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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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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8,883

작성
20.06.0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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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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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조사팀

DUMMY

"고향쪽의 게이트는 닫힌 게 아니에요?"



세상에는 그렇게 알려져 있다.



"사실은 열려있는 상태거든. 손시훈의 비상시 계획을 위해서 말이야."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거주민들의 수는 그보다도 훨씬 더 적다. 한 쪽의 인구는 수십억을 넘는데, 한쪽은 백만도 넘지 못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의 고향에 사람들을 난민으로 피난시키겠다는 계획은 살짝 찜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는 진짜로 괜찮겠냐는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시우와 마경태에게 자신의 사정을 말해주는 카푸스였다.




"대가는 나름대로 받았어. 그리고 억지로 거부를 한다고 해도 손시훈이 억지로 밀고 들어오면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살짝 씁쓸한 목소리.



"그래도 동변상련이라고 이해해주기로 했어. 손시훈의 태도는 진심이었으니까. 그럼 가볼까.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며칠간 머물러도 괜찮겠지?"



카푸스의 말에 마경태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를 뻔히 바라보는 시우. 사무실에 올라와서 하는 일이라고는 공짜 커피를 마시거나 자는 일밖에 없는 사람이 지을 표정은 아니다.



그런 사람을 위한 의사회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카푸스 또한 분위기로 마경태의 걱정은 참 쓸데없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다. 그렇기에 그는 마경태에게서 시선을 돌려서 시우를 보면서 말했다.



"대신할 인력을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아. 간단한 사무보조 작업정도는 운디네 나이트로도 충분히 할 수 있거든. 책에다가 싸인을 전해주는 김에 사정까지 같이 설명하면 되겠지."



그 놈의 싸인의 이야기가 다시 튀어나오자 시우는 자신도 모르게 억지웃음을 지었다. 너무나도 능숙한 대응을 보아하니 당사자는 이미 몇 번을 경험해본 모양이다.



그러나 신경을 써봤자 머리만 아프기에 알아서 잘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카푸스를 따라간 시우는 물로 만들어진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게이트를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본 게이트는 딱 한 번, 그래도 카푸스의 고향과 지구를 연결하는 게이트가 유난히 독특한 형태란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그 게이트의 형태는 성에가 잔뜩 끼어있는 거울과도 같은 형태였으니까.



아무리 봐도 문으로는 보이지 않는 모습의 게이트. 어떻게 그 게이트를 활성화시키는지 의문을 가지는 시우와 마경태의 앞에서 박미소는 아주 가볍게 몸을 밀어 넣고 있었다.



이어서 카푸스까지 그 게이트를 향해서 몸을 밀어 넣고는 사라졌다. 그것으로 아무래도 저 게이트는 계속해서 활성화가 되어있다고 생각한 시우는 망설임 없이 몸을 게이트 너머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미간 사이부터 퍼져나가는 차가운 감각에 인상을 가볍게 찌푸린 시우는 게이트 너머에서도 별로 바뀌지 않은 방안의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설마 거울 너머의 지구 비슷한 건 아니죠?"


"똑같은 건 저택의 구조 뿐이야. 내 고향 모르냐?"


"평범한 비적합자일때는 헌터 소식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요."


"굉장히 낯설 거야."



카푸스의 말에 사람 사는 곳이 독특해봐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 시우였다.



하지만 살짝 익숙해진 저택의 안을 나오니 펼쳐진 세상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늘은 연한 분홍빛에 땅은 희미한 민트색. 위에 자라는 풀과 나무들은 흰색에 가까운 밝은 회색까지 지구하고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경태에게도 이것은 정말로 낯선 세상의 모습인지 '와...'라는 감탄사만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감상을 느끼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서 카푸스는 자신의 고향에 대한 소개를 '밋밋하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모든 게 밋밋해. 자극이 낮아도 너무나도 낮지. 그래서 적응하기는 꽤 쉽지 않을 거야."



그 말대로 시각적인 자극만 밋밋한 게 아니었다. 주변에 흘러가는 소리도 마치 조용한 도서관처럼 무거운 공기가 퍼져있는 느낌. 마경태가 은근슬쩍 음식의 이야기를 묻자 박미소는 불길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다이어트하기에는 좋은 곳이죠. 곧 알게 될 거에요."



별로 알고 싶지 않다. 분위기를 봐서는 하루 이틀 머무를 게 아닌데 매끼가 밋밋한 식사면 조금 끔찍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시우와 마경태의 머릿속에는 환자들이나 먹을법한 죽이 저절로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상은 상상 이상의 모습과 함께 현실로 다가왔다.



"이게 식사라고요?"


"이곳의 식문화가 지구에 비하면 확실히 미흡하기는 하지. 그래도 영양학적으로는 문제없어."


"어딜 봐서요?"


"니네 형은 좋아했어. 똑같은 칼로리와 영양소를 간단하게 흡수할 수 있다고 말이야."


"과연 세계 최초의 S랭크는 기준도 남들과 다르군요."



어떻게 보면 진심인 것 같기도 하고, 반어법 같기도 한 마경태의 말. 그래도 죽이나 수프 비슷한 것을 상상했는데, 건더기 하나 없는 국이 식사로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릇 밑바닥이 희미하게 보이는 수준은 아무리 봐도 이걸로 배가 찰지 의문이 가는 모습이었으니까.



숟가락도, 포크도 젓가락도 없이 식탁 위에 올라가 있는 건 4개의 국그릇과 물컵 뿐. 명색이 시장 식당의 식탁인데 장난치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주변에서 조용히 그릇을 들고 국물을 조용히 들이 키고 있는 현지인들을 보면 이게 진짜 식사는 식사인 모양이다. 그런 주변의 모습을 따라서 일단 국물을 마셔본 시우는 조용히 감상을 말했다.



"배는 다행히도 부르네요."


"식사라고 했잖아."


"주변 분위기는 도서관에서 차 마시는 것 같지만요."


"식사 마치고 진짜 찻집에 가볼래?"



싫다고 말하기도 전에 박미소의 몸을 부르르 떠는 반응이 나왔다.



지금 이 장소도 거의 도서관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한데 찻집은 그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장소인가보다. 그런 방향으로의 심신수양은 사절이기에 일행은 대답을 하는 대신 조용히 차를 마시듯이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시장 거리를 걸으면서 한숨을 내쉬는 마경태였다.



"정신적인 살도 많이 빠질 것 같은데..."




일단 일행이 있는 곳이 시장이기는 했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팔기 위한 노점들이 널려 있었으니까. 게이트 사태 이전의 개발도상국이나 과거의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형태의 시장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지구의 것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기본적으로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지 모든 대화는 소곤거리는 수준으로 나누는 현지인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피부에 밝은 회색의 옷을 입고 있으니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그렇게 모든 것에 색이 쭉 빠져있는데 왜 눈동자색은 갈색이나 파란색인지 정말로 신경 쓰이는 시우. 마경태도 그런지 주변을 살펴보던 그는 카푸스에게 그 의문을 망설임 없이 묻고 있었다.



"마력광이야. 마나의 순환량이 일정 이상에 특정 조건이 겹쳐지면 나타나지. 우리 종족은 눈을 보호하기 위한 진화과정에서 대부분이 발현 되서 몰랐는데 희귀한 증상이라고 하더라고. 마나를 줄이면..."



순식간에 진한 갈색의 눈동자의 색을 창백한 하얀색으로 바꾸는 카푸스였다.



"머리카락도 마력광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지구의 기준에서 하늘색이지."


"머리카락의 색은 못 빼나요?"


"체질이야. 우리 종족은 인간은 물론이고 다른 종족들 보다도 체내와 체외의 마나 순환이 활발해. 그 과정에서 마력광이 발생해서 눈동자가 파란색이나 갈색으로 물들고. 하지만 나는 체내에서 마나가 추가적으로 생산되어서 신체를 자극하거든."



은근슬쩍 자기 자랑이 되었다. 그에 순간적으로 이런 대단하신분이 블루베리에게는 왜 당한건지 의문이 생긴 시우는 그 질문을 돌려서 했다.



"블루베리의 머리칼도 마력광인가요?"


"원인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그런데 마력광은 너희 형도 가지고 있어."


"네?"


"마나를 끌어올리면 눈동자가 곤색으로 빛나지. 너희 형과 그 계집의 차이가 있다면 그 계집은 계속해서 마력광이 활성화된 상태고, 너희 형은 집중을 할 때만 순간적으로 마력광을 비쳐. 확실히 재능만큼은 대단하단 말이야."



마법사의 재능은 형보다 블루베리가 더 우위라는 것 같다. 그렇게 또 생각 외의 이야기를 들은 시우는 카푸스가 한 건물 앞에서 우뚝 걸음을 멈추자 덩달아 발걸음을 멈췄다.



그 건물은 얼핏 봐서는 목장 같은 건물이다.


지구의 목장과 차이가 있다면 소 대신에 악어와 비슷하게 생긴 도마뱀들이 한가득 이라는 것이다. 그 도마뱀들을 보면서 건더기 없는 국보다는 악어고기가 낫겠다고 중얼거리는 마경태에게 핀잔을 주는 카푸스였다.



"저건 지구로 따지면 말이야 말. 지구에서도 말고기를 먹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절대로 주식은 아니라고.


그리고 어차피 이 동네 생물들의 대부분은 근육이 지구하고는 달라서 끓이면 대부분 다 녹아버려. 이 세상에 있는 동안 구이는 포기해라."


"육회는 없나요?"


"의사란 사람이라면 멀쩡한 음식도 끓이고 구워서 먹어야 한다고 말해야 하지 않아?"


"기생충만 없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지나친 가열을 하면 파괴되는 영양소도 있거든요."



참 어린아이의 말대답같은 마경태의 말에 카푸스는 할 말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린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홱 돌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아마도 포기를 해 버린 모양이다. 그런 태도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마경태를 보며 어쩌면 사무실 직원들은 저런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는 시우에게 박미소가 말했다.



"시우씨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요?"


"이 세계는 마나의 농도가 짙은 지대는 땅이 급격히 물러져요. 늪처럼 말이죠."



박미소의 말에 우선은 카푸스를 보는 시우였다. 그렇다면 자신들의 발 밑은 어째서 무너지지 않는 걸까?



"그래서 대부분의 생명체는 엄청난 마나 제어능력을 가지고 있죠. 그래도 그에 더 특화된 생명체들이 있는데, 조금 시우씨에게는 맞지 않을 것 같아서요."



던전의 주인들을 제외하면 이 세계의 먹이사슬의 최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카푸스와 같은 종족의 현지인과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괴조라고 한다.



그 중 시력이 거의 없는 대신에 어마어마한 청력을 가지고 있는 괴조의 사냥을 피하기 위해서 저 악어와도 같은 생명체들은 평범한 이곳의 땅도 늪처럼 바꾸어서 이동할 수 있게 진화했다.



그 실제를 직접 타면서 시범을 보여주는 박미소였다. 실시간으로 지면의 위 아래를 왔다갔다하는 모습. 그 중 특이한 점은 옷에 잔뜩 묻었던 흙이 금새 기름을 바른 물체위의 물처럼 흘러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현지인들은 물론이요, 마경태나 박미소도 가능한 그 행동이 자신에게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시우였다.



"마나를 못쓰는 저는 좀 많이 지저분해지겠네요."


"만카이의 마나가 있으니 아예 정리를 못 하지는 않겠지만 그렇겠죠."


"그래도 나는 주관적으로 만카이를 타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싸울때만 아니라면 적운흉풍의 위에 타는 건 최소한으로 하는게 좋겠지."



무공을 열심히 단련한다면 비적합자의 몸으로도 객관적인 강함만큼은 적합자와 비슷한 위치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마나와 마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비상시를 위해서라도 게이트 너머의 상황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카푸스의 의견이었다.



단기간에 무공을 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


거기다가 제대로 된 스승도 없다면 복합적으로 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질이 떨어지니 양으로 승부다. 그와 함께 훈련을 일단은 2부로 나누어서 진행할 거라고 말하는 카푸스였다.



"..."


"헌터 버라이어티 예능을 떠올랐다면, 비슷할 거야. 차이가 있다면 각본이 진짜로 없다는 거지."


"있다는 건 아는데 잘 안 봐서 모르는데요."


"잘 됐군."


'어디가!'


"너는 이제부터 게이트 조사팀의 대원이야. 경력있는 선임 두 명이 있는 3인 1조팀의 막내지."


"잘 부탁해. 걱정은 하지 말고 나는 진짜 게이트 조사팀 출신이거든."



그 말을 하는 박미소의 표정에게서 왠지 모르게 아릇한 느낌을 받은 시우였다.



군대 전역을 하고도 한참이 지났는데 신병 때의 분위기가 절로 떠오른 것이다. 그런 인상을 심어줄 정도로 신병에게 친절한 말년병장이 빙의된 것 같은 박미소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 카푸스는 자신은 간만에 친척들이나 보고 오겠다는 소리를 꺼내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은 조금 일찍 올렸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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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수상한 전문서적2 20.06.04 123 3 14쪽
32 수상한 전문서적 +1 20.06.03 129 4 14쪽
31 조사팀2 20.06.02 135 5 13쪽
» 조사팀 20.06.01 151 5 13쪽
29 영혼과 무공4 20.05.31 168 8 15쪽
28 영혼과 무공3 20.05.30 175 6 15쪽
27 영혼과 무공2 +2 20.05.29 191 6 15쪽
26 영혼과 무공 +2 20.05.28 226 7 15쪽
25 마왕 혹은 수호자 5 +3 20.05.27 188 10 17쪽
24 마왕 혹은 수호자 4 +1 20.05.26 170 7 15쪽
23 마왕 혹은 수호자 3 +1 20.05.26 179 6 17쪽
22 마왕 혹은 수호자 2 20.05.25 202 6 16쪽
21 마왕 혹은 수호자 1 20.05.24 226 9 16쪽
20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7 +1 20.05.23 233 8 15쪽
19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6 +2 20.05.22 237 8 15쪽
18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5 20.05.21 253 8 16쪽
17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4 20.05.20 258 8 15쪽
16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3 20.05.19 290 9 15쪽
15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2 20.05.18 303 10 14쪽
14 게이트와 던전 그리고 헌터 20.05.17 358 10 15쪽
13 등잔 밑이 어두운 법 4 20.05.16 366 11 16쪽
12 등잔 밑이 어두운 법 3 20.05.15 406 10 16쪽
11 등잔 밑이 어두운 법 2 20.05.15 500 11 15쪽
10 등잔 밑이 어두운 법 +1 20.05.14 668 10 16쪽
9 S vs S 4 +1 20.05.13 728 15 16쪽
8 S vs S 3 +3 20.05.12 883 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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