. 그러니 구석에서 웅크리고 중얼중얼 거리는 손시훈을 무시하고, 앞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행이었다.



"일단 국제 헌터 연합이 왜 오나. 그것부터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눈으로 자네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거겠지. 자네의 존재 자체는 예전부터 관심사였네."

"언제부터요?"

"꽤나 기네. 자네의 형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직후부터였지."



11명의, 그것도 일반적인 마왕보다도 강력한 마왕을 일반적으로 박살 낸 때



"비적합자라고 해도, 갑자기 각성하는 때가 있지 않나. 쌍둥이, 그것도 이란성이 아닌 일란성 쌍둥이니 모두가 자네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 지금은 비적합자라도 갑자기 적합자로 각성할 수 있다. 그런 상상은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이 기대는 자신도 했던 기대니 말이다. 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에도 형은 적합자니 자신도 충분히 적합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했었던 것이다.



물론 그 기대는 완전히 사라진 물거품이 되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자신에게 돌아왔다. 이를 모두가 알게 되었으니 충분히 관심을 가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자신의 동맹이 되든, 적이 되든 관측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시우를 두고 카푸스는 다른 방향으로 걱정되는 목소리를 꺼냈다.



"괜히 자존심 싸움을 하는 녀석들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자존심 싸움요?"

"그러니까... 몇 백년 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관점은 당연히 차이가 나지 않겠어?"

"그렇겠죠. 그래서요?"

"그러니까 나는 너의 광배가 제어가 안된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켜 두고 있다. 이런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지. 내가 진짜로 너희 형을 모르고, 너하고 완전히 남남인 관계라도 이걸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몇몇 A랭크, S랭크의 적합자 인간들은, 내가 내릴만한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을까?"



.

.

.



본격적인, 앙숙인 세계 S랭크 연맹과 국제 헌터 연합간의 불안불안한 행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깜빡



깜빡깜빡깜빡



회의장의 한쪽에서 천사의 고리와도 같은 고리가 반짝이면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그걸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고 해도, 측면에서 퍼지는 빛으로 느끼는 시우는 완전히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완전히 시선을 돌리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 곳곳에 자신의 시선을 붙잡는 무언가 들이 이 회의장에 가득하다.



광배를 제외하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건 쉽게 천사를 떠오르게 만드는 새하얀 날개. 최근에 지구의 기독교가 아닌 다른 신들의 천사들과 싸운 적이 있다지만, 여전히 새하얀 날개는 시우에게 은근한 위압감을 선사한다.



이렇게 여러 거룩한 모습들이 시우를 은근슬쩍 압박하고 있다.



짜증을 내고 싶지만, 근본적으로 자극을 하는 원인이 자신인 것을 아는 이상 마냥 뭐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묵묵히 참고 있는 시우를 두고,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어서 손시훈님의 연설이 있겠습니다!"



이것을 알리는 목소리에는 나름대로의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 아무래도 행사를 주최하는 쪽이 연맹이다 보니 사회자 또한 연맹의 사람인 모양. 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기대감이 가득 차오른 분위기가 형성되어도 이상할 게 없다.



적극적으로 박수를 치는 세계 S랭크 연맹은 물론이요, 국제 헌터 연합의 사람들도 딱딱하게 박수를 치는 것과는 별개로 긴장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속에서 또 무슨 기행을 저지르나 걱정을 하는 것은 시우와 N뿐. 이런 둘의 걱정이 무색하게, 손시훈의 연설은 키잔트헤임의 칠현에 걸맞는 것이었다.



내용이야 당연한 말이다.



게이트로 인한 연결로 인해서 지구는 끊임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그러니 한 세계 내에서의 여러 이해관계는 내려놓고 단결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모두가 그런 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망하는 집단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의 이기적인 마음은 은근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힘을 완전히 억제할 정도로 손시훈의 연설에는 평상시의 모습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깃들어 있었다.



그렇기에 잠시 말을 마치는 손시훈을 두고 회의장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박수소리들이 잔잔하게 퍼졌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야 할 것 같군요. 지금까지 이상적인 이야기를 했으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 봅시다. 인류는 또 다른 진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치 마나가 증가해서 적합자가 생겨나던 때와 비슷하게 말이죠."



말을 하면서 양 손을 들어 올리는 손시훈. 그러자 그 손 위에서 다른 색깔의 빛이 생겨난다.



하나는 푸른색, 하나는 주황색. 이런 색 말고는 강도나 퍼져나가는 형태는 비슷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우는 저 두 빛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저 주황색의 빛에서 며칠 전 들었던 말이 떠오른 시우였다. 사령술과 천사를 다루는 힘은 이론상으로는 비슷한 기술이라고 했던가. '기적'을 다룬다는 점에서 말이다.



확인을 위해서 시우는 바로 옆의 대마법사님께 질문을 했다.



"신성력인가 하는 건가요?"

"그런 것 같군. 비적합자인 너는 느껴지지 않겠지만, 주황색의 빛을 내는데 쓰는 마나의 양은 푸른색의 빛을 내는데 쓰는 마나의 양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아."



다른 쪽에서도 분석을 하고 있는지 회의장에서 수군거림이 퍼진다. 그에 잠깐 말하는 것을 멈추고 나름대로 분석과 추측을 하게 기다려주는 손시훈.



그런 그에게 누군가가 질문을 해 왔다.



"키잔트헤임은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까?"

"존재 자체는 인정하죠.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대부분의 세계에서 신성력, 혹은 권능이라고 부르는 이 힘을, 키잔트헤임에서는 운명력이라고 부릅니다."



한 존재의 운명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힘. 정말로 직관적인 이름이지 않은가?



대부분의 종족이 생명력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블루베리 같은 경우에는 마나와 사고력을 기반으로 움직인다면, 신은 운명력을 기반으로 한 존재다.



신화에 따르면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신들이 불로불사인 이유가 그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그렇게 바꾸었으니까.



"그런데 신을 부정하는..."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신이 가장 운명력을 잘 다루지만, 신이 아닌 사람도 운명력을 다스릴 수 있고, 기적을 일으킬 수 있으니 신에게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게 키잔트헤임의 관점입니다."



그래서 키잔트헤임에서는 신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기적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체계적으로 진행되어 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요지는 이겁니다. 세상의 대다수를 체워가는 적합자에 비하면 숫자가 극소수로 적겠지만, 운명력을 유의미할 정도로 다스리거나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날 겁니다.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제 동생처럼 말입니다."



시선이 바로 한쪽으로 집중된다. 반은 얼굴, 반은 머리 위, 그리고 정말로 극소수의 사람은 머리 뒤를 빤히 보고 있는걸 느끼고 있는 당사자는 완전히 죽을 맛.



이 순간에도 고리같은 광륜은 깜빡거리고 있다.



"당연히 그들 중에는 능력이 상시 발동되는 게 당연한 사람도 있겠죠. 제가 부탁드리고자 하는 것은 그들 또한 결국은 똑같은 사람으로 대하는 세상을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제 동생에게 꼽주는 행동을 앞으로는 다른 이에게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도 직접적으로 꼽을 줘 버렸네?>



N의 말대로 그렇게 돼 버렸다.


작가의말

안타까운 공지입니다만..


일요일부터 생동성 알바 관련해서 병원에 입원합니다. 꽤나 장기간 입원이 될 것 같네요.
그래도 최대한 연재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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