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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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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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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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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조사팀2

DUMMY

카푸스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게 몇 대를 거치면 말이 친척이지 사실상 작은 마을 규모를 이룰 정도가 된다. 확실히 고향에 왔는데 들리지는 않을 수 없는 노릇.



그렇긴 한데 그와 별개로 '내 훈련은?'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우였다.



하지만 자신이 곁에 너무 붙어있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말과 함께 그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할 일을 하러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우를 위로라도 하려는 것인지 마경태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 어께위에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그래도 아주 방치하는 건 아니잖아. 나름대로 카푸스에게 받은 것도 있고. 나는 새 창을 받았고, 너는 지식의 보고인 책을 몇 권이나 받았지."


"창은 둘째 치고, 형은 책 몇 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일지 몰라도 전 아니에요."


"에이, 그래도 일단은 2부로 나눠서 훈련을 한다고 하는데 2부에서 합류하지 않겠어?"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강력히 드는 시우였다.



하지만 자신이 부정적으로 생각해봤자 카푸스가 돌아오는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 그렇다면 빨리 바뀐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박미소를 보는 시우. 그런 적극적인 태도가 마음에 드는지 작은 웃음과 함께 설정에 맞춰서 브리핑을 시작하는 박미소였다.



"좋아, 지형을 예측할 수 없어서 난항이 있었지. 하지만 현지에서 포획한 몬스터 덕분에 그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다. 우리의 목표는 탐지기에 감지되는 포인트 D의 주변 탐사 및, 가능한 경우의 던전 돌파야."



말과 함께 순식간에 노트북과 그와 연결된 몇몇 기계들을 꺼내는 박미소. 그와 함께 허공에 비쳐진 화면에는 X표가 잔뜩 그어져 있었다. 아마도 전에 미리 닫아둔 던전인 모양이다.



그 X표를 무시하면서 시우는 군데군데 보이는 △중 하나를 가리키는 박미소의 손을 보고 질문을 던졌다. 자신 또한 박미소를 대장으로 두고 있는 조사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다른 조사팀에게서 받은 정보는 없나요?"


"특별한 정보가 하나 있어. 조우한 현지인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C랭크 중상위권의 헌터들과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 불필요한 마찰은 최대한 피해야겠지."



그리고 마경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몇 가지 던지고 있었다. 전의 대련도 그렇고 확실히 자신이 헌터나 의사의 일을 하고 있다고 자각하면 사람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일단은 헌터라는 이름에 더 집중하기로 생각한 시우는 카푸스가 건네준 형의 책을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신병이 전공 서적을 읽는 부대는 자신의 군 생활에 들어보지도 못했으니까.



일단 하루 정도는 선임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관찰하는 게 최선. 그 모습은 일단 전의 베테랑 헌터들보다도 전문적인 면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체력이 모자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행동 하나하나마다 마법을 쓰는 박미소.



그것은 비적합자인 시우가 단순히 따라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래도 저런 행동의 이유를 안다면 자신 나름대로 그를 대체할만한 행동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물어봐서 나쁠 건 없기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분위기가 잡히자마자 던진 질문에 박미소는 친절히 답을 해주었다.



"실시간으로 흔적을 지우고 차단해야 하니까. 평범한 헌터팀에게도 중요하지만 조사팀에게는 몇 배나 중요한 일이지."


"어째서죠?"


"우린 이 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이 세상뿐만이 아니라 새로 게이트가 열려서 연결된 모든 세계는 미지의 세계지."



당연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이 언제 덮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은 조사팀를 바로 습격하는 것이 아닌, 조사팀을 쫓아서 게이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경우다.



그는 과거에도 심각한 문제였지만, 지금은 더더욱 경계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몬스터들이 자연적으로 게이트를 찾기 전에 지구 쪽에서 먼저 게이트의 발생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경비대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보를 저 쪽보다 먼저 건네주는 게 조사팀의 주 목적이야."



그를 위해서라도 조사팀은 상대적으로 은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전의 베테랑 헌터팀처럼 대놓고 움직일 수 없는 환경. 그것으로 시우는 전에 박미소가 말한 '가능한 경우'의 던전 돌파에서 '가능한 경우'의 조건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령 A++급 헌터인 이본 보네르라고 하더라도, 그 위의 S랭크 헌터들의 상당수도 그 가능한 경우를 쉽게 만족시키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10번의 신규 게이트 탐사가 바로 던전 돌파로 이어지는 것은 1번이 겨우 되지 않을까. 그러니 수고는 수고대로 하는데 그 수고로 인한 공로는 뒤에 들어오는 헌터들에게 다 빼앗길 수도 있다.



그와 함께 시우는 헌터의 군 복무 관련에서 조사팀이 기피직 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동시에 형의 군 복무는 바로 그 조사팀의 일이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형은 남들과는 다른 조사팀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조사팀이 던전 돌파를 하려면 던전 밖에서는 모르게 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


"...사령마 기수가 능숙하다면 사령마와 같이 허상화를 해서는 조용히 던전 중심부까지 갈 수 있겠네요?"



이번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한 것은 박미소가 아니라 지금도 머리만 실체화를 하고 있는 적운흉풍이었다. 다만 미묘한 눈빛을 보면 자신 없이도 잠입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것 같았다



형의 조사팀 생활은...사실상 암살자와 비슷한 게 아니었을까. 대놓고 정문에서 쳐들어가 다 부숴버리는 대신에 조용히 우두머리 단 하나만의 목을 꺾어버리는 일. 자신과 똑같은 얼굴로 누군가의 뒤에 슬금슬금 다가가는 그 모습을 생각하니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시우였다.



하지만 지금의 시우는 물론, 다른 일행도 그럴 재주가 없으니 그들은 철저히 원칙대로 움직여야만 했다.



굳이 이 세상에 청각이 민감한 괴조가 날아다닌다는 것을 무시하고도 소음 발생에 조심, 주변의 눈에 띄지 않게 조심, 밤에 피우는 불은 선명하게 조사팀의 존재를 알리니 그 또한 조심.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이 요구되는 여정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시우는 비적합자이기에 마나에 대한 조심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 위안이다.



카푸스가 거기까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던전 근처의 언덕에 도착하자 마경태는 살짝 편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면 지구의 다른 헌터라도 마경태와 비슷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지금 일행의 눈앞에는 녹색의 구조물이 있었으니까.



회색의 식물들이 아닌, 녹색의 풀과 거친 덤불로 이루어진 던전. 그것은 마치 지구의 미로 정원을 떠올리게 했다.



확실히 분홍색의 하늘과 민트색의 대지를 보다 인위적인 모습이라고 해도 녹색의 숲을 본다면 눈이 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저 미로 정원 형태의 던전이 왜 초록색인지 짐작이 가는 시우로써는 마음속에 차오르는 불편함을 억눌러야 했다.




원래 저 던전은 다른 숲과 마찬가지로 회색의 덩굴로 이루어져 있었을 것이다. 그랬던 던전이 지구의 마나를 흡수하면서 푸르게 변한 것이다. 그러니 저 녹색은 이 세계만큼은 가해자가 아닌 지구에 의한 피해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상징과도 같았다.



'아니, 이건 모르는 일이지.'



적합자라도 S랭크 이상의 특출한 감이 있지 않은 이상 저 초록색이 지구 때문이라는 것은 모를 것이다.



자신은 지금 조사팀의 신병, 그렇다면 여기서 1차적으로 보여야 할 반응은 던전이라서 주변의 환경과 눈이 띌 정도로 다른 색에 잠깐 놀라고, 2차적으로는 나름대로의 비상 해결책을 생각해내는 것이다.



알고 있다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지만, 모르는 입장에서는 괜찮은 해결책. 그것은...



"지붕이 없는 미로라면 비상시에 적운흉풍의 힘으로 위로 탈출하면 되겠네요."



그 해결책에 적운흉풍과 마경태는 잠시 시우를 빤히 보았다. 이건 딱히 그들이 눈치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베테랑이라 자연적으로 나온 반응이다.



하지만 시우와 마찬가지로 현재 자신들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는 박미소는 '하늘에 날아다니는 새 하나 없으니 괜찮겠지.'라고 목에 힘을 주어서 말해주었다.



그제야 다시 이 모든 것이 훈련 상황이라는 것을 자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마경태였다. 적운흉풍 또한 이해를 했는지 그는 시우의 팔뚝을 가볍게 물고는 머리를 빙글 돌리면서 주인을 자신의 등 위에 태웠다.



그렇게 일행 모두가 다시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박미소는 일행이 지금까지 타고 온 만카이를 풀어주고 있었다.



"저...대장님?"


"음? 뭐가 문제지, 마경태 대원?"


"저기, (설정상)야생동물이라고 해도 던전 탐사에 쓰는 게 유용하지 않을까요?"


"정식으로 테이밍 된 몬스터가 아니니까. 던전 안에서는 잠재적 적이지."


"그럼 현실적인 문제로. 저거 빌린 거 아니에요?"


"머리가 좋아서요. 알아서 목장으로 돌아가죠. 이 동네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설정상이든, 현실적인 문제든 카이만을 풀어주는 것에 문제는 없단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찜찜한 표정을 짓던 마경태는 고개를 돌려서 시우에게 간절히 부탁을 건넸다.



"시우야, 형은 의사라서 운동은 좋아하지만 더러운 건 싫어해."


"...예?"


"그래서 네 몸에 묻은 진흙도 털어주는 걸 도와 줬잖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건데요."


"돌아갈 때 우리 좀 태워 줘..."



참... 그래도 ''나' 좀 태워 줘'가 아닌 ''우리 '좀 태워 줘'인 것을 보면 생각을 조금은 하는 모양인가보다.



그런데 그 생각이 너무 구체적이라서 문제다. 적운흉풍이 크다곤 해도 사람 세 명을 등 위에 태우는 것은 무리. 하지만 즉석으로 수레 비슷한 것을 만든다면 충분히 두 사람 정도야 태울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은 너무 구질구질한 부탁이 아닐까?



시우뿐만이 아니라 적운흉풍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는 자신의 다리를 들어올려 마경태의 입을 막는 시늉을 하며 제지를 시켰다.



하지만 한 번으로는 모자라는지 생각보다 넓은 미로의 안으로 들어오자 마경태는 '안은 생각보다 깨끗하네.'란 불길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었다.


전에 이본이 거의 똑같은 말을 했는데 어찌 보면 둘은 천생연분이 아닐까. 그런 잡념을 내려두면서 투덜거리는 시우였다.



"보통 이 직종에서 이런 말은 금기가 아닌가요?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하지만 꼭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


"공포 영화의 가장 큰 문제인 귀신이 우리 편이니 괜찮지 않을까?"



정작 그 귀신이 마경태를 가장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현실은 공포영화가 아니기에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미로와도 같은 던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만약 마경태가 그 클리셰와도 같은 말을 했다가 입구가 막혔다면 적운흉풍은 마경태의 머리를 물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게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서로 힘만 빼는 일. 약한 무시가 이럴 때는 최선의 행동이다. 그것은 박미소도 똑같은지 그녀는 시우를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그의 특기를 물어보고 있었다.



"나는 직접 전투가 특기가 아니거든. 내가 조사팀의 대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탐지능력과 회복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지. 하나하나는 보잘것없지만, 둘이 합쳐지면 C-급의 마법사도 팀장이 될 수 있어. 물론 조사팀 한정이지만."


"저는..."


"만약 자신이 모자란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자기 자신을 갈고 닦아야지."



노골적으로 가방을 가리키는 박미소의 손.




"헌터들은 두 가지 길을 걸어. 모든 면에서 구멍이 없거나 구멍을 가진 대신 남들보다 잘하는 무언가를 만들던가.


결론은 둘 다 해내야 하는 것으로 귀결되지만 말이야. 하지만 그 결론은 너무나도 먼 곳에 있으니까 우선은 뭘 해야 할까?"



구멍을 없애거나, 남들보다 잘하는 무언가를 만들거나. 당연히 전자는 불가능하니 후자의 길을 먼저 걸어야 한다. 그렇게 호의가 담긴 허락이 떨어지자 가방 속에 손을 집어넣는 시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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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수상한 전문서적3 20.06.05 113 3 14쪽
33 수상한 전문서적2 20.06.04 122 3 14쪽
32 수상한 전문서적 +1 20.06.03 128 4 14쪽
» 조사팀2 20.06.02 135 5 13쪽
30 조사팀 20.06.01 150 5 13쪽
29 영혼과 무공4 20.05.31 167 8 15쪽
28 영혼과 무공3 20.05.30 174 6 15쪽
27 영혼과 무공2 +2 20.05.29 190 6 15쪽
26 영혼과 무공 +2 20.05.28 226 7 15쪽
25 마왕 혹은 수호자 5 +3 20.05.27 187 10 17쪽
24 마왕 혹은 수호자 4 +1 20.05.26 170 7 15쪽
23 마왕 혹은 수호자 3 +1 20.05.26 179 6 17쪽
22 마왕 혹은 수호자 2 20.05.25 201 6 16쪽
21 마왕 혹은 수호자 1 20.05.24 225 9 16쪽
20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7 +1 20.05.23 232 8 15쪽
19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6 +2 20.05.22 236 8 15쪽
18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5 20.05.21 253 8 16쪽
17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4 20.05.20 258 8 15쪽
16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3 20.05.19 290 9 15쪽
15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2 20.05.18 302 10 14쪽
14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20.05.17 357 10 15쪽
13 등잔 밑이 어두운 법 4 20.05.16 365 11 16쪽
12 등잔 밑이 어두운 법 3 20.05.15 406 10 16쪽
11 등잔 밑이 어두운 법 2 20.05.15 500 11 15쪽
10 등잔 밑이 어두운 법 +1 20.05.14 668 10 16쪽
9 S vs S 4 +1 20.05.13 728 15 16쪽
8 S vs S 3 +3 20.05.12 882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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